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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예나는 속으로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자기 아내가 뺨을 맞았는데 남편이 되어서 오히려 사과하러 오다니.’

비록 서슬기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었으나, 서슬기가 제 남편의 디딤돌이 된 것에 예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녀는 왜 서슬기가 이혼하지 않고 버티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늘 점심은 제가 대접해도 되겠습니까? 도예나 씨는 아량이 넓으시니 슬기 씨의 잘못은 잘 덮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주현무는 여전히 미소를 얼굴 가득 피운 채로 말했다.

하지만 그의 가면 속 어떤 표정이 담겼을 지는 예나는 예상이 갔다.

예나를 찾아오기 전, 주현무는 먼저 서씨 가문에 다녀와 예나와 현석이 이혼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현숙의 말에 따르면 둘의 관계는 아주 좋았다.

또한 정말 이혼한다고 해도, 예나는 강씨 가문 핏줄의 친모인 만큼 아무리 강씨 가문이라고 해도 절대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예나는 장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이지 않은가.

주씨 가문과 장씨 가문은 현재 협력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예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프로젝트가 장기화될 수도 있었다. 조금만 굽신거린 다면 영원히 돈이 나올 구멍이 생길 수 있었으니 주현무가 그녀를 찾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예나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제 사촌 언니를 어떤 식으로 혼을 냈는지 물어볼 수 있을까요?”

“자꾸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뺨을 때려 다시 도예나 씨 앞에서 허튼소리를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주현무는 제 행동이 만족스러운 듯 당당하게 말했다.

예나의 표정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그녀는 서슬기를 싫어했지만,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자는 더 싫었다.

예나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저와 사촌 언니의 일은 당신이 끼어들 필요가 없으니 이만 돌아가 주시죠.”

주현무는 그녀의 태도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도예나 씨 회사 근처 레스토랑에 예약을 해 뒀습니다. 점심 시간대에 레스토랑에 오시면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예나가 얼굴을 굳히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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