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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조서희는 여도준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여도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냉담한 얼굴로 덤덤하게 말했다.

“그런 적 없어.”

조서희는 그제야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래야 할 거야. 도준 씨, 절대 여자랑 괜히 엮이지 마. 나 그런 거 못 견뎌.”

“그럴 일 없어.”

허이서는 앰버카운티 밖에서 기다리다가 다리가 저려서 쭈그려 앉았다.

한참 뒤 강태윤이 약 몇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허이서가 손을 뻗어 약을 받으려는데 강태윤은 갑자기 손을 내려뜨렸다.

“허이서 씨...”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요. 절 믿어주세요. 전 그렇게 주제 파악 못 하는 사람 아니에요. 여도준 씨가 약만 준다면 전 꼭 비밀을 엄수할 거예요. 저와 여도준 씨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거예요.”

강태윤은 허이서에게 약을 건넸다. 허이서는 상황 파악이 빨랐기에 그가 뭐라고 할 필요가 없었다.

허이서는 이제부터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확실히 그러했다. 그 뒤로 보름 동안 편안하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었다.

그날 쉬고 있던 허이서는 저녁을 다 만든 뒤 황정아의 연락을 받았다.

“여보세요? 이서야. 얼른 소원 카페로 와.”

“왜?”

“오라면 얼른 와! 내가 얼마나 어렵게 대단한 분의 인터뷰를 땄는데!”

허이서는 빠르게 방으로 들어가서 옷장 문을 열었다.

그녀에게는 괜찮은 옷이 별로 없었기에 그녀의 시선은 곧 가장 구석 자리에 있는 원피스로 향했다. 그것은 여도준이 입혀 보낸 옷이었다.

허이서는 조심스럽게 먼지 커버를 벗기고 옷을 꺼낸 뒤 그 원피스를 입었다.

허이서는 소원 카페의 룸에 도착한 뒤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황정아가 문을 연 순간까지도 그녀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곧장 안으로 들어갔고 병풍을 지나친 순간 걸음을 멈췄다.

룸 안에는 짙은 향의 디퓨저가 놓여 있었고, 한 남자가 눈에 띄지 않는 의자에 앉아서 염주를 들고 긴 손가락으로 한 알 한 알 굴리고 있었다.

그는 비록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기세가 위압적이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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