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331 - 챕터 340

1202 챕터

제331화

허윤진은 홀로 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곁에는 잘 생기고 비싼 옷을 입은 청년이 있었다.청년은 잘 보이려는 듯 미소 짓고 있었다. 그러나 허윤진은 전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그녀의 눈동자에서 약간의 혐오가 보였다.자기 집에서 나오는 진서준을 본 허윤진은 눈앞이 환해지면서 빠르게 그에게로 다가갔다.“서준 씨, 우리 집에 왔으면서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은 거예요?”허윤진은 진서준의 곁으로 다가가서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며 친근한 척했다.진서준은 허윤진의 행동에 겁을 먹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허윤진이 보낸 눈빛을 보았다. 자신에게 협조하라는 듯한 눈빛이었다.청년은 허윤진과 진서준의 친근한 모습을 보더니 눈빛이 차가워지고 표정이 어두워졌다.“윤진아, 이 남자는 누구야?”청년이 차갑게 물었다.“조규범, 이래도 모르겠어? 당연히 내 남자 친구지!”허윤진은 그 말을 할 때 몰래 진서준을 힐끔거렸다.진서준이 거짓말이라고 폭로하지 않자 허윤진은 그제야 안도하며 내심 기뻐했다.“윤진아, 거짓말하지 마. 그 사람 윤진이 네 집안의 운전기사나 경호원이지?”조규범은 웃었다. 그는 허윤진의 말을 믿지 않았다.조규범은 허윤진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허윤진이 절대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남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조규범이 보기에 진서준은 잘생긴 얼굴을 제외하면 다른 이목을 끌 만한 점이 전혀 없었다.진서준은 허윤진이 자신을 방패막이로 삼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허윤진은 앞으로 그의 처제가 될 사람이니 도울 수 있다면 최대한 도울 생강이었다.“윤진아, 이 남자는 누구야?”진서준이 자신을 친근하게 윤진이라고 부르자 허윤진은 얼굴을 붉혔다. 그녀의 얼굴에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나랑 같은 학교 다니는 사람인데 계속 나한테 달라붙어요.”허윤진이 설명했다.“내가 남자 친구 있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믿지 않아요.”허윤진이 조규범에게 말했다.“내 남자 친구를 봤으니까 이젠 믿죠?”조규범은 같잖다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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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그는 상대방이 바보가 아니라면 자신이 조씨 일가 사람인 걸 알고 당연히 부랴부랴 도망칠 줄 알았다.“그건 또 뭐예요? 못 들어봤어요.”진서준은 귀를 후비면서 말했다.진서준이 자신의 가문을 무시하자 조규범은 진서준의 뺨을 때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서준 씨, 조씨 일가는 만만치 않아요. 고양시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집안이에요. 우리 서울의 명문가들도 조씨 일가와 비교할 수 없어요.”허윤진은 진서준의 반응이 과한 것 같아 곧바로 목소리를 낮추고 설명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도 조씨 일가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좋아요, 배짱 있다 이거죠? 진서준이라고 했죠? 내가 기억해 뒀으니까 두고 봐요!”말을 마친 뒤 조규범은 진서준을 노려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는 자신의 스포츠카에 올라탄 뒤 자리를 떴다.조규범이 떠난 뒤 진서준은 허윤진이 팔짱을 풀 줄 알았으나 그녀는 팔짱을 풀지 않고 계속해 말했다.“저 조규범 때문에 진짜 짜증 나 죽겠어요. 오늘 서준 씨가 있어서 다행이에요.”허윤진이 기쁜 얼굴로 말했다.“참, 내일 저녁 우리 학교에 파티가 있는데 내 파트너로 참석해 줘요.”허윤진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난 춤 못 춰요.”진서준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내가 가르쳐줄게요. 엄청 간단해요!”허윤진은 진서준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애교를 부렸다.“진서준 씨, 부탁이에요. 내일 한 번만 도와줘요. 그렇지 않으면 저 조규범이 또 날 귀찮게 할 거예요!”조규범은 허윤진에게 고백하기 전까지 신사인 척했다.내일이면 파티이기 때문에 조규범은 뻔뻔하게 차까지 타고 허윤진을 따라서 그녀의 집 앞까지 따라왔다.진서준은 반팔 하나 입고 있었다. 허윤진은 비록 겉옷을 입고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아주 얇게 입고 있었다.허윤진이 팔을 계속 잡아당기자 진서준은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그만해요. 갈게요.”허윤진은 그 말을 듣더니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일찌감치 승낙하면 얼마나 좋았어요?”허윤진은 진서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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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서현욱은 부시장의 유일한 아들이었기에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아주 많았고 그중 한 명이 바로 강성철이었다.진서준이 출소하기 전까지 강성철과 도진수 모두 서현욱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했다.두 사람 다 지하세력이었기 때문에 서정훈의 아들 서현욱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지위가 달라진다.그러나 진서준이 도진수를 항복시킨 뒤로 강성철은 서현욱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라이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그런데 서현욱이 갑자기 연락하자 강성철은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이젠 서현욱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지만 그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앞으로 그를 이용할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강성철은 사람 좋게 웃으며 말했다.“말씀해 보세요.”“사람 좀 죽여주세요!”서현욱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강성철은 깜짝 놀랐다. 그는 서현욱이 다짜고짜 사람을 죽여달라고 할 줄은 몰랐다.“어느 눈이 달리지 않은 놈이 서현욱 씨 심기를 건드린 거죠?”강성철이 조심스레 물었다.“출소한 지 얼마 안 되는 전과자예요!”서현욱이 말했다.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과자라는 말을 들었지만 강성철은 바로 진서준을 떠올리지는 않았다.그가 보기에 진서준과 서현욱은 접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겨우 전과자예요? 내일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도록 하죠.”강성철이 자신만만하게 장담했다.“그 사람 정보는 잠시 뒤에 보내줄게요. 난 내일 저녁 그 자식의 시체를 봐야겠어요!”서현욱의 눈동자가 악랄하게 번뜩였다.“좋아요”전화를 끊은 뒤 서현욱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일개 전과자 따위가 감히 내 심기를 거슬러? 자기가 뭐라고. 내 심기를 건드린다면 허씨 일가도 널 지키지 못해!”서현욱이 방 안에서 중얼거리고 있을 때 그의 집 대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천천히, 천천히...”정장을 입은 중년 여성이 백발의 남성을 부축하며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내가 말했죠. 퇴근하면 바로 병원으로 가라고. 내 말 듣지 않고 굳이 집으로 오려고 하다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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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이 자식, 내 말 들었어?”서정훈은 목청을 높이며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됐어요, 여보. 화내지 말아요. 의사 선생님이 화내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심해윤은 곧바로 서정훈을 말리며 그를 소파에 앉혔다.차분함을 되찾은 서정훈은 곧바로 한숨을 쉬었다.“해윤아, 나한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그동안 서정훈은 가끔 심장이 빠르게 뛰고, 또 가끔은 심장이 아주 느리게 뛰는 걸 느꼈다. 두려움이 들 정도로 아주 느렸다.의사도 서정훈에게 솔직히 얘기했다. 적합한 심장을 찾지 못한다면 1년밖에 살지 못할 거라고 말이다.“얼른 퉤퉤퉤 해요.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에요!”심해윤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현욱이 저 자식 때문에 마음이 놓이지 않아. 항상 사고만 치고 말이야!”서정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내가 살아있을 때는 저 성질머리를 좀 죽일 수 있었지만 내가 죽으면 저 녀석 아주 제멋대로 날뛸 거야! 그러다가 되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를까 봐 걱정이야!”서정훈은 서현욱을 엄하게 가르쳤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일 때문에 가르침이 조금 부족했다.심해윤은 절망한 서정훈의 모습을 보고 오후에 반재윤에게서 전화가 온 사실을 얘기했다.“여보, 좋은 소식 알려줄게요. 당신 병 치료할 수 있대요!”서정훈은 웃었다.“장난치지 마. 내가 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내가 가장 잘 알아!”예전에 부영권이 그를 진료해 준 적이 있는데 부영권의 의술로는 치료할 수 없어서 약만 처방해서 그의 수명을 반년 정도 늘려줬다.부영권도 그를 살리지 못하는데 서울시의 다른 의사는 말할 것도 없었다.“거짓말 아니에요. 반재윤 씨가 직접 전화했다니까요. 신의를 한 명 만났는데 부영권 씨보다 의술이 훨씬 뛰어나대요!”심해윤이 서둘러 설명했다.의술이 부영권보다 더 뛰어나다는 말에 서정훈은 흠칫했다.“설마 반 처장님이 경성에 아는 의사가 있는 걸까?”서정훈은 서울시 부시장이었지만 서울시에서만 조금 지위가 있을 뿐이다.남주성에는 그와 같은 부시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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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옆에 있던 심해윤도 공윤석의 말을 듣고 서정훈 대신 승낙했다.“감사드려요. 내일 제가 부시장님 데리고 병원으로 갈게요. 그 전문가를 서울 병원으로 모셔주시면 돼요!”“별말씀을요. 저도 우리 서울 시민을 위해서 그러는 거죠. 우리 서울시에 부시장님이 없어서는 안 되니까요!”공윤석이 아부했다.평소 누군가 아부했다면 서정훈은 그 사람을 싫어했을 것이다.그러나 공윤석은 그를 위해 전문가까지 모셔 왔기에 서정훈은 그를 싫어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면 두 분 쉬는 거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내일 병원에서 뵐게요!”전화를 끊은 뒤 심해윤은 흥분한 듯 말했다.“여보, 당신 나을 수 있을 거예요!”서정훈은 그렇게 기뻐 보이지 않았다.“우리 다른 지방 의사를 만나봤잖아. 다들 치료 못 한다고 했어.”“공윤석 씨 말 못 들었어요? 해외에서 이제 막 돌아온 전문가라잖아요!”심해윤이 말했다.“이렇게 말하는 건 좀 그렇지만, 해외 전문가들이라면 국내 전문가들보다 의학 방면으로 조금 더 조예가 깊지 않을까요? 내일 출근하지 말아요. 부하에게 전화해서 얘기해 두고 우리는 내일 병원에 가 봐요!”“그래. 이번에는 당신 말 들을게!”서정훈은 웃으며 말했다.죽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서정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살아서 서울 시민들의 행복을 도모하고 싶었다.다른 한편, 공윤석은 전화를 끊은 뒤 안도했다.아들 공수철이 경찰에게 잡혀간 뒤 그는 곧바로 전라도로 가서 이제 막 해외에서 돌아온 자신의 대학 동기를 찾았다.대학 동기가 아니었다면 공윤석은 그를 모시지 못했을 것이다.“부시장님 병만 치료하게 된다면 수철이도 나도 괜찮을 거야. 어쩌면 반재윤 그 자식을 밀어낼 수 있을지도 몰라!”공윤석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치 이미 승리를 거머쥔 것처럼 말이다....강성철은 십여 분 뒤에야 서현욱이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자신이 죽여야 할 사람을 확인한 순간 강성철은 멍해졌다.“진서준 씨를 죽이라고? 이거 미친놈 아냐?”강성철은 한참을 고민했지만 진서준이 어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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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진서준은 당시 이 정장을 입고 유지수와 결혼하기를 꿈꿨었다.“새로 한 벌 사야겠다. 이건 버려야겠어.”진서준은 정장을 꺼내 그것을 밖에 있는 청소차 안에 버렸다.아침을 먹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서준은 정장을 새로 사기 위해 외출하려 했다. 그런데 집에서 나오자마자 반재윤에게서 전화가 왔다.“진서준 씨, 일어나셨어요?”반재윤이 조금 초조한 어조로 말했다.“네, 무슨 일이세요, 반 처장님?”진서준은 평온하게 물었다.“부시장님이 서울 병원으로 가셨어요. 공윤석이 전라도에서 전문가를 모셔 온 모양이에요.”그 말을 들은 진서준은 반재윤이 왜 이렇게 급하게 전화했는지 깨달았다.공윤석이 데려온 사람이 서정훈을 치료한다면 앞으로 공윤석은 서정훈의 눈에 들게 될 것이다.그리고 공수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공윤석이 반재윤과 진서준에게 복수하려고 할 수 있었다.지금 진서준과 반재윤은 같은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가볼게요.”진서준은 지체할 수 없어 곧바로 차를 타고 서울 병원으로 갔다.서정훈 부부는 진작 병원에 도착했다. 원장 우성환은 적극적으로 두 사람을 대접했고 곧 서정훈을 위해 고급 병실을 마련했다.잠시 뒤, 공윤석과 그가 데려온 해외파 전문가가 병원에 도착했다.“심해윤 씨, 이분은 전라도 병원에서 모셔 온 해외파 전문가 최문혁 씨입니다. 예전에 해외에 있을 때도 심장 쪽 전문이었는데 의술이 아주 뛰어나요.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을 구하셨어요.”공윤석이 심해윤에게 최문혁을 소개했다.심해윤은 그의 말에 깜짝 놀라서 서둘러 웃는 얼굴로 최문혁과 악수를 나누었다.“우선 부시장님을 전면적으로 검진해서 어떤 상황인지부터 알아봐야겠습니다.”최문혁이 말했다.“검진은 조금 전에 끝났습니다. 곧 결과가 나올 거예요.”우성환이 서둘러 말했다.“네, 그러면 조금 더 기다려보죠.”우성환은 곧바로 최문혁과 심해윤 등 사람들을 데리고 회의실로 향했다. 그리고 간호사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한 뒤 결과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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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자세히 생각해 보니 정말 진서준의 말대로였다.해외 의학 기술은 발전한 지 겨우 2, 300년 정도였다.그러나 대한민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발전해 왔다.대한민국이 한동안 전란으로 혼란스러워서 엄청난 의학 서적들을 잃지만 않았어도 해외파들이 이 정도로 따라잡지는 못했을 것이다.“진서준 씨, 부영권 선생님이 진서준 씨를 그렇게 칭찬하시던 이유가 있었어요. 그걸 전 오늘에야 깨달았습니다!”반재윤이 존경하는 얼굴로 말했다.“일단 차부터 주차해 두고 올게요!”진서준은 주차해 놓은 뒤 곧바로 반재윤을 찾아갔다.두 사람은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심해윤 일행이 있는 층에 도착했다.진서준은 회의실 앞에 도착한 뒤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회의실 안에서 수술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토론하고 있던 최문혁 등 사람들은 갑자기 조용해졌다.“누구죠? 누가 들어오라고 했죠?”최문혁이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심해윤은 반재윤을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설명했다.“이분은 식약처 처장님이에요.”공윤석은 이곳으로 오기 전에 최문혁에게 자신과 반재윤 사이에 아주 큰 갈등이 있다고, 만약 최문혁이 서정훈의 병을 치료한다면 공윤석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그래서 반재윤의 신분을 알게 된 최문혁은 태도가 좋지 않았다.“저희는 지금 어떻게 수술을 진행해야 할지 논의 중이었습니다. 그러니 조용히 해주시죠!”반재윤은 상대방이 기를 꺾으려고 일부러 그런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기에 진서준과 함께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심해윤은 반재윤의 옆에 앉아 있는 진서준을 보더니 미간을 살짝 구기며 그에게로 걸어갔다.“반 처장님, 이분은 누구죠?”“이분이 바로 어제 제가 소개했던 진 선생님입니다. 우리 서울시의 명의시죠!”반재윤은 곧바로 작은 목소리로 소개했다.눈앞의 청년이 신의라는 것을 알게 되자 심해윤은 당장 몸을 돌려 자리를 뜨고 싶었다.진서준은 그의 아들보다도 어려 보였는데 어떻게 신의라 불린단 말인가?심해윤의 눈빛을 본 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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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공윤석도 의대 출신이었기에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문혁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공윤석은 최문혁의 말을 심해윤에게 전했고 그녀에게 결정을 맡겼다.50%의 성공률이었기에 심해윤은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다.“남편이랑 상의해 볼게요.”심해윤은 곧바로 병실로 돌아와서 병상 위 서정훈에게 얘기했다.“그쪽에서 의논한 결과 수술을 하면 성공률이 50%래요.”서정훈은 그 말을 듣더니 덤덤히 웃었다.“적어도 50%의 희망이 있는 거네. 실패한다고 해도 위험은 없겠어.”평온한 발전을 추구하던 서정훈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도박을 걸었다.그는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알겠어요. 지금 바로 얘기할게요.”심해윤은 다른 사람에게 추태를 들키지 않기 위해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서정훈과 결혼한 지 30년이 되었다.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은 사랑 따위가 아니라 그 모든 걸 초월한 가족 간의 정이었다.심해윤은 회의실로 돌아와서 최문혁에게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최 선생님, 부탁드릴게요!”“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때 진서준이 갑자기 말했다.“제가 옆에서 수술 참관해도 괜찮죠?”조금 전 진서준이 갑자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최문혁은 불쾌해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술을 참관하겠다고 하자 최문혁은 곧바로 거절했다.“안 됩니다!”“왜 안 되죠? 제가 뭐 기술을 배우겠다는 것도 아니고, 방해가 되지도 않을 텐데요.”진서준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수술실도 엄청나게 커서 저 한 명 더 들어간다고 해도 넉넉할 겁니다.”진서준이 수술실에 따라 들어가겠다고 한 건 최문혁 등이 서정훈의 병을 치료하지 못할까 걱정돼서였다.서정훈은 심장에 문제가 있었기에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한 시도 지체해서는 안 됐다.반재윤도 말을 보탰다.“진 선생님이 참관하게 하시죠. 진 선생님은 한의학 전공이라 절대 기술을 몰래 배울 일은 없습니다.”진서준이 한의학 전공이라고 하자 최문혁 등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들은 진서준을 더 얕잡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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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심장은 가장 중요한 기관이자 가장 약한 기관이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심장이 견디지 못할 수 있었다.서정훈의 심장은 원래도 문제가 있었기에 빠르게 수술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서정훈이 수술대 위에서 숨을 거둘 수도 있었다.서정훈의 상황이 심각해진 건 진서준이 예상한 일이었다.하지만 최문혁 등 사람들은 당황했다. 수술이 이제 막 시작되었는데 벌써 견디지 못한다면, 반쯤 진행되었을 때 서정훈은 틀림없이 죽을 터였다.“얼른 응급조치를 취해. 일단 환자 상태부터 안정시켜야 해!”최문혁은 전문가였기에 곧바로 침착함을 되찾고 부하에게 응급조치를 하라고 명령했다.“그렇게 해봤자 못 구해요. 그냥 시간 낭비일 뿐이죠.”옆에 있던 진서준이 갑자기 말했다.현재 서정훈의 상태를 보면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응급조치를 할 겨를조차 없었다.유일한 방법은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 특별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심장을 치료하는 것이었다.“입 닥쳐요. 환자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다 당신 탓이에요!”최문혁은 문득 자신이 환자를 구하지 못해도 모든 책임을 진서준에게 돌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무려 부시장인 서정훈이 죽게 된다면, 이렇게 큰 의료 사고를 최문혁은 감당할 수 없었다.하지만 다행히도 대신 책임을 져 줄 사람이 있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최문혁은 부담감이 줄어들어 응급조치를 취하는 속도로 늦어졌다.진서준은 그 모든 걸 지켜보면서 속으로 냉소했다.최문혁처럼 인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의사가 될 자격이 없었다.그러나 진서준은 대놓고 얘기하지 않고 최문혁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봤다.약 10분간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약간의 기복이 있던 심전도가 완전히 직선이 되었다.다들 서정훈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나가죠. 환자는 가망이 없어요.”최문혁은 한숨을 쉬면서 제일 처음 수술실을 떠났다.다른 조수들도 최문혁을 뒤따랐다. 아무도 진서준을 신경 쓰지 않았다.진서준은 최문혁 팀이 전부 나가고 나서야 은침과 메스를 들고 서정훈의 옆에 섰다.다른 사람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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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우성환과 반재윤은 심해윤이 화를 내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우성환은 곧바로 앞으로 나서면서 심해윤에게 말했다.“심해윤 씨, 화를 푸세요. 진 선생님 인품은 제가 장담합니다. 진 선생님은 절대 그런 짓을 할 분이 아닙니다.”최문혁 조수는 그 말을 듣고 냉소했다.“그 말은 제가 거짓말했다는 건가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구경하던 그 사람이 우리의 수술을 방해했다는 걸 증언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이 자꾸만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우리는 이미 환자를 치료했을 겁니다.”수술하러 들어간 사람들은 전부 최문혁의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그의 편을 들었다.다들 진서준이 문제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반재윤 씨, 뭐 더 할 말 있어요?”심해윤은 반재윤을 향해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20대 청년을 데려와서 신의라고 하다니, 내가 바보 같아 보였나요? 오늘 제 남편의 죽음은 안에 있는 그 사람뿐만 아니라 당신도 책임져야 해요!”옆에 이던 공윤석은 그 말을 듣자 무척 기뻤다. 동시에 그는 자기 친구 최문혁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공윤석은 심해윤이 혹시라도 잘못을 따질까 봐 걱정했었는데 이제 심해윤의 이목은 전부 반재윤에로 향했다.반재윤은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수술실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그 사람은요? 당장 나오라고 해요!”최문혁은 곧바로 사람을 데리고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수술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최문혁 등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그들은 진서준이 은침을 들고 서정훈의 몸을 찌르는 걸 보았다.“이 자식, 뭐 하는 거야? 어떻게 죽은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최문혁은 정신을 차린 뒤 화를 내며 고함을 지르더니 곧바로 부하에게 진서준을 끌어내라고 했다.그런데 진서준에게 가까워지자마자 다들 진서준의 영기에 부딪혀 날아갔다.밖에 있던 심해윤 등 사람들은 수술실에서 소리가 들리자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뭐 하는 거예요?”심해윤이 화가 난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심해윤 씨, 저 사람이 지금 은침으로 죽은 부시장님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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