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1202 챕터

제321화

호텔 매니저의 말에 공수철의 안색이 흐려졌다.그는 갑자기 처장인 반재윤이 찾아와서 이 일에 간섭할 줄은 몰랐다.공수철은 차장 아들이었기에 반재윤이 이렇게 하면 공수철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지게 될 것이다.그러나 반재윤의 태도를 보면 그래도 전혀 상관없는 듯했다.“매니저님, 조금 전에는 장난이었어요. 정말 신고할 생각은 없었어요.”공수철은 우는 것보다도 더 못난 웃는 얼굴로 말했다.만약 호텔 측에서 정말로 공수철을 고소한다면 공수철이 패소할 우려가 컸다.그렇다면 또 엄청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저희는 장난이 아닌데요. 그러니 오늘 호텔에서 쓴 비용을 지급하시죠.”매니저는 차갑게 말했다. 그는 공수철의 체면을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식약처 처장이 이곳에 있으니 공수철을 무서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진서준은 웃는 얼굴로 공수철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5성급 호텔에서 밥 먹으면 돈 안 내도 된다면서요? 매번 돈이 없으면 이런 수법으로 빠져나간 거예요?”진서준의 말을 들은 공수철은 그를 죽어라 노려보았다. 마치 눈빛으로 진서준을 찢어 죽일 듯했다.“당장 돈 내세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나가지 못할 줄 알아요!”식약처 사람이 없자 경비원들은 곧바로 공수철을 단단히 에워쌌다.장정들에게 둘러싸인 최가희와 그녀의 친구들은 겁을 먹어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자기야, 얼른 돈 내. 겨우 1억 2천만 원일 뿐이잖아. 자기한테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지.”최가희는 공수철의 팔에 팔짱을 끼고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옆에 있던 반재윤은 그 말을 듣더니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공무원으로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바로 횡령 같은 불법적인 일이었다.공수철의 아버지는 감히 뇌물을 받지 못했지만 공수철은 아버지의 이름을 대가면서 이곳저곳 돈을 많이 받고 다녔다.반재윤은 오늘 공수철이 이 엄청난 밥값을 낼 수 있을지 없을지 지켜볼 생각이었다.만약 돈을 낸다면 반재윤은 감사팀에 연락해서 그가 처벌받게 할 것이다.공수철은 최가희를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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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최가희는 전혀 방어하지 않았기에 5, 6미터 밖으로 날아가서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그녀는 자신의 배를 움켜쥐고 바닥을 뒹굴면서 괴로운 듯 연신 앓는 소리를 냈다.“사람까지 때려? 당장 이놈 잡아넣어!”반재윤은 매우 화가 났다.경비원들은 곧바로 앞으로 나서서 공수철을 바닥에 제압했다.“다들 이거 놔. 아버지한테 연락할 거야!”공수철이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웠다.“네 아버지 만나게 해줄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반재윤이 차갑게 말했다.이때 진서준이 갑자기 말했다.“당신은 사람을 죽였어요.”그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뭔 개소리예요? 당신이야말로 사람을 죽였겠죠!”공수철이 분노하며 윽박질렀다.반재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진 선생님, 공수철이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살인할 용기가 있는 놈은 아닐 텐데요?”진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바닥을 뒹군 최가희를 가리켰다.최가희의 두 다리 사이로 새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심지어 피가 계속해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었다.“저 여자 임신했었어요. 하지만 공수철에게 맞은 탓에 아이가 죽었어요.”진서준은 조금 안타까운 어조로 설명했다.최가희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녀의 아기는 죄가 없었다.공수철은 자신의 아이를 발로 차서 죽였다. 그에게 있어서는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었다.진서준의 설명을 들은 로비는 떠들썩해졌다.공수철은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말도 안 돼요. 말도 안 된다고요. 매번 피임약을 먹게 한 걸요!”기분 좋아지려고 공수철은 콘돔을 쓴 적이 없었다. 그는 매번 끝난 뒤 최가희에게 피임약을 먹으라고 했다.그러나 피임약을 몇 번 먹고 나니 몸이 좋지 않아 최가희는 병원에 갔었다.그런데 의사가 피임약을 계속해 먹으면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라고 했다.게다가 최가희는 아이를 이용해 공수철과 결혼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최근 최가희는 피임약을 먹지 않았다.“내 아이, 내 아이가...”최가희는 자신의 배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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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진서라가 차에 오른 뒤 진서준은 반재윤에게 말을 건넸다.“반 처장님, 저희 올라가서 얘기 나눌까요?”“좋아요.”반재윤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곧 3층에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진서준은 반재윤이 자신을 찾은 이유가 단순히 자신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도움을 필요해서일 거라고 짐작했다.자리에 앉은 뒤 반재윤은 일단 진서준에게 20여 명의 노인들을 구한 일에 감사를 드렸다.“진서준 씨, 진서준 씨가 아니었다면 전 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을 겁니다.”반재윤은 진서준의 손을 잡으면서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20여 명의 노인들이 독에 당해 죽는 일이 일어났더라면 식약처 처장인 그도 틀림없이 그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별말씀을요. 제가 의술을 배운 이유가 아픈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인걸요.”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부영권 씨가 숭배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의술도 뛰어나고 인품도 좋으시니 말입니다. 진서준 씨는 우리 서울시 의사들의 모범이군요!”반재윤이 칭찬했다.몇 마디 나눈 뒤 반재윤은 말머리를 돌렸다.“진서준 씨, 제 쪽에 특수한 환자가 한 명 있는데 진서준 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반재윤이 말했다.식약처 처장이 직접 도와달라고 나설 정도의 사람이라면 신분이 엄청날 것이다.진서준은 이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말씀해 보세요.”“그 환자는 바로 저희 정무부시장입니다.”반재윤이 말했다.서울시 정무부시장이라니!진서준은 TV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다.“그분이 어떤 병에 걸리신 거죠?”진서준이 물었다.반재윤은 자기 심장을 가리키면서 한숨을 쉬었다.“심장 이식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올해를 넘기기 어렵다고 합니다. 올해부터 저희는 서울시 전역을 뒤져서 적합한 심장을 찾았지만 지금까지 찾지 못했습니다.”정무부시장의 상황이 심각하자 진서준은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지난 몇 년간 서정훈 부시장은 우리 서울시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원래도 심장이 좋지 않던 사람인데 지금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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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아들을 구하고 싶다면 반 처장님을 찾아가라고 하세요!”그렇게 말한 뒤 진서준은 떠나려 했다.“잠깐만요!”소파에 앉아 있던 공윤석이 일어나서 진서준을 향해 다가왔다.“무슨 일이죠?”진서준은 몸을 돌려 평온한 얼굴로 물었다. 그는 상대방의 신분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하지 않았다.식약처 차장도 꽤 큰 직위였지만 진서준은 두렵지 않았다.“조금 전 일은 전해 들었습니다. 제 아들이 잘못했더군요.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공윤석이 미안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그러나 그의 미소에서 감춰진 살기가 느껴졌다.“젊은이들끼리 싸우는 건 흔한 일이죠. 별거 아닌데 이렇게 일을 크게 벌일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나요?”공윤석이 말했다.“그쪽 아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는데요.”진서준이 평온하게 말했다.아들이 붙잡혀서, 이제야 그를 찾아와 사과하는 것으로 그냥 넘어가려 하다니. 불가능한 일이었다.진서준은 공수철을 가만 놔둘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공수철이 벌을 받기를 바랐다.“알아요. 우리 아들이 나오면 다시 찾아가서 사과하라고 타이를게요.”공윤석은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전혀 화가 난 것 같지 않았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사과한다면 그 사과를 받아줄 수는 있겠지만, 그중에는 평생 친구가 될 수 없는 부류의 사람도 있거든요.”말을 마친 뒤 진서준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호텔을 떠났다.진서준의 단호한 모습을 본 공윤석의 눈동자에 서늘한 기운이 번뜩였다.공윤석에게 아들은 공수철 하나뿐이었다. 그는 공수철을 어릴 적부터 애지중지 키웠고 그로 인해 공수철은 제멋대로에다가 이기적인 성격으로 자라났다.자기 아들이 뇌물을 받는 것에 대해 공윤석도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쭉 모른 척했다.그런데 이번에 젊은 남자 때문에 들통날 줄은 몰랐다.“이렇게 무정하게 나오다니. 그러면 날 탓하지 마!”진서준이 차로 돌아왔을 때 진서라는 잠들기 직전이었다인기척이 들리자 그녀는 곧바로 눈을 떴다.“오빠, 왔어?”진서라는 눈을 비볐다.“내가 집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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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저녁이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연락했다.“안 그래도 서준 씨에게 연락하려고 했어요!”허사연이 작게 말했다.“우리 텔레파시가 통한 걸까요?”진서준이 너털웃음을 쳤다.“얼른 우리 집으로 와요. 우리 집에 아주 고약한 놈이 찾아왔어요!”허사연이 짜증 난다는 말투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진서준은 곧바로 정색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갈게요!”진서준은 또 누군가 허사연을 희롱하려고 그녀를 찾아갔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허사연이 그를 바로 쫓아내지 못한 걸 보면 아마 신분이 범상치 않을 것이다.진서준은 이내 차를 타고 허씨 별장에 도착했다.허씨 별장 입구에 검은색의 아우디가 하나 있었다.비록 눈에 띄는 차는 아니었지만 번호판을 보니 깜짝 놀랐다.그건 부시장의 차였다.진서준은 곧바로 허사연이 왜 상대방을 쫓아내지 못했는지를 깨달았다.동시에 진서준은 화가 났다. 점심에 반재윤은 진서준에게 부시장이 좋은 사람이며 보기 드문 훌륭한 공무원이라고 했었다.그러나 이젠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진서준은 차를 세운 뒤 성큼성큼 허씨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별장 안에 들어서자마자 진서준은 허사연과 낯선 젊은 남자가 정원에 앉아 있는 걸 보았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는데 허사연의 안색을 보니 굉장히 불쾌해 보였다.“서현욱 씨, 자꾸 할 일 없으면 우리 집에 찾아오지 말아요.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우리 사이를 오해할 거예요! 내 남자 친구도 이 모습을 보면 분명 오해할 거예요!”허사연은 미간을 구기며 차갑게 말했다.허사연의 말에 서현욱은 당황했다.“사연 씨, 사연 씨 언제부터 남자 친구가 있었던 거예요? 왜 난 몰랐죠?”서현욱이 곧바로 물었다.“당신이 뭐라고 내가 남자 친구를 사귀었다고 당신에게 보고해야 하는 거죠?”허사연은 단호히 반박했다.서현욱 아버지만 아니었어도 허사연은 당장 경호원들에게 그를 내쫓으라고 했을 것이다.서현욱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곧 미소를 지었다.“사연 씨, 화가 나서 그런 말 하는 거 나 다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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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네...”허사연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진서준의 가슴 속에 얼굴을 파묻고 작은 목소리로 대꾸했다.“저 사람 서현욱이라고 하는데 아버지가 부시장이에요. 그래서 감히 내쫓을 수는 없었어요...”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허사연의 등을 토닥였다.“걱정하지 말고 나한테 맡겨요.”곧이어 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잡고 정자로 걸어갔다.이때 서현욱의 안색은 한없이 어두워서 아주 무서웠다.서현욱이 보기에 허사연은 그의 미래 아내이자 그의 소유물이었기에 절대 다른 남자가 손을 대는 걸 참을 수 없었다.그런데 진서준으 손을 댔을 뿐만 아니라 서현욱의 앞에서 허사연과 뜨겁게 키스했다.“자기소개를 하죠. 전 진서준이라고 해요. 허사연 씨 남자 친구죠.”진서준은 허사연을 안고 서현욱의 맞은편에 앉았다.서현욱에게 그것은 도발이었다.“진서준 씨, 당신이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사연 씨는 내 친구예요!”서현육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제가 제 여자 친구랑 키스한 게 뭐 어때서요? 여기 부시장 아들이라고 다른 커플이 키스하는 것까지 간섭하는 건가요?”진서준은 차갑게 웃더니 일부러 허사연의 볼에 짧게 뽀뽀했고 허사연은 쑥스러워했다.“그만해요!”서현욱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서 탁자를 쾅 내리쳤다.“조금 전 일은 없었던 일로 해줄게요. 하지만 지금부터는 사연 씨에게서 떨어져요. 사연 씨는 내 미래 아내니까!”서현욱은 진서준을 향해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당신이 뭐라고 내가 당신 말을 들어야 하는 거죠?”진서준이 같잖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우리 아버지가 부시장이거든요!”서현욱은 울컥해서 크게 소리쳤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하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당신 아버지는 부시장이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당신이 부시장이 된다면 그때 다시 명령해요.”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있다.그러나 서현욱을 보니 서정훈이 서현욱을 제대로 가르치지는 못한 듯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또 이해할 수 있었다. 남자들은 일이 바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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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허성태는 진서준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진서준이 비싼 물건은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아마도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보물일 것이다.서현욱이 준비한 백 년 된 동충하초 따위는 눈에 차지도 않았다.비싼 것이면 뭐 어떻단 말인가? 허씨 일가에서도 충분히 돈 주고 살 수 있는데 말이다.진서준과 허사연의 관계는 이미 확실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서준아, 넌 너무 겸손해. 네가 매번 준비한 선물은 날 놀라게 했으니까 말이야.”허성태는 진서준을 향해 웃으며 말한 뒤 서현욱에게 말했다.“현욱아, 네가 준 약도 고마워. 하지만 너무 비싸서 받기가 좀 그렇구나.”서현욱은 허성태의 말에 초조해졌다. 그는 허성태가 진서준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아저씨, 이 동충하초는 아주 신통한 거예요. 상자를 열면 동충하초가 저절로 튀어나올 거예요!”진서준은 그 말을 듣자 웃음이 터질 뻔했다.동충하초는 아주 비싼 약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벌레이기도 했다.진서준은 서현욱을 놀려줘서 이참에 그의 낮은 지능을 제대로 조롱할 생각이었다.아버지가 부시장이 아니었더라면, 서현욱의 지능으로는 성인이 되지도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서현욱 씨, 이 동충하초 어디서 산 거예요?”진서준의 질문에 서현욱은 헛기침을 하면서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그는 같잖다는 눈빛으로 거만하게 말했다.“잘 들어요. 이 동충하초는 내가 강주에 있는 늙은 농부에게서 사 온 거예요. 우리 아버지가 부시장이라는 걸 그가 몰랐다면 이런 보물을 싼값에 나한테 팔지 않았을 거예요. 다른 곳에서 파는 동충하초들은 적어도 20억은 하거든요.”서현욱은 이 동충하초를 얼마나 주고 샀는지 명확히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자랑하는 듯한 말투를 보면 적어도 몇억은 쓴 것 같았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작게 웃었다.“강주라면 남주성이 아니네요?”강주는 남주성과 비교적 가까웠지만 남주성에 속해 있지는 않았다.남주성의 농부라고 해도 서현욱의 신분을 모를 것이다. 그런데 남주성 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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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감옥에 있을 때 구창욱은 진서준에게 귀한 약재들은 천 년 이상 살게 되면 신통하게 영성을 띠게 된다고 한다.그러나 영성이 있다고 해서 달릴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허사연 부녀가 자신을 믿지 않자 서현욱은 초조해졌다..“안 믿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 바로 열어볼게요. 이 동충하초가 그렇게 신통한 물건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게!”서현욱은 그렇게 말하면서 상자를 열었다.상자를 열자 빨간색 천이 그 밑의 물건을 가리고 있는 게 보였다.빨간색 천이 잠잠하자 서현욱의 안색이 달라졌다.설마 정말 그 농부가 그를 속인 걸까?그럴 리가 없었다. 그는 서울시 부시장의 아들이 아닌가.“왜 열지 않는 거예요? 도망칠까 봐 걱정되는 거면 내가 문을 닫고 올게요.”진서준이 조롱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서현욱은 진서준을 노려보더니 빨간색 천을 들었다.빨간색 천 아래의 물건을 본 순간, 서현욱은 얼이 빠졌다.그 밑에 있는 것은 신통한 동충하초가 아니라 나뭇가지 몇 개와 죽은 매미 몇 마리가 들어있었다.“하하하하...”진서준은 결국 참지 못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서현욱 씨, 속으셨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서현욱 씨 아버지는 명성이 자자하잖아요.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강주에 있는 그 사람을 잡으러 가면 되죠!”진서준이 통쾌하게 웃자 서현욱은 너무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았다.그는 4억으로 죽은 벌레 몇 마리와 나뭇가지 몇 개를 샀다.가장 중요한 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체면을 잃었다는 점이다.“됐다, 현욱아. 이번에는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해. 누구나 사기당할 때가 있는 법이지. 나도 예전에 사업할 때 사기당한 적이 있어.”허성태는 서현욱의 안색이 좋지 않자 곧바로 그를 달래주려고 그의 편을 들어주었다.서현욱은 진서준을 바라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선물은 뭔데요? 좋은 선물이에요?”서현욱은 진서준을 통해 자신의 체면을 되살리려 했다.서현욱이 보기에 진서준은 가난해서 비싼 선물을 준비할 수 없었다.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좋은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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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세 가지 처방은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자라면 앞의 두 가지 약을 쓰고 남자는 뒤의 두 가지 약을 쓴다.하지만 어느 것이든 시장에 내놓는다면 아주 잘 팔릴 것이다.허사연은 진서준의 의술과 처방을 100% 믿었다.진서준이 흉터 제거 파우더, 주안 파우더처럼 이목을 끄는 이름을 지었다는 건 진서준이 준 처방으로 충분히 그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특히 흉터 제가 파우더는 세계 시장을 뒤흔들 수도 있었다.사람이라면 몸에 흉터가 있기 마련이고 다들 그 흉터가 사라지길 바랄 것이다.병원에서 흉터 제거 수술을 받을 수도 있지만 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서 일반인은 감당할 수가 없었다.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언제나 대중을 향한 것이다.일반 대중들도 살 수 있다면 벼락부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그게 뭔데요?”서현욱은 못 알아들었다.“주안 파우더, 흉터 제거 파우더, 신장 강화 알약이요!”허사연이 다시 경멸 어린 어조로 반복했다.“못 알아듣는 것도 정상이에요. 서현욱 씨는 마른 나뭇가지를 몇억 주고 사는 사람이니까요.”허사연의 비아냥에 서현욱은 화가 나서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내가 속은 건 사연 씨 때문이죠! 사연 씨, 내가 사연 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연 씨도 알고 있죠? 나랑 만난다면 허씨 일가는 서울시에서 가장 강한 가문이 될 거예요. 그러면 좋지 않아요?”허사연은 차갑게 웃었다. 그녀는 서현욱의 말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진서준이 준 세 개의 처방만으로 허씨 일가는 서울이 아니라 남주성, 심지어 전국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이 세 가지 약이 시판된다면 허사연은 허씨 일가가 1년 만에 국내 시총 순위 500위 안에 들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서현욱 씨, 똑똑히 얘기할게요. 난 남자 친구 있어요. 그러니까 이만 포기해요!”허사연은 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서현욱을 바라본 뒤 그의 앞에서 일부러 진서준의 팔에 팔짱을 꼈다.“뭐 때문이죠?”서현욱은 미친 사람처럼 허사연을 향해 달려들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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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괜히 공무원이랑 싸우게 되면 피곤해지는 건 우리야. 이 점만은 꼭 명심해!”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알겠어요.”조금 전 서현욱을 찼을 때, 진서준은 몰래 서현욱에게 은침을 하나 꽂았다.그 은침은 마침 서현욱의 배에 있는 혈 자리에 꽂혔다.고수의 도움이 없다면 서현욱은 평생 남자구실을 하지 못할 것이다.“됐어, 우리는 밥 먹자. 밥 먹으면서 얘기 나누자고.”세 사람은 다이닝룸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밥을 먹을 때 허성태는 진지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서준아, 조금 전에 사연이가 말한 약 이름들 진짜야?”“네, 확실해요. 하지만 흉터 제거 파우더로 완벽한 효과를 보려면 조금 비싼 약재를 사야 해요. 일반 약재로도 흉터를 없앨 수는 있지만 1mm 정도 되는 흉터가 남게 돼요.”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장철결에는 흉터 제가 파우더의 처방이 여러 가지가 있었고 진서준은 그중 두 가지를 선택했다.한 가지는 비싼 약재를 써서 효과가 좋고 다른 한 가지는 일반 약재를 쓰지만 효과가 지금 시판되는 흉터 제거 파우더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았다.허성태 부녀는 진서준이 겨우 1mm 정도 되는 흉터가 남는다고 하자 깜짝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1mm의 크기는 바로 눈앞에 있지 않으면 눈치채기도 어려웠다.“서준아, 넌 정말 우리 집안의 복덩이야!”허성태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이 세 처방전 모두 잘 보관해.”진서준이 당부했다.“걱정하지 말아요. 돈 벌 수 있는 보물이면 당연히 잘 숨겨둘 거니까.”허사연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이 세 처방전으로 허씨 일가는 대한민국 한약 업계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진서준이 허사연 부녀와 함께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한껏 모욕당한 서현욱은 권력을 상징하는 차를 타고 돌아갔다.“아저씨, 이 사람 좀 조사해 주세요!”서현욱은 차에 타자마자 운전석에 앉은 중년 남자를 향해 말했다.운전기사는 서현욱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일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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