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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엄마, 엄마 카드에 있던 아빠 병원비가 왜 동결됐어요?”

집 안 청소를 하던 나희경은 온하나의 말에 걸레도 던져 버리고 휴대폰을 열었다.

온하나에게 40만 원을 송금하려 했지만 은행 카드가 정지되었다는 메시지가 뜨자 나희경은 미쳐버렸다.

“어떻게 된 거야, 카드를 도난당한 거야?”

온하나가 짐을 싸서 돌아온 날 이미 카드에서 대부분의 돈을 이체했지만 아직 카드에는 몇백만 원이 남아있었다.

그래도 자기 남편이고 온하나도 차우빈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다지 매정하게 굴지 않았다.

온하나는 나희경의 이런 속셈도 모른 채 부드럽게 달랬다.

“엄마, 조급해하지 말고 은행에 가서 물어봐요. 난 병원 입원 병동에 가서 며칠 늦출 수 있는지 물어볼게요.”

그녀가 막 병원에 돈을 냈는데 나희경의 전화가 걸려 왔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하나야, 은행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아직 조사 중이라고 하는데 어떡해?”

온하나의 마음에 서늘한 기운이 몰아쳤다. 누가 이유도 없이 엄마의 계좌를 신고하겠나.

차우빈 말고는 소리 소문 없이 나희경의 통장을 동결할 수 있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엄마, 일단 집에 가서 기다리세요. 제가 가서 알아볼게요.”

온하나는 전화를 끊고 망할 남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애인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애정행각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 뒤에서 그녀를 난처하게 만드는 게 사람이 할 짓인가.

그 시각 막 신비 캐슬로 돌아온 차우빈은 점심 모임 때 술을 많이 마셔 속이 괴로웠다.

온하나의 전화에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이 여자가 드디어 남편을 떠올렸나 보다.

전화벨이 몇 초간 울리더니 연결이 되고 술에 취한 차우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와. 나 집에 있어.”

상대를 찾지 못해 짜증이 나 있던 온하나는 곧바로 차를 몰고 신비 캐슬로 향했고 가정부가 그녀를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취하셨어요. 방금 끓인 해장국인데 갖고 가서 마시라고 하세요. 안 그러면 두통이 올 거예요.”

차우빈은 덩치만 크지 쓸모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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