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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오전 업무를 마치고 도예나와 박정연은 기타 직장 동료들과 회사 근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는데 창가 자리에 주현무와 화려하게 차려 입은 한 여자가 나란히 앉아있는 게 보였다.

여자는 주현무 옆에 꼭 붙어 앉아 가슴을 은근슬쩍 주현무의 팔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주현무는 몰래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고 있었는데, 예나는 여기가 레스토랑이 아니라 침대 위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나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른 장소로 이동하죠.”

그러나 그녀가 레스토랑을 벗어나기 전 주현무가 예나를 발견하고 걸어왔다.

“사촌 동생, 빨리 여기로 와서 앉아요. 한참 기다렸잖아요.”

그의 미소 가득한 얼굴을 보며 예나는 소름이 끼쳤다.

“그럴 시간 없습니다.”

“사촌 동생, 어차피 지금 점심 먹으러 온 거 아니에요? 함께 먹어요.”

주현무가 싱글벙글 웃으며 그녀를 잡았다.

“마침 하고 싶은 얘기가 남아서 그래요.”

“도예나 씨, 우리 현무 오빠가 점심 사게 해주세요. 사과의 의미로요.”

화려한 옷차림의 여자도 걸어왔다.

“서슬기가 정말 선을 넘었다는 걸 알아요. 공개적인 장소에서 돌아가신 이모를 들먹이다니요. 뺨 한 대에 제 속도 시원해졌어요…….”

예나는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저히 이런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그녀의 앞에서 알짱거린다면 예나도 가만히 있을 위인이 아니었다.

“서슬기가 선을 넘었다면 당신은 선을 넘은 게 아닌가요?”

예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겨우 스무 살 넘은 것 같은데 미래가 창창한 나이에 왜 굳이 내연녀로 살아가는 겁니까? 내연녀로 살아도 된다고 댁 부모님이 가르치던 가요?”

“그, 그게 무슨…….”

여자의 표정이 구겨졌다. 레스토랑 곳곳에서 그녀를 향해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왔다. 그녀는 발가벗겨진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을 느꼈다.

주현무의 표정도 좋진 않았다.

“사촌 동생,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주현무 씨, 서슬기를 핑계로 저한테 아는 척하지 마세요. 제가 서슬기에게 원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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