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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약과 관련된 일이라면 타협하고 고개를 숙여야만 한다는 것, 약을 얻는 대가가 목숨이라 해도 허이서는 괜찮았다.

“알겠습니다.”

그에 조서희는 기뻐서 박수까지 치며 말했다.

“거기서 일하다가 정말 이서 씨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잖아요. 만약 이서 씨를 책임져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이서 씨한테도 신분 상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에요.”

여도준 집 거실에 걸려있던 샹들리에가 허이서의 몸을 비춰왔고 그 빛은 가뜩이나 초라한 허이서의 몸에 여러 갈래의 빛줄기를 남겨놓았다.

“그리고 내가 라운지에 보낸 일은 도준 씨가 몰랐으면 좋겠어요.”

허이서가 집을 나설 때 하이힐을 신고 가라는 조서희의 말에 허이서는 발에 맞지도 않은 신발을 신고 현관을 나섰다.

창가에서 통화를 하며 허이서를 보고 있던 여도준은 아파서 몸을 구부정하게 한 채로 천천히 걷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차갑게 바라보고 있었다.

발이 아프면 편한 신발을 신을 것이지 굳이 저렇게 높은 하이힐을 신고 여길 온 게 조서희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허이서가 그럴수록 진작에 사려졌던 연민이라는 감정이 자꾸만 여도준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앰버카운티를 나선 허이서는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신발을 벗어보았다.

뒤꿈치는 물집이 잡혀있었고 발 전체가 다 터져 피와 살이 한데 엉겨 붙어있었다.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상처가 가득한 발을 보고 있자니 허이서는 가슴이 아파왔다.

마음도, 발도 남은 거라곤 통증뿐이었다.

...

라운지의 이미연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던 허이서가 자신의 출근 의사를 밝히자 이미연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진작에 오라고 했잖아, 넌 얼굴이랑 몸매가 다 되니까 내가 꼭 널 여기서 제일 유명한 아가씨로 만들어줄게.”

하지만 이미연은 이목구비는 예쁘게 생겼는데 저렇게 근심 가득한 얼굴을 하면 오던 손님도 떨어져 나갈 것 같아 한마디 했다.

“왜, 싫어?”

“언니, 술만 같이 마셔주면 안 돼요?”

허이서는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태연한 척 말했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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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미경
맘아프네요 빨리 약이 시판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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