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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여도준은 뜨거운 손으로 허이서의 허리를 만지며 말했다.

“결혼한다 해도 서희는 이런 거 감당 못 해. 그러니까 넌 그때도 내가 부르면 바로 와야 하는 거야.”

어이없는 여도준의 말에 머리가 띵해진 허이서는 저도 모르게 그를 차며 주먹까지 쥐고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요?”

“내가 부르면 바로 와야 한다고. 못 알아들은 거야?”

허이서는 여도준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다른 사람 찾아요.”

“아직까지 네 몸을 대신할 사람은 못 찾았어.”

허이서는 여도준한테 약을 받아 쓰는 제 처지도 잊어버리고 주먹을 꽉 그러쥔 채 여도준의 가슴팍을 세게 밀쳐냈다.

침대 위에서 싸우느라 둘의 몸이 부딪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려왔다.

“난 그럴 생각 없으니까 꿈 깨요.”

단칼에 거절하던 허이서는 갑자기 밖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숨을 죽였는데 그때 허승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우리 왔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허승아의 목소리와 금방이라도 당겨질 것만 같은 문고리에 허이서가 냅다 소리 질렀다.

“들어오지마 승아야!”

허이서는 긴장을 애써 감추며 말했다.

“나 오늘 온라인미팅이 있어서 그러는데 오늘만 엄마라 잘 수 있을까?”

늘 언니 말이라면 잘 듣는 허승아는 오늘도 일하느라 고생하는 언니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어.”

하지만 아직도 거실에서 돌아다니는 엄마와 허승아에 허이서는 심장이 벌렁거렸다.

조서희가 약을 먹는 모습을 보고 이성이 끊겨버린 여도준은 조서희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건 허이서의 탓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걸 건드리고 있었다.

“무서워?”

낡은 집이라 이런 속삭임도 들릴 정도로 방음이 안 좋았기에 허이서는 서둘러 여도준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자 여도준은 그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무서운 걸 알았으면 됐어. 그럼 앞으로 서희를 자극하는 일은 없겠지.”

여도준은 허이서를 밀어내고 침대에서 내려간 뒤 문을 열고 나가려 했다.

그에 허이서 다급히 말리려고 했지만 여도준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성큼성큼 걸어 나갔고 여도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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