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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박정화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이에 정지숙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예나의 일은 시어머니인 나도 간섭하지 않는데 올케 말은 더 듣지 않을 거야.”

“형님은 시어머니고, 예나는 며느리인데 어떻게 어른한테 이렇게 예의 없이 구는 거예요?”

박정화는 목소리를 낮추며 계속해서 험담을 늘려 놨다.

“현석이 결혼하기 전 형님한테 보여준 제 가문의 조카 있잖아요. 얼마나 얌전하고 착한 아이인지, 현석이한테 시집을 갔다면 남편 내조며, 시어머니 수발도 참 잘했을 거예요. 어디 도예나처럼 막무가내로 사는 얘가 또 있겠나요?”

정지숙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정지숙은 박정화의 말을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오늘날, 정지숙과 현석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모자는 일주일이 지나도 한마디 말도 주고받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예나는 그 중간에서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박정화가 소개한 아이가 시집을 왔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지지는 않을 텐데…….’

정지숙은 예나의 잘못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예나가 둘 사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를 바랐다.

박정화가 아래층에서 투덜거리는 소리는 안방까지 미세하게 들려왔다. 박정화의 목소리라는 건 알 수 있었지만 정확하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예나는 현석의 품에 안겨 낮은 소리로 물었다.

“현석 씨, 제가 방금 둘째 숙모한테 실례를 범한 거 아니에요?”

“당신이 옳아요.”

현석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둘째 숙모 성격을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 세게 나가면 다시 이러지 못할 거예요.”

예나는 남자의 목에 팔을 걸며 말했다.

“어느 날 제가 어머님이랑 다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둘째 숙모와 예나 사이에서, 남자는 아무런 고민 없이 예나를 선택했다.

‘어머님과 나, 이런 상황에서도 내 편을 들어줄까?’

“내가 말했잖아요. 언제나 당신이 옳다고.”

현석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에 입술 도장을 찍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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