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안수지와 다른 사람들은 생소하다고 생각할 뿐이었지만, 왕인혁은 온몸에 벼락을 맞은 것처럼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진서준이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자, 운전기사와 승객들은 총이 난무하는 틈을 타서 도망친 상태였고 그곳에는 총구멍이 가득 난 버스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그는 조희선의 곁으로 다가가면서 말했다.“해가 떨어지기 전에 집에 도착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네요. 엄마, 우리 중고차를 사러 가요. 운전해서 집에 가는 수밖에 없겠어요.”새 차를 사려면 번거로운 절차들 때문에 반나절이나 기다려야 했기에 그는 상대적으로 편리한 중고차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조희선은 자애로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엄마는 네 의견에 무조건 찬성이야.”그녀는 진서준이 더 이상 예전의 철없던 아이가 아닌 대견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이때 안수지가 진서준의 앞을 가로막았다.“잠깐만요, 이대로 가면 안 되죠!”진서준은 얼굴을 찡그리며 언짢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물었다.“또 무슨 일이죠?”안수지는 곧장 엄숙한 태도로 답했다.“저희랑 같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죠.”그녀는 왕인혁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진서준이 버스를 탄 것은 분명히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아닌지를 밝혀내기로 결심했다.진서준은 경멸의 미소를 지으면서 되물었다.“내가 조사를 왜 받아야 하죠? 내가 무슨 죄를 지었죠? 당신의 작업에 넘어가지 않아서인가요, 아니면 당신을 보고도 못 본 체해서인가요?”그의 말에 다른 경찰관들은 수상한 눈초리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면서 나지막하게 수군댔다.“작업이라니요? 우리 안 경사가 먼저 저놈한테 대시했단 말이에요?”“이 세상 어느 남자가 안 경사의 대시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관건은 식인호를 단번에 죽인 걸로 보면 저놈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게 확실해요.”안민수는 그들의 수군거림에 화가 났는지 대뜸 고함을 질렀다.“언제까지 여기서 떠들 생각
왕인혁은 숭배심으로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용존이 바로 진 상경의 타이틀이야!”안수지는 용존과 상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왕인혁의 표정에서 진서준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췄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게다가 여태껏 벌어진 모든 사실도 그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었다.왕인혁은 진서준이 중고차를 사러 간다는 말이 떠올라 다급하게 제안했다.“용존님, 차가 필요하세요? 제가 전화해서 당장 가져다 달라고 하겠습니다!”“괜찮겠어요?”“괜찮습니다, 10분 안에 가져다 달라고 하겠습니다!”왕인혁이 휴대전화를 꺼내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부자에게 전화를 걸려는 순간, 안민수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공손하게 한마디 했다.“왕 어르신, 제가 수지한테 차로 용존님을 집까지 모시라고 하겠습니다!”진서준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손사래를 쳤다.“됐어요, 날 집이 아닌 경찰서에 데려갈지 누가 알아요.”안수지는 조금 전까지 지질한 사람이라고 조롱했던 진서준을 자기가 숭배하는 왕인혁이 극진히 모시는 이 상황이 민망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왕인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용존님, 그러면 제가 같이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저의 자그마한 성의라고 생각해 주세요.”진서준은 이내 안수지를 한 번 바라보면서 물었다.“운전 실력이 어때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서울시에 도착할 수 있겠어요?”안수지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고 왕인혁에게 고마움의 눈빛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문제없어요!”“그럼, 빨리 떠납시다!”진서준도 그와 어머니를 빨리 서울까지 데려다줄 수 있다면 어린 계집애와 이것저것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서울로 가는 차 안, 진서준이 먼저 왕인혁에게 말을 걸었다.“지난 보름 동안 대한민국 무도계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왕인혁은 그의 과분한 총애와 우대에 기뻐하면서도 불안감이 엄습했다.“아직 큰 움직임은 없지만 국안부의 인원 이동이 좀 잦습니다. 중부의 호국사들이 모두 국경으로 이동했고 해외에 있던 사람들도
안수지는 한참 동안 충격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대한민국 무도계의 일인자? 그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라고?’그녀는 믿기지 않았지만, 왕인혁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농담이 아닌 것 같았다.안수지는 그제야 비로소 얼마나 대단한 존재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알게 되었지만, 세상에는 후회약이 없듯이 아무리 잘못을 보완한다고 해도 진서준 마음속의 첫인상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었다....한편, 허성태는 미리 아침에 망가졌던 별장을 새롭게 인테리어했고, 그로 인해 예전에 풍겼던 집 냄새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그래서 진서준은 조희선을 별장에 데려오고 싶었다.별장에 들어온 후, 조희선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준아, 서라는 아직도 임씨 가문에 있어?”진서준은 곧장 웃으며 답했다.“네, 서라 보고 내일 별장에 오라고 할게요. 서라도 엄마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엄청나게 기뻐할 거예요!”진서라는 자기가 조희선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생모와도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여느 모녀들보다 더 살가웠다.그러나 조희선은 최근에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을 생각하면 조금 망설여졌다.“됐어, 안 오는 게 좋겠어. 누군가가 서라를 노리기라도 하면 어떡해...”진서라가 임씨 가문에 나타난 이후로 경성 사람들의 관심은 그녀에게로 쏠렸다.이런 상황에서 만약 그녀가 섣불리 돌아온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생길지도 몰랐다!진서준은 자기의 실력이 뛰어났다면, 그들의 정체가 탄로 날 걱정이 없었을 거로 생각하면서 자책했다.이때 조희선의 머릿속에는 문득 예비 며느리인 허사연이 떠올랐다.“참, 사연이는? 사연이는 어디 갔어?”조희선은 전부터 허사연을 며느리라고 생각했다.“헤윤 씨, 연아 씨와 함께 금운으로 갔어요.”허사연과 그녀의 동창들이 수련을 시작했다는 것을 모르는 조희선이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금운? 거기는 뭐 하러 갔어?”진서준은 곧이어 그녀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전부 털어놨다.모든 것을 다 말하고 나니 시간은 흘
모든 행동이 매혹적이라는 게 바로 타고난 몸매 소유자의 두려운 점인 것 같았다.진서준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기 위해 혀끝을 깨물었고, 정신을 돌아온 후에도 이가 나미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서 냉큼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내가 없는 동안 무슨 움직임이라도 있었어?”이가 나미는 그가 시선을 피하자, 조금 서운한 감정이 들었지만 진지하게 답했다.“그동안 섬나라에서 많은 고수들이 넘어왔고 지금은 남조 박씨 가문에서 대기하고 있어요. 그들이 청명절에 행동을 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청명절에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는 것은 대대로 내려오는 규칙이었고 현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석해야 했다.만약 그때 해외 강자들이 행동을 개시한다면, 대한민국 무도 후배들을 일망타진하지는 못하더라도 80퍼센트는 멸망시킬 수 있었다!진서준이 진지하게 다시 물었다.“그들이 어느 쪽으로 진공할 계획인지 알아?”이가 나미의 얼굴에 순식간에 걱정으로 가득 찼다.“사방에서 공격할 거예요. 이번에 미야모토 가문 검의 성인도 왔다고 들었어요! 게다가 그가 이번 무도 교류회에도 참석한대요.”이가 나미가 말한 섬나라의 3대 가문 중 미야모토 가문은 검도에 능하기로 유명했고 그 가문에서 검의 성인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라면 결코 만만한 실력이 아닐 것이다!진서준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물었다.“그 사람의 실력이 어때?”“정확한 실력은 모르겠지만 해외의 악마섬에 다녀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이가 나미는 악마섬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놀라움에 온몸을 가볍게 떨었다.이상함을 감지한 진서준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달랬다.“악마섬이 그 정도로 무서운 곳이야?”곧이어 그녀가 섬세하고 가느다란 손으로 진서준의 손을 꽉 잡자, 진서준도 왠지 모르게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엄청나게 무서운 곳이에요. 가족들한테 들었는데 악마섬에 들어간 강자 중 십중팔구가 죽어서 돌아오지 못한대요!”“그런데 거기는 뭐 하러 가는 거지? 설마 섬에 무슨 보물이라도 있어?”진서준은 해외 강
막 거절하려던 진서준은 불쌍한 이가 나미의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머리를 끄덕였다“알았어, 하지만 도를 넘으면 안 돼.”진서준이 응낙하자, 이가 나미는 기뻐하며 진서준의 두 손을 꼭 끌어안았다.비록 이가 나미가 가죽옷을 입었지만 진서준은 여성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진서준의 본능적 욕망은 지난번 허사연과 보다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시작했다.게다가 보름 넘도록 여자라곤 본 적이 없었는지라, 이가 나미가 유혹하는 순간, 남성의 욕망이 밖으로 솟구치는 걸 어쩔 수 없었다.“어서 말해봐, 무슨 소원인지 들어나 보자.”진서준은 순간 갈증을 느끼며 일부러 힘을 주어 말했다.그는 서두르지 않으면 오늘 저녁에 못 갈 것만 같았다.“주인님... 절 안아 주시면 안 돼요?”이가 나미가 눈을 깜빡이면서 조심스레 물어 왔다.평범한 여자가 이런 요구를 제출하면 아무 생각 없이 들어줄 수 있다.한데 이가 나미는 워낙 요염하게 생겼는데, 오늘따라 옷차림마저 섹시했다.보통 남자들이 이가 나미의 이런 소원을 듣는 순간 격동되어 기절할지도 모르지만, 진서준도 이 요구를 듣는 순간 멈칫했다.“안 돼, 다른 소원으로 바꿔.”진서준의 이 몸 상태로 이가 나미를 안고 있으면 아마도 사고 칠 확률이 높을 것이었다.그는 절대로 허사연에게 미안한 짓은 할 수 없었다. 하물며 내일은 운대산에 가서 허사연을 만나기로 했는데, 오늘 저녁에 이가 나미와 그런 짓을 한다면 그녀를 볼 면목이 없을 것이었다.“주인님... 딱 한 번만도 안 되나요? 저에겐 단지 이 한 가지 소원밖에 없단 말이에요...”이가 나미는 눈물이 가랑가랑해서 애원하듯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녀는 마치 엄청난 설움을 당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진서준의 냉정한 가슴은 삼 초도 안 되어 사르르 녹고 말았다.“알았어, 딱 한 번만 안아 줄게...”진서준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진짜죠? 고맙습니다, 주인님!”이가 나미는 잡고 있던 진서준의 손을 놓고, 잽싸게 차에서 내려
“필요 없어. 어서 가.”진서준은 창피스러워 이가 나미를 상대할 면목이 없었다. 방금 두 사람이 포옹하고 있을 때 이가 나미는 이미 모든 것을 눈치챘다.“주인님, 안 불편하세요?”“네가 여기 있으면 더 불편해. 먼저 갈게!”진서준은 즉시 차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고 씽 하니 가버렸다. 도망치듯 가버린 진서준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이가 나미는 피식 웃으면서 핑크빛 혀로 섹시한 입술을 핥았다.“주인님, 당신은 절대 도망 못가요, 다음 번엔 꼭 당신을 손에 넣고 말 거야.”...집에 도착한 진서준은 자지 않고 수련을 시작했다.수련을 하고 있는 진서준의 머리속은 야한 화면들로 꽉 차 있었다.진서준은 어쩔 수 없이 냉수로 샤워하고 잠자리에 누웠다.이날 저녁에 진서준은 꿈을 꿨다.꿈에서 그는 허사연, 김연아 등 많은 여자를 보았는데, 그녀들은 모두 섹시한 옷을 입고 진서준의 주위에서 맴돌면서 그를 유혹했다. 정욕에 사로잡힌 그는 끝내는 그녀들을 덮치고 말았다.‘후유... 다행히 꿈이었어...’‘근데 내가 왜 이런 꿈을 다 꾸지, 바람둥이처럼...’꿈속의 야한 화면을 떠올리는 진서준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뺨을 철썩 쳤다.만일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면, 허사연에게 너무나 미안한 일이었다.진서준은 조희선과 함께 아침밥을 먹은 뒤, 조희선을 차에 태워 금문으로 출발했다.금문으로 가는 도중에 그는 진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통하자, 진서훈은 바로 그에게 물었다.“신농산에서 나왔어?”“네, 어머니를 모시고 나왔습니다.”진서준이 대답했다.“나왔으니 됐다. 수선 네 엄마부터 안전한 곳으로 모셔라, 해외 그놈들도 아마 네 엄마의 종적을 찾을 테니.”진서훈이 그에게 귀띔해주었다.애초에 조희선이 경성을 떠난 이유도 해외 강적들을 피하기 위해서였다.지금 해외 강적들이 다시 손을 잡고 대한민국을 공격하고 있으니 또다시 그녀의 종적을 찾을 것이었다.“할아버지, 며칠 뒤에 다국적 무도교류회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진서
진서준이 추측한 바와 같이 이 아가씨는 확실히 이국 공주였다.그녀의 신분은 서방 용란제국의 공주였다.이번 다국적 무도교류회에 용란제국도 참석하기에 엘리사 공주도 참석인원들을 따라서 대한민국에 온 것이었다.용란제국과 대한민국의 외교 관계는 별로 좋지 않았다.100년 전에 용란제국은 대한민국을 침략한 적 있었기에 대한민국 국민은 용란제국을 적대시하고 있었다.진서준이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엘리사는 예절상 미소를 지으면서 차창을 닫았다.진서준도 가벼운 미소를 짓고 금시 이국 공주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운대산을 향해 걸어갔다....차창이 닫힌 후, 뒷좌석에 앉은 중년 남자가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공주님은 이따위 비천한 사람한테 미소를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그들은 공주님의 미소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공주님의 미소는 그들에게 큰 은혜입니다.”“해리스, 대한민국의 시를 들어 본 적 있어요?”엘리사가 차분하게 물었다.해리스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면서 대답했다.“공주님, 제가 대한민국의 문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아시면서…”엘리사는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시인막소지중수, 천처무방유와용.”해리스는 여러 나라 언어를 배웠기에 한국어에 능숙하지는 못하더라도 배우긴 했었다.그래서 엘리사가 옛 시를 읊자, 해리스는 한참 머리를 쥐어짜더니 말했다.“공주님은 아까 그 젊은이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해리스가 옛 시의 뜻을 깨닫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진서준이 평범해 보이기만 했다. 심지어 벌써 그가 어떻게 생긴 것마저 잊어버렸다.“저 사람이 가는 방향을 보세요.”엘리사가 희고 긴 손가락으로 진서준이 가는 방향을 가리켰다.진서준이 운대산으로 가는 것을 본 해리스는 흠칫 놀라 잠시 몸을 가누지 못했다.방금 엘리사 일행도 운대산에 오르려고 입구까지 갔댔지만, 류재훈이 나서서 앞길을 막았다.그들은 류재훈이 국안부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순순히 물러섰다.국안부가 어떤
“어서 별장부터 사들여, 그리고 저녁 식사 같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 ”엘리사가 해리스의 말을 잘라 버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엘리사가 마음먹은 걸 본 해리스는 더는 말리지 않았다.그는 묵묵히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어 엘리사 주위에 경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누군가 산을 오르고 있다는 걸 감지한 류재훈은 즉시 뛰쳐나왔다.온 사람이 진서준이라는 것을 알아본 그는 이내 희색이 만면해서 인사했다.“용준님!”진서훈은 류재훈이 왜 아직도 운대산을 지키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지금 국안부 전체가 비상 상태에 처해 있었다.류재훈은 비록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종사였다.현재 이런 상황에서 국안부에서 류재훈을 파견하여 진서준을 대신하여 산을 지키라고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류 종사님, 왜 아직 여기에 있어요?”류재훈을 본 진서준은 벙긋 웃으면서 인사했다.“현천진군께서 저더러 여기서 용준을 기다리라 하셨어요. 그이께서는 저더러 용준님이 언제 도착하시면 언제 떠나라고 하셨어요.”류재훈이 이실직고했다.진서훈은 허사연 일행이 여기에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류재훈을 보내어 입구를 지키게 했다.국안부 인원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면 아무도 섣불리 행동하지 못할 테니깐.할아버지께서는 참말로 진서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류 종사님,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앞으로 저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진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이 말을 들은 류재훈의 두 눈은 반짝 빛났다.“아닌 게 아니라 용준님에게 한가지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만…”진서준이 웃음보를 터뜨리면서 말했다.“말씀하세요.”“저에게 친구가 한 분 있는데, 요즘 몸이 좀 안 좋아요. 만일 용준님께서 시간 되시면….”“알겠습니다, 이틀 안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진서준은 시원하게 대답했다.류재훈이 진서준을 많이 도와줬었다. 이 작은 소원을 진서준이 거절할 리가 만무했다.“용준님, 고맙습니다.”류재훈은 감격 되어 연신 진서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