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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온하나의 눈매가 휘어지며 짓는 미소는 한겨울의 부드럽고 따뜻한 햇살처럼 오랜 세월 동안 그의 마음을 비춰주는 빛과 같았다.

정승호는 입꼬리마저 파르르 떨렸다.

“하나야, 오랜만이야.”

정승호는 상대를 품에 꼭 안았고 온하나의 은은한 체취가 그를 따뜻하고 단단하게 감싸 안았다.

두 사람이 오랜만에 만난다는 기쁨에 젖어 있을 때 방의 문이 쾅 열렸고 갑작스러운 소리에 두 사람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성큼성큼 들어온 차우빈이 막 떨어진 두 사람을 보고는 눈 밑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서늘함을 드러냈다.

“차우빈, 여기 어떻게 왔어?”

온하나는 그의 눈가에 담긴 분노를 알 수 있었고 그녀는 차우빈과 정승호를 번갈아 보았다.

정승호는 잠옷을 입고 있었고 조금 전까지 몰랐다가 온하나는 이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설명하기도 전에 차우빈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하나, 돈이 그렇게 부족해? 와서 몸까지 팔 정도로?”

서슬 퍼런 눈빛에 짙은 경멸을 담은 채 온하나를 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보다 더 돈 많이 주는 사람 있어?”

차우빈은 시선을 돌려 정승호를 바라보며 입가에 조롱 섞인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아, 너였구나.”

억눌린 잇새로 겨우 빠져나오는 듯한 목소리는 낮고 잠겨 있었지만 얼굴에 걸린 사악한 미소에 온하나는 몸을 흠칫 떨었다.

차우빈 때문에 놀란 건지 그가 무서운 건지 본인조차 알 수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온기 한 점 찾아볼 수 없이 차가웠다.

“온하나, 이 자식이 그동안 해외에서 쓴 돈 네가 대준 거지? 겨우 이 정도 집안으로 너한테 얼마나 주길 바라는데?”

한 마디 한 마디가 독이 든 칼처럼 온하나의 가슴에 꽂혔고 상대의 뒤에는 차우연과 양지원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특히 양지원은 나른한 표정으로 문에 기대선 채 눈가에 미소를 머금고 눈앞의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온하나는 너무 화가 나서 몸이 떨리고 심장의 저릿한 고통이 여지없이 밀려왔다.

자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사랑스러운 보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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