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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차우빈의 얼굴이 검게 일그러졌다. 그 앞에서 부실하다는 말로 대놓고 창피를 주다니.

그리고 부부 사이 일을 왜 외부인에게 말하지? 이전의 온하나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온하나는 차우빈이 노려보자 삐딱하게 말했다.

“왜, 내 말이 틀려? 아니면 내가 따로 침대 마련해 줄 테니 네 보배둥이랑 해볼래?”

“하나 언니, 나에 대해 편견이 있는 건 알지만 난 단지 오빠가 걱정돼서 그래. 힘들게 서로를 찾았는데 최대한 오빠한테 잘해주고 싶어서”

양지원의 말을 듣고 온하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럼 다정한 두 남매 사이 방해하지 않을게. 듣기만 해도 역겨운 게 떠오르거든, 근친상간.”

말끝마다 오빠, 오빠 거리는 게 듣기 역겨웠다.

떠나는 온하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차우빈은 눈썹을 찡그렸다.

“약 내려놓고 가. 난 좀 자야겠어.”

양지원은 그의 안색이 좋지 않자 내키지 않았지만 얌전히 숙취해소제를 내려놓고 자리를 떠났다.

마당으로 나오자 온하나가 차를 몰고 가려는 모습을 보고 한걸음에 다가가 막고는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

“양지원, 난 동물 싫어해. 냄새만 맡아도 역겨워, 특히 불여우는. 그러니까 내려.”

양지원은 오늘 온하나의 행동에 정말 놀랐다. 평소 조용하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거침없이 욕설을 뱉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는 화를 내지 않았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차우빈을 제외하고 차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잘 대해주었고 특히 심명희는 그녀를 친딸처럼 아껴주었기에 양지원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하나 언니, 우빈 오빠가 언니 안 좋아하는데 더 이상 뻔뻔하게 매달리지 마. 언니 미워하는 거 몰라? 안 그러면 일부러 전화해서 언니 엄마 통장 동결시키지도 않았을 거야. 괴롭히고 모욕하기 위해 곁에 두는 건데 이런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이유가 뭐야?”

“알려줘서 고마운데 네가 오해하는 게 있어, 양지원. 차우빈이 사인을 안 하는 거야. 못 기다리겠으면 당장 사인하라고 해. 너한테 그럴 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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