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411 - 챕터 420

1202 챕터

제411화

남주성의 가문들은 진 마스터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 알 뿐, 진 마스터의 이름이 진서준이라는 건 몰랐다.조재찬은 상대방의 이름이 진서준이라는 걸 들어도 진 마스터를 떠올리지 못했다.조재찬이 보기에 그렇게 우연한 일이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진 마스터가 어떤 사람인가? 그가 한 여자를 위해 다른 남자와 갈등할 이유가 없었다.지금 조재찬이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바로 진서준이 종사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만약 진서준이 정말로 종사라면 까다로웠다. 그가 데려온 사람 중에는 종사가 한 명도 없고 전부 내공이나 암경 수준으로 종사와는 차이가 컸다.“됐어. 잠시 뒤에 허성태 그 늙은 여우부터 만나고 나서 그 자식에 대해 알아봐야겠어.”조재찬은 이미 생각을 해두었다. 만약 진서준이 정말로 종사라면 그는 허씨 일가로 진서준을 협박할 생각이었다.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당장 눈앞의 위험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했다.허씨 일가 부녀 세 명을 전부 납치한다면 진서준이 손을 쓰지 못할 거라고 조재찬은 생각했다.진서준은 짐 정리를 마친 뒤 다시 운전해서 서울 병원으로 향했다.서울 병원 입구에 도착한 진서준은 우성환이 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걸 보았다.“우 원장님, 여기서 기다리지 말고 병실만 알려주시지.”진서준은 우성환의 앞에 차를 세우고 말했다.“진 선생님, 제가 이번에 진 선생님을 해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진서준을 보자 우성환은 무척 후회됐다.“왜 그래요?”진서준은 우성환의 안색이 좋지 않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차에서 내리시면 얘기해요.”우성환은 한숨을 쉬었다.진서준은 곧바로 차를 병원 주차장에 세워둔 뒤 차에서 내렸다.우성환은 진서준을 데리고 외진 곳으로 간 뒤 말했다.“진 선생님, 잠시 뒤에 진 선생님께서 봐야 할 환자는 보통 신분이 아니에요. 전라도 사람이에요.”“전라도 사람이 왜 여기 병원에 왔대요?”진서준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일반적으로 돈 많은 사람은 큰 도시로 가서 병을 본다. 큰 도시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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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그러네요, 부시장님이 계셨네요!”우성환은 눈앞이 환해졌다.“가요. 그 전라도에서 온 특별한 환자를 보러 가죠.”진서준이 덤덤히 말했다.우성환이 앞에서 길을 안내하여 진서준을 데리고 조규범이 있는 병실에 도착했다.“제가 문을 두드릴게요.”우성환은 노크했고 들어오라는 목소리를 들은 뒤에야 문을 열고 들어갔다.“조재찬 씨, 신의님께서 오셨습니다.”조재찬은 고개를 돌려 병실 문을 바라봤다. 청년이 온 건 본 그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병원 원장 하기 싫어? 어디서 젊은이를 데려와서 날 속이려고 해?”진서준은 병실 입구에 서서 침대 위에 누워있던 조규범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전라도 사람이 서울 병원을 찾은 이유가 있었다. 그 환자는 다름 아닌 조규범이었다.조규범도 당황했다. 그는 자신의 다리를 치료해 주러 온 사람이 진서준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아버지, 제 다리를 부러뜨린 놈이 바로 저놈이에요. 경찬 아저씨도 저놈이 때려서 죽었어요!”정신을 차린 조규범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조재찬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게 무슨 상황일까? 제 발로 찾아온 것일까?“우 원장님, 일단 나가보세요. 남은 건 제게 맡기시면 돼요.”진서준은 우성환을 향해 싱긋 웃으면서 병실에서 나가보라고 했다.병실을 나선 우성환은 진서준의 안전이 걱정되어 서둘러 서정훈의 병실로 향했다.그는 서정훈에게 이 일을 처리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다.병실 안에서 조재찬이 입을 떼기도 전에 그의 부하들이 진서준을 둘러쌌다.원수를 보게 되자 조규범은 당장이라도 진서준의 피를 마시고 그의 살을 뜯어 먹고 싶었다.“진서준, 죽으려고 제 발로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어.”조규범이 차갑게 웃으며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죽으려고 제 발로 찾아왔다고?”진서준은 같잖다는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같잖다는 듯 말했다.“겨우 이런 쓰레기들을 데려와서 그딴 말을 하는 거야?”진서준의 모욕을 무인들은 참기 힘들었다.무인으로서 다들 자부심이 있었기에 진서준처럼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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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조재찬의 내키지 않아 하는 모습에 진서준은 그가 복수를 원한다는 걸 알았다.그러나 조재찬은 참을성이 있었다. 그의 아들보다는 훨씬 나았다.“아버지, 왜 그렇게 두려워해요? 사람을 이렇게나 많이 데려왔는데 저 자식 한 명 못 해치우겠어요?”조규범은 진 마스터를 몰랐다. 그는 매일 술을 마시고 놀기만 했지, 무도계에 대해서, 남주성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조규범의 말을 들은 조재찬은 그의 뺨을 두 대 때리고 싶었다.어떻게 저런 망언을 하는 걸까?진서준은 조규범을 힐끗 보더니 번뜩이는 눈빛으로 말했다.“말이 너무 많네. 뺨을 때려.”조재찬은 이를 악물고 조규범의 곁으로 걸어가서 그의 뺨을 때렸다.짝...뺨 맞는 소리가 병실 안에 울려 퍼졌다. 엄청난 소리에 사람들은 겁을 먹어서 감히 숨조차 쉬지 못했다.진서준이 덤덤히 말했다.“멈추란 말은 안 했는데.”조재찬은 명령에 따라야만 했기에 계속해 조규범의 뺨을 때렸다.조규범이 뺨을 열 몇 대 맞은 뒤에야 진서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됐어.”조규범의 얼굴은 퉁퉁 부었다. 마치 붉게 부어오른 돼지머리처럼 아주 흉측했다.그 점만 봐도 조재찬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조재찬은 이렇게 세게 때릴 생각은 없었지만, 세게 때리지 않아서 진서준이 언짢아한다면 절대 뺨을 때리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알아. 내게 복수하고 싶겠지. 난 언제든 환영해. 하지만 내 가족에게 손대지는 마. 허씨 일가에도 손대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조씨 일가를 역사로 만들어줄 줄 알아.”진서준이 조재찬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경고했다.“내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 내 아들이 이렇게 된 건 전부 얘가 자초한 일인데...”조재찬은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신의 증오를 진서준에게 들킬까 봐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못 그런다고? 내일 난 서울을 떠날 거야. 복수하고 싶다면 사람을 시켜서 날 죽여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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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서정훈은 말을 마친 뒤 진서준과 함께 병실을 나섰다.조재찬은 진서준이 서정훈과 아는 사이일 줄은 몰랐다. 그는 정부 쪽 사람을 이용해 진서준의 성질을 긁을 생각이었지만 지금 보니 그것도 녹록지 않을 듯했다.“당장 규범이를 데리고 서울을 떠나야겠어. 전라도로 돌아가서 더욱 대단한 의사를 찾아 네 다리를 치료해야겠어!”조재찬의 부하는 곧바로 조규범을 들어서 차에 태웠다.차 안, 조재찬은 마음 아픈 얼굴로 잔뜩 부은 아들의 얼굴을 보았다. “내가 아까 널 때려서 나한테 화가 난 거냐?”조재찬이 물었다.조규범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원망스러운 눈빛이 모든 걸 말해줬다.조재찬은 한숨을 쉬었다.“나도 널 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널 때리지 않으면 네가 오늘 살아남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었어. 진서준이라는 놈, 전에 남주성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진 마스터야. 권해철도 그의 상대가 안 돼. 심지어 권해철을 이긴 뒤에는 혈운 조직 종사 한 명을 죽였어. 그렇게 무시무시한 사람은 네 외할아버지 집안의 무인을 불러와 상대해야 해.”진서준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사람인지 말해주자 조규범은 화가 많이 풀렸다.“아버지, 꼭 절 위해 복수해 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평생 괴로울 것 같아요.”조규범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알겠어.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조재찬이 한숨을 쉬었다.지금 그의 목숨은 진서준의 손에 달려 있다.비록 조금 전 진서준은 그의 가족에게만 손을 쓰지 않으면 조재찬을 죽이지 않겠다고 했다.조재찬도 죽는 건 두려웠다. 그는 겨우 40대 중년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죽고 싶지 않았다....“진 선생님, 조씨 일가와는 어쩌다가 원한이 생긴 겁니까?”서정훈이 궁금한 듯 물었다.조금 전 우성환은 서정훈을 찾아가서 진서준과 조재찬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사실을 얘기했고, 서정훈은 곧바로 진서준을 찾아갔다.조씨 일가 세력이 얼마나 강한지 서정훈은 잘 알고 있었다.만약 조씨 일가가 진서준에게 복수하려 한다면 서정훈 혼자 힘으로는 진서준을 지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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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어제 조재찬은 떠날 때 서울에 사람을 몇 명 남겨둬서 진서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했다.조씨 일가 무인은 진서준이 아침에 권해철의 차를 타고 가는 걸 보고 곧바로 조재찬에게 연락했다.“가주님, 그 자식 차를 타고 갔습니다. 서울을 떠날 생각인 것 같아요.”조재찬은 그 말을 듣고 곧바로 말했다.“제대로 감시해. 그 자식이 서울을 떠난다면 차로 치어서 죽이는 거야. 살아있으면 데려오고 죽으면 시체라도 가져와.”“네!”전화를 끊은 뒤 조재찬은 전라도 병원의 의사들을 바라보면서 굳은 얼굴로 물었다.“우리 아들 다리를 고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거야?”의사들은 그 말을 듣고 연신 고개를 저었다.“조재찬 씨, 아드님 다리는 분쇄성 골절이에요. 강선 고정술로 고정하거나 또는 아드님 뼈와 유사한 다리뼈를 찾아서...”“그러면 얼른 가서 찾아와. 얼마나 들든 내 아들은 반드시 나아야 해.”유사한 다리뼈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찾았다고 해도 상대방이 자신의 다리를 잘라 조규범에게 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다.그러나 이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분명 조재찬이 화를 내며 그들을 가만두지 않으려고 할 테니 말이다.전라도에서의 조씨 일가의 영향력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신분이 있거나 견식이 넓은 사람이라면 다 알았다.조재찬이 고함을 질렀다.그에게 아들은 한 명뿐이었기에 조규범이 젊은 나이에 장애인이 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전라도 병원 VIP병실.“어머니, 전 장애인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전 정상인이고 싶어요...”침대 위에서 조규범은 두 눈이 벌게진 채 미친 듯이 아우성을 쳤다.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누워있어야만 하는 기분에 조규범은 짜증이 극에 달했다.침대 옆에는 화려한 차림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조규범의 처절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파서 몰래 눈물을 닦았다.“규범아, 일단 조급해하지 마. 나랑 너희 아빠가 꼭 네 다리를 치료해 줄게.”여자는 다름 아닌 조규범의 어머니 성수민이었다.성수민의 신분은 범상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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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진서준이 앉은 차는 곧 안영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올랐다.권해철의 사문은 안영의 보운산에 있었다. 진서준은 그 산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산맥은 몇십만 리에 달하고 그중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5,000미터에 달한다고 한다.어떤 사람들은 드론으로 보운산을 탐색하기도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고 한다.그리고 일부는 야외 탐험을 위해 보운산의 미개발 지역으로 들어가는데 거기에 갔다가 돌아오면 마치 정신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멍청해져서 반년 뒤에야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온다고 한다.그들에게 산에서 뭘 만났냐고 물어보면 그들도 잊었다고 대답한다고 한다.“진서준 씨, 오늘 산 밑에 도착하게 되면 하루 푹 쉬죠. 그리고 내일 아침 다시 산에 오릅시다.”권해철이 진서준에게 말했다.“좋아요!”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진서준은 한시라도 빨리 권해철의 사문으로 향하고 싶었으나 괜히 서둘렀다가 일을 망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이때 갑자기 차 트렁크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진서준은 눈빛이 변했다. 그는 조재찬이 보낸 킬러인 줄 알고 곧바로 고개를 돌려 트렁크를 보았다.그런데 확인해 본 진서준은 당황했다.“윤진 씨, 윤진 씨가 왜 여기 있는 거예요?”진서준의 놀란 표정에 허윤진은 즐거웠다.“내가 왜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요?”허윤진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언니한테만 오지 말라고 했지 나한테는 그런 말 안 했잖아요.”허윤진은 쭈그리고 앉아서 힘겹게 트렁크에서 나와 뒷좌석에 앉았다.“내가 얘기를 안 했다고요?”진서준은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저번에 내가 분명 얘기했잖아요. 이번에 돌아오면 같이 여행 가자고.”“안 돼요. 난 못 기다려요. 게다가 난 학교에 휴가도 신청했어요.”허윤진은 다리를 꼬고 앉아서 당당하게 말했다.차는 이미 고속도로에 올랐기에 방향을 바꿀 수는 없었다.진서준은 골치 아픈 듯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윤진 씨가 몰래 따라온 거 사연 씨는 알아요?”“아뇨. 지금 연락할게요.”허윤진은 전화를 꺼내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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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허사연은 허윤진을 잘 알고 있었다. 허윤진은 똥고집이라 자기가 하려는 일은 반드시 해야 했다.허윤진이 진서준의 차에 타고 있다니 절대 홀로 돌아오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래서 허윤진은 진서준에게 허윤진을 잘 지켜달라고 부탁했다.“뭐래요? 언니가 따라가게 놔두라고 했죠?’허윤진이 기대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맞아요. 하지만 지금부터는 내 말에 따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호텔에 버려뒀다가 산에서 내려온 뒤 같이 돌아갈 거니까.”진서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번에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어떤 위험을 맞게 될지 진서준도 알지 못했다. 사실 그도 완전히 확신이 서는 것은 아니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말 잘 들을게요. 시키는 건 다 할게요.”허윤진은 말을 마친 뒤 진서준의 허벅지에 누웠다.그 행동에 진서준은 깜짝 놀랐다.“뭐 하는 거예요?”“힘들어서 그래요. 여기 잠깐만 누워있을게요. 어젯밤에 잠도 잘 못 자고 오늘도 아침 일찍 깨어났어요. 아까는 트렁크에서 잠들 뻔했다니까요.”허윤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진서준의 허리를 끌어안고 몸의 균형을 잡았다.앞에 앉아 있던 이승재와 권해철은 앞만 바라보고 뒤는 보지 않았다.굳이 봐야 할 이유가 없었다.혹시라도 보지 말아야 할 걸 본다면 죽을 수도 있었다.진서준은 억지를 부리는 허윤진 때문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의 입가가 살짝 경련했다.허윤진은 제대로 누운 뒤 움직이지 않았고 진서준은 한결 편안해졌다.차는 한참 달렸고 이승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진서준 씨, 뒤에 차가 저희를 따라오고 있습니다.”이승재는 뒤에 따라오는 차가 심상치 않음을 발견했다.이승재가 속도를 늦추자 뒤의 차량도 속도를 늦췄고 이승재가 속도를 높이면 뒤 차량도 속도를 높였다.일반적으로 고속도로에서 이렇게 남의 차를 일부러 뒤따르는 경우는 드물었다.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힐끗 바라봤다.진서준은 자신을 따라오는 차가 조재찬이 보낸 차일 거로 생각했다.조씨 일가는 진서준이 눈엣가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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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그 광경에 허윤진과 진서준의 뒤를 밟던 사람들 모두 넋이 나갔다.이승재가 속도를 좀 늦추긴 했지만 그래도 시속 90킬로미터였다.이렇게 빠른 속도라면 종사라고 해도 안전히 착지하기 힘들었다.그런데 진서준은 아주 가뿐히 고속도로 중간에 내렸다.“이제 어떡하죠? 저 자식 우리를 발견한 것 같아요.”조수석에 앉아 있던 무인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차로 치어서 죽여버리면 되지. 우리는 시체를 가지고 돌아가면 돼.”운전하고 있는 무인은 액셀을 힘껏 밟았고, 그 순간 시속 160킬로미터에 달했다.그 차가 진서준을 치려고 하자 허윤진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고 두 손에서는 식은땀이 났다.이승재와 권해철도 그가 걱정되었다.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주제 파악을 못 하네.”다음 순간 진서준의 체내에서 장청의 힘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진서준의 두 손에는 옅은 파란색 빛이 감돌았다.쿵...차는 통제를 잃고 진서준을 향해 날아들었다.하지만 날아간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진서준이 두 손으로 차 앞부분을 잡자 차 보닛이 박살 났다. 심지어 엔진 소리까지 똑똑히 들렸다.마치 부딪힌 게 사람이 아니라 벽 같았다.차 뒷부분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차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고 에어백에 감싸인 조씨 일가 무인들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곧 헛숨을 들이켰다.그들은 진서준이 날아갈 줄 알았으나 진서준은 그들의 앞에 멀쩡히 서 있었다.가장 무시무시한 점은 진서준이 두 손으로 그들의 차를 꽉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진서준은 맨손으로 빠르게 달리던 차를 멈춰 세웠다.앞에 있던 권해철과 이승재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동시에 그들은 진서준이 진짜 인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인간의 육신이 정말로 그렇게 강할 수 있는 걸까?오직 진서준의 눈빛만이 평온했다. 그는 덤덤한 눈길로 차 안에 있는 네 명의 조씨 일가 무인을 바라봤다.“나와!”네 사람은 곧바로 차에서 나와서 경계 어린 눈빛으로 사납게 물었다.“왜 우리 차를 가로막는 거야?”진서준은 차갑게 웃더니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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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동료의 비참한 죽음에 세 무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공기 속에서 피비린내가 나자 머리털이 쭈뼛 솟았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오줌을 지렸다.동료의 머리가 다른 사람에게 밟혀서 터지는 광경을 목격했으니 앞으로 매일 악몽에 시달릴지도 몰랐다.“우리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희는 사실만 말했습니다.”세 사람은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그들의 이마가 피로 물들었다.살기 위해서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었다.“말해!”진서준이 싸늘하게 세 사람을 바라봤다.“저희는 조씨 일가 무인입니다. 당신이 서울을 떠나게 되면 그때 손을 쓰라고 조재찬이 명령을 내렸습니다.”“살아있으면 살아있는 채로 잡아 오고 죽었으면 시체라도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앞에는 CCTV가 너무 많아서 CCTV가 없는 이곳에서 차를 들이박으려고 했는데...”그들이 조금 전 손을 쓰지 않은 이유는 CCTV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만약 그곳에서 진서준의 차를 들이박았더라면 골치 아프게 됐을 것이다.그런데 진서준이 먼저 손을 쓸 줄은 예상치 못했다.그 말을 들은 진서준의 눈동자에 동정심이라고는 없었다.어젯밤 그는 조재찬에게 경고했었다.복수를 할 수는 있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고.이 무인들은 조씨 일가 사람들이라 진서준은 그들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냥 이렇게 죽일 생각은 없었다. 반드시 시체까지 완벽히 없애야 했다.“이 자식 시체를 차에 실어.”세 사람은 진서준의 명령에 고분고분 따랐다.세 사람은 두려움을 참으면서 동료의 시체를 차로 옮긴 뒤 자신의 옷을 이용해 길에 남은 핏자국을 깨끗이 치웠다.그런 뒤 세 사람이 물었다.“형님, 저희 이제 가봐도 될까요?”“차에 타.”진서준은 거의 폐차 지경에 이른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세 사람은 걸어서 그곳을 떠날 생각이었다. 차를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차가 망가졌는데...”그중 한 명이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입 닥치고 빨리 타.”진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서준이 화를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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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윤진 씨, 얼른 놔요...”진서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그는 최대한 조절했다.하지만 허윤진이 계속해 그를 이렇게 끌어안는다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랐다.“앞으로 이렇게 위험한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면 놔줄게요.”허윤진은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입을 비죽였다.“약속할게요. 앞으로는 절대 위험한 짓을 하지 않을게요.”진서준은 서둘러 승낙했다.“안 돼요. 성의가 없잖아요. 좀 더 성의 있게 말해요!”허윤진은 끈질기게 진서준에게 다시 말하라고 했다.진서준은 어쩔 수 없이 한 번 더 말했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허윤진은 그제야 진서준을 놓아주면서 다시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그 미소는 곧 사라지고 허윤진의 얼굴은 확 불타올랐다.진서준은 이때 허리를 살짝 숙이고 있었는데 그곳이 조금씩 머리를 쳐들고 있었다.허윤진은 마침 진서준의 허리 쪽에 있어서 진서준의 변화를 단번에 알아봤다.비록 허윤진은 아직 연애를 해본 적이 없고 관계를 가져본 적도 없었다.그러나 이런 것쯤은 알고 있었다.“이, 이, 이...”진서준은 조금 뻘쭘했다. 그는 통제하려고 최대한 노력해 보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이승재와 권해철은 이러한 상황을 몰라서 그저 그들이 장난치는 건 줄로 알았다.허윤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권해철은 존경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진서준 씨, 맨몸으로 빠르게 달리던 차를 막으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맞아요. 조금 전에 맨손으로 막으셨잖아요. 남주성에 진서준 씨 상대가 될 사람은 없을 겁니다!”이승재도 곧바로 맞장구를 치면서 진서준을 칭찬했다.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별거 아니에요. 차 한 대일 뿐인걸요.”사실 진서준은 맨몸으로 맞선 건 아니었다. 영기를 이용해 차를 막은 것이었다.만약 영기 없이 맨몸으로 차를 막았다면 차 때문에 밀려났을 것이다.진서준은 자신의 약점 하나를 발견했다. 그건 그의 육체가 아직 그렇게 단단하지 않다는 점이었다.만약 체내의 영기를 전부 소모한다면 큰일이었다.그러나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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