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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온하나가 씁쓸하게 웃었다.

“엄마, 차우빈이 날 차버리고 내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 2년 동안 내가 그 사람한테 뭐였는데? 그 사람 마음에 내가 있긴 있었어?”

온하나는 짐을 예전에 쓰던 방에 두고 아침밥도 먹지 못한 채 부랴부랴 출근했다.

나희경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분노를 애써 참았다. 지금 생각나는 거라곤 좋은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온하나는 겨우 출근 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했다. 회진을 마친 다음에는 온 오전 환자를 봤다. 오늘따라 환자가 많아서 오후 1시가 다 돼서야 진료실에서 나왔다.

진료 동을 나온 그녀는 피곤한지 관자놀이를 어루만졌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 남은 반찬이 얼마 없었다. 다행히 조수연이 미리 밥을 챙겨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식사하는 중에 심명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를 확인한 온하나는 갑자기 밥맛이 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전화를 받았다.

“사모님.”

“하나야, 며칠 전에는 내가 말이 너무 심했어. 그런데 다 너랑 우빈이 위해서 하는 말인 거 알지? 둘이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너도 잘 알잖아. 만나기만 하면 얼굴을 붉히고. 그게 부부야? 원수지.”

온하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원수니까 차우빈이 날 그렇게 괴롭히는 거겠죠.’

온하나가 대답이 없자 심명희가 계속 설득했다.

“우빈이 요즘 출장이 없으니까 얼른 이혼 절차 마무리하고 각자 편하게 살아.”

“사모님 아들이 어떤지 몰라서 이러세요? 나한테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라고 할 때 그 사람 설득하라는 말은 없었어요.”

“우빈이가 쉽게 사인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온하나, 네가 이렇게 꿍꿍이가 많은 사람일 줄은 몰랐어. 이제 와서 밀당을 해? 잘 들어. 우빈이 아내는 지원이 하나야. 난 널 절대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아.”

전에 사인하라고 할 때는 사인만 하면 이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더니 이젠...

온하나는 할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의 통화는 기분만 상한 채 끝나고 말았다. 온하나는 더는 밥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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