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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온하나는 온몸을 덜덜 떨며 계속해서 차우빈의 가슴을 때렸다.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나랑 정승호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어. 외국에서 와서 만난 건데 그게 왜? 차우빈, 우린 곧 이혼할 거고 난 네 물건이 아니야. 넌 나한테 이럴 자격 없다고.”

온하나가 아무리 소리치고 때려도 차우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차에 태운 뒤 안전벨트를 매주고 액셀을 콱 밟았다.

검은색 벤틀리는 주인의 기분에 맞춰 낮은 으르렁 소리를 내며 추운 겨울밤을 질주했다.

신비 캐슬로 돌아온 차우빈이 문을 열고 온하나를 차에서 끌어 내릴 때 그때야 그는 온하나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온하나가 이처럼 화를 내는 경우는 드문 데 일단 분노가 극에 달하면 온몸이 굳어지고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며드는 냉기에 온하나의 손가락은 뻣뻣해졌고 이가 주체할 수 없이 덜덜 부딪혔으며 다리는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놓지 않아 선홍빛 피가 턱 아래로 흘러내렸다.

차우빈은 그녀의 이런 모습에 너무 충격을 받아 조금 전 자신이 얼마나 그녀를 미워했는지도 순식간에 잊어버렸다.

“온하나, 힘 풀어. 입술 놔.”

더 망설일 게 없었던 차우빈은 곧바로 손으로 그녀의 이를 막았고 그제야 풀려난 아랫입술이 살이 찢어져 피가 흘러나온 채 빨갛게 부어있었다.

2년 전 차우빈은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외삼촌 나훈경이 돈을 달라고 찾아와서 차우빈의 침대에 기어 올라가서는 가족도 무시한다며 그녀를 욕했을 때였다.

그런데 오늘 이런 상황이 또다시 벌어지자 차우빈은 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그녀를 안아 들고 위층으로 달려갔다.

“아주머니, 목욕물 받아놓으세요.”

막 나가려던 안영자는 차우빈의 다급한 표정에 서둘러 따라갔다.

그녀는 더 묻지도 못하고 시키는 대로 곧장 욕실로 가서 목욕물을 틀었다.

차우빈은 온하나를 침대에 내려놓은 채 이불로 그녀와 자신을 감싸고 계속해서 그녀의 손을 비벼댔다.

한참이 지나자 피가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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