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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외삼촌, 기자들이 몰래 들어온 게 삼촌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요?”

이지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사촌 언니 결혼 생활이 하도 파란만장했던 터라 다들 궁금해서 그러는 거죠. 사촌 언니, 오늘 같은 날에 한번 시원하게 밝히는 게 어때요?”

사촌 언니라며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과는 달리, 그녀의 말은 날이 섰다.

예나가 미소를 지었다.

“사촌 동생이 남자를 쫓아 무슨 행동까지 저질렀는지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있다면 나도 내 남편과의 일을 모두 밝히도록 할 게요.”

그 말에 지원의 표정이 보기 좋게 굳어졌다.

설민준과 이지원 두 사람의 관계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지원이 끈질기게 쫓아다녀도 민준이 결단코 받아주지 않은 것이었다. 이게 밝혀진다면 지원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

예나가 행여나 입을 더 열 가 봐 지원은 자신의 입을 꾹 다물었다.

장서원은 예나와 함께 스포트라이트 아래로 걸어갔다.

마이크를 손에 쥔 장서원이 한껏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와중에 저희 장씨 가문의 연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이렇게 이 자리로 모신 건 저희 가문과 저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을 말씀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크게 심호흡을 한 후 장서원은 옆에 선 예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금 제 옆에 선 이 사람은 제가 20여 년 동안 찾아 헤맨 제 딸아이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제 딸이 공식적으로 장씨 가문의 일원으로 되었다는 것을 밝히는 바입니다.”

“장씨 가문에서 잃어버린 딸아이를 되찾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려요, 장서원 씨!”

“장대휘 어르신, 손녀딸이 생기셔서 좋으시겠어요!”

사람들은 환한 웃음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진심일지 가식일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장대휘가 연회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장대휘가 도예나를 자기 손녀라고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고풍스러운 단 나무 상자를 꺼내 예나에게 건넸다.

“이건 우리 장씨 가문 후손이라면 모두 있는 것이니 받아 두거라.”

예나도 사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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