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너무 가까이 하지마요.”강현석은 핸들을 꽉 잡고 한 글자 한 글자 말을 내뱉었다.……방찬, 강현석.그는 현석의 쌍둥이 친형이었다.현석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방찬은 매우 위험한 사람이에요. 그에게 접근한 사람 중에 좋은 결과를 본 사람이 없어요.”도예나는 운전석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그녀는 어떻게 방찬을 언급할 때 현석의 기분이 더욱 안 좋아진다는 것을 알았을까?그의 반응이 그녀에겐 자신의 추측을 틀림없다고 느끼게 했다.밤길을 달리던 차는 20분도 안 되어 강씨네 별장 입구에 멈추었다.현석이 먼저 차에 내려 예나의 조수석 문을 열어 주었다.두 사람이 막 별장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네명의 아이들이 달려들었다.“엄마, 드디어 오셨군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언제나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예나의 품속으로 뛰어드는 강세윤을 예나는 순식간에 안아 들어 올렸다.수아는 원래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는데 강씨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나서는 장난꾸러기가 되어 예나의 품에 달려들었다.양손에 각각 30킬로대의 아이들을 안은 그녀는 무거워 죽을 지경이었다.아래에는 또 다른 두 아이가 기대하며 뚫어질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엄마는 이제 너희를 안아줄 손이 없어, 내가 안아줄게.”현석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서 강세훈과 도제훈에게 손을 흔들었다.세훈은 어색한 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저 남자예요, 안아줄 필요 없어요.”제훈도 담담하게 말했다.“저도 필요 없어요.”현석은 말을 잇지 못했다.“…….”‘괜찮아, 네 아이 중 아무도 날 필요로 하지 않아도…….’“아빠, 안아줘요!”도수아가 두 팔을 뻗었다.현석의 쓸쓸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그 순간, 강 부인이 방에서 나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수아야, 할머니한테 오려무나, 할머니랑 목걸이 고르러 가자.”아이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재빨리 강 부인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다.강 부인은 수아를 안고 웃으며 말했다.“예나야, 수아랑 난 오늘 같이 자기로 했단다.”
그녀는 다가가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부인, 이렇게…….”강 부인은 고개를 들어 말했다.“큰어머니라 부르거라.”“큰어머니.”도예나는 바로 고쳐 불렀다.“이렇게 하시면 수아가 자칫 버릇없어질 수도 있어요, 이 물건들은 하나같이 모두 귀중한걸요…….”“아이들이 이게 귀하다는 걸 어떻게 알겠어,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일 뿐이야.”강 부인은 강수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어린 여자아이는 이런 반짝이는 액세서리를 좋아하지, 다음에 난 수아를 데리고 보석을 구경하러 갈 예정이란다. 보석을 좀 더 사주고 가지고 놀게 할 거야.”예나는 할 말을 잃었다.“…….”이런 부자들의 세계를, 그녀는 정말 이해하지 못했다…….강세윤이 다가와 에메랄드 귀걸이를 집어 들자마자 강 부인이 뺏어 들었다.“예끼, 만지지 마. 이건 한 쌍에 6백만 원이란다.”세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무슨 이유로 동생은 마음대로 바닥에 던질 수 있고 그는 건드릴 수도 없는 걸까?’이제 그에게 여동생이 생겼으니, 아버지가 그에 대한 사랑이 식은 건 상관없었지만 왜 할머니도 그를 사랑하지 않을까…….‘하……, 그가 정말 안쓰러웠다.’수아는 강 부인의 손에서 에메랄드 귀걸이를 뺏어 들고 예나의 귀에 갖다 대며 속삭였다.“엄마가 끼니까 예뻐요.”“그래? 그럼 너네 엄마한테 줄게.”강 부인은 에메랄드 귀걸이가 든 금상자를 예나의 손에 쥐어주었다.“아니에요, 전 가질 수 없어요…….”예나는 손에 든 물건이 뜨거운 것처럼 급히 땅바닥에 내려놓았다.“그래도 우리 수아 장난감으로 남겨 두려무나.”수아는 강 씨네 손녀라 그런지 이런 귀중품을 망가뜨려도 아무도 혼내는 사람이 없었다.그에 비해 그녀는 완전히 남인데, 어떻게 10억 상당의 귀걸이를 받을 수 있는가…….만약 이 일이 알려지면,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딸을 이용해서 부잣집 재산을 훔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가까이 있던 강현석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녀는 그의 어머니가 준 에메랄드 귀걸이를 받지 않았지만 만
거실 속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강현석은 탁자 위의 상자를 가져와 강 부인이 앞에 툭 던졌다.“이건 누가 보낸 거예요?”강 부인의 눈은 죄책감으로 가득했지만 애써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몇 년 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가 보내준 거란다, 무슨 문제 있니?”“어머니, 제가 정말 바보인 줄 아세요?”현석의 입가엔 조금의 웃음기도 남아있지 않았다.“상자 우측 하단에 GNC라 쓰여있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강남천의 습관이었어요. 그 사람은 제가 어머니와의 만남을 동의하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어머니께 본인 이니셜을 써서 선물을 보내는 거 보세요. 걔가 왜 그러는지 어머니는 아직 모르시겠어요?”그 순간 강 부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그녀는 선물 세트에 적힌 이니셜을 보고 목소리가 떨렸다.“현석아, 그 아이는 네 친형이잖니. 아직도 그 아이를 용서하지 못하겠니? 그 아이는 이미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안단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 수도 있잖니…….”“전 이미 몇번이고 기회를 줬어요. 그렇다고 아버지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잖아요!”현석의 목소리에는 침통함이 가득했다.“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다면 전 그에게 100번의 기회도 줄 수 있어요!”강 부인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기 시작했다.“네 아버지는 원래 불치병이 있으셨잖니, 일찍 죽든 늦게 죽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넌 왜 항상 네 형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하니?”현석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으며 그 어떠한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 일로 그는 아버지를 잃었고 강 씨네 집안 전체가 무너져 내릴 뻔했다.그는 평생 남천을 용서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었다…….그는 위층 서재로 올라가 전화를 걸었다.“옐리토스 그룹 회장에게 연락해 방찬을 당장 유럽으로 돌려보내세요.”살금살금 서재 문 앞에 도착한 두 아이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강세윤은 믿을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형, 들어보니 아버지는 분명히 형이 있는데 난 왜 여태껏 아버지한테 형에 대한 이
그는 엄마가 영원히 그의 다른 모습을 보지 않기를 바랐다.갑자기 그가 입을 열었다.“엄마, 강 씨 아저씨 좋아해요?”도예나는 그를 바라보았다.“왜 아직 강 씨 아저씨라고 불러, 그분은 네 아버지야, 친아버지.”“죄송해요, 엄마. 근데 전 아빠라는 호칭에 익숙하지 않아요.”제훈은 진지하게 말했다.“엄마, 엄마가 만약 강 씨 아저씨를 좋아한다면, 전 엄마의 선택을 응원할 수 있어요.”예나는 진지하게 되물었다.“그럼 너는? 넌 아저씨가 좋아?”제훈은 눈을 깜박였다.“엄마, 제가 먼저 물었잖아요. 대답해 주세요. 그럼 제 대답도 들려드릴게요.”“아마도, 조금은 좋아하겠지…….”예나는 어두컴컴한 창밖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그는 그녀가 지금까지 본 어떠한 남자들보다도 훌륭했다. 그런 남자가 그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니 그녀는 그를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그는 네 아이의 아버지이다.그녀가 그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사실 그녀와 아이들에게는 좋은 점만 있을 뿐 나쁜 점은 없었다.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녀는 현석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수많은 일에 좋은 해결책이 되었다…….“그럼 저도 아저씨가 좋아요.”제훈은 미소를 지었다.“엄마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 그게 누구라도 좋아요.”예나는 그의 얼굴을 쓸어내렸다.“훈아, 네가 좋다면 너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봐야 해. 강 씨 아저씨를 정말 아빠로 받아들일 수 있어?”“그럼요!”제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아저씨는 수아랑 엄마를 좋아하고 나도 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왜 아저씨를 싫어하겠어요?”예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녀는 어떻게 제훈의 이 말이 진심이 아니라고 느꼈을까?하지만 뭐가 되었든 그녀는 제훈이 현석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정도면 충분하다.제훈은 입을 다문 채 계속 청소를 했다.‘강 씨 아저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엄마가 아저씨한테 시집가도 상관없어.’하지만 사람이라면 불확실성이 있다.‘아저씨는 지금 엄마
“도 대표님, 방금 옐리토스 그룹에서 전화가 왔습니다.”박정연은 공손하게 보고하면서도 일부러 옐리토스그룹을 언급했다.곽 대표 비서의 눈은 질투로 가득했다.도예나는 웃으며 말했다.“곽 대표님, 오늘은 제가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제가 대접하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정연과 함께 사무실로 가며 물었다.“옐리토스 그룹이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방 대표님의 비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방 대표님께서 칩 디자인의 세부 사항을 도 대표님과 직접 논의하고 싶다고 하셨어요.”정연은 수첩을 꺼내 진지하게 보고했다.“저희가 제출한 첫 번째 초안이 너무 간단하기 때문에 방 대표님께선 주로 다음 측면에 대한 세부 사항을 알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첫 번째는 고객 데이터의 출처고 두 번째는…….”예나는 사무실로 돌아와 세부 사항의 자료를 정리한 후 자료를 들고 옐리토스그룹으로 갔다.그녀는 이제 옐리토스그룹의 파트너이므로 불필요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직접 대표와 세부 사항에 대해 소통해야 했다.“도 대표님,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방 대표님은 이미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이미 지시를 받은 프런트 직원은 공손히 예나를 데리고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탄 뒤 위층으로 올라가 그녀를 응접실 입구로 안내한 후에야 몸을 돌려 내려갔다.예나는 머리를 정리하고 문을 두드렸다.응접실에서는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이 소리는 예나의 발걸음을 멈춰 서게 했다.그녀는 어제 강현석의 차 안에서 들은 말이 생각났다.[방찬이랑 가깝게 지내지 마.][정말 위험한 사람이니까.]순간 그녀는 두려워졌다.예나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반대편 쪽은 비서 사무실이고 몇 명의 비서가 왔다 갔다 하며 바삐 돌아다녔다.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가 일부러 문을 닫지 않았다.“방 대표님.”예나는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띠고 방찬의 맞은 편에 앉았다.방찬은 열려 있는 문을 힐끗 훑어보고는 여전히 차갑고 어두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예나 씨, 오늘은 세
그는 지금 예성 과학기술 회사에 갈 이유를 찾으려 노력했다.그는 차갑게 말했다.“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인쇄해서 저한테 한 부 보내주시고 또 예상했던 문제들도 모두 정리해서 준비해 주세요.”정 보좌관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최선을 다해 서류를 준비해서 보냈다.그는 미처 서류를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했을까 걱정했지만 강 대표는 펼쳐 보지도 않고 서류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정 보좌관은 얼른 쫓아가 말했다.“강 대표님, 바로 중요한 회의가 하나 남아있는데요…….”“미루세요.”강현석이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그도 지금 왜 자신이 급히 도예나를 만나러 가는지 알지 못했다.마치 그녀를 만나지 않으면 미칠 것만 같았다…….그는 차를 몰고 가장 빠른 속도로 예성 과학기술 회사 1층에 도착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몇 가지 상황을 그려본 후, 있으나 마나 한 필요 없는 서류를 가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강 대표님,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정연은 깜짝 놀라 인사를 드린 뒤, 재빨리 커피 한 잔을 가져왔다.그녀는 현석을 대할 때마다 항상 자신의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강 대표의 카리스마는 너무나도 강렬했다. 마치 그녀 자신처럼 일개 비서가 감당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그녀는 겁에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강 대표님, 도 대표님께서는 오늘 늦게 회사에 돌아오실 것 같습니다. 다른 날 다시 오시겠어요? 아니면 도 대표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현석은 눈썹을 찡그렸다.“도 대표는 어디에 있습니까?”“옐리토스그룹에서 연락이 와서 도 대표님께서 직접 프로젝트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하러 가셨습니다.”현석의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그는 핸드전화를 꺼내 바로 예나에게 전화를 걸었다.휴대전화에서는 통화 중이라는 기계음만이 들릴 뿐이었다.그는 곧바로 일어나 회사 밖으로 나섰다.그는 차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타 빠른 속도로 옐리토스그룹을 향해 달렸다.빌딩 입구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익숙한 그림자가 회사 입구에서 걸어
옐리토스그룹 빌딩의 꼭대기 층은 대표 전용 사무실이다.각종 서류를 처리하며 강현석에 대해 알고 있던 여러 비서들은 현석이 등장하자마자 관심이 쏠렸다.한 여비서가 나와 공손히 말했다.“강 선생님, 방 대표님을 찾으러 오셨습니까? 죄송하지만 방 대표님은 일이 있으셔서…….”현석은 날카로운 눈으로 여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도예나 씨는 어디 있습니까?” 그 여비서는 너무 놀라 온몸이 벌벌 떨렸다.지금껏 그녀는 방 대표의 눈빛을 가장 두려워했지만 지금 이 순간, 강현석의 눈빛을 보고서야 비로소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에 뒤로 물러나 몸을 떨며 말했다.“도예나 씨께서 들어오는 건 봤지만 나가시는 건 보지 못했어요. 아마도 아직 응접실에서 방 대표님을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응접실이 어디입니까?”여비서는 재빨리 복도 끝을 가리켰다.현석은 성큼성큼 걸어가 응접실 문을 발로 찼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테이블 위에는 다 마시지 못한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었고, 소파 오른쪽에는 익숙한 핸드백이 놓여 있었다.현석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고 예나의 핸드백을 집어 들어 휴대폰을 확인했을 때 계속 통화 중이었다.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방 대표님’ 이 네글자가 눈에 들어왔다.현석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강남천, 마지막 기회야. 도예나 어디있어?”“하!”전화 속의 웃음소리에는 싸늘한 기운만이 가득 차 있다.“착한 우리 동생,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왜 도예나를 못찾는거야. 너랑 1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현석은 눈을 찌푸리며 응접실을 훑어보았지만 20평도 안 되는 곳에 소파 두개, 테이블, 탁자와 책꽂이만이 놓여있었다.그는 전화를 끊고 책장으로 다가갔다.바로 그때, 응접실 문 밖에서 경호원 두 명이 들어왔다.“강 선생님, 아무리 선생님께서 강씨그룹 회장이셔도 옐리토스 회장 사무실에 아무 용건 없이 들어오실 수는 없으십니다. 나가주세요!”현석
“정말, 정말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지금은 마취된 상태라 그렇지 곧 깨어날 거예요…….”의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침대에 누워 있던 도예나는 어슴푸레 눈을 떴다.그녀는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상황이에요?”강현석은 의사를 뿌리치고 긴장된 마음으로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몸은 어때요,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 불편하면 바로 말해요.”예나는 머리가 좀 무거웠다. 그녀는 쇄골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져 손으로 만지려 했다.옆에 있던 의사는 재빨리 그녀를 막았다.“손으로 만지거나 물에 닿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이 문신의 아름다움이 손상될 거예요…….”예나는 고개를 숙여 확인하려 했지만 자신의 쇄골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따끔한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다.“강 선생님, 거울을 좀 가져다주실래요?”현석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거울을 가져와 예나에게 건네주었다.그녀의 쇄골은 참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었지만, 왼쪽 쇄골에는 꽃 모양의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G]그녀는 쓰러지기 전의 장면들이 떠올랐다.예나는 붉은 입술로 차갑게 말했다.“방찬의 짓이에요.”그는 업무를 빌미로 그녀를 속여 뭔지 모를 방법으로 그녀를 기절시킨 뒤, 그녀의 쇄골에 이런 글자를 새겼다.[G]방찬의 이름에는 이 알파벳이 포함되지 않았다.그러니‘G’는 방찬의 본명에 포함된 알파벳일 것이다.‘왜, 방찬은 그녀의 몸에 이 글자를 새기려 한 걸까?’그녀가 그와의 협업을 거부했기 때문인가?예나는 문신을 새긴 의사를 노려보며 말했다.“돈이 얼마나 들던 전 이 문신을 지워버릴 거예요.”의사의 눈에는 자부심이 느껴졌다.“이번 문신에 쓰인 재료는 제가 최근에 개발한 신제품입니다. 어떠한 화학 세정제를 사용해도 지워지지 않죠. 적어도 3년은 지난 후에야 색이 좀 옅어질 것입니다……. 이 글자의 모양도 방 대표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신 거예요. 부기가 빠지면 이 문신이 당신의 쇄골을 더욱 섹시하고 매력적으로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