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7화

다음 날 이른 아침, 온하나가 일어나 가방을 들고 나가려는데 안영자의 제지를 받았다.

“사모님, 아침 드세요. 대표님이 다 드시는 것까지 지켜보라고 하셨어요.”

“고맙지만 됐어요.”

온하나가 안영자를 지나쳐 가려는데 그녀가 다시 돌아와 앞을 가로막으며 입을 삐죽거렸다.

“대표님께서 다 드시고 가라고 하셨어요.”

온하나는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차씨 가문에서 주는 월급을 받으니 차우빈의 눈치를 보는 것까진 상관없었지만 그녀의 배려가 상대의 호감을 사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그녀를 아무 말도 못 하고 만만한 상대로 보이게 했다.

전에는 무시했어도 이젠 이혼까지 앞둔 상황에서 더 신경 쓸 게 없었던 온하나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이모님, 아침에 제비집도 가져오시죠.”

온하나는 그녀가 먹지 않으면 안영자에게만 좋은 일이란 걸 알았다.

전에 안영자가 수작을 부려 온하나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잊어버린 척 가져오지 않았다가 온하나가 가면 자신이 실컷 먹었다.

안영자는 온하나를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왜요, 저 제비집은 제가 못 먹는 건가요?”

온하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식탁으로 걸어가 앉으며 말했고 가만히 서 있던 안영자는 의아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왜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지?’

“안영자 씨, 난 아직 이 집의 안주인이에요. 전에 했던 행동들은 굳이 따지지 않겠지만 오늘부터 나와 이 집에 하루라도 같이 있는 한 나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본인 주제 파악 똑바로 하세요. 안 그러면 나도 차우빈한테 다 얘기해요.”

안영자는 그런 온하나가 낯설어서 완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당황스러움과 놀라움이 뒤섞여 주방으로 걸어가면서 이따금 돌아보았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차우빈이 현관에서 온하나의 말을 듣고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저 여자가 점점 솔직해지네.’

다시 제비집을 들고나온 안영자가 목을 빼 들고 해명했다.

“저는 오랜 세월 동안 차씨 가문에서 일하면서 뭘 탐낸 적이 없으니 사모님께선 억울한 누명 씌우지 말아 주세요. 오늘 객실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