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의 모든 챕터: 챕터 361 - 챕터 370

660 챕터

제361화 안 받아줬어

설영준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둘이 그다지 같이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 둘은 이미 헤어졌지 않은가, 헤어졌다고!송재이의 눈이 크게 떠지더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설영준의 하늘을 찌르는 자존심을 정말이지 견딜 수 없었다.“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은 안 들어? 내 동의도 없이 카메라 앞에서 우리 사이를 공개해버리질 않나, 양 선생님한테 내 임신 준비나 부탁하지 않나. 그리고 이젠 또... 또...”송재이는 화가 난 나머지 말문까지 막혀버렸다. 이 남자가 왜 이토록 괘씸하게 느껴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송재이의 분노와는 달리 설영준은 그저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내가 널 최애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 안다면, 내가 지금 하는 이 모든 행동이 다 정상적인 거 아니겠어?”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송재이의 손을 잡은 설영준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남자의 단단한 가슴과 복근, 그리고 설영준만의 독특한 향기가 송재이를 과거의 아찔했던 순간으로 끌어당겼다.송재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설영준을 바라보았다.갑자기 울리는 휴대폰 벨 소리가 그 순간 둘만의 분위기를 와장창 깨버렸다.송재이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더니 재빨리 설영준의 품을 빠져나왔다.설영준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아마도 잘 잡혀가던 분위기가 깨진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그는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그 맞은 편에 선 송재이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정리하며 점점 심각해지는 설영준의 표정을 바라보았다.“이게 무슨 소리예요? 거기가 어딥니까?”휴대폰을 쥔 설영준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말을 마친 설영준이 전화를 끊었다.“무슨 일 있어?”송재이는 엄습해오는 불길한 예감에 설영준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설영준은 잠시 송재이를 바라보더니 점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망설이던 그가 끝내 입을 열었다.“지민건이... 죽었대.”“뭐라고?”송재이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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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그 사람의 땅에서 죽었어

다음 날, 송재이가 출근했을 때 우연히 회사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오늘 아침에 설한 그룹 근처를 지나고 있었는데 누가 현수막 들고 시위하고 있던데? 그거 때문에 차 막혀서 지각할 뻔했잖아!”“왜 시위하는 거래?”“아직 모르는구나? 설한 그룹이 맡은 공사장에서 사람이 죽었잖아. 그 프로젝트 제대로 진행될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 경찰도 이미 조사 들어갔다고 하더라.”“아, 그 뉴스 말하는 거구나. 나도 인터넷에서 봤는데 그거 살인 사건이라고 하더라. 설영준이랑 그 죽은 사람, 예전부터 계속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 누구는 설영준이 복수한 거라고도 하던데...”이 사람들, 듣자 듣자 하니 추측이 점점 도를 넘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송재이는 더 참을 수 없었다.“아니에요, 그건 사고였다고요!”평소 회사에서 조용한 편이었던 송재이가 격한 반응을 보이자 주변 동료들 모두가 깜짝 놀란 듯했다.조금 전까지 얘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송재이를 돌아보았다.송재이가 침착하게 다시 말했다.“적어도 경찰 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책임하게 추측부터 하지 마세요. 그렇게 멋대로 추측하는 거, 사실은 헛소리 퍼뜨리는 거나 다름없다고요!”동료 중 한 명이 어리둥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게 재이 씨랑 무슨 상관인데요?”라는 말을 당장이라도 꺼내고 싶었지만 다른 동료가 순간적으로 뭔가 떠오른 듯 손을 내밀어 송재이를 말리며 말했다.“아, 맞다. 재이 씨, 죄송해요... 재이 씨랑 설 대표가 무슨 사이인지 까먹고 있었네요...”그 동료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빛은 송재이를 한껏 비꼬고 있었다.분명 송재이의 심기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송재이는 점점 멀어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지만 기분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그녀는 계속해서 설영준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송재이는 애써 설영준이 지금 가장 바쁠 때이니 아마 전화를 받을 시간이 없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걱정되었다.설한 그룹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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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설영준을 더 믿어줘야 한다

“지민건의 죽음 말이야. 정말 너랑 연관 있는 거야?”송재이는 계단 위로도 가지 않았고 그와 함께 길을 걷지도 않았다. 그저 설영준을 뚫어져라 바라보기만 했다.순간 멍해진 설영준이 송재이와 눈을 맞추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물리자 설영준은 송재이의 눈빛에서 낯선 냉기를 느꼈다.“없어.”설영준은 피하지 않고 송재이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며 대답했다.송재이는 무의식적으로 설영준의 시선을 피하더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나 피곤해. 이제 좀 쉬고 싶어. 너도 그만 돌아가.”비록 송재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설영준은 송재이가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문예슬의 사건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는 계속해서 불신의 벽이 존재했다. 이제 지민건의 죽음으로 그 벽이 더 커지고 두꺼워졌다.이번만큼은 설영준도 송재이를 따라가지 않고 그녀의 뒷모습이 조용히 건물 입구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집에 돌아온 송재이는 그대로 소파에 몸을 던졌다.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지민건을 생각하다가 다시 설영준을 생각했고 설한 그룹을 향한 험담들을 생각했다.그날 밤, 여러 생각으로 머리가 뒤죽박죽된 송재은은 깊게 잠들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송재이는 눈을 뜨자마자 베개 밑에서 휴대폰을 꺼냈다.뉴스를 확인해보니 설한 그룹과 지민건에 관한 모든 부정적인 뉴스가 사라졌었다.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설영준의 손길이 닿은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설한 그룹에 더 나쁜 영향을 주기 전에 설영준은 이 시끄러운 여론을 억누르려 했던 것 같았다.곧이어 경찰의 지민건 사건의 조사 결과가 공개되었다. 그 결과는 의외의 사고였다.그 결과를 확인한 송재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지만 사실은 여전히 가슴 속에 큰 돌덩이가 얹힌 듯 답답했다.출근할 때에도 송재이의 마음은 계속 심란했다.  결국 참지 못한 송재이는 박윤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설영준이 자신과 박윤찬 =의 관계를 의심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일부러 연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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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의문점

송재이는 빌딩 입구에 서 있었다. 얼굴에 눈물 자국을 가득 매단 채 자신을 찾아온 여인의 정체는 바로 지민건의 어머니인 최연희였다.그녀의 등장에 송재이의 마음이 무거워졌다.송재이는 최연희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으러 온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본인도 아직 그의 죽음에 여러 의문을 품고 있었으니 말이다.“재이 씨, 재이 씨가 설 대표랑 친한 사이라고 들었어요. 내 아들의 죽음이 정말로 단순 사고였나요?”최연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송재이에게 다가와 물었다. 그 질문을 던지는 최연희의 눈에는 절망과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송재이는 심장이 마치 칼에 베이는 듯 아파왔다.그녀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 자신도 설영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 자신의 앞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 한 어머니의 희망을 완전히 짓밟고 싶지 않았다.“어머님, 저는 경찰 조사 결과를 믿어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난다면, 영준 씨 역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겁니다.”송재이는 애써 단호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대답했다.최연희의 눈에 복잡한 감정이 담겨있었다.그녀는 송재이의 말에서 조금의 위안을 얻은 것 같아 보였다.최연희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심정으로 송재이의 손을 꽉 잡았다.“재이 씨, 저는 그저 제 아들이 억울하게 안 죽었길 바랄 뿐이에요. 설 대표가 우리 아들 죽음에 대한 어떤 정보라도 갖고 있다면 저는 무슨 대가든 다 치를 겁니다.”최연희의 말에는 엄청난 결의가 느껴졌다.송재이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더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그녀는 꼭 설영준을 찾아가야만 했다. 설영준을 찾아 모든 진실을 밝혀내야 했다....송재이는 설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수화기 너머로 송재이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재이야, 무슨 일이야?”“설영준, 지민건 씨 어머님께서 날 찾아오셨어. 진실을 알고 싶어 하셔.”송재이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수화기 너머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곧이어 설영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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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감싸주다

마침내 용기를 낸 송재이는 설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걸기 전, 그녀는 이미 어떤 결과든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었다.송재이는 긴장감 때문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손으로 휴대폰을 힘껏 쥐었다.몇 번의 신호음이 들리자 이윽고 설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재이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설영준, 너 그날 밤에 어디 있었던 거야?”그녀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지만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설영준은 송재이가 여전히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설영준이 천천히 대답했다.“재이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지민건의 죽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사고였으니까.”정말 그럴까? 정말 아무 상관도 없을까?하지만 송재이의 의심은 마음속에서 잡초처럼 커져만 갔다.그녀는 눈을 힘껏 감았다.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날카롭게 울리며 송재이의 생각을 방해했다.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전화를 끊고 문을 열어주었다.문밖에는 최연희가 서 있었다. 그녀는 바로 전에 송재이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부탁했던 여인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눈빛은 이상할 정도로 빛나고 있었고 얼굴에는 더 이상 무력함이 아닌 분노와 결연함만 가득 차 있었다.“재이 씨, 당신이 설 대표를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설 대표는 내 아들을 죽인 살인자예요!”최연희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송재이의 심장을 후벼 팠다.  송재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귀를 믿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은 통제할 수도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무슨, 무슨 증거라도 있으신 건가요?”송재이의 말 한마디가 최연희의 마음에 대못을 박아버린 듯했다.최연희의 목소리가 힘을 잃더니 문손잡이를 꽉 잡았다. 마치 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버팀목이라도 되는 듯 말이다.최연희는 가방에서 USB를 꺼내며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  “여기에 그날 밤 CCTV 영상이 있어요. 난 이걸 경찰에 넘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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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송재이 씨, 이제 가셔도 됩니다

취조실 불빛은 유난히 밝고 눈이 부셨다.차가운 의자에 앉은 송재이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았고 손끝이 하얗게 질렸다.지금 그녀의 마음은 마치 이 밀폐된 방처럼 모순으로 뒤덮였다.하루 꼬박 조사를 받은 송재이는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자신의 충동이 초래한 결과를 뼛속 깊이 깨우쳤지만, 그녀는 절대 후회하지 않았다.그래도 제 행동에 대한 책임은 지고 싶었다. 그게 법적 처벌이라고 할지라도 그 결심은 달라지지 않았다.…그동안 문예슬은 핸드폰이 손을 떠나지 않았으며 새로운 기삿거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지금껏 송재이를 향한 질투는 불 번지듯이 커졌고 절대 꺼지지 않았다.송재이가 구속당한 소식을 들은 후로는 가뭄의 단비 같은 기분이 들었고, 깨고소한 마음에 환호를 날릴 정도였다.드디어 설영준에게 가깝게 다가갈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어쩌면 송재이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문예슬은 한껏 꾸미기 시작했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옷차림과 화려한 메이크업을 한 그녀는 바로 설영준의 회사로 향했다.회사 아래에서 심호흡하고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섰다.“죄송합니다,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여진이 문 앞을 막아서고 예의 바르지만 단호하게 말했다.문예슬이 자신감 넘치는 미소와 교활한 시선을 날렸다.“아, 저는 설영준 대표와 일 얘기를 하러 온 거에요. 이런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않나요?”부드럽지만, 꽤 도발적인 목소리였다.그러나 여진은 꿈쩍도 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문예슬 씨, 예약 없이는 절대 안으로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문예슬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여진을 살짝 밀어버리고 그 틈을 타 빠르게 설영준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설영준은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인상을 찌푸린 채로 문서를 읽고 있었다.부산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들자 문 앞의 문예슬이 보였다.“설영준 대표님, 안녕하세요.”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녀는 요염한 자태로 걸어갔다.도발적인 시선이 설영준을 향했지만, 그는 여전히 아무 감정이 담기지 않은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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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널 돌보고 싶어

경찰이 고개를 끄덕이며 석방 서류를 건넸다.“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고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송재이는 떨리는 손으로 그 서류를 건네받았고 어느새 눈물이 앞을 가렸다.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송재이는 휘청이며 구치소 밖으로 걸어 나갔다.얼굴을 비추는 햇볕이 유난히 따뜻하고 눈부시게 느껴졌으며 너무 따뜻한 나머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문밖에는 설영준이 차를 대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두 사람은 짧은 거리를 두고 마주했지만, 그 몇 걸음이 유독 멀고 아득하게 느껴졌다.“영준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송재이는 물기 여린 목소리로 물었다.설영준은 이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덤덤하게 대답했다.“며칠 동안 수고 많았어. 우린 USB를 찾아냈는데 그 안에는 텅 비었고 아무것도 없었어.”송재이가 고개를 번쩍 쳐들더니 충격을 받은 듯 말했다.“그런데 왜 지민건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던 거야?”설영준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그 사람도 이용당한 거야. 가짜 USB로 널 속이는 게 그들의 목표였던 거지. 넌 내가 걱정할까 봐 나한테 물어보지 않았고 그 함정에 고스란히 빠졌던 거야.”송재이는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처음부터 잘못된 단추였다.설영준이 송재이의 손을 꼭 잡았다.“재이야,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 걱정하지 마.”“그 USB 안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거야?”믿을 수 없다는 듯 재차 묻자 설영준이 또박또박 다시 말을 건넸다.“처음부터 증거는 존재하지 않았어. 지민건의 죽음은 그저 의외의 사고였고 모든 게 오해였어.”송재이가 고개를 떨구고 한참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내가 너무 성급했어.”설영준이 그녀의 턱을 잡고 올리며 말했다.“날 위해서 그랬다는 걸 알아.”따스한 햇볕이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송재이는 여전히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으나 그동안 긴 악몽을 꿨다는 기분이 들었다.쓴웃음을 지은 송재이가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얼굴로 말했다.“사고가 우연인지 고의인지 잘 모르겠지만,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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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온 세상을 너에게 줄게

어두워진 밤, 송재이와 설영준은 식탁을 마주 향해 앉았다.부드러운 무드 등이 비추고, 군침 도는 요리를 마주한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하고 긴장한 분위기가 맴돌았다.설영준은 짙은 눈동자로 끈질기게 송재이를 쫓았으며 마치 그녀의 영혼마저 탐내는 것 같았다.“재이야,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설영준의 목소리가 침묵을 깨트렸다.고개를 쳐든 송재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뭔데?”설영준이 조금 뜸을 들이며 말했다.“그때 헤어지자고 했던 건 정말 우리 사이를 끝내고 싶었던 거야?”송재이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눈빛에 복잡한 마음이 담겼다.“그때는… 오기로 그렇게 말했던 거야. 자꾸 나한테 다른 사람이 있는지 의심하고 심지어 박윤찬 씨와 엮으니까, 화가 나서 그만…”설영준이 인상을 찌푸렸고, 죄책감이 마음을 졸여왔다.“내가… 너무 예민했던 것 같아. 네가 너무 좋아서 예민해진 거야.”송재이는 조금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박윤찬 씨는 네 오랜 친구잖아. 그런데 왜…”설영준은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박윤찬은 처음부터 너한테 관심이 있었어. 너만 모를 뿐이지.’두 사람이 오해로 영영 헤어지게 될 줄 알았지만, 송재이가 자신을 그렇게 걱정했다는 걸 알아버린 설영준은 다시 되돌리고 싶었다.다시 만나게 되면 그 어떤 오해와 의심도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다.송재이는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설영준과 반복해서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지만 송재이는 결국 그를 떠날 수 없었다.어쩌면 마음속엔 그래도 설영준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식사를 마치고 송재이가 설거지를 하겠다고 나섰다.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하는데 설영준이 갑자기 백허그를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송재이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몸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머릿속이 난장판이 되었다.머리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몸은 솔직하게 그의 품에 안겼다.설영준의 품 안은 따뜻하고 넓었으며 귓가에 울리는 심장 소리는 안정적이고 거셌다.설영준의 호흡이 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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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어젯밤은 모두 거짓인 건가

이른 아침의 햇빛이 커튼 틈으로 새어 들어와 송재이의 얼굴을 비췄다.천천히 눈을 떠보니 설영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갑자기 알 수 없는 서운함이 밀려왔다.몸을 일으켜 사방을 둘러보니 방안이 너무 조용했다. 시계의 똑딱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송재이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 오늘은 출근하지 않아도 되었다.머릿속에는 자꾸 설영준이 자신을 쓰다듬던 그 모습이 떠오르고 마음이 콩닥콩닥 뛰었다.그래서 설영준의 회사로 찾아가기로 했다. 이건 그녀가 처음으로 먼저 그를 찾은 것이었다.조금 기대가 되기도 긴장이 되기도 했다.심플하지만 우아한 원피스로 갈아입고 옅은 메이크업을 마친 후 송재이는 회사로 향했다.회사 입구에서 심호흡하고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섰다.설영준의 사무실 앞에 다다가서는 먼저 가볍게 노크했다.방안에서 설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송재이가 안으로 들어서자, 사무실 책상에 앉아있던 설영준이 그녀를 발견하더니 바로 부드러운 목소리를 장착했다.“재이야, 무슨 일로 왔어?”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한 모습이었다.송재이는 설영준의 앞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 출근하지 않아도 돼서 널 보러 온 거야.”설영준이 몸을 일으키더니 사무실 책상을 빙 돌아 송재이의 앞으로 다가가 가볍게 끌어안았다.“와줘서 고마워. 나 너무 기뻐.”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안았다.송재이는 설영준의 품에 안겨 그의 체온과 심장박동을 느꼈다.설영준은 고개를 숙이더니 두 사람이 한 몸으로 겹치도록 꽉 끌어안았다.사무실에서 한참이나 꽁냥거린 두 사람은 온 세상이 두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기분에 잠겼다.얼마 뒤, 송재이가 화장실을 다녀왔다.그런데 사무실 문이 닫혀있었고 천천히 다가가니 꾸짖는 소리가 들려왔다.“어떻게 송재이를 내 사무실에 들여보낼 수 있어?”설영준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밖의 송재이마저 깜짝 놀라버렸다.설영준은 분노를 참지 못했고 여진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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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화해한 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주말이 되었다.설영준은 송재이와 함께 절에 가서 향을 피우며 불운을 씻기로 했다.새벽의 햇살은 나뭇잎 사이로 고즈넉한 절을 비췄고 공기 중에는 은은한 향냄새가 났다.송재이는 설영준의 뒤에서 청석이 깔린 계단을 차근차근 올랐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죽박죽이었다.운을 점칠 수 있는 곳에서 송재이는 신중히 패를 뽑아 손에 들었다.확인해 보니 불길한 징조를 가리키는 패였다.“모든 게 추억이 되고 망연자실에 잠기다.”송재이는 마음이 가라앉았다.설영준과 자신의 앞길이 벌써 예상이 되었다.절을 떠날 때까지도 송재이는 여전히 우울하고 마음이 가라앉아 있었다.이 모든 걸 설영준은 말없이 지켜보았다.어느덧 산 아래턱에 다다른 설영준이 갑자기 걸음을 세우고 송재이를 품에 넣더니 꼭 끌어안았다.산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그들 마음속의 불안을 대신 말해 주는 듯했다.설영준은 고개를 숙이고 송재이와 입을 맞췄다.그 순간 주변 모든 게 멈춰졌다.노을이 두 사람을 비추고 황금빛이 주변의 초록색과 어울려 아름다운 한 장면을 연출했다.키스는 뜨겁고 애틋했으며 지금 그들의 마음 같았다.송재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설영준의 품에 안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영준아, 우리가... 그렇게 될까 봐 너무 무서워.”설영준이 단호하게 말했다.“무서워하지 마.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난 네 옆을 지킬 거야.”송재이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설영준을 꼭 껴안았다.두 사람의 대화는 다시 예전처럼 사랑이 가득했으며 세상의 어둠과 차가움을 모두 털어내려 애쓰는 것 같았다.하산하는 길에 설영준이 갑자기 허리를 숙이더니 송재이더러 업히라는 시늉을 했다.송재이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그 뜻을 알아채고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그리고 얌전히 설영준의 등에 몸을 대고 그의 힘과 따뜻함을 느꼈다.설영준은 든든하게 그녀를 업고 천천히 산을 내려갔다....설영준의 설득하에 송재이는 다시 그의 별장으로 돌아왔다.문 앞에서 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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