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071 - Chapter 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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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안수지는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이 도시에서 그녀를 좋다고 쫓아다니는 남자는 넘쳐났기에 임무 수행만 아니었다면 남자를 못 찾을 리가 없는 그녀가 마을버스까지 올라타서 남자에게 먼저 말을 거는 일은 없었을 것이었다.어젯밤, 경찰서에는 현지 갑부의 아들이 신농산에서 여행하다가 중년 남녀에 의해 납치되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갑부의 아들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경찰들은 즉시 모든 인력을 동원해 조사를 진행했고 결국 이 버스에 범인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안수지는 그 중년 남녀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버스에 파견된 것이었고 그들이 차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자연스럽게 돌아보면서 주시하기 위해 진서준에게 일부러 말을 걸었다.그러나 그녀는 상황이 자기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토라진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흥!”그리고 곧장 다시 몸을 돌리더니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서에 메시지를 보냈다.경찰서에 남아 있던 경찰들은 그녀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곧장 고속도로 길목에 방어진을 치면서 군중을 대피시켰다!한편, 버스 안에서는 얼굴에 뾰루지가 잔뜩 난 청년이 결심한 듯 그녀를 향해 걸어오면서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예쁜 아가씨, 내가 생긴 것과 달리 돈은 엄청 많거든요!”안수지는 곧장 휴대전화를 호주머니에 넣으며 냉담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당신이 돈이 많은 게 나랑 무슨 상관이죠?”그 청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금시계를 뽐내려고 일부러 소매를 걷어 올렸다.“아니에요, 저는 그냥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을 뿐이에요!”청년은 자연스럽게 안수지의 옆자리에 앉더니 거만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저는 여러 채의 집과 차, 억대의 자산까지 보유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아내만 부족하거든요.”요즘 대부분의 여자는 비교적 현실적이라 돈을 위해서라면 자기보다 열 살이나 그보다 더 많은 중년 남자를 만나기도 했다!그 청년은 얼굴에 뾰루지가 잔뜩 나서 외모는 별로였지만, 젊은 데다가 엄청난 자산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물질녀한테는 비교적 인기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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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안수지는 진서준이 계속 말이 없자, 마음속으로 그를 경멸하기 시작했다.‘남자도 아니야!’경찰서의 젊은 남자 경찰들은 그녀를 빼앗으려고 자기들끼리 머리가 깨질 정도로 다퉜지만, 진서준은 잘생긴 얼굴과 달리 맞서 싸울 용기조차 없는 것 같았다.얼마 후, 시끄러운 상황에 언짢았던 진서준은 짜증을 내면서 차갑게 한마디 했다.“닥쳐!”얼굴에 뾰루지투성인 청년은 어리둥절해하더니 대수롭지 않은 듯 미소를 지었다.“여태껏 아무 말도 안 해서 말 못 하는 바보인 줄 알았지. 그런데 나한테 무례하게 말해? 내가 전화 한 통만 치면 당신을 장릉 마을에서 못 나가게 할 수도 있어!”진서준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새까만 눈동자로 청년을 차갑게 쳐다봤다.“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버스는 왜 타지?”사실 다른 승객들도 그 정도로 대단하다는 그가 왜 버스를 타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청년은 얼굴이 붉어진 채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고함을 질렀다.“난 그냥 버스를 타는 게 좋을 뿐이야. 당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나한테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전화해서 죽여버릴 수도 있어.”조희선은 진서준이 화를 참지 못해 청년을 때리느라고 귀가 시간이 지체될까 봐 그를 잡아끌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서준아, 됐어. 조금만 참아...”두 사람은 청년이 두려워서 피한 건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겁에 질린 것 같았다.조희선의 태도에 청년은 더욱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들었어? 당신 엄마가 참으라잖아! 역시 오래 살았다고 세상 물정을 잘 아네! 내가 화나면 팔 하나쯤은 쉽게 부러뜨릴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안수지는 이 정도의 모욕에도 참고 넘어가는 진서준을 보고 기개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곧이어 그 청년은 계속 안수지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무시할 뿐이었다.얼마 후, 버스가 고속도로 길목에 도착했고 운전기사는 길목에 서 있는 많은 경찰들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때 한 경찰관이 차에 올라타면서 운전기사와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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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버스에서 먼저 내렸던 승객들은 놀라움에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조희선도 신농곡 사람이 쫓아온 줄 알고 두려움에 얼굴이 창백해졌다.“서준아... 이게 무슨 일이야? 설마 우리를 찾아온 건 아니겠지?”진서준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안심시켰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버스에 있는 사람은 우리를 찾으러 온 게 아니에요. 우리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진서준은 사실 버스에 올라탄 안수지가 먼저 말을 걸었을 때부터 그녀가 무슨 일로 왔는지 대충 짐작했다.버스 맨 뒷줄에 앉은 중년 남녀가 범죄자이고 경찰인 그녀가 그 두 사람을 주시하기 위해 버스에 탔다는 걸 말이다.단지 이 경찰관들은 아직 너무 어린 탓에 그 중년 남녀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를 뿐이었다!이때 진서준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한 중년 남자가 노인에게 공손한 태도로 먼저 말을 건넸다.“왕 어르신, 여기까지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왕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오만한 눈빛으로 답했다.“내가 있는 한, 저 두 사람은 도망칠 수 없어!”경찰 국장인 안민수는 이내 버스에 있는 안지수와 젊은 경찰관을 향해 소리쳤다.“두 사람 빨리 버스에서 내려와서 인사해요! 왕 어르신께서 오셨어요!”왕 어르신이 왔다는 말에 두 사람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버스에서 내려왔고 그들 쪽으로 걸어가면서 바닥에서 울부짖는 청년을 멀리 끌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곧이어 안민수는 경적을 크게 울리며 버스에 있는 중년 남녀를 향해 소리쳤다.“당신들은 이미 포위했으니 반항할 생각하지 말고 당장 내려서 자수하세요!”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자기들을 에워싼 경찰들을 보며 시큰둥한 미소를 지었다.사실 중년 남자는 총알이 스쳐도 다치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무도 종사였다.“이런 쓰레기들을 데려오고 우리한테 항복하라는 건가?”안민수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다치고 싶지 않다면 순순히 죄를 인정하고 자백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현지 갑부의 아들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범인에게 총을 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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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이때 왕인혁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안 국장, 그냥 발포해!”드디어 정신을 차린 안민수는 눈을 부릅뜨면서 소리쳤다.“모두 총알을 장전하고 저 여인을 향해 발포해!”남아있던 20여 명의 경찰관은 그의 지시에 따라 일제히 총알을 장전했다.종사가 아닌 중년 여인은 권총을 조금 무서워했다.그녀는 방심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으로 손에 가늘고 날카로운 칼 하나를 들고 경찰들이 총알을 장전하는 사이에 돌격해서는 두 명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렸다.퍽퍽퍽...곧이어 총알이 소나기처럼 그녀를 향해 날아왔고, 중년 여인은 긴장한 몸으로 최대한 빠르게 1차 사살을 피했다!“저... 저 여자가 총알까지 피하다니!”안수지와 안민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어쩐지 믿는 구석이 있어 보이더라니, 총으로도 제압하지 못하면 정녕 이 싸움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이때 왕인혁이 한마디 하면서 전쟁터 가운데로 걸어갔다.“내가 두 사람을 너무 얕잡아 봤어. 경찰들은 이만 물러가도록 하지.”안민수는 급히 소리쳤다.“모두 철수해!”그의 지시가 떨어지자, 나머지 경찰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허둥지둥 뒤로 물러났다.왕인혁은 몸을 움직여 경찰들을 쫓아가려는 중년 여인의 앞을 가로막았다.바로 그때, 조금 전까지 가만히 있던 중년 남자가 도깨비처럼 빠른 걸음으로 왕인혁의 앞까지 돌진했다.“당신의 상대는 나야!”왕인혁의 눈에 놀라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것도 잠시, 이내 기강을 모으더니 손을 들어 그 중년 남자를 가격했다.중년 남자도 물러서지 않고 손바닥으로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쾅...두 사람의 어마어마한 기세가 허공에서 충돌하면서 굉음이 났고, 콘크리트 바닥의 균열이 깨지면서 거미줄처럼 갈라졌다.안수지는 그들의 싸움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말했다.“이... 이게 인간한테서 나오는 힘이라고요? 아버지, 왕 어르신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요?”안민수는 이내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이 세상에는 법으로 구속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은 총알을 무서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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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안수지는 진서준의 말에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곧이어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당신이 왕 어르신을 구한다고요? 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하는 거죠? 아까 차에서 모욕을 당해도 아무 말 하지 못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사람을 구하겠다고 나서는 게 말이 돼요? 너무 뻔뻔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그녀는 하찮은 재벌 2세의 조롱에도 반박하지 못하던 그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악당을 구하러 나선다는 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고 이내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면서 쳐다봤다.그러나 진서준은 담담한 태도로 반문했다.“하찮은 개미한테 분노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그들이 개미라는 건가요?”안수지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와 헛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그 사람이 개미라면 당신은 개미보다도 못한 존재예요! 그리고 왕 어르신은 당신의 도움 따위 필요 없어요. 그 두 바보는 어르신의 적수가 아니거든요.”“어르신이 누군지 알아요? 종사 급 무인이에요! 참, 당신 같은 사람은 종사가 뭔지도 모르죠.”안수진은 진서준을 향해 인정사정없이 비아냥거렸다.사실 그녀도 종사가 얼마나 대단한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총알을 막아낸다는 점만으로도 그녀의 마음속에서 엄청난 존재로 자리 잡았다.“공격을 세 번만 더 받으면 무조건 질 거예요.”안수지와 쓸데없는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던 진서준은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곧이어 왕인혁의 양쪽 얼굴이 붉어졌고 중년 남자에게 대응하던 손도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그로써 그가 중년 남자의 적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고 계속 싸움을 이어 나간다면 질 것이 불 보듯 뻔했다.왕인혁은 자기를 이렇게 만든 상대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에 노려봤다.“당신, 대체 누구죠?”그러자 그 중년 남자는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곧 죽을 네 체면을 봐서라도 내 이름은 알려줄게. 난 진윤호라고 해, 무도계 놈들은 날 식인호라고 부르지!”식인호라는 말에 왕인혁과 안민수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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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진윤호는 이내 차가운 눈빛으로 왕인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국안부에 대해서 나도 잘 알지. 당신을 죽이면 국안부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게 뻔해서 목숨만은 살려줄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살아서 나갈 생각하지 마!”왕인혁은 진윤호가 역시 듣던 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에 안색이 어두워졌고 곧장 안민수에게 소리쳤다.“내가 최대한 시간을 끌어볼 테니까 어서 여기를 벗어나!”안민수는 생각지도 못한 그의 반응에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물었다.“네? 어르신께서 저놈을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까?”“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빨리 도망쳐!”진윤호가 자기를 죽이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왕인혁은 사람들이 도망칠 시간을 끌어주려고 무작정 진윤호를 향해 돌진했다.안수지도 왕인혁의 발언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왕 어르신의 실력으로 식인호를 이길 수 없다고?’그녀는 곧장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은 어떻게 알았어요? 우연히 알아맞힌 거죠?”진서준은 안수지의 말을 무시하고 왕인혁을 향해 소리쳤다.“내가 해결할 테니까 물러나세요!”그러나 왕인혁은 전력을 다해 싸우느라 진서준의 말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이때 안민수가 이를 악물며 경찰관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다들 왕 어르신의 호의에 감사해하며 빨리 철수해!”곧이어 안수지도 진서준의 팔을 끌어당기며 다그쳤다.“못 들었어요? 빨리 당신 어머니를 모시고 여기를 떠나야 한다고요!”하지만 그녀가 온 힘을 다해 끌어당겨도, 그는 우뚝 솟은 산처럼 움직이지 않았다.퍽...그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진윤호에게 공격을 당한 왕인혁이 10여 미터까지 날아가서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입에서 엄청난 양의 피를 뿜어냈다!안수진은 결국 진서준을 향해 크게 외쳤다.“빨리 가요!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요?”그러자 진윤호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지금부터 그 누구도 여기서 벗어날 수 없어! 어린 아가씨, 부드러운 피붓결이 엄청나게 맛있게 생겼네요.”안수지는 온몸의 솜털이 곤두선 것도 모자라,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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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진서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안수지와 다른 사람들은 생소하다고 생각할 뿐이었지만, 왕인혁은 온몸에 벼락을 맞은 것처럼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진서준이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자, 운전기사와 승객들은 총이 난무하는 틈을 타서 도망친 상태였고 그곳에는 총구멍이 가득 난 버스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그는 조희선의 곁으로 다가가면서 말했다.“해가 떨어지기 전에 집에 도착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네요. 엄마, 우리 중고차를 사러 가요. 운전해서 집에 가는 수밖에 없겠어요.”새 차를 사려면 번거로운 절차들 때문에 반나절이나 기다려야 했기에 그는 상대적으로 편리한 중고차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조희선은 자애로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엄마는 네 의견에 무조건 찬성이야.”그녀는 진서준이 더 이상 예전의 철없던 아이가 아닌 대견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이때 안수지가 진서준의 앞을 가로막았다.“잠깐만요, 이대로 가면 안 되죠!”진서준은 얼굴을 찡그리며 언짢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물었다.“또 무슨 일이죠?”안수지는 곧장 엄숙한 태도로 답했다.“저희랑 같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죠.”그녀는 왕인혁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진서준이 버스를 탄 것은 분명히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아닌지를 밝혀내기로 결심했다.진서준은 경멸의 미소를 지으면서 되물었다.“내가 조사를 왜 받아야 하죠? 내가 무슨 죄를 지었죠? 당신의 작업에 넘어가지 않아서인가요, 아니면 당신을 보고도 못 본 체해서인가요?”그의 말에 다른 경찰관들은 수상한 눈초리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면서 나지막하게 수군댔다.“작업이라니요? 우리 안 경사가 먼저 저놈한테 대시했단 말이에요?”“이 세상 어느 남자가 안 경사의 대시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관건은 식인호를 단번에 죽인 걸로 보면 저놈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게 확실해요.”안민수는 그들의 수군거림에 화가 났는지 대뜸 고함을 질렀다.“언제까지 여기서 떠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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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왕인혁은 숭배심으로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용존이 바로 진 상경의 타이틀이야!”안수지는 용존과 상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왕인혁의 표정에서 진서준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췄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게다가 여태껏 벌어진 모든 사실도 그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었다.왕인혁은 진서준이 중고차를 사러 간다는 말이 떠올라 다급하게 제안했다.“용존님, 차가 필요하세요? 제가 전화해서 당장 가져다 달라고 하겠습니다!”“괜찮겠어요?”“괜찮습니다, 10분 안에 가져다 달라고 하겠습니다!”왕인혁이 휴대전화를 꺼내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부자에게 전화를 걸려는 순간, 안민수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공손하게 한마디 했다.“왕 어르신, 제가 수지한테 차로 용존님을 집까지 모시라고 하겠습니다!”진서준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손사래를 쳤다.“됐어요, 날 집이 아닌 경찰서에 데려갈지 누가 알아요.”안수지는 조금 전까지 지질한 사람이라고 조롱했던 진서준을 자기가 숭배하는 왕인혁이 극진히 모시는 이 상황이 민망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왕인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용존님, 그러면 제가 같이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저의 자그마한 성의라고 생각해 주세요.”진서준은 이내 안수지를 한 번 바라보면서 물었다.“운전 실력이 어때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서울시에 도착할 수 있겠어요?”안수지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고 왕인혁에게 고마움의 눈빛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문제없어요!”“그럼, 빨리 떠납시다!”진서준도 그와 어머니를 빨리 서울까지 데려다줄 수 있다면 어린 계집애와 이것저것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서울로 가는 차 안, 진서준이 먼저 왕인혁에게 말을 걸었다.“지난 보름 동안 대한민국 무도계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왕인혁은 그의 과분한 총애와 우대에 기뻐하면서도 불안감이 엄습했다.“아직 큰 움직임은 없지만 국안부의 인원 이동이 좀 잦습니다. 중부의 호국사들이 모두 국경으로 이동했고 해외에 있던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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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안수지는 한참 동안 충격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대한민국 무도계의 일인자? 그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라고?’그녀는 믿기지 않았지만, 왕인혁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농담이 아닌 것 같았다.안수지는 그제야 비로소 얼마나 대단한 존재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알게 되었지만, 세상에는 후회약이 없듯이 아무리 잘못을 보완한다고 해도 진서준 마음속의 첫인상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었다....한편, 허성태는 미리 아침에 망가졌던 별장을 새롭게 인테리어했고, 그로 인해 예전에 풍겼던 집 냄새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그래서 진서준은 조희선을 별장에 데려오고 싶었다.별장에 들어온 후, 조희선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준아, 서라는 아직도 임씨 가문에 있어?”진서준은 곧장 웃으며 답했다.“네, 서라 보고 내일 별장에 오라고 할게요. 서라도 엄마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엄청나게 기뻐할 거예요!”진서라는 자기가 조희선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생모와도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여느 모녀들보다 더 살가웠다.그러나 조희선은 최근에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을 생각하면 조금 망설여졌다.“됐어, 안 오는 게 좋겠어. 누군가가 서라를 노리기라도 하면 어떡해...”진서라가 임씨 가문에 나타난 이후로 경성 사람들의 관심은 그녀에게로 쏠렸다.이런 상황에서 만약 그녀가 섣불리 돌아온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생길지도 몰랐다!진서준은 자기의 실력이 뛰어났다면, 그들의 정체가 탄로 날 걱정이 없었을 거로 생각하면서 자책했다.이때 조희선의 머릿속에는 문득 예비 며느리인 허사연이 떠올랐다.“참, 사연이는? 사연이는 어디 갔어?”조희선은 전부터 허사연을 며느리라고 생각했다.“헤윤 씨, 연아 씨와 함께 금운으로 갔어요.”허사연과 그녀의 동창들이 수련을 시작했다는 것을 모르는 조희선이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금운? 거기는 뭐 하러 갔어?”진서준은 곧이어 그녀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전부 털어놨다.모든 것을 다 말하고 나니 시간은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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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모든 행동이 매혹적이라는 게 바로 타고난 몸매 소유자의 두려운 점인 것 같았다.진서준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기 위해 혀끝을 깨물었고, 정신을 돌아온 후에도 이가 나미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서 냉큼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내가 없는 동안 무슨 움직임이라도 있었어?”이가 나미는 그가 시선을 피하자, 조금 서운한 감정이 들었지만 진지하게 답했다.“그동안 섬나라에서 많은 고수들이 넘어왔고 지금은 남조 박씨 가문에서 대기하고 있어요. 그들이 청명절에 행동을 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청명절에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는 것은 대대로 내려오는 규칙이었고 현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석해야 했다.만약 그때 해외 강자들이 행동을 개시한다면, 대한민국 무도 후배들을 일망타진하지는 못하더라도 80퍼센트는 멸망시킬 수 있었다!진서준이 진지하게 다시 물었다.“그들이 어느 쪽으로 진공할 계획인지 알아?”이가 나미의 얼굴에 순식간에 걱정으로 가득 찼다.“사방에서 공격할 거예요. 이번에 미야모토 가문 검의 성인도 왔다고 들었어요! 게다가 그가 이번 무도 교류회에도 참석한대요.”이가 나미가 말한 섬나라의 3대 가문 중 미야모토 가문은 검도에 능하기로 유명했고 그 가문에서 검의 성인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라면 결코 만만한 실력이 아닐 것이다!진서준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물었다.“그 사람의 실력이 어때?”“정확한 실력은 모르겠지만 해외의 악마섬에 다녀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이가 나미는 악마섬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놀라움에 온몸을 가볍게 떨었다.이상함을 감지한 진서준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달랬다.“악마섬이 그 정도로 무서운 곳이야?”곧이어 그녀가 섬세하고 가느다란 손으로 진서준의 손을 꽉 잡자, 진서준도 왠지 모르게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엄청나게 무서운 곳이에요. 가족들한테 들었는데 악마섬에 들어간 강자 중 십중팔구가 죽어서 돌아오지 못한대요!”“그런데 거기는 뭐 하러 가는 거지? 설마 섬에 무슨 보물이라도 있어?”진서준은 해외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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