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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강현석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곧장 도예나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큰손이 그녀의 가녀린 허리에 닿고, 현석은 그녀의 이마에 자기 머리를 가져다 댔다. 두 눈이 마주친 순간 주변 공기도 달콤해졌다.

“아빠, 뽀뽀하면 안돼요…….”

세윤이 눈을 가리며 말했다.

“우리 넷도 아직 여기 있다고요.”

예나는 얼굴을 붉히며 남자를 휙 밀어버렸다.

“그래, 조심 해야죠.”

네 아이들은 물론이고, 멀리 서 있는 도우미들도 감히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갈게요, 갈게요.”

세훈이 마른기침하며 말했다.

“채소 다듬는 건 아빠한테 맡기고 우리는 이만 가서 놀게요.”

‘매일 뽀뽀하는 걸 모른 척하는 것도 힘이 드네.’

네 아이는 손에 쥔 채소를 내려놓고 거실로 향했다. 예나는 채소 바구니를 현석의 품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여기 채소를 모두 다듬어요.”

그리고 예나는 몸을 돌려 다른 일을 시작했다.

현석은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그는 식탁 끝자리에 앉아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녀를 몰래 살폈다. 지극히 단순한 일상에서 그는 마음의 안정감을 찾았다.

이게 바로 그가 평생 찾아 헤맸던 평온과 행복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최고의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완벽한 가족을 가졌으니.

“아!!”

갑자기 짧은 비명이 들려왔다.

현석이 다듬던 채소를 버려 두고 빠르게 예나를 향해 걸어갔다. 예나의 손가락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아마도 채소를 썰다가 손이 베인 모양이었다.

그는 고민도 없이 그녀의 얇은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예나는 손가락이 아픈 것도 잠시, 심장이 쿵쿵 뛰는 게 느껴졌다.

아찔한 화면이 다시 머릿속에 재생되었다…… 엘리자의 괴이한 웃음, 얼굴을 가로지른 칼날, 쏟아 내리는 피, 참을 수 없는 고통, 총을 맞고 죽어가는 엘리자…….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차갑게 변해갔고, 그녀는 남자를 팍 밀어버렸다.

“아프잖아요, 살살할 수 없어요?”

현석은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반응에 급히 사과했다.

“미안해요, 예나 씨. 약상자를 가지고 올 게요.”

그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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