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연은 허윤진을 잘 알고 있었다. 허윤진은 똥고집이라 자기가 하려는 일은 반드시 해야 했다.허윤진이 진서준의 차에 타고 있다니 절대 홀로 돌아오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래서 허윤진은 진서준에게 허윤진을 잘 지켜달라고 부탁했다.“뭐래요? 언니가 따라가게 놔두라고 했죠?’허윤진이 기대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맞아요. 하지만 지금부터는 내 말에 따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호텔에 버려뒀다가 산에서 내려온 뒤 같이 돌아갈 거니까.”진서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번에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어떤 위험을 맞게 될지 진서준도 알지 못했다. 사실 그도 완전히 확신이 서는 것은 아니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말 잘 들을게요. 시키는 건 다 할게요.”허윤진은 말을 마친 뒤 진서준의 허벅지에 누웠다.그 행동에 진서준은 깜짝 놀랐다.“뭐 하는 거예요?”“힘들어서 그래요. 여기 잠깐만 누워있을게요. 어젯밤에 잠도 잘 못 자고 오늘도 아침 일찍 깨어났어요. 아까는 트렁크에서 잠들 뻔했다니까요.”허윤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진서준의 허리를 끌어안고 몸의 균형을 잡았다.앞에 앉아 있던 이승재와 권해철은 앞만 바라보고 뒤는 보지 않았다.굳이 봐야 할 이유가 없었다.혹시라도 보지 말아야 할 걸 본다면 죽을 수도 있었다.진서준은 억지를 부리는 허윤진 때문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의 입가가 살짝 경련했다.허윤진은 제대로 누운 뒤 움직이지 않았고 진서준은 한결 편안해졌다.차는 한참 달렸고 이승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진서준 씨, 뒤에 차가 저희를 따라오고 있습니다.”이승재는 뒤에 따라오는 차가 심상치 않음을 발견했다.이승재가 속도를 늦추자 뒤의 차량도 속도를 늦췄고 이승재가 속도를 높이면 뒤 차량도 속도를 높였다.일반적으로 고속도로에서 이렇게 남의 차를 일부러 뒤따르는 경우는 드물었다.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힐끗 바라봤다.진서준은 자신을 따라오는 차가 조재찬이 보낸 차일 거로 생각했다.조씨 일가는 진서준이 눈엣가시일 것이다
그 광경에 허윤진과 진서준의 뒤를 밟던 사람들 모두 넋이 나갔다.이승재가 속도를 좀 늦추긴 했지만 그래도 시속 90킬로미터였다.이렇게 빠른 속도라면 종사라고 해도 안전히 착지하기 힘들었다.그런데 진서준은 아주 가뿐히 고속도로 중간에 내렸다.“이제 어떡하죠? 저 자식 우리를 발견한 것 같아요.”조수석에 앉아 있던 무인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차로 치어서 죽여버리면 되지. 우리는 시체를 가지고 돌아가면 돼.”운전하고 있는 무인은 액셀을 힘껏 밟았고, 그 순간 시속 160킬로미터에 달했다.그 차가 진서준을 치려고 하자 허윤진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고 두 손에서는 식은땀이 났다.이승재와 권해철도 그가 걱정되었다.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주제 파악을 못 하네.”다음 순간 진서준의 체내에서 장청의 힘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진서준의 두 손에는 옅은 파란색 빛이 감돌았다.쿵...차는 통제를 잃고 진서준을 향해 날아들었다.하지만 날아간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진서준이 두 손으로 차 앞부분을 잡자 차 보닛이 박살 났다. 심지어 엔진 소리까지 똑똑히 들렸다.마치 부딪힌 게 사람이 아니라 벽 같았다.차 뒷부분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차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고 에어백에 감싸인 조씨 일가 무인들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곧 헛숨을 들이켰다.그들은 진서준이 날아갈 줄 알았으나 진서준은 그들의 앞에 멀쩡히 서 있었다.가장 무시무시한 점은 진서준이 두 손으로 그들의 차를 꽉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진서준은 맨손으로 빠르게 달리던 차를 멈춰 세웠다.앞에 있던 권해철과 이승재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동시에 그들은 진서준이 진짜 인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인간의 육신이 정말로 그렇게 강할 수 있는 걸까?오직 진서준의 눈빛만이 평온했다. 그는 덤덤한 눈길로 차 안에 있는 네 명의 조씨 일가 무인을 바라봤다.“나와!”네 사람은 곧바로 차에서 나와서 경계 어린 눈빛으로 사납게 물었다.“왜 우리 차를 가로막는 거야?”진서준은 차갑게 웃더니 그 말을
동료의 비참한 죽음에 세 무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공기 속에서 피비린내가 나자 머리털이 쭈뼛 솟았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오줌을 지렸다.동료의 머리가 다른 사람에게 밟혀서 터지는 광경을 목격했으니 앞으로 매일 악몽에 시달릴지도 몰랐다.“우리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희는 사실만 말했습니다.”세 사람은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그들의 이마가 피로 물들었다.살기 위해서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었다.“말해!”진서준이 싸늘하게 세 사람을 바라봤다.“저희는 조씨 일가 무인입니다. 당신이 서울을 떠나게 되면 그때 손을 쓰라고 조재찬이 명령을 내렸습니다.”“살아있으면 살아있는 채로 잡아 오고 죽었으면 시체라도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앞에는 CCTV가 너무 많아서 CCTV가 없는 이곳에서 차를 들이박으려고 했는데...”그들이 조금 전 손을 쓰지 않은 이유는 CCTV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만약 그곳에서 진서준의 차를 들이박았더라면 골치 아프게 됐을 것이다.그런데 진서준이 먼저 손을 쓸 줄은 예상치 못했다.그 말을 들은 진서준의 눈동자에 동정심이라고는 없었다.어젯밤 그는 조재찬에게 경고했었다.복수를 할 수는 있지만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고.이 무인들은 조씨 일가 사람들이라 진서준은 그들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냥 이렇게 죽일 생각은 없었다. 반드시 시체까지 완벽히 없애야 했다.“이 자식 시체를 차에 실어.”세 사람은 진서준의 명령에 고분고분 따랐다.세 사람은 두려움을 참으면서 동료의 시체를 차로 옮긴 뒤 자신의 옷을 이용해 길에 남은 핏자국을 깨끗이 치웠다.그런 뒤 세 사람이 물었다.“형님, 저희 이제 가봐도 될까요?”“차에 타.”진서준은 거의 폐차 지경에 이른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세 사람은 걸어서 그곳을 떠날 생각이었다. 차를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차가 망가졌는데...”그중 한 명이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입 닥치고 빨리 타.”진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서준이 화를 내자
“윤진 씨, 얼른 놔요...”진서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그는 최대한 조절했다.하지만 허윤진이 계속해 그를 이렇게 끌어안는다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랐다.“앞으로 이렇게 위험한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면 놔줄게요.”허윤진은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입을 비죽였다.“약속할게요. 앞으로는 절대 위험한 짓을 하지 않을게요.”진서준은 서둘러 승낙했다.“안 돼요. 성의가 없잖아요. 좀 더 성의 있게 말해요!”허윤진은 끈질기게 진서준에게 다시 말하라고 했다.진서준은 어쩔 수 없이 한 번 더 말했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허윤진은 그제야 진서준을 놓아주면서 다시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그 미소는 곧 사라지고 허윤진의 얼굴은 확 불타올랐다.진서준은 이때 허리를 살짝 숙이고 있었는데 그곳이 조금씩 머리를 쳐들고 있었다.허윤진은 마침 진서준의 허리 쪽에 있어서 진서준의 변화를 단번에 알아봤다.비록 허윤진은 아직 연애를 해본 적이 없고 관계를 가져본 적도 없었다.그러나 이런 것쯤은 알고 있었다.“이, 이, 이...”진서준은 조금 뻘쭘했다. 그는 통제하려고 최대한 노력해 보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이승재와 권해철은 이러한 상황을 몰라서 그저 그들이 장난치는 건 줄로 알았다.허윤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권해철은 존경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진서준 씨, 맨몸으로 빠르게 달리던 차를 막으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맞아요. 조금 전에 맨손으로 막으셨잖아요. 남주성에 진서준 씨 상대가 될 사람은 없을 겁니다!”이승재도 곧바로 맞장구를 치면서 진서준을 칭찬했다.진서준은 덤덤히 웃었다.“별거 아니에요. 차 한 대일 뿐인걸요.”사실 진서준은 맨몸으로 맞선 건 아니었다. 영기를 이용해 차를 막은 것이었다.만약 영기 없이 맨몸으로 차를 막았다면 차 때문에 밀려났을 것이다.진서준은 자신의 약점 하나를 발견했다. 그건 그의 육체가 아직 그렇게 단단하지 않다는 점이었다.만약 체내의 영기를 전부 소모한다면 큰일이었다.그러나 몸을
이번에 허윤진이 몰래 차에 탔으니 다음번에 진서준은 더욱 조심할 것이다. 일단 차에 탄 뒤에 숨을만한 곳을 다 확인해서 절대 허윤진이 몰래 따라오게 하지 못하게 할 생강이었다.“다리 내놔요. 난 잘 거예요.”진서준이 한 말 때문에 허윤지은 화가 나서 입을 비죽이며 말했다.진서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리를 뻗어 허윤진이 벨 수 있게 해줬다....고양의 어느 풍경 좋은 별장.아름다운 몸매의 여자가 화려한 별장에 딸린 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그녀의 곁에는 아이 침대가 놓여 있었다.진서준이 그 여자를 봤다면 틀림없이 놀랐을 것이다.그 여자는 거의 한 달 가까이 실종되었던 유지수였기 때문이다.유지수는 서울을 떠난 뒤 고양으로 향했다.사람은 항상 더 좋은 곳을 찾아가기 마련이다.유지수는 그 점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진서준과 이지성도 두려워하는 곳으로 높이 올라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반드시 전라도의 높은 사람과 연을 맺어야 했다.전라도의 부자들에게 기대어야만 유지수는 편히 살 수 있었고, 앞으로 진서준을 마주친다고 해도 그와 맞설 힘이 있었다.그리고 마침 고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유지수는 파티에서 황민혁의 눈에 들었다.황민혁은 고양의 3대 가문 중 하나인 황씨 가문의 자제, 황씨 가주의 친손자로서 신분이 높았다.노력 끝에 유지수는 황민혁의 마음을 얻었고 현재 황민혁은 그녀의 요구라면 뭐든 들어줬다.저번에 허사연이 납치당한 것도 그녀가 계획한 일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황민혁이 찾은 사람들은 프로페셔널하지 못해서 허사연을 잡은 뒤 그녀를 죽이지 못했고, 오히려 유지수의 친한 친구 장혜윤이 농락을 당했다.그때 실패한 뒤로 허사연 곁의 경호 인력이 몇 배 더 늘어났다.다시 허사연을 납치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유지수는 진서준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진서준에게 복수해서 자신이 서울에서 잃었던 체면을 다시 찾아올 생각이었다.“사모님, 도련님께서 저녁 식사 때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먼저 식사
오후 네 시, 진서준 일행은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안영에 도착했다.보운산은 안영과 한 시간 거리 정도 떨어져 있었고 고속도로가 없어서 간선으로만 가야 했다.권해철은 창문을 통해 안영의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내뱉었다.“30년, 제가 사문에 있었을 때, 전 매번 여기 안영 시내로 와서 필요한 걸 샀습니다.”“그때 안영은 후진 곳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네요!”사문을 떠난 뒤로 권해철은 안영에 거의 오지 않았었다.비록 얼마 전 한 번 와봤었지만 시내에 가지는 않고 보운산으로 곧장 갔었다.“진서준 씨, 오늘 밤은 안영 시내에서 묵고 내일 보운산으로 향하죠.”허윤진도 안영에 관심이 많았기에 진서준과 함께 그곳을 둘러보고 싶었다.진서준의 계획은 보운산 근처의 호텔에 투숙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산에 오르는 것이었다.권해철도 보기 드물게 말했다.“진서준 씨, 시내에서 보운산으로 가려면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시내에서 묵어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거예요.”권해철의 말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시내에서 묵죠.”“좋아요!”허윤진이 신나서 말했다.오늘 밤 진서준고 단둘이 도시를 둘러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오늘 어렵게 단둘이 있게 될 것이다. 서울에서는 이럴 기회가 거의 없었다.허윤진이 매우 기뻐하자 진서준은 역시 애라고 생각했다.이승재는 5성급 호텔로 향했다.네 사람은 차에서 내린 뒤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예약했다.“스위트룸 네 개요.”룸 키를 들고 네 사람은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진서준은 자기 방을 확인한 뒤 바로 진서준을 찾아갔다. 그녀는 진서준의 다리를 베고 하루 종일 잤기에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진서준은 하루 종일 차를 탔어서 조금 피곤해 보였다. 그래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욕실로 가서 씻을 생각이었다.물이 머리 위에서 떨어지자 순간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피로함도 물에 따라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편안히 샤워한 뒤 진서준은 타월로 몸과 머리의 물기를 닦은 뒤 흥얼거리면서 맨몸으로 나왔다.어차피 방
“점잖은 것처럼 보였는데, 몸이 저렇게 좋을 줄이야. 군살도 전혀 없고 말이야.”허윤진은 뜨거운 얼굴을 만지작거리면서 작게 중얼댔다.조금 전 그저 힐끗 보았지만 진서준에게서 아주 강한 양기가 느껴졌다.“아니지, 나 무슨 생각하는 거야? 정말 변태야! 노출증! 샤워하면서 문을 잠그지 않는다니, 나 망신 주려고 일부러 그런 게 틀림없어!”허윤진은 갑자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면서 고개를 젓더니 이를 악물면서 욕했다.그러나 허윤진이 아무리 그를 욕해도, 아무리 고개를 저어봐도, 진서준의 근육질 몸매는 계속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지금 당장 찾아가서 따져야겠어!”크게 망신당했다고 생각한 허윤진은 진서준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문을 열고 노기등등하게 진서준의 방을 찾아갔다.이번에 그녀는 교훈을 얻고 우선 진서준의 문을 두드렸다.“진서준 씨, 진서준 씨!”허윤진이 밖에서 문을 두드리자 옷을 다 입은 진서준이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방문을 열자 허윤진이 노기등등하게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일단 들어와요.”진서준이 무안하게 말했다.“비켜요!”허윤진은 그를 밀치더니 굳은 얼굴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진서준은 한숨을 쉬면서 방문을 닫았다.“아까는 무슨 일로 날 찾아왔던 거예요?”진서준은 의자에 앉아서 허윤진을 바라보며 물었다.조금 전 허윤진이 진서준을 찾은 이유는 그와 같이 밖에 나가서 쇼핑하고 싶어서였다.그러나 이제는 쇼핑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허윤진의 머릿속에는 진서준이 샤워한 뒤 맨몸으로 나온 광경뿐이었다.“아까는 볼일이 있었는데 진서준 씨가...”조금 전 일을 거론하게 되자 허윤진은 곧바로 얼굴이 빨개졌다.거기에 화가 난 표정까지 더해져서 아주 귀엽고 웃겼다.“나도 허윤진 씨가 문도 안 두드리고 들어올 줄은 몰랐죠.”진서준이 무안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맨몸을 보이게 된 사람은 자신이고, 손해를 본 사람도 자신인데 왜 허윤진이 오히려 화를 내는 걸까?하지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허윤진의 앞에서
...진서준이 허윤진과 함께 쇼핑하고 있을 때 전라도의 조재찬은 더 기다릴 수 없었다.온종일 기다렸지만 진서준을 따라갔던 네 명의 무인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조재찬은 네 사람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당시 조재찬은 네 명이 이미 손을 써서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한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제 곧 하루가 되는데 아직도 아무런 답신이 없었다.“어르신, 이건 오늘 오전 서울시 기사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차 한 대가 폭발했대요.”조씨 일가 집사가 휴대전화를 들고 빠르게 걸어왔다.그 소식을 들은 조재찬은 마음이 가라앉았다.“언제 적 일이야?”조재찬이 곧바로 물었다.“오늘 오전 8시 넘어서 있은 일이에요. 우리 전라도 번호판인 듯했어요.”집사가 대답했다.그 말에 조재찬은 확신이 생겼다.“젠장, 왜 연락이 닿지 않나 싶었는데 다 죽은 거였어!”조재찬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때 성수민이 다가와서 어두운 표정으로 조재찬을 바라보았다.“오늘이면 끝난다면서? 그래서 결과가 뭔데? 우리 아들 다리 부러뜨린 놈은 죽었어?”조재찬이 뻘쭘한 얼굴로 말했다.“아직 살아있어.”“무능하긴. 당신이 실패할 줄 알았어. 역시 우리 큰아버지가 와야 했어.”성수민은 조재찬을 나무라며 말했다.“조씨 일가 사람들은 어쩜 그림 무능해? 청년 한 명 처리하지 못해?”집사는 서둘러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내 체면 좀 생각해 주면 안 돼?”집사가 떠난 뒤 조재찬은 화가 나고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체면은 당신 스스로 챙겨야지.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말고. 당신이 조금만 유능했어도 내가 이렇게 당신을 나무랐겠어?”성수민은 조재찬의 콧대를 가리키면서 욕했다.조재찬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단단히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무능하긴. 병원에 가서 우리 아들이나 보살펴. 복수는 내가 할 테니까.”성수민은 욕을 마친 뒤 몸을 돌려 방을 떠났다.성수민이 떠난 뒤 조재찬은 방 안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방 안에 깨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