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화

“난 금융 전공이잖아. 투자해서 돈 버는 게 내 일인데 내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돈도 못 벌면 양진그룹에서 왜 나를 데려가겠어? 너 같은 멍청이만 걱정하면서 나한테 돈을 보내지.”

정승호가 말하며 어릴 때처럼 그녀의 코를 꼬집으려 하는데 온하나가 슬쩍 피했다.

어젯밤 이후 온하나는 자신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며 어린 시절의 많은 행동이 지금의 두 사람에게는 부적절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코 꼬집지 마. 가짜가 아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어렸을 때 무너졌을 거야.”

정승호가 웃었다.

“어렸을 땐 코가 좀 무너졌는데 내가 자주 꼬집어줘서 다행이지.”

온하나의 코가 지금 오뚝한 건 자기 덕분이라는 소리다.

어렸을 때를 떠올리자 온하나는 마음이 시큰했다. 보육원에서 일 년에 고깃국도 몇 끼 못 먹었지만 자신을 엄마처럼 사랑해 준 원장님이 있었고 매번 자신을 지켜주던 정승호가 있어서 행복했다.

입양되지 않았다면 차우빈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많은 고충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두 사람의 오가는 작은 행동을 임다혜가 멀지 않은 곳에서 촬영했고 사무실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온하나가 남자에게 꼬리 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허, 온하나 씨 얌전해 보이는데 남편이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다른 남자한테 꼬리치네요?”

마침 도착한 조수연이 그녀의 말을 들었고 그녀는 옆자리 동료와 함께 사진을 보며 수군거리기까지 했다.

“어머, 남자 괜찮네. 엘리트 느낌이 나는데요.”

호기심이 발동한 조수연이 조용히 다가가 목을 쭉 뻗어 들여다보았다. 정승호를 보는 순간 조수연은 문득 꼬신다는 말이 그다지 거슬리게 들리지 않았다.

온하나가 정말 정승호와 사귄다면 두 손을 번쩍 들어 허락할 것이다.

온하나에게 상냥하고 다정한 남자는 어디를 봐도 차우빈보다 백배는 나았다.

...

오후가 되자 온하나는 어젯밤 인터넷에서 한참을 둘러보아도 마땅한 것을 찾지 못한 김혜숙의 생일 선물을 고르기 위해 조수연을 끌고 쇼핑몰로 향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가격 때문에 기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