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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이금주는 시어머니의 태도가 불만스럽긴 했지만 자기 집안이 심씨 가문에 걸맞지 않다는 걸 알기에 화가 나도 말하지 못했다.

“네, 외숙모님 말씀이 맞아요. 아주버님은 큰일을 할 사람이라 철없이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우빈 씨랑은 다르죠.”

말을 마친 온하나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도 한층 낮추었고 이따금 차우빈을 돌아보았다.

김혜숙이 다 알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차우빈, 사랑 연기? 원한다면 제대로 해줄게.’

당연히 이를 알고 있었던 김혜숙은 차우빈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찰나 온하나가 이렇게 말하자 지팡이를 들고 내리쳤다.

“망할 놈, 하나한테 제대로 사과해. 안 그러면 내가 오늘 너 가만 안 둔다.”

심명희는 불쾌해하며 말했다.

“엄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 애들 부부 문제는 애들끼리 알아서 해결하게 놔둬요.”

김혜숙도 일가친척들을 보며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에 온하나를 위로했다.

“하나야,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 내가 너 대신 제대로 혼내줄게.”

이때 양지원이 도기영의 팔짱을 낀 채 들어왔고 그 모습을 본 김혜숙의 얼굴은 더욱 불쾌해졌다.

“크게 벌이지 않고 친척들만 모여서 하기로 하지 않았나? 이 사람들은 왜 왔어?”

김혜숙의 말을 들은 도기영의 얼굴이 조금 굳어지더니 다가가 살갑게 웃으며 말했다.

“여사님, 저랑 명희 씨, 금주 씨는 자매 같은 사이인데 여사님 생신에 어떻게 안 올 수 있겠어요?”

말하며 그녀의 시선이 차우빈의 얼굴에 머물렀고 볼수록 만족스러웠다.

김혜숙은 못마땅했지만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데 제 발로 찾아오기까지 한 손님이라 낮게 말했다.

“사모님 성의는 받죠.”

다만 불쾌한 듯 양지원을 바라보는 눈가엔 질책과 비난이 담겨 있었고 양지원은 반쯤 고개를 숙인 채 찔리는 표정으로 도기영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지원아,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도기영은 이금주와 심명희를 힐끗 쳐다보며 그녀에게 선물을 건네라는 신호를 보냈다.

“엄마, 지원이가 선물 가져왔어요. 내가 봤는데 분명 엄마도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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