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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얼마나 많은 외롭고 쓸쓸한 밤을 그녀 홀로 조용히 바라보며 기다려 왔던가.

찬바람이 목을 타고 들어와 온하나를 오들오들 떨게 했지만 온하나는 여전히 자신이 속해 있다고 느꼈던 유일한 장소인 이곳에 머물고 싶었다.

이때 차우빈은 서재에 있지 않고 거실 발코니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마당에 멍하니 서서 집 안으로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온하나를 보고 손을 들어 발코니 문을 열어젖혔다.

“머리가 흐릿한데 찬 바람 맞는다고 정신이 들겠어?”

남자의 맑고 차가운 목소리가 어두운 밤에 산속 샘물처럼 흘러나왔다.

온하나가 그 말에 고개를 돌리자 차우빈이 나른하게 창문에 기댄 채 담배를 끼운 손을 입술에 가져가고 있었다.

온하나가 여전히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본 차우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집에 와서 날 보니까 그렇게 싫어? 오늘 그 자식이랑 있을 땐 아주 한심하게 웃던데?”

말끝을 살짝 올리는 그가 한껏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온하나, 내가 얼마나 돈이 부족하면 선물 사는데 다른 사람이 돈까지 내줘?”

차우빈의 질책에 온하나는 갑자기 고집을 부리는 자신이 조금 우습게 느껴졌다.

“차 대표님, 자기가 한심하다고 남들도 똑같게 못났다고 생각하지 마. 다 차 대표님처럼 마음에 둔 사람 따로, 같이 자는 사람 따로 있지는 않으니까.”

“허!”

차우빈은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온하나를 노려보더니 눈썹을 찡긋한 채 입꼬리를 비스듬하게 올렸다.

“다 사모님께 배운 거지.”

오랫동안 밖에 서 있던 온하나는 온 몸이 얼어붙는 느낌에 흠칫 떨고 있었다.

“차우빈, 뻔뻔한 사람은 많이 봤어도 너처럼 뻔뻔한 건 처음이야.”

차우빈은 그녀와 더 말을 섞지 않고 팔을 당기며 집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내일 김혜숙의 생일 파티가 있기 때문에 온하나가 오늘 밤에 돌아올 거라고 확신했다. 함께 참석해야 김혜숙의 의심을 사지 않을 테니까.

...

다음 날, 그들이 집을 나서려는데 차우빈이 선물 상자를 건넸다.

“그 쓸데없는 팔찌 버려.”

온하나는 차우빈이 어떻게 알았는지도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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