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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장지원이 분노한 뒤 자리를 뜨자 연회장 안의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서로를 바라봤다.

장씨그룹 회장이 저렇게 밑바닥을 보여준 건 처음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도예나로 인해 일어 난 일이니…….

예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조금 더 복잡해졌다.

손동원은 술잔을 들고 허탈한 듯 웃음을 지었다.

“이제야 제가 왜 항상 당신 손안에서 놀아나는지 알겠어요. 장지원 같은 이 업계의 대부도 당신 손안에 있는데 나 같은 이 업계에 첫 발을 디딘 재벌 2세들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

예원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냈다.

동원은 와인잔을 흔들며 계속 말했다.

“맞다, 장 여사가 정말 그 논문의 판권을 산 거예요? 예나 씨, 빨리 교수님께 물어봐요.”

예나는 가볍게 웃었다.

“당연히 안 샀죠.”

그 논문은 현지의 작은 잡지에 실렸다. 그 잡지의 연간 판매량은 10만 권도 안 될뿐더러 이미 생산이 중단되었다. 논문을 본 사람은 아주 적었기에 지원이 표절했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지원이 남의 노력을 쉽게 가로채었던 것이다…….

‘장 여사가 저작권을 사지 않은 이상, 한 숨에 그녀를 짓밟아 버릴 거야.’

동원은 가볍게 콧방귀를 끼었다.

“작년에 우리 손씨그룹과 임씨그룹이 협력했을 때, 이익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정말 모든 걸 다 뺏겼었어요,”

예나는 담담히 말했다.

“또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잖아요, 일을 너무 크게 만들 필요 없어요.”

……

게다가 필리스는 형편이 좋지 못했다. 대학교수들은 한 사람당 집 두 채를 가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필리스는 월세를 낼 형편도 되지 못해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쳤다. 그는 하루 종일 실험실에 틀어박혀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 없는 것들을 연구했다. 그러니 전혀 돈을 벌지 못하고, 그의 삶은 더욱 궁핍해질 수밖에…….

사실 그녀는 필리스가 굶어 죽을 걱정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원이 필리스에게 거액을 보내길 바랐다.

동원은 예나의 눈빛을 읽고 그녀를 다시 한번 높이 샀다.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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