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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겨울이지만 따스한 햇볕이 베란다를 통해 방안을 비춰왔다. 햇빛에 눈이 부실 때가 되어서야 강현석과 도예나는 잠에서 깼다.

벌써 오전 여덟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늦잠을 거의 자지 않는 두 사람이었지만 밤이 길었기에 아침잠이 늘었다.

예나가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려는 데 현석의 긴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예나 씨, 조금 더 자요. 어제 많이 피곤했잖아요.”

“당신이 더 피곤해 보이는데요?”

예나는 심장이 쿵쿵 울렸다.

“오늘 회사도 나가봐야 하는데 이만 놔줘요.”

그리고 예나는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녀의 움직임이 조금만 느렸어도 그녀는 또 현석의 품에 안겨 어젯밤이 계속되었을지도 모른다.

예나가 빠르게 화장실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현석은 헛웃음을 삼켰다.

그 역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는 창밖의 떨어지는 나뭇잎과 따스한 겨울 햇볕을 구경했다. 남자의 눈은 더 이상 차갑지 않고 부드러운 햇살 같았다.

‘급한 일부터 해결하고 예나 씨와 따뜻한 나라로 가자고 해야겠어…….’

예나와 현석은 준비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아이들이 이미 등원을 한 시간인지라 집이 아주 조용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현석은 예나를 예성과학기술 회사로 바래다주었다.

“저녁 퇴근할 때 전화 줘요. 데리러 올 게요.”

예나는 그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하고 차에서 내렸다.

“네, 현석 씨가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릴 게요.”

그녀는 가방을 고쳐 매고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해외로 돌아온 후 회사를 자주 나가지 않았기에 그녀의 책상 위로 한 달가량의 업무가 쌓여버렸다.

그녀의 비서 박정연은 아주 훌륭한 비서로 간단한 일은 이미 그녀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예나의 앞으로 남겨둔 일은 모두 자금 투자가 큰 프로젝트였다. 예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를 하나씩 꺼내 보았다. 대부분 도씨 그룹의 오랜 골칫덩이로 남은 문제들이었다.

‘그래서 박정연 씨가 직접 해결하지 않았던 거였군.’

그녀는 업무를 손보며 가끔 커피도 한 모금 삼켰다. 시간은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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