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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141 - Chapter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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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1화

이 순간, 모든 사람은 눈앞의 이 중년 남자가 죽고 싶어 환장한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어찌 목숨뿐이겠는가!양씨 가문은 대한민국의 가문 중에서도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가문이다.얼마나 많은 무인이 양씨 가문의 공양이 되려고 하는지 감히 셀 수 없다.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김평안이라는 중년의 남자는 감히 양씨 가문이 이 네 글자와 어울릴 자격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그가 지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설령 지선이라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양씨 가문이 자격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때, 양지천의 누그러졌던 마음은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김평안, 이 거만하기 짝이 없는 인간아! 감히 우리 할아버지 앞에서 양씨 가문이 이 네 글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다니. 그 어리석은 광기가 곧 너를 해칠 것이다!’“김평안 씨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합니까?”양재민은 한 음절 한 음절 딱딱 끊어가며 말을 하고는 차디찬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양씨 가문은 자격이 없다고?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대체 어느 가문이 자격이 있단 말인가!“당연히 알고 있습니다.”진서준의 놀랍도록 차분한 얼굴에서는 그 어떤 당황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양지천과 황현호가 먼저 일을 벌인 이상 진서준은 아예 일을 더 크게 벌여 그들을 쉽게 놔주지 않을 심산이었다.당시 진서준의 부모를 죽인 사람 중에는 양씨 가문 사람도 있었다.그러니 진서준이 양씨 가문에 대해 일말의 호감도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오늘 양재민의 생일 축하 파티를 크게 연 것도 진서준의 예상대로였다.“그럼 우리 양씨 가문이 대한민국에서의 세력도 알고 있습니까?”양재민이 계속해서 물었다.“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양씨 가문의 세력은 전국 곳곳에 퍼져있지 않습니까. 진씨 가문, 은씨 가문, 임씨 가문과 함께 대한민국 4대 가문이라고 불리죠.”진서준은 차분하게 대답했다.“우리 양씨 가문의 세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감히 양씨 가문이 자격이 없다고 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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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이 외국인 여자는 누구야? 난 왜 한반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지?”“모르겠어. 설마 다른 나라의 공주라도 되는 걸까?”한 청년이 농담했다.다른 사람은 엘리사를 모를지언정 양재민은 그녀를 안다.양재민은 4대 가문의 가주로서 당연히 알고 있는 일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았다.용란의 공주 엘리사가 진서준을 위해 사정하는 것을 본 양재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엘리사 공주님, 이 사람이 공주님과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습니다만?”양재민이 이 금발의 여인을 부르는 칭호를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경악했다.진짜 공주였다니!“이 사람은 제 친구의 친구예요.”엘리사가 해석했다.진서준이 엘리사를 구해줬었고 김평안은 진서준의 친구였기에 엘리사는 나서게 된 것이었다.“친구의 친구라고 하셨습니까?”양재민의 눈살은 더 심하게 찌푸려졌다.“엘리사 공주님, 부디 제가 공주님의 체면을 차려주지 않는다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만약 이 사람이 공주님의 친구라면 저는 이 사람을 살려줄 겁니다.”“하지만 단지 친구의 친구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공주님은 빨리 이 일에서 손을 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양씨 가문은 이 용란 공주를 차마 건드리지 못했다.하지만 양재민도 엘리사가 이렇게 쉽게 사람을 빼갈 생각이라면 순순히 허락할 리 없었다.엘리사도 양재민이 본인에게 공주로서의 체면을 생각해주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양 가주님, 만약 제가 이 사람을 데리고 가게 해준다면 우리 용란 제국이 양씨 가문에 인정으로 신세를 한 번 지는 거로 할게요. 어떤가요?”용란 제국의 공주라니.듣고 있던 사람들은 다시 한번 경악했다.게다가 그들은 용란 제국에 공주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들었다.하지만 이 엘리사 공주도 여간 미친 게 아니었다.용란 제국의 인정으로 친구의 친구를 지키다니.진서준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그저 한번 본 인연에 불과한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양재민은 심호흡으로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잠재웠다.“좋습니다. 그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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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3화

용란 공주에 이어 국안부의 호국장군까지 진서준을 보호하러 왔다.게다가 진서훈은 다국적 무도 교류전까지 언급하였다.양재민은 아무리 화가 나고 진서준이 꼴 보기 싫어도 지금은 그를 건드릴 수 없었다.다국적 무도 교류전은 대한민국의 명예가 걸린 일이었기에 상무각의 몇몇 위원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만약 양씨 가문 때문에 이 중요한 일에 차질이라도 생긴다면 단언컨대 양재민도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양씨 가문은 4대 가문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가문이었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자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이번만큼은 국안부의 체면을 생각해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번뿐만입니다!”양재민은 냉정하게 말했다.“만약 다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그 누구의 체면도 안중에 두지 않을 것입니다!”진서훈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절대 다음은 없도록 하겠다. 너희 양씨 가문에서도 이해할 거라 믿는다.”“흥!”양재민은 코웃음을 치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그 자리에 있던 다른 권력자들도 양재민이 떠나자 흥미가 떨어졌다.결국 조민영과 진서훈 그들만이 남았다.“엘리사 공주님, 감사합니다.”진서준은 엘리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괜찮습니다. 은혜를 갚고 싶으시면 진서준 씨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세요.”엘리사는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은 잠깐 생각하고는 이미 꺼진 핸드폰의 전화번호를 엘리사에게 알려주었다.엘리사는 전화번호를 얻고는 대단한 금은보화라도 얻은 것처럼 두 눈이 반달 모양으로 휘어지게 웃었다.멀리 나가지 않은 배수정도 진서준과 엘리사의 대화를 들었다.배수정은 걸음을 늦추고 엘리사를 기다렸다.“엘리사 공주님, 진서준 씨를 아세요?”엘리사가 다가오자 배수정이 물었다.“네. 수정 씨도 진서준 씨를 아세요?”엘리사가 웃으며 물었다.“알아요. 근데 좋기는 그 사람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마세요. 안 그러면 공주님만 다치게 될 수도 있어요.”배수정은 단지 선의의 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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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진서훈은 조용히 한숨을 내뱉었다.진요한을 죽인 사람들은 악마와 같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진서준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 사람들을 죽이려면 우선 천의방에 들어가야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그럼 제가 실력이 충분히 성장한 다음 저에게 알려주세요.”진서준이 말했다.“그러고 보니 지금은 왜 아까 양씨 가문에서처럼 날뛰지 않는 것이냐?”진서훈은 진서준이 당장 그 사람들의 이름을 말하라고 할 줄 알았으나 얌전한 그의 태도에 의외라고 생각했다.“제가 양씨 가문에서 그렇게 횡포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 덕분입니다.”진서준은 허허 웃었다.“너 이 녀석! 이젠 할아버지도 이용하는구나!”진서훈은 쓴웃음을 지었다.“됐다. 내일 밤에 사람을 보내 너를 데려오겠으니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쉬어라.”“할아버지, 부디 살펴 가십시오!”진서준은 발걸음을 옮겼다.양재민의 생일 연회에서 진서준이 하도 일을 크게 벌여놓은지라 양씨 집안 전체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오늘 밤의 일이 당장 내일이라도 전국에 퍼질까 두려웠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양씨 가문이 엄청난 수치를 당한 건 아니었다.무려 용란 공주와 현천진군이 모두 진서준을 지키러 왔단 말이다.양재민은 감히 호국장군의 체면을 깎을 수는 없었다.밤이 깊어지고 연회가 끝나 귀빈들도 모두 돌아간 후에 양재민은 양지천을 자신의 앞으로 불렀다.“꿇거라!”양재민은 낮게 읊조렸다.털썩...양지천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양재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왜 무릎을 꿇으라 했는지 알고 있느냐?”“알고 있습니다. 제가 양씨 가문이 모욕을 당하게 했기 때문입니다.”양지천은 이를 깨물며 말했다.“틀렸다!”양재민은 차디찬 눈빛으로 양지천을 바라보았다.“이런 네가 사람들에게 지혜로운 도련님이라고 불리다니! 네가 오늘 밤 황현호 그 자식에게 이용당한 건 알고나 있느냐?”사실 오늘 밤의 일은 모두 황현호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다.만약 황현호가 찾아와 진서준을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오늘 밤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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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진서준은 지금 김평안의 신분으로 이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다.만약 진서준이 자신의 원래 신분으로 이곳에 왔다면 이 일곱 사람은 아마 기뻐서 날뛰고도 남았을 것이다.작년 말, 진서준이 용존 봉호를 하사받았을 때 국안부 내의 많은 종사가 진서준의 팬이 되었을 정도였다.그들이 진서준에 대한 존경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자신보다 천부적인 재능이 타고나다 느끼면 질투만 하던 나영진과는 확연히 달랐다.국안부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보통의 무인들보다 가치관이나 포부가 훨씬 훌륭했다.진서준은 한밤중에 화장실을 갈 때 호창정과 나머지 사람들이 아직도 도장에서 연습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진짜 열심히 하네...”“설마 할아버지께서 이 사람들에게 내 실력을 알려주지 않은 건가?”진서준은 작게 웃고는 도장을 향해 걸어갔다.“저희가 무술을 연마하는 소리가 김평안 씨를 시끄럽게 했습니까?”호창정은 진서준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눈썹을 꿈틀이고는 물었다.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멈추고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아닙니다. 전 그저 여러분이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서 온 것뿐입니다.”진서준은 작게 웃었다.진서준의 말을 들은 가장 어린 무인의 얼굴에는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김평안 씨 방금 그 말은 무슨 뜻입니까? 승산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아예 포기하란 말입니까?”“현천진군께서 왜 당신 같은 사람을 교류전에 참가하라고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몇몇은 안색마저 눈에 띄게 나빠졌다.그들도 이번 교류전에서 우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그들은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자신을 오해하자 진서준은 서둘러 해석했다.“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그럼 무슨 뜻이었습니까?”진서준은 살짝 웃고는 말을 이어나갔다.“제 말은, 제가 있는 한 여러분은 출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습니다.”호창정을 비롯한 팀원들은 진서준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진서준이 있는 한 다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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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6화

‘정말 오만함의 끝을 달리는구나!’호창정은 진서준의 오만함에 제대로 화가 났다.“좋습니다. 김평안 씨는 부디 본인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제가 만약 김평안 씨를 다치게 하더라도 제 탓은 하지 말기입니다!”호창정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졌고 두 눈동자는 한기가 잔뜩 서려 빛이 났다.진서준은 호창정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팀장님, 살살하십시오. 그러다 진짜 저 사람이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걱정됩니다.”“내 생각에는 저 사람에게 따끔하게 교훈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 앞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금처럼 거만하게 굴다가 화를 자초하는 일이 없게 말이야!”“팀장님의 실력은 비록 약하지만 적어도 팀장님은 반보 대종사야. 동료 중에서도 팀장님의 전력을 다한 주먹을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어!”모든 이들이 진서준을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그들은 진서준이 고생을 찾아서 한다고 생각했다.다른 사람들은 재빨리 두 사람에게 충분한 공간을 내주었다.진서준은 호창정의 앞에 서서 호창정은 안중에도 없단 듯이 얼굴에 잔잔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김평안 씨는 아직 후회할 기회가 있습니다!”호창정은 마지막 경고를 하였다.“바로 시작하십시오, 팀장님.”진서준은 뒷짐을 진 채 여전히 평온한 태도로 말했다.“그럼 그렇게 합시다!”호창정은 온몸의 근육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대종사에 견줄만한 엄청난 위압감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그 위압감만으로도 주위의 몇몇 사람들이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게 했다.“지금 팀장님의 실력으로 보아 올해 안에 대종사경에 도달할 수 있겠어!”“이 김평안이라는 녀석은 오늘 끝장났어...”“저 주먹이라면 한 대만으로 중상은 무리 없이 가능해!”다들 수군덕거리고 있을 때 호창정은 모든 강기를 주먹 끝에 모았다.엄청난 강기는 금빛의 찬란한 빛을 내며 호창정의 주먹을 감쌌다.“하!”호창정은 기합 소리와 함께 허공을 가르는 소리를 동반한 주먹을 진서준에게 있는 힘껏 내리꽂았다.쿵...굉음과 함께 사방에 먼지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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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도리대로라면 김평안처럼 천부적 재능이 있는 사람이 명성이 없을 리 없었다.하지만 오늘까지 그들은 정말 김평안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은 게 없었다.상식을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황당무계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사람들에게 해석했다.“왜냐하면 저는 그동안 계속 산속에서 혼자 수련을 해왔기 때문입니다.”“이번에 교류전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도 현천진군께서 직접 저를 요청해주셨기 때문입니다.”“우리나라의 명예와 체면이 걸린 일인데 제가 어찌 감히 거절할 명분이 있겠습니까.”진서준의 말을 듣고 난 호창정을 비롯한 팀원들은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김평안이 재야의 고수였다니!그것도 나랏일에 책임감을 지닐 줄 아는 고수였다.“김 선생은 그동안 제가 만나왔던 본인을 은둔 고수라고 자칭하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십니다!”대한민국의 일부 재야의 고수들은 본인밖에 모르고 다른 사람, 심지어는 나라의 안위에 대해서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호창정은 그런 사람을 적지 않게 봐왔다.“과찬이십니다, 저도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걸 할 따름입니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나라가 없어지면 제 한 몸 온전히 담글 곳도 사라지지 않겠습니까.”나라가 있어야 집이 있다는 기본적인 도리쯤은 어린아이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평생을 수련에 몰두한 일부 사람들은 그 도리를 모른다.이 얼마나 슬프고 한탄스러운 사실이란 말인가!“그럼 이제 여러분들은 돌아가서 쉴 수 있는 겁니까?”진서준은 웃으며 호창정을 가리켰다.“팀장님,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습니다. 앞으로는 밤을 덜 새셔야겠습니다.”진서준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제야 왜 진서준이 자신들에게 다가와 겨루자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진서준은 팀원들이 일찍 쉬었으면 했기 때문이다.“김 선생, 우리는 방금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의 뜻을 멋대로 판단했습니다. 우리는 김 선생께서 저희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에서 깬 줄로 알았습니다...”호창정의 얼굴에는 머쓱함과 죄책감이 잔뜩 서려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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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김 선생, 반드시 고필두 그 사람을 조심해야 합니다.”호창정이 진서준에게 주의하라고 하였다.“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뽑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이번 교류전은 제비뽑기의 방식으로 진행된다.출전하는 나라가 모두 열세 개라는 뜻은 곧 한 나라는 반드시 공표를 뽑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공표를 뽑은 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한 경기 적게 출전하고 바로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매 경기는 3판 2선승제로 진행되며 중간에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따라서 이번 교류전에 출전하는 각 나라는 적어도 일고여덟 명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어라? 김평안 이 녀석도 이번 교류전에 참가하는구나!”황현호가 차에서 금방 내린 진서준을 발견했다.원수를 만나면 유달리 눈에 핏발이 서기 마련이다.하지만 황현호는 무식하게 곧장 진서준을 찾아가 그의 앞에 대고 욕을 퍼붓진 않을 것이다.지금 진서준은 나라를 대표하여 다국적 교류전에 참가한 사람이니 말이다.만약 황현호가 진서준에게 욕을 하는 장면이 찍히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갑부의 아들이라 하더라도 결코 좋은 영향이 있진 않을 것이다.“이 거만한 자식, 앞으로 딱 이틀만 그렇게 계속 거들먹거려라. 교류전이 끝나면 당장 죽청 부모님께 널 죽여달라고 부탁하마!”황현호는 이를 깨물고 낮게 중얼거렸다.계속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시선이 느껴지던 곳을 보았다.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 시선의 주인이 황현호임을 확인한 진서준은 그저 황현호를 한번 흘겨보고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황현호처럼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가장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바로 자신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이었다.만약 아까 진서준이 조금이라도 분노했다면, 혹은 냉소적인 웃음이라도 지어 보였다면 황현호는 적어도 상대방이 본인을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서준의 얼굴에는 어떤 표정도 없었고 다만 황현호를 흘깃 보고 말았을 뿐이었다.무시당하는 듯한 느낌은 여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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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진서준도 해리스가 자신을 보는 눈길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얼른 영기로 자신의 기세를 조절하여 더욱 사십 대의 중년 남자처럼 보이게 했다.해리스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까의 그 익숙한 느낌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뭐지? 설마 내 착각인가?”해리스는 낮게 중얼거렸다.엘리사는 해리스가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듣지 못해 고개를 돌려 해리스에게 물었다.“해리스 씨, 방금 뭐라고 했어요?”“공주님, 방금 공주님과 대화를 나눈 그 사람이 저는 왠지 익숙합니다.”해리스는 몸을 살짝 숙여 엘리사에게 귓속말로 전해주었다.해리스의 말을 들은 엘리사의 안광이 빛났다.“해리스 씨도 익숙하죠? 진서준 씨와 많이 닮지 않았나요?”“네... 방금까지 꽤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딱히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엘리사는 작게 웃으며 해리스에게 물었다.“해리스 씨는 대한민국의 변검을 아나요?”“변검이요? 잘 모르겠습니다.”해리스는 대한민국의 문화에 대해 엘리사만큼 잘 알지 못했다.해리스는 용란 왕실에 있을 때 학교에 다니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간을 자신의 성안에서 보냈다.엘리사는 지루한 시간을 틈타 많은 나라의 전통문화를 연구했었다.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가장 많이 알게 되었다. 엘리사는 심지어 적지 않은 선생님들을 요청해 대한민국의 문화에 대한 강의도 들었었다.“잘 몰라도 괜찮아요.”엘리사는 미소를 짓고는 진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당신은 대체 진서준 씨입니까, 아니면 김평안 씨입니까?’진서준은 해리스와 엘리사의 대화를 모두 듣게 되었다.여인의 육감은 정말 무서웠다.하지만 아직은 엘리사도 실질적인 증거가 없다.동시에 이는 진서준에게 경종을 울려주었다. 김평안이라는 신분을 이용할 때만큼은 절대로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그 시각, 사회자는 이미 무대에 올라 장황한 발언을 시작했다.사람들은 30분 정도 듣더니 다들 졸린 기색이 역력해졌다.“다음은 각국의 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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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0화

호창정은 그들의 말에 상냥한 미소로 회답했다.“저는 제일 마지막에 뽑았는데 굳이 손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호창정의 말에 소안 대표팀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고는 분개하며 단상에서 내려왔다.호창정은 대표팀으로 돌아오자마자 진서준에게 속삭였다.“김 선생, 일단 1라운드는 쉬시지요. 만약 제 운이 따라준다면 다음 라운드도 쉴 수 있게 해주겠습니다!”1라운드에서 모두 열두 팀이 대결한다.그리고 그 중 여섯 팀만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데 1라운드에서 공표를 뽑은 대한민국 팀까지 합하면 전체 팀은 또 홀수가 된다.그래서 한 팀이 또 공표를 뽑게 된다.하지만 준결승전에서는 더는 공표를 뽑을 수 없다.“해리스 씨, 조심해요.”첫 번째 경기는 용란과 소안의 대결이다.해리스는 용란 대표팀의 팀장으로서 용란을 대표해 제일 첫 주자로 출전한다.몇몇 베테랑 무인들은 해리스를 알아보고 자기들끼리 조용히 토론했다.“난 저 용란 남자를 알고 있어. 용란 황실 친위대의 대장이야. 듣기로는 육급 대종사라고 하더군!”“이봐, 육급 대종사라고? 그럼 우리 대한민국 팀은 정말 이길 수 있는 희망조차도 없는 것 아닌가?”“이길 생각을 하다니. 사람이 죽지만 않으면 다행인 거야!”호창정 같은 사람은 그 작은 지방에서 그래도 나름 유명한 사람이었다.하지만 경성처럼 숨은 인재가 넘쳐나는 곳에 오면 그도 어디 가서 명함 한 장 못 내밀 수준에 불과했다.그러니 호창정 같은 사람들을 인정해주지 않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일부 가문에서는 내부 소식을 통해 국안부의 모든 인재가 대한민국의 국경에 파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곧 큰일이 일어날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해리스가 경기장에 출전하자 소안 쪽에서도 한 사람이 출전했는데 그 사람은 피부가 검고 체구가 작은 남자였다.이 체구가 왜소한 남자가 해리스의 앞에 서자 둘의 엄청난 체형 차이 때문에 순식간에 많은 사람의 폭소를 불러일으켰다.해리스도 소안의 그 남자를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소안에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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