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리토스그룹 빌딩의 꼭대기 층은 대표 전용 사무실이다.각종 서류를 처리하며 강현석에 대해 알고 있던 여러 비서들은 현석이 등장하자마자 관심이 쏠렸다.한 여비서가 나와 공손히 말했다.“강 선생님, 방 대표님을 찾으러 오셨습니까? 죄송하지만 방 대표님은 일이 있으셔서…….”현석은 날카로운 눈으로 여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도예나 씨는 어디 있습니까?” 그 여비서는 너무 놀라 온몸이 벌벌 떨렸다.지금껏 그녀는 방 대표의 눈빛을 가장 두려워했지만 지금 이 순간, 강현석의 눈빛을 보고서야 비로소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에 뒤로 물러나 몸을 떨며 말했다.“도예나 씨께서 들어오는 건 봤지만 나가시는 건 보지 못했어요. 아마도 아직 응접실에서 방 대표님을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응접실이 어디입니까?”여비서는 재빨리 복도 끝을 가리켰다.현석은 성큼성큼 걸어가 응접실 문을 발로 찼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테이블 위에는 다 마시지 못한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었고, 소파 오른쪽에는 익숙한 핸드백이 놓여 있었다.현석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고 예나의 핸드백을 집어 들어 휴대폰을 확인했을 때 계속 통화 중이었다.휴대폰 화면에 떠 있는 ‘방 대표님’ 이 네글자가 눈에 들어왔다.현석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강남천, 마지막 기회야. 도예나 어디있어?”“하!”전화 속의 웃음소리에는 싸늘한 기운만이 가득 차 있다.“착한 우리 동생,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왜 도예나를 못찾는거야. 너랑 1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현석은 눈을 찌푸리며 응접실을 훑어보았지만 20평도 안 되는 곳에 소파 두개, 테이블, 탁자와 책꽂이만이 놓여있었다.그는 전화를 끊고 책장으로 다가갔다.바로 그때, 응접실 문 밖에서 경호원 두 명이 들어왔다.“강 선생님, 아무리 선생님께서 강씨그룹 회장이셔도 옐리토스 회장 사무실에 아무 용건 없이 들어오실 수는 없으십니다. 나가주세요!”현석
“정말, 정말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지금은 마취된 상태라 그렇지 곧 깨어날 거예요…….”의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침대에 누워 있던 도예나는 어슴푸레 눈을 떴다.그녀는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상황이에요?”강현석은 의사를 뿌리치고 긴장된 마음으로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몸은 어때요,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 불편하면 바로 말해요.”예나는 머리가 좀 무거웠다. 그녀는 쇄골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져 손으로 만지려 했다.옆에 있던 의사는 재빨리 그녀를 막았다.“손으로 만지거나 물에 닿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이 문신의 아름다움이 손상될 거예요…….”예나는 고개를 숙여 확인하려 했지만 자신의 쇄골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따끔한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다.“강 선생님, 거울을 좀 가져다주실래요?”현석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거울을 가져와 예나에게 건네주었다.그녀의 쇄골은 참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었지만, 왼쪽 쇄골에는 꽃 모양의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G]그녀는 쓰러지기 전의 장면들이 떠올랐다.예나는 붉은 입술로 차갑게 말했다.“방찬의 짓이에요.”그는 업무를 빌미로 그녀를 속여 뭔지 모를 방법으로 그녀를 기절시킨 뒤, 그녀의 쇄골에 이런 글자를 새겼다.[G]방찬의 이름에는 이 알파벳이 포함되지 않았다.그러니‘G’는 방찬의 본명에 포함된 알파벳일 것이다.‘왜, 방찬은 그녀의 몸에 이 글자를 새기려 한 걸까?’그녀가 그와의 협업을 거부했기 때문인가?예나는 문신을 새긴 의사를 노려보며 말했다.“돈이 얼마나 들던 전 이 문신을 지워버릴 거예요.”의사의 눈에는 자부심이 느껴졌다.“이번 문신에 쓰인 재료는 제가 최근에 개발한 신제품입니다. 어떠한 화학 세정제를 사용해도 지워지지 않죠. 적어도 3년은 지난 후에야 색이 좀 옅어질 것입니다……. 이 글자의 모양도 방 대표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신 거예요. 부기가 빠지면 이 문신이 당신의 쇄골을 더욱 섹시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빌딩 아래에서는 이미 경호원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강현석은 의사를 내동댕이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실험실을 찾아주고 한 달 동안 문을 잠가두세요.”두 명의 경호원은 의사가 용서를 빌자 그의 입을 틀어막고 그를 끌고 갔다.도예나는 입술을 깨물고는 입을 열었다.“그 사람은 방찬의 사람이에요, 방찬이 위험한 사람이란 건 당신이 말해줬잖아요. 그를 건드리면 방찬이 당신을 귀찮게 할 거예요”“전 그 사람이 오지 않을까 봐서 걱정이에요. 그를 상대할 방법은 많아요.”현석의 눈빛이 달라졌다.아버지의 죽음은 그에게 오랜 세월 동안 극복할 수 없었던 트라우마였다.그러나 강남천은 또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에게 손을 대려고 했고 그는 그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강남천이 다시 성남시로 돌아온다면 이기지 못할 싸움에 자신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려줘야 했다.예나는 그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는 속삭였다.“강 선생님, 오늘은 정말 감사했어요.”만약 그가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더 끔찍한 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현석의 마음은 눈 녹듯이 사그라들었다. 그는 마침내 심란함 속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그는 입술을 깨물고는 말했다.“갑시다, 먼저 병원에 데려다줄게요. 우선 검사부터 해요.”예나는 손목시계를 보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시간이 늦었어요. 유치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해요. 우선 애들을 데리러 갔다 가요.”“내 차에 타요.”현석은 차 문을 열었다.예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전 제 차를 들고 왔어요, 제 차를 타면 돼요…….”“타세요.” 현석의 말투는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당신은 방금 뭔지 모를 약을 맞고 오랫동안 의식을 잃었어요. 그 상태로 운전하기엔 너무 위험해요.”예나는 그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수긍하고 조수석에 앉았다.그녀는 자신의 성격도 비교적 강한 편이라 생각했기에 이렇게 권위적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현석이 그녀에게 차에 타라 했을 때
도제훈은 여동생의 손을 잡고 다가와 힘차게 소리쳤다.“엄마! 아빠!”도수아는 오빠를 따라 사랑스럽게 입을 열었다.“엄마, 아빠”강현석은 허리를 숙여 수아를 안았다.“오늘 유치원에서 아빠 보고 싶었어?”“보고 싶었어!”수아는 있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순수하고 맑게 웃었다.수아는 고개를 들고 작디작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엄마, 아파요?”예나는 웃으며 말했다.“오늘 중요한 회의가 많아서 신경을 썼더니 머리가 좀 아프네, 자, 우선 차에 타자.”현석은 제훈과 수아를 뒷좌석에 태운 후, 두 아이에게 안전벨트를 꼼꼼히 채워주고 나서야 시동을 걸었다.제훈은 뒷좌석에 앉아 몸을 살짝 앞으로 숙인 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상하게도 예나에게서는 이상한 꽃 냄새가 진동했다.그는 예나의 목에 있는 스카프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엄마가 이때까지 한 번도 스카프를 쓴 적이 없다는 것이 떠올랐다.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엄마, 스카프가 너무 이뻐요.”예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녀는 자기 아들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아이가 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에게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즉, 제훈은 이미 그녀 자신의 목에 있는 문신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었다.‘사실 제훈이가 봤어도 상관없어, 근데 중요한 건 모든 일이 너무 이상하다는 거야. 하물며 나 자신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니까…….’“제훈이도 이 스카프가 이쁘다고 생각해?”현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빠가 엄마한테 선물해 준 거야, 엄마는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더라고, 제훈아 네가 객관적으로 봤을 땐 어때? 이 스카프가 엄마를 더 예뻐 보이게 하지 않아?”제훈은 스카프를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수아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예쁘다, 너무 예뻐!”예나는 웃으며 말했다.“수아가 마음에 들면 이 스카프 우리 수아 줄까?”수아는 손을 저었다.“이건 아빠가 엄마한테 준 선물이잖아요, 안 가져도 돼요…….”현석의 입
“엄마, 전 엄마가 해준 닭강정이 먹고 싶어요, 갈치조림도 먹고 싶어요. 엄마가 만든 건 뭐든 다 먹고싶어요!”강세윤은 도예나의 팔에 매달려 애교를 부렸다.이 말을 들은 강현석은 얼굴이 어두워지며 딱딱하게 말했다.“엄마는 오늘 쉬어야 해.”아이는 고개를 들어 갸우뚱거리며 물었다.“왜요?”“이유는 없어.”현석은 단호하게 말했다.“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먹을래 아니면 아빠가 만든 요리를 먹을래?”세윤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아빠 너무해, 다 자기 마음대로야. 아빠 미워!”‘그러나 아버지가 내뿜는 아우리는 정말 무서웠다. 만약 그가 억지를 부리며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으려 한다면 아빠는 화를 내며 날 혼냈을까?’녀석은 아버지와 격렬한 신경전을 벌인 뒤 체념한 듯 말했다.“그럼 요리사 아저씨가 해주는 음식 먹을래요…….”예나는 허리를 숙여 웃으며 세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오늘 엄마가 회의를 많이 해서 좀 피곤해, 오늘은 좀 쉬고 내일 맛있는 거 만들어 줄게.”“엄마, 피곤해?”세윤은 눈을 크게 뜨고 예나의 옷자락을 잡아당겨 방안으로 끌고 갔다.세윤은 그녀의 뒤에 서서 있는 힘껏 마사지해 주었다.도제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랐다…….강세훈은 조용히 말했다.“엄마, 아니면 의사를 불러서 진찰을 받아보는 게 어때요?”예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아픈 것도 아닌데, 의사를 부를 필요는 없어, 많이 좋아졌어.”“엄마, 죄송해요…….”세윤은 자책하며 말했다.“전 그것도 모르고……, 안아달라 하지 말고 밥해달라고 떼쓰지 말 걸. 제가 너무 철이 없었죠…….”제훈은 담담하게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이제야 그걸 안 거야?”세훈은 한심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앞으로 엄마한테 계속 안아달라고 조르지 마. 클 만큼 컸잖아.”세윤은 억울함에 눈시울을 붉혔다.‘그는 정말 철이 없는 걸까……?’예나는 손을 뻗어 세윤을 품에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네 엄마야,
‘애들이 아빠보다 엄마를 더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차이가 클 줄은 몰랐지…….’도예나는 이런 상황이 너무 웃겼다.그녀는 아이들의 머리를 하나하나 쓰다듬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집에서 할머니 말 잘 듣고 있으면 아빠랑 엄마가 조금 있다가 돌아올 게, 괜찮지?”도제훈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수아를 잘 돌보고 있을게요.”강세훈은 입을 열었다.“엄마, 제가 동생들을 데리고 잘 놀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강세윤은 손을 흔들었다.“엄마 다녀오세요, 수아랑 피아노 치고 있을게요!”아이들의 해맑은 모습과 제훈의 기분이 괜찮아진 것을 본 후에야 예나의 마음은 조금 놓였다.그녀는 현석을 따라 차에 올라탔고 그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해 말했다.“고마워요.”“뭘 걱정하는지 알아요.”현석이 차를 몰며 말했다.“제훈이는 아이 중 가장 성숙한 것 같아요, 그 아이는 착하고 똑똑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아요. 그리고 그 아이의 마음속엔 당신과 수아밖에 없어요.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려요, 이제 겨우 만으로 네 살이 된 아이에게 좋은 일은 아니잖아요.”예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모두 제 잘못이에요, 제가 소홀한 거죠. 만약 내가 정말 강한 엄마였다면 제훈이는 이렇게 일찍 철이 들지 않아도 되었을 건데…….”“당신 탓이 아니라 내 잘못이에요…….”현석은 목소리를 낮췄다.“만약 내가 일찍이 제훈이와 수아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세 사람을 이렇게까지 힘들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이때 그들은 갓길에 차를 댔다. 그가 예나를 슬쩍 쳐다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 빛이 그녀의 옆모습을 비추고 있었다.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예나는 순간 긴장을 하였다.그녀는 간신히 잡고 있던 끈을 놓칠까 봐 감히 그의 눈을 마주 볼 수 없었다.그녀는 손을 꽉 쥔 후 대화 화제를 돌렸다.“맞아, 어젯밤에 당신에게 말한 애들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현석은 시동을 걸어 운전대를 잡고
[방금 응급의가 저 수감자한테 산부인과에 가서 진찰받으라고 말하는 걸 들었어.][그럼 임신한 거네, 저 사람도 운이 좋지, 배 속의 아기가 살린 거나 마찬가지잖아.][배가 아직 안 나온 걸 보면 한두 달 밖에 안 된 것 같은데…….]주변 사람들의 말소리를 듣고 도예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의 옆에 서 있는 그를 쳐다보았다.강현석은 무의식적으로 말을 했다.“저랑 상관없는 일이에요.”예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만약 도설혜가 정말 임신한 거라면, 어떻게 현석 씨와 상관없을 수가 있어…….’‘어쨌든 도설혜는 자기가 아이들의 엄마라며 현석 씨네 집을 자유롭게 드나들 거고, 게다가 현석 씨네 집엔 도설혜의 전용 드레스룸도 하나 있잖아…….’예나의 안색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을 확인한 현석은 이어 말했다.“예나 씨, 맹세해요. 전 정말 도설혜와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녀의 임신과 전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진지하게 말하는 현석의 모습에 예나는 그만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녀는 현석과 아무 사이도 아니고 단지 자녀 문제만이 얽혀있을 뿐인데 이 남자가 나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그녀가 막 말을 시작하려 할 때,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응급실 침대에 앉아 있는 설혜를 보았다. 그녀의 눈은 사악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허!”설혜는 소리 없이 헛웃음을 지었다.그녀가 고개를 들자 설혜는 무해한 미소를 띠며 얼굴을 바꾸었다.“병실 안이 좀 답답한데, 나가서 좀 걸을 수 있을까요?”그녀와 함께 진찰받으러 온 두 여경은 딱딱하게 말했다.“배 아프신 거 아닙니까?”“이제 그렇게 아프지 않아요, 산책 좀 하고 싶어요. 여기는 대학 병원이라 여기저기 경호원들이 있잖아요, 도망갈 수도 없어요.”여경은 귀찮은 듯 손을 흔들었다.설혜는 배를 감싸고 한 걸음 한 걸음 복도를 향해 걸어갔다.“나 놀리려고 온 거야?”그녀는 예나와 현석의 앞에 서서 턱을 높이 치켜들었다.“어떡하지, 그럼 실망할 텐데.”그녀는 자신의 배를 감
도설혜는 뺨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감싼 채 계속해서 말했다.“내 말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왜 이렇게 화를 내요? 그리고 강현석, 그 사람이 어른처럼 행동하는 것도 저 때문이죠……, 강현석이 나에게 무관심한 만큼 나도 세훈이에게 관심 없어요. 아이는 모성애를 원하는데 안타깝게도 저는 걔를 사랑하지 않죠, 난 그를…….”도예나는 그 말을 듣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녀는 설혜의 멱살을 잡고 손을 들었지만 두 여경이 달려와 이를 제지했다.설혜는 여경의 뒤로 숨어 울부짖었다.“제 언니예요, 전 그냥 제 실수를 인정하려고 좋은 의도로 왔는데 언니는 절 때려죽이려 했어요……. 이제는 제가 왜 언니의 아들을 납치했는지 알겠죠? 언니는 정신병이 있어서 계속해서 절 때려 죽이려 했어요. 제가 그녀의 아들을 납치한 것도, 단지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이었어요……. 제가 뭘 잘못했길래 감옥에 가야 하나요…….”예나는 어이가 없었다.이건 다 설혜가 법정에서 더 유리하기 위해 고의로 벌인 일이었다.하지만 어떡하지? 그녀는 설혜의 뺨을 때린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단지 더 세게 때리지 못한 걸 후회할 뿐이다!한 여경이 일어서며 냉철하게 말했다.“경찰 앞에서 범죄자를 때리는 건 법을 모독하는 행위에요. 당신들은…….”강현석은 명함 한 장을 건네주었다.“제 변호사 번호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제 변호사에게 연락하세요.”그는 말을 마치고 설혜를 째려본 뒤 예나의 허리를 감싼 후 밖으로 걸어 나갔다.병원 밖으로 나가 찬 바람을 쐬니 예나의 감정이 점점 진정되었다.그녀는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도설혜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에요?”“예나 씨, 정말 미안해요…….”현석은 자신을 한 대 세게 때리고 싶었다.처음 강세훈과 강세윤이 처음 강 씨네 집에 왔을 때 그는 자신에게 갑자기 두 아이가 생긴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아이들을 호주로 보냈지만 여러 가지의 이유로 다시 데려왔다. 시간이 지나 두 아이를 받아들이고 세훈과 세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