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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손님, 선물하실 건가요? 예쁘긴 해도 젊은 사람한테는 어울리지 않아요. 은근히 푸른 빛도 띠고 있어서 나이 드신 분들이 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온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물하려고요.”

“그럼 제가 꺼낼 테니 자세히 보실래요?”

조수연은 옆에 있는 가격표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나야, 몇천만 원이야. 선물 하나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 우리 한 달 월급이 고작 얼마인데.”

온하나는 팔찌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다가 조수연의 말을 듣고서야 가격을 눈여겨봤다.

몇천만 원은 온하나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이었다.

온하나는 머쓱하게 직원을 향해 웃었다.

“아니에요. 돌아보고 올게요.”

조수연은 이혼할 때 그녀가 차우빈에게서 돈을 얼마나 받아낼지 의아했는데 지금 보니 괜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녀가 조수연의 팔을 끌고 나가려는 찰나 밖에서 정승호가 걸어들어왔다.

“마음에 드는 거 없어?”

평소 사람들의 눈치를 잘 살피는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손님께서 이 팔찌를 눈여겨보신 것 같은데 갑자기 뭐가 문제인지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포장하고 이 카드로 해요. 비밀번호 없어요.”

정승호가 은행 카드를 건네자 온하나가 이를 막으려 했지만 정승호가 팔을 들어서 막았다.

그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네가 준 돈으로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아주 높아. 내 첫 목돈은 네가 준 돈으로 마련한 셈이지. 이 팔찌는 그 20분의 1도 안 돼.”

온하나는 직원의 활짝 핀 미소를 보고 제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았다.

“오빠, 우린 절친한 친구이자 가족이잖아. 오빠가 힘들 때 그냥 내버려둘 수 없어. 혼자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돈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 이러면 나 엄청나게 부담스러워.”

“방금 네 입으로 가족이라고 했잖아. 넌 나한테 그냥 주면서 내가 내 가족에게 선물한다는 것도 거절하는 거야? 내 돈이 더러워?”

조수연은 옆에서 정승호를 바라보며 많이 달라진 그의 모습에 살짝 놀랐다.

“승호 오빠, 이 기세 아주 마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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