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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빛에 등골이 다 오싹했다.

차우빈은 얼굴도 잘생겼고 이목구비도 아주 뚜렷했다. 온하나는 예전에 이 얼굴에 반해서 참고 살았지만 이젠 정신을 차렸다. 그녀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엮여봤자 서로에게 상처만 될 뿐이었다.

“날 도와준 건 고맙게 생각해. 그래서 2년 동안 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 다 참았어. 그런데 나도 사람이야. 상처받기도 하고 마음도 아파. 우리가 처음에는 서로 원해서 한 거래지만 이젠 내가 싫어졌어. 너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고. 그러니까 좋게좋게 끝내자.”

온하나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대문이 자동으로 닫혔다.

“이모님, 아무도 못 나가게 해요.”

그러고는 온하나가 발버둥 치든 말든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진욱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차우빈의 밑에서 일한 지 4년이라 그를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온하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안영자는 차우빈이 온하나를 데려온 걸 보고 바로 심명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우빈은 그녀를 끌고 서재로 올라갔다. 온하나를 보면 참지 못할까 봐, 또 상처를 줄까 봐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았다.

‘서로 원해서 한 거래? 그러니까 나랑 한 결혼이 거래였단 말이야?’

그는 홧김에 테이블을 확 엎어버렸다.

온하나는 쿵쾅거리는 소리에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만약 살인이 합법이라면 아마 물건을 던진 게 아니라 온하나를 던졌을 것이다.

그날 밤, 차우빈은 방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게스트룸에서 잤다. 두 사람은 별 탈 없이 하룻밤을 보냈다.

이튿날 아침 차우빈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어젯밤에 이성을 잃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다시 차갑고 귀티 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대표님, 아침 준비 다 됐어요.”

“하나한테 내려와서 밥 먹으라고 해요.”

덤덤한 목소리에 높은 사람의 위엄이 담겨있었다.

차우빈이 먼저 식탁 앞에 앉았다. 안영자가 전전긍긍하며 말했다.

“사모님 방금 나가셨어요.”

차우빈도 뭐라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출근해야 하기에 낮에 집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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