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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허이서는 누군가 여도준의 휴대전화에 손을 댈 줄은 몰랐다.

“여도준 씨에게 할 얘기가 있어요.”

“그래요? 그쪽이 누군데요?”

허이서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허이서라고 해요.”

전화 너머에서 대화 소리가 잠깐 들렸다. 여도준이 온 듯했다.

여자의 목소리는 아주 부드러웠다.

“도준 씨를 찾는다는데? 급한 일인가 봐.”

여도준은 전화를 받은 뒤 화면을 보았다. 허이서의 번호를 따로 저장해 두지 않아서 그냥 숫자로 떴다.

“잘못 건 전화일 거야.”

“아냐. 도준 씨를 찾는댔어.”

허이서는 거리를 두려는 듯한 여도준의 말투를 들었다.

“신경 쓰지 마. 약을 구하려는 사람일 테니까.”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

약을 구하려는 사람이라니,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이 있을까?

그녀는 옆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 황정아를 바라보았다.

“남자들은 다 이래? 손에 넣기 전까지는 흥미가 가득하다가 손에 넣으면 바로 질려?”

황정아는 입에 음식을 한가득 물고 있었기에 말하기가 힘들었다.

“일반적으로 쓰레기 같은 남자들이 그렇지. 쓰레기 중에서도 진짜 쓰레기 말이야.”

그는 허이서를 힐긋 보더니 먹고 있던 걸 삼켰다.

“아니면 상대가 정말로 매력 없는 여자일 수도 있어. 매력 없는 여자에게 체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야.”

“...”

허이서는 여도준이 쓰레기라는 것에 동의했다.

잠시 뒤 여도준에게서 문자가 왔다.

[저녁에 앰버카운티로 와.]

다행히 여도준은 그녀에게 약을 줘야 한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허이서는 퇴근한 뒤 앰버카운티로 향했다. 경호원은 그녀를 알고 있었다. 그곳에서 밤을 보냈던 여자라서 경호원은 허이서를 바로 들여보냈다.

그러나 허이서는 곧 차우차우 두 마리에 의해 가로막혔다. 개들은 우렁차게 짖어댔고 허이서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문이 딸깍 소리와 함께 열리더니 안에서 휠체어를 탄 여자가 나왔다.

“진저야, 모카야. 손님에게 짖어대면 안 되지!”

차우차우는 아주 얌전히 바닥에 엎드렸다.

허이서는 그 여자가 눈에 익었다. 자세히 살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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