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강씨 집안의 돈은 이 몇 명의 아이들이 흥청망청 써도 평생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더 중요한 일을 그르칠 필요가 없었다.강현석은 수아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차에 가서 뭐 좀 가져올래?”수아의 눈빛이 갑자기 밝아졌다.집에서 그녀는 어린 여동생이었기에 엄마와 오빠는 결코 그녀에게 무슨 일을 시키지 않았다.이것은 처음으로 누군가가 그녀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그녀는 강현석의 몸에서 뛰어내려 나는 듯이 정원의 차 옆으로 돌진했고 조수석의 차 문을 연 다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와, 너무 예뻐요!”방안의 몇 사람들도 모두 수아를 바라보았다.귀여운 솜뭉치가 조수석에서 붉은 장미꽃 한가득 안고 다가왔다.이 장미꽃은 적어도 99 송이 정도 했는데 수아가 품에 안자 자신의 작은 몸을 모두 가렸다.도예나는 그저 붉은 꽃 한 다발이 곧장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만 볼 수 있었다.“두근!”“두근!”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소리를 들었다.이 꽃은 틀림없이 이 남자가 그녀에게 사준 것이다!그는 왜 꽃을 사준 것일까? 그는 대체 무엇을 하고 싶을까? 설마 고백을 하려는 건…….도예나는 이렇게 긴장한 적이 없었고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숨이 가빠졌다…….그녀의 옆에 서 있던 도제훈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입술을 오므리며 얌전하게 말했다.“아빠, 수아가 빨간 꽃을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이 꽃 정말 너무 예뻐요. 수아가 가장 좋아하는 그런 꽃이에요…….”“와, 수아는 빨간 꽃을 좋아하는구나!” 강세윤은 얼른 머릿속으로 기억했다.“나도 내일 이런 꽃 한 다발 사서 수아에게 줄 거야.”강세훈은 깜짝 놀랐다.아빠가 여동생에게 빨간 장미꽃을 사준다고?이건 좀 수상한데?그가 의심하고 있었는데 수아가 장미꽃을 안고 힘껏 냄새를 맡으며 얼굴에 기쁨을 드러내고 또 눈빛이 초롱초롱한 것을 보았다.하긴, 누가 아빠는 수아에게 장미꽃을 사줄 수 없다고 정했을까?여동생이 좋아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다
네 쌍의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았다.‘이 여자, 일부러 이런 거겠지?’이 노래는 누구나 부를 줄 알았지만 자신은 스물 넘는 남자인데 이런 노래를 부르면 익살스럽고 우스워 보이겠지?만약 이 노래 때문에 그가 그녀의 마음속에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하면 어떡하지?“현석 씨, 부를 줄 몰라요?”도예나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녀가 자신을 현석 씨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강현석은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온몸의 뼈까지 녹는 것 같았다…….이것은 여자가 처음으로 그를 이렇게 불렀다.그녀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면서도 그는 무조건 타협했다.그는 마이크를 받아 목을 가다듬고 반주에 맞춰 노래를 시작했다.“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그의 목소리는 매우 낮아서 경쾌한 동요를 불러도 차분한 느낌이 배어 있었다.도예나는 1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서서 그를 보고 있었다.그의 노랫소리는 매우 두툼했고 늘씬하고 훤칠한 그림자가 거기에 서서 리듬에 따라 몸을 흔들고 있었다.보아하니 그는 좀 긴장한 것 같다.그래도 그는 노래를 불렀다.그는 뜻밖에도 그녀의 말을 이렇게 잘 들었다니.도예나의 표정은 한순간 복잡해졌다.노래는 아주 빨리 끝났다.도수아는 신이 나서 박수를 쳤다.“와우, 아빠 노래 정말 듣기 좋아요!”강현석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수아야 칭찬해줘서 고마워…….”그리고 그는 고개를 돌려 도예나를 바라보았다.“당신은, 내 노래 실력이 어떻다고 생각하죠?”“괜찮네요, 술 한잔 해요.”도예나는 샴페인 한 잔을 건네주었다.원래 탁자 위에는 아이들이 마시는 음료만 있었는데 이 남자가 온 후 그녀는 전에 고객이 줬었던 샴페인을 열었다.이 술의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어차피 그녀 혼자 다 마시지 못하니 두 사람이 마시기에 딱 좋다.강현석은 그녀와 건배를 했다.“고마워요.”도예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뭐가 고마워요?”“난 세훈이와 세윤이가 이렇게 기뻐하는 것을 처음 봤거든요. 다 예나 씨 덕분이에요.”강현석은 술을
술을 마시면 용기가 생긴다고 하는데 그는 지금 겁쟁이 아닌가?도예나가 노래 한 곡 다 부르고 돌아왔을 때, 그녀는 방금 딴 샴페인이 뜻밖에도 절반 이상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그리고 강현석의 눈빛에는 이미 취기로 물들었다.그녀도 정말 어이가 없었다.애들 돌보러 왔다고 하면서 혼자 술을 이렇게 마시다니.그녀는 그를 힐끗 보더니 안전 거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몇 명의 아이들은 모두 즐겁게 놀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떠들다 시간은 곧 밤 10시가 되었다.“자, 잠 잘 시간 됐으니 다들 줄 서서 목욕하러 가자.”도예나는 음악을 끄고 박수를 치며 말했다.몇 몇 아이들은 모두 말을 잘 들었고 도예나는 수아를 데리고 2층 침실에 가서 목욕을 했고 다른 세 아이는 같이 도제훈의 방에 가서 목욕을 했다.10시 30분, 네 아이는 이미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도예나가 아래층으로 내려가 청소하려할 때 강현석이 소파에 기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눈을 감고 손에 술잔 하나를 쥐고 있었다.샴페인은 이미 다 마셨는데, 이 남자는 거의 혼자서 술 한 병을 해치웠다.“이봐요, 정신 차려요…….”도예나는 다가가서 몇 번 불렀지만 남자는 전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녀는 그의 손에 있는 술잔을 빼았은 후 그를 부축하여 쇼파에 눕혔고 또 위층으로 올라가서 얇은 담요를 꺼내서 그의 몸에 덮어줬다.강현석은 쇼파에서 잤지만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았는데 술에 취한 게 분명했다.도예나는 한숨을 쉬었다.그녀를 도와 아이들을 돌보러 온다고 한 사람이 결국 술에 취해서 그녀가 어른 하나, 아이 넷을 돌보게 하다니!그녀는 어쩔 수 없이 계속 거실을 치웠다. 카펫 위에는 많은 찌꺼기가 있었는데 그녀는 일일이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고 쓸고 또 닦았다…….그녀가 한창 바쁠 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나나야…….”“나나야…….”한 번 또 한 번, 먼저 가볍게 떠보는 듯 그녀를 부르다 마직막에 그 소리는 점점 커졌다.도예나는 강현석이 깨어난 줄 알고 고개를
“5년 전 그날 밤의 여자가 당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알아요?”강현석의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도예나는 그의 얼굴에 이런 미소를 보면서 이런 강현석은 몇 명의 아이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그의 얼굴의 미소는 매우 순수했고 그의 눈빛은 무척 진지했다.그녀는 그가 말한 모든 말을 믿었다.“내가 당신 아이의 아빠이고 당신이 내 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알았을 때 갑자기 내가 운이 좋다는 것을 느꼈어요.”강현석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나나야, 우리의 인연은 5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중간에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놓쳤지만 나는 더 이상 당신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나나야, 나는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며 당신을, 당신…….”그는 여기까지 말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도예나는 점점 더 긴장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숨이 멎더니 그가 다음 하려는 말을 듣고 있었다.그러나--그녀의 팔을 잡던 강현석의 손은 갑자기 힘이 풀리더니 힘없이 쇼파 옆으로 떨어졌다.그 칠흑 같은 눈동자도 감겼다.모든 일은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다…….심지어 도예나는 방금 발생한 그 장면이 자신이 상상해 낸 것이라 생각했다.“나쁜 놈!”도예나는 낮은 소리로 욕했다.고백하면 고백할 것이지, 이렇게 취하도록 마셔서 고백을 하다니 게다가 그녀는 이렇게 오랫동안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정말 그녀의 시간을 낭비하는군!도예나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고는 계단을 올라갔는데 일부러 한 걸음 한 걸음 발에 힘을 세게 주었다.애석하게도 강현석은 너무 취해서 이렇게 큰 소리에도 그를 깨우지 못했다…….방으로 돌아오자 도예나는 거울을 보고 화장을 지우다 거울속 자신의 얼굴이 복숭아 꽃처럼 새빨갛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그녀는 이런 자신을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강현석이 술에 취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남자는 자신의 이런 모습은 보았을 것이다.그녀는 찬물로 얼굴을 씻고 나서야 좀 편해졌다.그날 밤, 도예나는 반복적으로 꿈
“모르겠어요.” 강세윤은 음식을 입안에 가득 채우며 투덜거렸다. “아침부터 아빠를 못 봤어요.”강세훈은 입에 있는 음식을 삼킨 후에야 말했다.“강씨 그룹은 처리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아빠는 회사에 업무를 처리하러 갔을 거예요.”양 집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토요일이니 도련님은 회사에 갈 필요가 없는데요.”강세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집사 할아버지, 정말이에요?”비록 직원들은 주말에 출근할 필요가 없지만 아빠는 1년에 365일 연중무휴로 특히 최근에 회사에 일이 많았으니 아빠는 회사의 일을 급히 처리해야 할 텐데…….“당연히 사실이죠.”양 집사가 계속 말했다.“도련님은 우리 작은 도련님과 아가씨에게 이벤트를 해주셨으니 이따가 아침을 먹은 후 제가 데리고 갈게요.”강세윤은 궁금해서 물었다.“무슨 이벤트요?”“큰 도련님, 둘째 도련님, 셋째 도련님은 아이큐 검사 기관에 가서 아이큐를 테스트해야 해요.”양집사의 말을 듣자 강세윤은 즉시 고개를 저었다.“안 가요!”강세훈도 눈썹을 찌푸렸다.“예전에 측정한 적 있지 않았어요?”“예전은 예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죠.”양 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예나 아가씨는 도련님과 상의해서 큰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을 유치원에 보내려 하니, 여러 귀족 학교에서 IQ 검사 보고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한 번 테스트해야 해요.”도제훈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럼 나는 안 가도 되겠죠.”“도련님의 뜻은 비교 해보자는 거에요.”양 집사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만약 세 도련님의 지능지수가 둘 째 도련님보다 높다면 서열을 바꾸는 것을 고려할 수 있죠.”“말도 안 돼요!” 강세윤은 다급해졌다.“나는 도제훈보다 똑똑하니까 난 둘째이고 그의 둘째 형이란 말이에요. 나는 동생하기 싫어요!”양 집사는 미소를 지었다.“측정해 보면 알 수 있죠.”도예나는 약간 주춤거렸다.아이큐를 측정하는 이런 일은 필요 없겠지.아이의 총명함으로 서열을 정할 필요는 없으니까.강현석이 이렇게 하면 수아의 마음에 상
국제 광장.한 무리의 직원들이 한창 장소를 꾸미고 있었다.이 광장은 낭만적인 꽃들으로 가득했는데 핑크 색 장미꽃 잎은 바닥에 깔려 있었고 양쪽에는 활짝 핀 백합꽃이 있었다. 그리고 이 길의 끝에는 빨간 장미꽃으로 만든 빨간 하트 모양이 있었다.수많은 행인들은 발길을 멈추고 구경하기 시작했다.“어머, 꽃도 정말 많네, 너무 아름다워!”“아름답긴 아름답지만 이런 프러포즈 방식이 좀 촌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아?”“좀 촌스럽긴 한데 많은 남자들이 이런 촌스러운 방식으로 고백하는 것을 좋아하더라…….”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강현석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다.그는 밤새 인터넷을 검색한 후에야 이 방법으로 사랑을 고백하기로 결정했다.왜냐하면 이 방식은 좋아요 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촌스러운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을까?그는 지금 후회해도 될까?강현석은 시계를 한 번 보았는데 약속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다.이제 끝까지 가 볼 수밖에 없었다.바로 이때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주머니에서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핸드폰을 꺼내자 순식간에 눈을 가늘게 떴다.“강현석, 너 정말 독하군!”휴대전화에서 으스스하고 차가운 소리가 들려왔다.“우리는 모두 강씨 집안의 사람이지만 너는 어릴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자랐고 나는 어릴 때부터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지. 너는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 얻었는데 왜 나를 이토록 못살게 구는 거지!”강현석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나타났다.그는 입을 열고 냉랭하게 말했다.“강남천, 그런 인간성을 없는 회사는 전혀 존재해서는 안 되지…… 예전에는 내가 가족의 정을 생각해서 봐줬지만 넌 다른 무고한 사람들을 우리의 원한에 끌어들여서는 안 됐어.”“흥!”방천은 냉소를 터뜨렸다.그는 가까스로 성남시에 왔지만 강현석의 전화 한 통으로 국외로 소환되었다.그리고 나서야 그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열심히 경영해 온 지하 실험실이 뜻밖에도 다른 세력에 의해 파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강현석을 제외하고는 누구
도예나는 소파에 앉아 회사의 서류를 보았지만 한 글자도 머리에 들어가지 않았다.그녀는 가끔 손목 시계를 보았는데 시간은 1분 1초 지나갔고 곧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자 그녀는 점점 더 긴장했다.바로 이때 그녀의 핸드폰에 문자가 들어왔다.그녀는 놀라서 얼른 몸을 똑바로 펴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에야 문자를 보았다.“미안해요, 오늘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내가 좀 늦게 당신 데리러 올게요. 시간은 잘 모르겠어요.”도예나는 갑자기 실망을 느꼈다.그녀는 줄곧 긴장했지만 이번 데이트를 기대하고 있었다.그녀는 이 남자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오늘은 기다려도 소용이 없는 운명이었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문자를 보냈다.“마침 나도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늦게 만나요.”그녀는 소식을 전한 후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이 일을 개의치 않았는데 이 남자가 자꾸 그녀의 마음을 휘저어 놓았다…….“윙윙!”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갑자기 전화가 들어왔다.그녀는 강현석이 전화한 줄 알고 보지도 않고 받았다.“실례지만 당신은 이 핸드폰 주인의 친구인가요? 이사람이 저희 술집에서 술에 취했는데 와서 계산해 좀 해줄 수 있나요?”도예나는 휴대전화를 귓가에서 떼고 발신자를 확인하니 얼굴이 어두워졌다.설민준!또 이 말도 안 되는 놈이야!그녀는 숨을 내쉬었다.“주소 보내줘요. 곧 갈게요.”전화를 끊고 그녀는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서야 차를 몰고 술집으로 갔다.그녀의 차가 별장을 나서자마자 검은색 스포츠카 한 대가 그녀의 차를 뒤따랐다…….도중에 신호등이 별로 없어서 도예나는 단숨에 술집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차를 세운 다음 술집으로 들어갔는데 한눈에 술에 취해 바에 쓰러진 설민준을 보았다.그녀는 걸어가서 설민준의 무릎을 발로 걷어찼다.“일어나!”“누구야?! 누가 날 차는 거야?!”설민준은 몸을 똑바로 펴고 사방을 둘러보다가 다시 쓰러졌다.그녀는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매번 와서 이 녀석의 뒷수습해야 하는 것
도예나는 설민준을 부축하여 술집 옆의 호텔로 갔다.술집 입구의 스포츠카에 앉아 있던 방천은 사악하게 웃었다.이 사람이 바로 강현석이 마음에 드는 여자군, 뜻밖에도 그 몰래 다른 남자와 호텔에 가다니.만약 강현석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배신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표정은 틀림없이 매우 재미있을 것이다.방천은 휴대전화를 꺼내 도예나와 설민준의 뒷모습을 향해 10여 장 사진을 찍었다…….그러나 5분 후 방천은 이 10여 장의 사진을 삭제했다.왜냐하면 그는 도예나가 혼자 호텔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도예나는 설민준을 호텔에 데려다 준 후 차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는 집에 갈 것인지 아니면 회사에 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했다.그녀는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먼저 강씨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몇 명의 아이들은 이미 돌아갔을 것이다.그녀는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을 걸었다. 차는 도로에서 평온하게 달렸는데 갑자기 그녀는 뒤에 검은색 차 한 대가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그녀를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그녀의 속도가 빠르면 그 차도 속도를 높였고 그녀가 차의 속도를 늦추면 그 차도 따라서 느려졌다.도예나는 실눈을 뜨더니 문득 운전대를 돌렸고, 차는 바로 고개를 돌려 직접 그 차의 앞을 막았다.그녀는 차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와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방천!강현석은 방천이 이미 성남을 떠났다고 했는데 왜 또 왔을까?그녀는 두 손을 가슴에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방천이 창문을 내리자 음산한 눈동자가 도예나의 얼굴에 떨어져 가볍게 웃었다.“도예나씨는 정말 쿵후를 배운 사람이군요.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날 발견하다니.”도예나는 차갑게 말했다.“나는 당신을 찾지 않았는데 당신이 감히 나를 미행하다니?”방천의 시선은 천천히 내려가 그녀의 쇄골에 떨어졌다.“내가 직접 디자인한 알파벳은 역시 아름답군요. 잘 어울려요.”도예나의 눈동자에는 분노가 떠올랐다. 그녀는 휴대폰으로 창문을 내리쳤고 창문에는 균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