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의 모든 챕터: 챕터 411 - 챕터 420

520 챕터

제411화 겉모습만 보면 안 돼

비록 이름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설영준은 도정원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재이는 괜찮아요.”도정원이 머뭇거리자 설영준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저녁에 약속 있으세요? 같이 식사 어때요? 같이... 재이 퇴근길 마중 가실래요?”이 말을 들은 도정원의 눈이 빛났다.그가 아무리 백화점에서 잘 나간다고 해도 마음속으로는 동생을 생각하고 있었다.특히 지금 도정원은 도경욱이 송재이 부녀와 만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들 가족이 만날 생각을 하니 도정원은 아주 기뻤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래.”...해 질 무렵, 도정원과 설영준은 송재이가 근무하는 건물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송재이가 나오기 전, 설영준은 이미 그녀에게 톡을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재이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두 사람을 본 그녀는 깜짝 놀랐다.송재이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서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전무님, 영준 씨, 어쩐 일이에요?”도정원은 부드러운 눈길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오늘 마침 시간이 있어서 영준 씨랑 같이 셋이 식사 하려고요.”송재이는 설영준을 힐끗 쳐다봤다. 설영준이 보낸 톡에는 도정원과 함께라는 말이 없었다.하지만 송재이는 도정원에 대한 인상이 괜찮았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설영준은 송재이의 눈빛을 못 본 척 하고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가자, 타.”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도착한 세 사람은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송재이는 도정원에게 관심조로 물었다.“연우는 좀 어때요? 치료에...차도가 있나요?”딸 얘기가 나오자, 도정원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연우는 이미 해외에서 ABA(응용 행동 분석) 치료를 받았는데 효과가 아주 좋아요. 사회성도 좋아지고 의사소통도 아주 좋아졌어요.”이 말을 들은 송재이는 한시름 놓으며 말했다.“너무 잘됐네요. 연우는 강한 아이예요.”설영준도 입을 열었다.“자폐가 있는 아이들은 더 큰 인내심과 사랑이
더 보기

제412화 달이 버드나무 끝에 걸렸을 때

설영준의 눈빛이 바뀌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 전무님,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요. 주승아의 교통사고가 진짜 사고일까요? 저는 누가 일부러 벌인 짓이 아닐까 의심스러워요.”도정원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시죠?”설영준이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이렇게 말했다.“그때 경찰의 조사 보고서에 의문점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주승아의 동생 현아가 오래전부터 주승아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알고 있어요.”옆에서 듣고 있던 송재이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설마 주현아가 사고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설영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저 제 추측일 뿐이에요. 민효연이 주승아가 죽었다는 가짜 사실을 꾸며낸 건, 한 편으로는 승아를 보호하기 위함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현아를 보호하기 위함일 수도 있어요. 현아가 법적 처벌을 받는 걸 피하기 위해서요.”도정원이 한참 동안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민효연 이 여자는 참... 눈물겹네요.”...식사를 마친 세 사람은 레스토랑 입구에서 작별 인사를 했다.달빛이 비처럼 조용한 거리에 쏟아졌다.하늘은 검푸른 먹물을 풀어놓은 것 같았고 거리 양쪽에는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었다.행인들의 웃음소리, 말소리와 호객 소리가 뒤엉켜 한여름 밤의 오케스트라를 이루었다.도정원은 이미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설영준과 송재이는 천천히 길을 걸었다.송재이는 노점상을 구경하고 싶어 했고 설영준도 그녀의 말에 따랐다.송재이는 앞장서 걸으며 사슴같이 맑은 눈으로 노점상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그녀는 그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지난번에 우리 여기 왔을 때 기억나요?”설영준이 미소를 짓더니 송재이 뒤에서 나지막이 읊조렸다.“달이 버드나무 끝에 걸렸을 때, 해 질 무렵에 다시 만납시다.”송재이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은 마주 보며 웃었다.그 순간, 두 사람은 함께 야시장을 거닐던 추억 속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설영준이 호주머니에서
더 보기

제413화 그를 착각하게 만들다

이때까지도 송재이는 설영준과 도정원이 함께 서지훈을 대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렇기에 설한 그룹의 주가가 갑자기 폭락하고 이 주가 폭락이 제민그룹과 관련 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며칠 전에 도정원과 같이 식사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두 사람의 사이가 아주 좋았는데 왜 갑자기 사이가 틀어진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학교 밖 복도에 앉아서 설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발신음이 두 번 정도 울리자 바로 연결되었다.송재이는 걱정과 조급함이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나 뉴스 봤어!”설영준은 당연히 송재이가 본 뉴스가 무엇인지 알았다.전화 반대편의 설영준의 목소리는 아주 평온했다.“재이 씨, 걱정하지 마. 주가가 오르내리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야. 설한 그룹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뜻이 아니야.”송재이가 미간을 찌푸리고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하지만 뉴스에서 제민 그룹 때문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거야? 파트너 관계 아니었어?”설영준이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재이 씨, 벌써 잊었어? 지난번 백화점에서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이라고 했잖아.”송재이는 그의 말에 숨겨진 뜻을 알아채고는 물었다.“영준 씨, 혹시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 혹시 전무님이랑 둘이 무슨 계획을 짜고 있는 건 아니지?”단번에 알아맞히다니. 설영준은 조금 놀랐다. 송재이가 이렇게 똑똑할 줄이야.그의 침묵에 송재이는 자신의 추측에 더 확신이 생겼다.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녀의 말투는 훨씬 차분했다.“둘이 진짜 손잡은 거야?”설영준은 잠시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생각이 맞아. 근데 서지훈이 몰래 도 전무님을 이용해서 설한 그룹을 공격하려고 했어. 도정원의 독립성과 우리 사이의 신뢰를 얕잡아 본 거지.”송재이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제 어떡할 거야? 이런 게임은 너무 위험해. 진짜 모험하려는 거야?”설영준이 단호하게
더 보기

제414화 V형 반등

서지훈이 몸을 돌려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도재야, 마침 잘 왔어. 우리는 방금 설한 그룹에 공격을 진행해서 주가가 내려갔어. 도 씨... 그러니까 제민 그룹의 도정원이 ‘공매도’를 한 결과이기도 하지.”“언제 도정원까지 엮으셨어요?”서도재가 보기에 도정원 같은 사람은 그가 감히 범접하지 못할 인물이었다.그런데 서지훈이 도정원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도정원을 설득해 우리를 돕게 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와 봐!”서지훈은 말로 설명하는 대신 서도재에게 손을 저었다.서도재가 컴퓨터 앞으로 와서 주식 그래프를 봤다.“‘공매도’요? 그러면 우리 수익이 꽤 높겠네요?”서지훈이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이번 기회에 ‘지렛대’를 이용해서 투자 효과를 확대했어. 설한 그룹 주가가 계속 내려간다면 우리 수익은 더 커질 거야.”“그럼 계속 ‘공매도’를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상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죽여버려야죠!”서지훈이 손을 저으며 믿는 구석이 있다는 듯 말했다.“조급해 하지 마, 도재야. 비즈니스는 전쟁과 같아서 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최적의 시기를 기다려야 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관망’이야. 설한 그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자고.”서도재는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아버지, 만약 저희가 지금 움직이지 않다가 저 녀석들이 역공격하면 어떡해요?”서지훈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이미 ‘함정’을 준비했어. 사람들 시켜서 설한 그룹의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을 퍼트렸으니, 내부에서는 아마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거야.”옆에서 듣고 있던 서도재는 경외의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아버지, 역시 대단하세요!”서지훈은 몸을 일으켜 창가로 걸어가서 창밖의 풍경을 보며 자신 있게 말했다.“도재야. 기억해. 이 바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과 계략이야. 우리는 상대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서 그들이 알아서 실수하도록 해야 해.”하지만 이 당당함은 오래
더 보기

제415화 위기를 극복하다

서지훈의 사무실은 긴장되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득했다.그의 눈은 컴퓨터 화면의 주식 그래프를 노려보고 있었는데, 화면 속 설한 그룹의 주가는 놀라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었다.그의 얼굴에는 초조함과 의아함이 가득했다.이때, 사무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서도재가 걱정스러움과 화가 가득한 표정으로 걸어와서 물었다.“아버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우리 계획은 완벽했잖아요? 근데 왜 갑자기 설한 그룹의 주가가 폭등한 거죠?”서지훈이 몸을 돌렸다. 그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그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썼다.“도재야, 주식시장은 예측하기가 어려워. 아무리 완벽한 계획이라도 예상 밖의 상황을 마주할 수 있어.”서도재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서 문제점을 꼬집었다.“아버지, 혹시 설영준이랑 도영준한테 속으신 거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 이미 이 모든 걸 계획했던 거 아니에요?”서지훈이 고개를 저으며 믿지 않았다.“그럴 리 없어. 우리 손에는 아직 도경욱이 가장 신경 쓰는 게 남아있잖아. 쉽게 우리를 배신하지는 못할 거야.”두 사람 중 서도재가 좀 더 이성적이었다.“아버지, 결과는 이미 명백하잖아요. 설한과 제민 그룹의 합작 프로젝트 성명은 이미 발표되었고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요. 우리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해요.”서지훈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졌다. 그는 다시 한번 주식 시장 그래프를 쳐다봤고 화면 속 숫자는 마치 그의 무지와 탐욕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그는 그제야 자기가 어쩌면 설영준과 도정원이 만든 함정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서도재가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우리 빨리 조치해야 해요. 안 그러면 우리 손실이 훨씬 커질 거예요. 우리 빨리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해요.”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들 부자가 설영준과 도정원이 만든 함정에 빠졌다는 생각에 분이 풀리지 않았다.특히 연지수와 설영준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뉴스도 있었다.비록 서지훈과 연지수가 지금은 헤어졌지만, 한때 설영준과 삼각관계였을지도 모른다는
더 보기

제416화 뭘 찾았어요?

송재이는 서도재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었다. 그와 단둘이 같이 밥 먹는 건 너무 위험해 보였다.그녀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서도재가 갑자기 그녀 앞으로 와서 얼굴을 보며 말했다.“연지수 그 여자가 설영준이랑 잤다는 기사도 떴었어요. 비록 바로 지워지기는 했지만, 설마 진짜 설영준이 재이 씨한테 잘못한 일이 없다고 믿어요? 사실 혼자 억울하게 당 할 필요 없어요. 연지수랑도 그렇고 그런 사이인데 굳이 혼자 지조를 지킬 필요가 있나요?”서도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송재이가 얼른 뒷걸음질 쳤다.만약 조금 전에는 단순 경계심이었다면 지금 다시 서도재를 보니 피해야 할 역병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송재이는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했다.그녀는 서도재의 눈을 보며 피식 웃었다.“그래서요? 전무님이랑 따로 만나서 영준 씨한테 복수라도 하라는 뜻인가요? 전 그렇게 유치하지 않아요. 그리고 전 영준 씨와 연지수의 사이를 의심하지도 않아요.”이렇게 오랫동안 만났는데 그녀가 어떻게 설영준에게 이 정도의 신뢰조차 없겠는가?서도재의 이간질은 비열한 감이 없지 않았다.서도재는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설영준과 송재이 사이의 감정이 아주 좋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달갑지 않았다.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송재이의 눈을 보며 말했다.“영준이 형과의 관계가 그렇게 견고하면 나랑 밥 한 끼 먹는다고 무너지진 않겠죠? 더군다나 전 서지원에 관한 비밀도 알고 있는데 말이죠.”송재이와 설영준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다고 느낀 그는 코스를 바꾸어 다시 “서지원”얘기로 돌아왔다.송재이가 거부할 수 없는 이유는 서지원뿐이었다....송재이는 서도재와 함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주변 환경은 조용하고 우아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도무지 가라앉지 못했다.식탁 앞에 앉은 송재이는 눈앞의 음식이 끌리지 않았다.그녀의 정신은 전부 서도재가 말할 서지원의 비밀에 집중되어 있었다.송재이는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전무님, 도대체 서지원
더 보기

제417화 수색

송재이가 차갑게 서도재를 바라봤다.그녀의 눈은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전무님, 지금 이러시는 거 좀 우스워요. 회중시계 하나로 절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틀리셨어요.”서도재는 깜짝 놀랐다.송재이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그 회중시계 산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 시계, 지금 영준 씨가 가지고 있어요. 이런 비열한 수단은 저한테 아무런 소용도 없어요.”서도재가 갑자기 흥분하더니 송재이의 팔을 잡아당기고 말했다.“송재이, 네가 이겼다고 착각하지 마! 나 아직 안 쓴 카드 있어!”송재이는 서도재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서도재, 이거 놔! 이럴수록 너만 더 비참해 보일 뿐이야!”서도재는 이성을 잃은 듯 송이재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말했다.“너 가지 마!”송재이의 마음속에 화가 치밀어 올라서 있는 힘껏 서도재를 밀쳤다.“서도재, 야 이 미친놈아! 안 놓으면 경찰 부를 거야!”송재이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녀는 온 힘을 다해서 서도재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그녀는 주먹으로 서도재의 가슴을 꾹 밀며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이거 놔, 서도재!”송재이의 목소리에는 견결함과 분노로 가득 찼다.서도채는 비록 표정은 아주 흥분했지만, 그의 행동은 놀랍도록 냉정했다. 마치 잘 준비된 연기를 보는 것 같았다.“송재이, 진짜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서도재의 목소리는 낮고 위협적이었다.송재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집중력을 서도재에게서 벗어나는 일에만 집중했다.결국, 그녀는 기회를 찾아서 서도재를 있는 힘껏 밀어냈다.“꺼져!”송재이는 서도재를 밀쳐내는 동시에 룸 밖으로 뛰어나갔다.서도재는 곧장 뒤따라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사라지는 송재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그의 표정은 흥분에서 냉정함으로 바뀌었고 곧이어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게 끝이라고 생각해? 송재이, 게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야.”서도재가 음모로 가득 찬 눈빛으로 혼잣말했다.송
더 보기

제418화 송재이의 결백을 증명하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경찰 취조실 안, 송재이가 차가운 의자에 앉아 있었다.눈앞에는 야속한 자료 더미와 엄숙한 경찰 얼굴뿐이었다.그녀는 금지품을 소지한 혐의로 잡혀 왔다.하지만 이 모든 건 황당하고 불공평했다.송재이의 마음은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자신이 무고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취조실의 문이 열렸다.설영준이 단호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어왔다.그의 출현은 마치 한 줄기 빛처럼 송재이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구치소의 작은 접견실 안에 설영준과 송재이가 두꺼운 유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었다.송재이는 눈가가 빨개져 있었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많이 걱정했지?”설영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그는 자신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다.전화기 너머로 설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니. 난 네가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걸 믿으니까.”송재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영준 씨, 나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 혐의는 다 터무니없는 거야...”“알아. 난 너 믿어.”설영준이 전화를 꼭 쥐고 단호한 눈길로 송재이를 보며 말했다.“너 혼자 싸우는 거 아니야. 내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네 결백 증명할게.”송재이가 있는 힘껏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했다.“하지만 지금 증거들은... 다 나한테 불리해.”설영준이 그녀의 말을 끊고 말했다.“증거는 걱정하지 마. 우리 팀원들이 지금 너한테 유리한 증거를 찾고 있어. CCTV 보면서 목격자를 찾고 있어. 경찰의 수사 프로세스도 다시 한번 심사할 예정이야. 증거만 충분하다면 네 혐의점을 모두 뒤집을 수 있어.”송재이가 깊이 숨을 들이쉬면서 감정을 억누르려고 노력했다.“영준 씨, 나 너무 무서워. 만약 내 결백을 증명하지 못하면 난...”설영준이 다시 그녀의 말을 끊고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그런 ‘만약’은 없어. 약속할게. 우린 진실을 찾을 것이고 넌 이곳에서 나갈 거야. 그 누
더 보기

제419화 싸움

박윤찬의 법률사무소, 박윤찬과 설영준이 회의실에 앉아 있고 책상에는 송재이 사건 관련 문서들이 놓여있었다.박윤찬은 진지한 표정으로 설영준에게 증거 수색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박윤찬이 문서 하나를 들고 위에 적힌 내용을 보며 말했다.“영준 씨, 이것 좀 봐요. 경찰이 수색 과정에서 ‘합리적 의심’ 원칙을 지키지 않았어요. 수색 영장 발부 과정에도 문제가 있어요.”설영준도 문서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건 수색이 무효화 될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박윤찬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우린 이 점을 잘 이용해야 해요. 그리고 제가 이미 모니터링 센터에 연락해서 그날 CCTV 영상을 확보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우리에게는 재이 씨가 금지품을 접촉한 적이 없다는 걸 증명해야 해요.”설영준이 그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그래요. 이게 제일 중요한 증거네요. 목격자 쪽은 어때요?”박윤찬이 노트북을 열고 기록을 찾아보며 말했다.“제가 이미 증언하겠다고 하신 목격자 몇 분을 찾았어요. 그분들이 송재이 씨가 사건 발생 시각에 금지품이 발견된 장소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언해 줄 거예요.”관자놀이를 어루만지는 설영준은 좀 피곤해 보였다.“이 증거들이면 충분한가요? 더 이상 재이 씨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측에 시달리게 하지 말아요.”박윤찬이 진지하게 말했다.“알아요, 영준 씨. 하지만 저희는 무조건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해요. 조금의 오해도 남지 않도록, 제가 이미 저희 팀원들 시켜서 송재이의 통신 기록과 재무 상황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했어요...”박윤찬과 설영준이 사건에 관해 토론하고 있을 때 설영준의 휴대폰이 울리며 엄숙한 분위기를 깨트렸다.설영준은 발신자 번호를 확인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서도재였다.설영준은 수신 버튼을 누르고 동시에 녹음 버튼도 눌렀다.그의 눈에는 예리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형, 내가 전화할 줄 몰랐지?”전화기 너머로 의기양양하고 도발적인 서도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설영준은 냉정함을 유지한 채 담담하고 낮은
더 보기

제420화 그들의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거야

박윤찬이 잠시 설영준을 바라봤다.그러고는 모든 주의력을 책상 위의 문서에 집중했다.그는 이 한 통의 전화가 그들에게 돌파구를 제공했다는 걸 알고 있다.“영준 씨, 우리 이 녹음을 법정에 증거로 제출하죠. 그리고 서도재가 반격할 수도 있으니까 미리 준비해야죠.”박윤찬의 말투에는 엄숙함이 묻어있었다.설영준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눈은 뭔가 결심한 듯 반짝거렸다.“이건 우리가 지금까지 모은 증거 리스트에요. 모든 증거가 법정에서 증거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죠.”설영준이 문서를 건네받고는 자세히 읽었다.그는 머릿속으로 재빨리 모든 세부 사항을 분석하며 어떻게 완벽하게 변호할지 생각했다.“사건 당일 재이 씨의 행적을 증명할 만한 증인을 더 많이 찾아야 해요.”설영준이 이어서 말했다.“동시에 경찰의 수색 절차에 도전할 준비도 같이해서 절차의 하자도 밝혀내야 합니다.”박윤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네, 자세한 타임라인을 준비해서 송재이가 금지품을 만질 기회가 없었다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박윤찬의 타임라인 단서 정리가 끝나갈 때쯤, 또다시 갑자기 터진 폭탄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책상에 놓여있던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리며 밤을 꼬박 새운 설영준과 박윤찬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두 사람은 책상에 엎드린 채로 겨우 눈을 떴다.설영준이 짜증 섞인 표정으로 머리를 잡으며 맞은켠에 앉은 박윤찬을 찔렀다.“전화 받아요.”박윤찬은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던 그는 내용을 듣고 난 뒤 벌떡 일어섰다.어깨에 걸린 정장도 땅에 떨어졌다.“왜 그래요?”설영준은 박윤찬이 쉽게 흥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이 반응이라면 안 좋은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네. 감사합니다.”통화를 마친 박윤찬이 천천히 휴대폰을 내려놨다.그는 창백한 얼굴로 의자에 털썩 앉았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괜히 나 놀라게 하지 마요.”설영준도 순간 긴장하며 말했다.“영준 씨, 이것 좀 봐요. 경찰이 방금 새
더 보기
이전
1
...
4041424344
...
5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