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1174 챕터

제1021화

사람들은 진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만 볼 뿐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스물다섯 살의 청년이 혼자의 힘으로 김씨 가문 사람들을 정복했다.어쩌면 오직 진서준만이 이런 실력이 있을 것이다.경성의 4대 가문의 젊은 세대들도 이런 실력이 없었다.육급 대종사의 실력은 오랜 수련을 거쳐야 도달할 수 있었다.김씨 가문 사람들은 심지어 이건 선인 환생의 기적이라고 했다.특히 진서준의 팔에 용수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김씨 가문의 육급 대종사는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젊은 세대가 무섭군!”비록 부상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대종사 다섯 명이 손을 잡아서 겨우 지금 진서준 한 사람과 승패를 가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만약 일대일로 붙는다면 몹시 위험한 상황일 것이다.김형산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대한민국에 언제 이런 실력이 막강한 젊은이가 나타났는지 궁금했다.진서준의 성장 속도는 모든 사람이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굉장했다.김형산이 알고 있는 진서준의 정보에 의하면 진서준은 완전히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다.진서준은 감옥에서 나온 후부터 무섭게 변했다.‘설마 진서준이 감옥에서 대단한 인물을 만났던 걸까?’“김형산 씨, 이런 실력의 젊은이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우리는 먼저 돌아가서 상처를 치료할게요.”육급 대종사는 김형산에게 당부하고 돌아섰다.진서준은 아직 어린 나이에 이 실력이면 앞으로는 엄청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김씨 가문이 진서준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앞으로 강남의 제일 가문의 자리는 아마도 김씨 가문이 차지할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던 김형산은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았다.‘만약 김연아를 다시 김씨 가문으로 들어오게 한다면... 그리고 진서준과 김연아의 친분을 잘 이용하기만 하면 앞으로 진서준이 우리 가문을 도와줄지도 몰라!’그때 김혜민이 걸어 들어갔다.“비켜. 난 안으로 들어가야 해.”김혜민이 차갑게 말했다.진서준은 김혜민을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연아 씨가 안에 있어.”“나도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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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김혜민은 김형섭의 영정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안타깝게도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었다.김연아는 여전히 아런 대답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떠나려는 거야? 아버지의 가장 큰 소원이 바로 네가 남아서 김씨 가문을 거느리는 것이었어.”김혜민은 김연아를 바라보면서 물었다.“그럴 필요 없어. 아버지가 없으니 나도 이제 김씨 가문에 남아있을 필요도 없어.”김연아는 고개를 저었다.지금의 김씨 가문에 대해 김연아는 아무런 미련도 없었다.김형섭이 죽었으니 김연아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모두 낯선 가족들뿐이었다.“내가 있잖아. 우린 언니 동생 사이야.”김혜민이 김연아를 막아 나서며 진지하게 말했다.김혜민의 입에서 언니 동생 말이 나오자 김연아는 살짝 놀랐다.김형섭의 죽음 때문에 김혜민은 큰 변화가 생겼다.김형섭이 살아있었다면 지금의 김혜민을 보면 정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하실 것이다.김연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날 찾거나 아니면 진서준 씨를 찾으면 돼. 서준 씨는 절대 네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 거야.”김연아는 말을 마치고 김혜민을 스쳐 지나갔다.김연아가 나오자 진서준은 그녀를 데리고 보슬비를 맞으며 김씨 가문을 떠났다.비록 김형산도 김연아가 김씨 가문에 남길 원했지만 그는 김혜민과 좀 달랐다.그는 진서준 몰래 김연아에게 남아달라는 요구를 제기하려고 했다.“다들 잘 들어. 앞으로 누구든지 연아를 사생 딸이라고 욕하지 마. 누가 다시 그런 말을 하면 당장 김씨 가문에서 내쫓을 거야!”김형산은 김씨 가문 사람들에게 호통쳤다.그러자 사람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대략 김형산이 뭘 하려는지 짐작이 갔다....“서준 씨, 저도 서준 씨와 함께 수련하고 싶어요.”돌아가는 길에 김연아가 진서준에게 말했다.“좋아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는 김연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김연아는 스스로 원수를 갚고 싶었고 그러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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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진서준이 폐관하고 있을 때 국안부에서 소식이 전해졌다.봉호전이 끝났다.그날 저녁 8시에 국안부의 공식 포럼에서 이번에 봉호를 받은 사람들의 명단을 발표할 것이다.봉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의심할 여지 없이 대한민국의 절대적인 자존심이었다.많은 가문에서도 이번 봉호 명단이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떤 가문들은 봉호 명단에 오른 고수들에게 가문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까지 세웠다.그리고 심지어 어떤 가문들은 봉호를 얻은 사람들에게 자기 자손을 맡기려고 했다.그와 동시에 해외의 강자들도 명단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이미 4월 용의 안식 계획을 다 준비했다.지난 10년 동안 해외의 사람들은 줄곧 이 계획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호국 장군 같은 늙은 세대 중의 천재는 해외 강자들도 상대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젊은 세대들을 죽이기에는 충분했다.명단에 있는 젊은 무술 천재들을 죽이면 대한민국의 무도를 완전히 망하게 할 수 있었다.이게 바로 그들의 목적이었다.또 다른 목적은 바로 전설 속의 수선 공법을 찾는 것이었다.8시 15분, 명단이 발표되었다.이번에 봉호를 받은 사람은 모두 24명이었다.그중에 20대인 사람은 오직 진서준 한 명뿐이었다.이제 겨우 25세의 진서준이 용존이라는 봉호를 받자 온 포럼이 발칵 뒤집혔다.“겨우 스물다섯 살에 봉호를 받은 거야? 믿을 수 없어.”“국안부의 호국 장군 8명도 40대가 되어서야 봉호를 받았어. 진서준이라는 젊은이가 호국 장군들보다 더 재능이 뛰어나단 말이야?”많은 사람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진서준이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봉호전쟁 첫날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았다.진서준이 문호동과 원현성을 이긴 것을 본 사람은 수백 명에 불과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진서준의 실력을 의심했다.“진서준이 6연승을 했어. 인의방 1위였던 원현성과 은씨 일가의 문호동 이 두 사람도 모두 진서준에게 졌어. 그러니 진서준도 이 봉호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지.”진서준의 편을 들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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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여론이 진씨 가문으로 몰리자 진씨 가문도 즉시 글을 올렸다.“진서준 씨는 우리 진씨 가문과 아무 상관이 없음을 알립니다. 그 당시 진요한 씨의 부인은 난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사망했습니다.”비록 진씨 가문에서 이렇게 해명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진씨 가문의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사람들은 증거가 없었다.가장 중요한 건 진서준은 지금 아무런 흔적도 없이 인간에서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다.누구도 진서준이 어디로 간 걸 몰랐다.진서라는 임씨 가문에 숨어 있었다. 임준은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특별히 진서라에게 인피면구를 주었다.남매가 동시에 사라지자 다른 무인들은 더욱 궁금했다....한 달 반이 지났다. 진서준은 끼니도 대충 때우면서 수련에 열중했다.허사연과 그녀들은 진서준을 몹시 걱정했지만 또 진서준의 수련에 방해가 될까 봐 말할 수도 없었다.“며칠 있으면 설인데 아빠가 혼자 집에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어.”허사연은 허성태가 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나도 가끔 집 생각이 나.”허윤진도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전에는 설날이면 허성태가 아무리 바빠도 그녀들과 함께 설날 저녁을 먹었다.지금은 오히려 그녀들이 바빠서 돌아갈 수 없었다.하지만 김연아는 별로 슬퍼하지 않았다.설날이라도 줄곧 혼자 보냈기에 김연아는 이런 외로운 상황이 익숙했다.“언니, 아니면 그믐날에 함께 집에 갔다가 하루만 있다가 다시 돌아올까?”허윤진이 제안했다.허사연과 허윤진은 이미 몇 달 동안 허성태를 보지 못했다.허윤진이 그렇게 말하자 허사연은 사실 마음이 좀 움직였다.그러자 김연아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돌아가세요. 제가 이곳에 남아 있을게요. 서준 씨가 출관하면 두 분이 집으로 잠깐 돌아갔다고 말해줄게요.”허사연은 한참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었다.“연아 씨, 그러면 부탁할게요.”“별말씀을요.”그러자 허윤진은 즉시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섣달그믐날 아침에 허사연과 허윤진은 누렁이를 데리고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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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류재훈이 떠나자 진서준은 인피면구를 얼굴에 썼다.류재훈을 못 믿는 건 아니었지만 진서준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진서준은 더욱 안전했다.인피면구는 진서준의 얼굴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도 바꿔버렸다.“지금 저는 어떤 모습이죠?”거울이 없으니 진서준도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몰라서 김연아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진서준은 심지어 영기를 써서 원래 목소리가 아닌 나이가 있어 보이는 굵직한 목소리로 변하게 했다.김연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직접 진서준이 인피면구를 쓰는 걸 보지 않았다면 눈앞의 이 중년 남자가 바로 진서준이라는 걸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수염이 많은 아저씨 같네요.”김연아는 전화를 꺼내서 진서준에게 건네면서 스스로 보라고 했다.지금 진서준의 외모는 마흔 살이 넘고 약간 우울해 보이는 아저씨 같았다.‘3월에 신농산으로 가야 하니 나이는 그래도 꽤 비슷하네.’신농이 제자를 받아들이는 건 매우 엄격한 요구 사항이 있었다.나이는 45세를 초과할 수 없고 실력은 최소 이급 대종사 이상이어야 했다.진서준은 하도 어렸기에 지금 중년 남자로 변해버리면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너무 티 나지 않을 것이다.“역시 인피면구를 참 잘 만들었네요. 그냥 제 얼굴인 것 같아요. 이런 얼굴로 사연을 찾아간다면 그녀들은 절대 저를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진서준이 웃으면서 말했다.“서준 씨가 지금 입은 옷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네요. 바꿔 입어야 할 것 같아요.”김연아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진서준은 운동복 차림이었고 요즘 운동복을 즐겨 입는 중년 남자는 거의 없었다.“그러니까요. 그러면 일단 옷 사러 가죠.”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연아를 데리고 쇼핑몰로 갔다.옷을 고르는데 많은 사람들은 부럽고 질투하는 눈빛으로 김연아를 바라보았다.그들은 김연아가 조건 만남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김연아도 다른 사람의 눈빛을 의식하고 일부러 진서준과 거리를 두었다.김연아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녀는 사람들이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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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그 말을 들은 진서준은 마음이 아픈 듯 김연아를 껴안았다.“이제는 제가 있잖아요.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겁니다.”“서준 씨, 고마워요. 이번 생에 서준 씨를 만난 건 정말 저의 행운입니다.”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김연아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가슴에 스며들었다.김연아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진서준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김연아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지그시 감고 진서준의 입술을 기다렸다.진서준의 입술이 김연아의 얼굴에 닿으려고 할 때 누군가가 진서준의 가슴을 때렸다.팍!진서준은 세게 한 대 맞았지만 아무런 아픔도 느끼지 못했다.“연아 언니, 왜 여기 있는 거죠? 게다가 낯선 아저씨랑 뭐 하는 거예요!”허윤진은 이를 갈며 진서준과 김연아를 노려보았다.방금 밖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오던 허윤진이 진서준과 김연아가 집 앞에서 껴안고 있는 것을 보았다.“언니는 진서준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다른 남자랑 이런 일을 하는 거예요.”허윤진이 씩씩거리면서 물었다.진서준이 인피면구를 쓰고 있었기에 허윤진은 진서준을 알아보지 못했다.“저기요. 우리 연아랑 아는 사이에요?”진서준은 허윤진이 화를 내자 일부러 장난치고 싶어서 수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연아 언니를 알 뿐만 아니라 언니가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쪽은 누구세요? 당장 연아 언니를 놓아줘요!”허윤진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방금 허윤진은 온 힘을 다해 진서준의 가슴을 쳤다.하지만 이 중년 남자는 아무런 일도 없는 것 같았다.그래서 허윤진은 이 중년 남자에 대해 몹시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연아는 줄곧 저를 좋아했어요. 게다가 우리 둘은 이미 약혼까지 한 사이예요.”진서준은 김연아를 껴안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김연아는 진서준을 힐끗 쳐다만 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뭐라고요?”허윤진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떡하니 벌렸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연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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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허윤진은 궁금한 듯 손으로 진서준의 얼굴을 찔렀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보통 사람과 똑같았고 이상한 데가 없었다.“이건 인피면구라는 거야. 네가 아무리 만져도 떨어지지 않지.”진서준은 허윤진이 손으로 이리저리 자기 얼굴을 만지도록 내버려두었다.허윤진은 못 믿겠다는 듯 힘껏 진서준의 얼굴을 꼬집었다.“아파! 살살하라고.”진서준은 아파서 허윤진의 손을 살짝 쳤다.“정말 안 뜯어지네... 설마 평생 이 얼굴로 살아야 하는 건가요? 너무 못생겼는데...”허윤진은 살짝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비록 허윤진은 남자의 외모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진서준의 지금 모습은 완전히 아저씨였다.진서준과 거리를 걷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분명히 그녀가 진서준의 돈을 보고 만난다고 생각할 것이다.“물론 뜯을 수 있지. 이걸 벗지 못하면 나도 애초에 쓰지 않았어.”진서준은 눈을 희번덕거렸다.부모님께서 물려받은 얼굴은 소중히 여겨야 했다.만약 인피면구를 벗지 못하면 진서준은 무슨 일이 있어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다만 요 며칠 동안만은 나와 좀 거리를 두어야 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름은 김평안이야. 연아의 먼 친척 삼촌이지.”진서준은 뒤로 물러나며 일부러 허윤진과 거리를 두었다.“하하! 김평안? 정말 촌스러운 이름이네요.”허윤진은 배를 끌어안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러자 진서준은 허윤진을 향해 눈을 힐끗 희번덕거렸다.“촌스럽다니 다행이네. 난 지금 중년 남자인 척하고 있으니 이름부터 촌스러워야 신농산의 그 사람들이 나한테 신경 쓰지 않을 거야.”“들어가 보세요. 언니와 아빠가 서준 씨를 알아볼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허윤진은 말하며 진서준의 손을 끌어당기려 했다.그러자 진서준은 재빨리 피하며 진지하게 부탁했다.“나와 좀 거리를 유지해 줘.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우리가 이렇게 친밀한 걸 보면 반드시 내 신분을 의심할 거야.”허윤진은 입을 삐죽이며 시큰둥한 표정으로 별장에 걸어 들어갔다.별장 거실에 들어오자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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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내일이 바로 섣달그믐날인데 진서준이 없으니 허성태는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잠시만 나가 있어 주세요.”그때 허윤진은 집 안에 있던 하인들을 물러나게 했다.하인들이 모두 떠나자 허윤진은 허사연에게 말했다.“언니, 이 사람은 사실 인피면구를 쓴 형부야.”그 말을 들은 허사연은 즉시 득의만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서준 씨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했지. 생김새나 기질은 변해도 냄새는 여전했어.”수련을 시작한 이후로 허사연은 힘과 속도가 많이 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청각과 후각도 많이 예리해졌다.허사연은 진서준의 냄새를 머릿속에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게다가 김연아는 자신에게 먼 친척 삼촌이 있다는 얘기를 꺼낸 적도 없었다.그래서 허사연은 눈앞에 있는 중년 남자가 어쩌면 진서준이겠다고 추측했다.“서준아, 왜 이렇게 변한 거야?”허성태도 재빨리 일어서서 깜짝 놀란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이건 인피면구예요. 다음 달이면 신농산으로 가야 하는데 제 정체를 꼭 숨겨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쓴 거예요.”진서준은 허사연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맞힐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신농산 그쪽은 몹시 위험하겠죠?”허사연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위험하지 않다면 진서준도 실제 얼굴을 숨기지 않았을 것이다.“그래... 좀 위험하기는 한데 무사히 잘 다녀올게.”진서준이 가슴을 치며 장담했다.“자자, 일단 밥부터 먹자.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자.”허성태는 그들을 불러서 함께 밥 먹자고 했다.식사 도중에 진서준은 단약 한 알을 꺼냈다.“아버님, 이건 제가 제련한 강신환이라고 하는데 아버님께서 드시면 신체가 튼튼해질 뿐만 아니라 모든 독소가 몸에 들어오지 못해요. 그리고 지금보다 20년은 더 젊게 보이실 겁니다.”강신환은 진서준이 성약당에서 특별히 허성태 같은 보통 사람들을 위해 제련한 단약이었다.수선의 길은 매우 험난해서 아무나 시도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허성태 같은 보통 사람들을 위해 진서준이 할 수 있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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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진서준은 결코 쉽게 헛된 약속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한 약속은 목숨을 걸고라도 반드시 지킬 것이다.허사연은 그 말을 듣고 몹시 행복했다.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모든 걸 말해줬다.“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시끌벅적한 설 명절이 끝나고 허사연과 허윤진은 보름 동안 집에서 허성태와 함께 있다가 운대산으로 갔다.허사연과 허윤진을 운대산으로 보내면 적어도 그녀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진서준은 그녀들과 함께 운대산으로 가지 않고 먼저 신농산에서 가장 가까운 장릉 마을로 향했다.신농산이 명승지가 된 후 장릉 마을의 경제도 따라서 빠르게 발전했다.기차역뿐만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고속철도역도 개통했다.10여 층 높이의 빌딩들이 하나둘씩 우뚝 솟아 있었고 다양한 호텔, 펜션 등 없는 게 없었다.진서준이 장릉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었다.진서준은 호텔에 입주하고 짐을 놓은 후에 식당에 가서 신농에 관한 정보를 좀 알아보려고 했다.방금 기차에서 내릴 때 진서준은 이미 장릉 마을에 온 많은 무인을 발견했다.종사와 대종사 경지인 무인들이 내공 경지의 무인들보다도 더 많았다.그건 대한민국 무도계의 많은 사람이 소식을 얻었다는 걸 말해주었다.신농이 이번 달에 열 명의 제자를 모집할 것이다.만약 운 좋게 그의 제자가 되면 신분이 순식간에 변할 수 있었다.하지만 신농이 제자를 모집하는 것도 매우 엄격했다. 나이가 너무 많거나 자질이 평범해도 안 되었다.신농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드문 천재들이었다.진서준은 여러 식당에 갔지만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찼다.여러 집을 찾아다니다가 겨우 빈자리 하나를 찾았다.들어가서 앉자 종업원 한 명이 달려왔다.“고객님, 뭘 준비해 드릴까요?”“이 가게의 대표 메뉴를 모두 주세요.”진서준이 말했다.“알았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종업원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으면서 대답했다.요 며칠 그가 만난 고객들은 모두 돈이 엄청 많은 부자였다.평소에 이곳으로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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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아저씨도 신농 문파에 들어가려고 온 거예요?”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러자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예전부터 신농에 들어가고 싶었어요.”“그러면 아저씨는 무슨 실력이죠?”소녀가 계속하여 물었다.진서준은 대답하지 않고 손가락 두 개를 내밀었다.그러자 소녀는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진서준을 자세히 쳐다보았다.“이급 대종사세요? 연세가 기껏해야 마흔다섯 정도 되어 보이는데. 제 넷째 삼촌과 비슷하겠네요. 하지만 제 넷째 삼촌은 아저씨보다 실력이 더 뛰어날 거예요. 삼촌은 수련 천재이기에 우리 집안의 모든 자원을 삼촌한테 다 줬어요.”소녀는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넷째 삼촌이 누구세요?”진서준은 궁금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40대의 이급 대종사는 대한민국에서 극히 드문 존재였다.이런 사람은 천재라고 할 수 있었다.하지만 소녀는 자기 넷째 삼촌이 진서준보다도 더 강하다고 말했다.“아저씨,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해줘야 해요.”소녀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제 넷째 삼촌은 조기강이에요. 올해 금방 검존 봉호를 받은 분이죠.”소녀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살짝 어리둥절했다. 사실 그도 조기강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봤다.마흔다섯 살의 나이에 사급 대종사였고 검도를 수련하는 그는 동북 조씨 가문의 최강자였다.다만 진서준은 이해가 되지 않은 게 있었다.‘이 소녀가 조씨 가문의 사람이라면 왜 이런 초라한 옷차림일까? 설마 집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건 아니겠지?’“혹시 아가씨도 조씨 가문 분이세요?”진서준이 물었다.그러자 소녀는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 이름은 조민영이라고 해요. 조씨 가문의 사람이 맞긴 하죠. 그런데 이 사실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는 안 돼요.”진서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런데 왜 저한테는 알려주는 거죠?”조민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어요. 아저씨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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