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001 - Chapter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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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어떻게 된 거야?”“삶에 미련이 없나 보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시비야?”자기 사람이 날아간 걸 보고 황현호가 버럭 화를 냈다.일부는 테이블에 놓인 술병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호텔 매니저는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다. 진서준이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공격을 펼칠 줄은 몰랐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황현호의 친구를 상대로 말이다.신분이 황현호만큼 귀하지는 않지만 일반인은 아닌 것 같았다.진서준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매니저를 밀어내더니 먼저 룸으로 들어갔다.황현호는 싸우던 중 비슷한 나이 또래의 사람을 발견하고는 살짝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오만하기 그지없는 자식 같으니. 하필 찾아도 우리 룸으로 왔어? 우리가 누군지 알기나 해?”한 청년이 진서준에게로 달려가더니 손에 든 술병으로 진서준을 가리키며 호통쳤다.명주시에서 그들은 무서운 것 하나 없이 내키는 대로 살아왔다. 그들이 다른 룸으로 쳐들어간 적은 있어도 누군가 룸으로 쳐들어온 적은 없었다.여기는 경성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황현호가 있는 한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황현호는 덤덤한 표정으로 테이블에 앉은 채 차분하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봤다. 그 옆으로 아리따운 미녀가 둘이나 기대 있었다.진서준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과 입씨름하기 싫었다. 죄다 주색에 빠진 재벌 집 망나니였고 무인에도 속하지 못했다.“꺼져. 너랑은 말도 섞고 싶지 않으니까.”진서준의 발차기에 술병을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청년의 강냉이가 바닥에 우수수 떨어졌다. 피투성이가 된 입은 보는 사람을 섬뜩하게 했다.다른 사람도 이런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진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로 뛰어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네가 황현호야?”진서준이 곧장 황현호에게로 다가가더니 말했다.“그래. 내가 그 황현호야.”황현호의 눈빛은 여전히 덤덤했다. 그가 이렇게 차분할 수 있었던 건 경성에 감히 그를 건드릴 자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황현호는 실력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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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이때 그들 중 유일한 중년 남성이 정신을 차렸다. 그는 황현호가 데려온 보디가드였고 2급 대종사였다.실력은 강한 편이 아니었지만 일반인, 그리고 견식이 짧은 재벌 2세를 혼내주기엔 넉넉했다. 진정한 거물을 만나도 황현호가 갑부 황경영의 아들이라는 걸 알고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누가 황현호에게 손이라도 대는 날엔 황경영이 끈질기게 복수했다.하지만 늘 행운스럽기만 하던 황현호는 이번에 재수 없게도 진서준에게 걸리고 말았다.정신을 차린 중년 남자가 진서준을 공격하려 했다.“나한테 손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러면 후회해요.”진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후회하긴 개뿔. 얼른 해결해.”황현호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바닥에서 겨우 일어났다. 할 수만 있다면 진서준의 살을 가르고 뼈를 골라내고 싶었다.중년 남자가 주먹을 날렸다. 그곳엔 선천적인 강기가 모여 있었다.주먹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진서준에게로 날아갔다. 진서준이 꼼짝없이 그 주먹을 맞고 반쯤 기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서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속도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광고하기라도 하듯 너무 느렸다.“현호 형 보디가드가 2급 대종사인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떻게 감당해?”“문 앞에 서 있는 여자들은 누구지? 같이 온 사람들인가?”“잘됐네. 이따가 한 사람씩 나눠 가지면 되겠다.”누군가 밖에 서 있는 허사연과 다른 여자 일행을 발견했다. 허사연의 아름다운 미모에 도련님들은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지경이었다.쾅.굉음에 사람들이 시선이 쏠렸다. 황현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튕겨 나갈 것이라고 믿었던 진서준은 오히려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지만 2급 대종사는 벽에 단단히 박힌 채 기절해 있었다.“어... 어떻게 이런 일이...”“대박. 2급 대종사인데도 이 자식의 상대가 못 된다고?”“괴물 아니야?”놀라운 진서준이 실력에 황현호도 긴장했다. 그도 무인이라 2급 대종사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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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황현호는 은범을 본 순간 지금 당장 복수하기로 마음먹었다.은범은 경성 4대 가문의 적계 혈통이었기에 실력 좋은 대종사를 불러오는 건 큰 문제 없을 것이다.하지만 황현호는 은범이 진서준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러 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은범 씨, 마침 잘 왔어요.”황현호가 그쪽으로 달려가 은범의 어깨를 와락 끌어안더니 열정적으로 맞이했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두 사람이 친한 친구라도 되는 줄 알았겠지만 사실 두 사람은 그저 술친구일 뿐이었다.“얼굴은 왜 그래요?”은범은 황현호의 얼굴에 난 손자국을 보며 살짝 놀랐다. 몰래 진서준을 쳐다봤지만 진서준의 표정은 냉담한게 화난 것 같았다.‘설마 진서준과 황현호가 시비 붙은 건가? 그러면 황현호 얼굴에 난 손자국도 진서준이 때린 거?’“어떤 미친개한테 맞았어요.”은범의 등장에 황현호도 자신감을 되찾았다.진서준을 미친개라고 욕하는 황현호를 보며 은범은 정말 모르는 사이라고 선을 긋고 싶었다.“은범 씨, 우리 친구로 지낸지 몇 년인데 경성에서 친구가 이렇게 맞는 걸 보고 그냥 지나치면 안 되죠.”황현호는 은범에게 감정으로 호소했다.“은범 씨가 전에 명주시에 왔을 때 내가 어떻게 해줬는지 기억하고 있죠?”은범이 명주시로 놀러 갔을 때 황현호가 잘 챙겨준 건 맞았다. 하지만 은범에게 돈은 문제 될 게 없었기에 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만약 황현호가 경성으로 온다고 미리 말해줬다면 똑같이 잘 챙겨줬을 것이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황현호가 진서준을 건드렸다는 것이다.진서준은 문호동과 대적하고도 이긴 사람이었다. 은범은 진서준에게 무릎 꿇고 사죄도 해야 했다.“기억하죠. 하지만 이건 달라요.”은범이 황현호의 손을 밀쳐냈다.순간 안색이 변한 황현호는 말투가 거칠어졌다.“은범 씨,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은범 씨가 있는 경서에서 내가 이렇게 다쳤는데 보고만 있겠다고요?”은범도 황현호를 도와주고 싶었다. 하지만 멍청한 건 약도 없다고 황현호는 정말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보고만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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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그러려면 세 번 무릎을 꿇고 한번 꿇을 때마다 세 번씩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정말 그렇게 사과한다면 그보다 더 한 수치는 없었다.저 중요한 건 황현호가 보는 앞에서 그래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늘 밤만 지나면 은범이 진서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는 소식이 이 바닥에 도배될 것이다.그러면 앞으로 경성이 아니라 가문 내에서도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된다.“진 마스터님, 혹시 사람들 내보내 주실 수 있나요?”은범이 황현호와 다른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안 돼요. 저 사람들과는 아직 해결될 일이 남아서요.”진서준이 얄짤없이 거절했다. 은범은 어떻게든 체면을 지키려 했지만 진서준은 그렇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이 모든 건 다 은범이 자초한 일이었다.은범도 진서준이 일부러 그를 모욕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울분을 꾹꾹 삼킬 수밖에 없었다.“나는 시간이 귀한 사람이라 딱 10초밖에 못 줘요.”진서준은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허사연, 그리고 다른 일행과 즐겁게 송년회하고 싶었지만 너무 성가셨다.“그래요. 사과할게요.”은범이 이렇게 말하더니 눈을 질끈 감고 살짝 다리를 굽혔다. 그는 큰 충격을 받은 듯한 사람들의 시선 속에 진서준에게로 다가가 털썩 꿇어앉았다.황연호는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었다.은범의 신분은 황현호처럼 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4대 가문의 적계 혈통이었다.그런 은범이 지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에게 무릎 꿇고 사고했다 그것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 외부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된다.쾅. 쾅. 쾅.은범은 주먹을 불끈 쥔 채 바닥에 대고 머리를 힘차게 여러 번 박았다. 그러자 이마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빨개졌다.한 번, 두 번, 세 번, 은범은 쉬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 나니 영혼이 쑥 빠져나간 것처럼 서 있기도 힘들었다.황현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전에 알던 오만방자한 은범이 맞는지 의심했다.“이제 네 차례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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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은범과 황현호는 넋을 잃은 채로 터덜터덜 룸에서 빠져나갔다.룸에서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황현우는 은범을 데리고 조용한 구석으로 데려갔다.“은범 씨, 저 사람 누구예요?”황현우는 아직 진서준의 이름과 신분도 몰랐다. 그래도 치욕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20년을 넘게 살면서 황현호는 처음으로 이런 굴욕을 당했다.은범이 그 말에 대꾸했다.“저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다고요?”“당연하죠. 경성에서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황현호가 퉁명스럽게 말했다.경성 바닥뿐만 아니라 강남, 서남 지역에서도 진서준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진서준은 혜성처럼 나타난 사람이라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요.”‘혜성처럼 나타난 사람?’황현호는 은범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은범이 물었다.“오늘 봉호전은 불참한 거죠?”“네. 어제 오후에 경성에 도착했는데 이미 늦었더라고요.”황현우가 이렇게 대답했다. 개인기를 타고 왔으니 망정이지 티켓을 끊고 왔다면 봉호전이 끝날 때까지도 도착하지 못했을 것이다.“저 사람 이름은 진서준이에요. 아침에 열린 봉호전에서 우리 가문의 문 종사님과 겨뤄서 이겼어요.”은범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비교하면 할수록 자기가 점점 초라해 보여 진서준의 재능과 실력을 시기 질투했다.은범에게도 이렇게 강력한 힘이 있다면 오늘 같은 수모를 겪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뭐라고요? 문호동 종사님을 이겼다고요?”황현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문호동의 실력은 들어봐서 알고 있었다. 신분은 5급 절정 횡련 대종사였지만 실력으로 보면 6급 무도 대종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진서준이 문호동을 이겼다는 건 진서준의 능력이 6품 대종사보다 더 무시무시하다는 의미였다.황현호는 그제야 은범이 왜 진서준에게 무릎 꿇고 사과했는지 알 것 같았다.6급 대종사가 은범을 죽이고 싶어 한다면 천의방에 들어간 괴물 빼고는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왜 제가 무릎을 꿇었는지 이제야 알겠죠?”은범이 허탈하게 웃었다.“점심때 아빠가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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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혼자 가요. 나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고 싶지 않아요. 내일 당장 저 자식을 아작낼 거예요.”황현호가 매섭게 말했다.은범은 조언을 해줘도 못 알아듣는 황현호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면 대신 복수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요.”“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지 말고요.”은범이 황현호에게 초크를 걸었다.“내가 바보도 아니고.”황현호가 은범을 째려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도 진서준에게 무릎 꿇고 사과했으니 얘기가 새 나가지 않게 데려온 졸병들에게 입단속을 잘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누가 입이라도 뻥끗하면 끝장이라는 게 뭔지 톡톡히 보여줄 심산이었다.은범이 가고 황현호는 바로 누나에게 문자했다.[누나, 한 마스터님 집에 계셔?]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했다.[안 계셔. 아빠 모시고 외국으로 출장 갔어. 왜? 경성에서 누가 괴롭혀?]한 마스터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황현호는 벽에 주먹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고 아팠는지 손을 꽉 움켜쥐었다.“아, 겁나 아프네.”황현호가 답장하지 않자 누나가 바로 전화를 걸어왔다.“현호야. 경성에서 누가 괴롭혔니?”수화기 너머로 청아하지만 도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니. 그냥 아까 은범 씨랑 밥 먹으면서 자랑하고 싶어서.”황현호가 얼른 설명했다.“너 얌전히 있어. 아빠 몇 달 동안은 외국에 나가서 안 돌아오실 거야. 또 사고 쳤다간 정말 내가 너 죽인다.”“알았어.”전화를 끊은 황현호는 은범이 한 말이 떠올랐다.“3월에 나도 한번 가봐?”...“서준 씨, 아까는 살짝 경솔했어요. 황현호의 신분은 은범보다 훨씬 강력해요.”“황현호는 갑부 황경영의 유일한 아들이라 평소에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단 말이에요.”허사연이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 이렇게 쪽팔리는 일은 함부로 나가서 얘기하지 않을 거예요. 집에 알릴 일은 더더욱 없을 거고요.”진서준이 덤덤하게 웃더니 덧붙였다.“그리고 내일이면 바로 경성을 떠나는데 찾으려 해도 절대 못 찾을 걸?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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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오늘 저녁 허사연을 포함한 다른 여자 일행도 술을 많이 마셨다.진서준이 봉호를 따내는 데 성공했을뿐더러 조금 특별한 날이었기 때문이다.허사연은 많이 마셨는지 얼굴이 발그레했고 곧 바닥에 넘어질 것처럼 몸을 비틀거렸다.“송년회를 이렇게 많은 사람과 보내게 될 줄은 몰랐네?”허윤진뿐만이 아니라 진서라도 예상하지 못했다.사실 지금까지 그들은 정말 너무 외로웠다.진서라와 유정은 집안이 째지게 가난해 친구로 지내려는 사람이 없었고 허사연과 서지은은 신분이 너무 귀하다 보니 감히 그들과 친구로 지내지 못했다.하여 지금까지 송년회는 혼자 보냈다. 이성 친구는커녕 동성 친구도 매우 적었다.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다가오는 이성들은 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형부, 고마워요. 형부가 내 인생을 이렇게 다채롭게 바꾼 거예요.”허윤진이 와인을 가득 부은 잔을 들고 진서준 앞으로 내밀었다.“적당히 마셔. 몸 상할라.”진서준이 걱정스레 말했다.“괜찮아요. 오늘처럼 중요한 날은 기분이 좋아서 다 괜찮아요.”허윤진은 진서준이 다리에 올라앉기까지 했다. 술에 취한 허윤진은 지금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고 진서준 옆에 허사연이 앉아 있다는 것도 잊은 것 같았다.진서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윤진아, 너 취했어. 소파 가서 좀 쉬어.”진서준이 허윤진을 안아 소파에 앉히려고 했다.“싫어요. 여기 앉을래요.”허윤진은 두 팔로 진서준의 목을 옭아맨 채 도망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방안은 히터가 틀어져 있어 조금 더웠기에 여자들은 입고 온 코트를 다 벗은 상태라 허윤진도 옷 한 벌만 걸친 상태였다. 허윤진이 진서준을 꼭 끌어앉자 진서준은 허윤진의 쭉쭉빵빵한 몸매를 살짝 느낄 수 있었다.게다가 허윤진의 몸에서는 잔잔한 향기까지 났다.순간 진서준은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고 피가 그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윤진아, 얼른 일어나. 사람들이 보잖아.”진서준이 얼른 이렇게 말했다.만약 허윤진에게 추태를 들키기라도 하면 앞으로 허윤진을 볼 면목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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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허윤진은 자세를 바꾸더니 아예 진서준의 두 다리 위에 앉았다. 하지만 자리를 바꾸자마자 허윤진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빨갛던 얼굴이 더 빨개졌다.진서준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얼른 허윤진에게 술을 먹여주고 돌아가서 한잠 자고 싶은 생각이었다.갑자기 얌전해진 허윤진은 진서준이 술을 먹여주자 얼른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서준 씨, 나도 먹여줘요.”서지은도 술잔을 들고 걸어왔다. 차별 대우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진서준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다행히 서지은은 허윤진처럼 짓궂지 않고 말을 잘 들었다.유정은 그런 서지은과 허윤진이 부러웠다. 유정도 먹여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진서준이 화날까 봐 무서웠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진서준을 동생으로 삼았다는 것이었다.혈연관계는 아니라 해도 오누이라 너무 친근한 스킨십을 하면 안 되었다.진서라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진서라는 진서준과 피를 나눈 오누이였다.“다 먹었죠? 그럼 일찍 들어가서 쉬는 게 어때요? 내일 아침 일찍 금운으로 돌아가야 하잖아요.”허사연이 이렇게 말하자 진서준은 계산하러 갔지만 매니저가 돈을 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황현호도 쥐어팰 수 있는 사람을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진서준은 먹튀할 생각이 없었기에 바로 계산했다.별장에 도착하니 허윤진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진서준은 허윤진을 방에 데려다줬고 다른 사람도 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허사연은 진서준과 동거 중이었기에 진서준의 방에서 샤워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채 침대에 누워 진서준이 잘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참느라 힘들지 않아요?”진서준이 침대에 눕자 허사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허사연의 손이 올라간 곳을 확인한 진서준은 멈칫하더니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됐어요. 탓하려는 것도 아닌데. 정상적인 생리 현상일 뿐이에요.”허사연이 웃으며 말하자 진서준은 그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그래도 벌은 받아야죠.”허사연은 실눈을 뜬 채로 이렇게 말했다.“내가 자라고 할 때 자요.”...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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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이가 나미가 화들짝 놀랐다.“주인님, 지금 농담하신 거죠?”이번에 섬나라에서 온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모두 엘리트였다.이가 나미는 진서준과 둘이서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농담은 무슨. 가서 옷 입고 올게. 지금 바로 가자.”진서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20여 년 전, 섬나라도 대한민국 무도계를 탄압하는 일에 참여했다. 그런 섬나라가 다시 사람을 보냈다고 하니 진서준은 절대 그대로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잠깐만요. 주인님.”이가 나미가 얼른 쫓아가더니 진서준을 말렸다.“왜 그래?”진서준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언짢은 표정으로 이나 나미를 쳐다봤다.“아직도 그 사람들 보호하고 싶은 거야?”이가 나미는 진서준이 화내자 얼른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황송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닙니다. 주인님. 이번에 온 사람들이 다 엘리트라서 그래요.”“그중에는 저희 셋째 숙부님도 있는데 실력이 정말 막강해요. 5급 정점 대종사에요.”“다른 사람도 다 3급 이상이고요.”이번에 섬나라에서 건너온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무인에게 손을 댈 생각은 없었고 그저 신분을 숨긴 채 소식을 캐내러 온 것이었다. 내년 4월에 대한민국 무도계를 탄압할 때가 되면 명확한 목표가 생길 수도 있다.진서준이 이를 듣고 바로 물었다.“모두 몇 명이 왔는데?”“저희 셋째 숙부님을 포함해 모두 다섯 명입니다.”이가 나미가 한마디 덧붙였다.“다섯 명이 같은 곳에서 지내지 않고 모두 따로 지내고 있습니다.”아마도 국안부에서 그들을 발견하고 한꺼번에 잡아낼까 봐 걱정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발을 붙인 곳은 대한민국 경성이었으니 몰래 잠입한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들키지 않으려면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따로 지낸다고? 그럼 더 다행이지. 나는 같이 지내면 어쩌나 했는데.”진서준이 가볍게 웃었다.따로 지내는 게 오히려 진서준에게는 기회가 되었다.섬나라에서 온 다섯 명의 엘리트를 동시에 대적해야 한다면 진서준도 거의 승산이 없지만 따로 지내면 승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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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진서준은 일단 먼저 사과하고 설명하기 시작했다.“섬나라에서 사람을 보내왔는데 남서구의 윈드 호텔에 있어요.”섬나라에서 사람을 보내왔다는 말에 진서훈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온 자는 누구야?”“이가 가문의 사람을 포함해 총 5명이에요. 하지만 지금 행방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이에요.”진서준이 한마디 덧붙였다.“다른 네 명의 행방을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을 잡아서 족쳐야 해요.”“그런데 이 사람 5급 절정이라 저 혼자서는 상대하지 못할 것 같아요.”진서훈이 멈칫하더니 웃으며 욕했다.“봉호전에서 온갖 잘난 척은 다 해놓고 왜 그래? 문호동까지 이겼잖아. 이제 와서 섬나라의 오급 대종사가 무섭다고?”“달라요. 죽이는 건 쉽지만 제가 알고 싶은 건 다른 사람들의 행방이에요.”진서준이 물었다.“그래. 지금 당장 건너갈게.”진서훈도 더는 너스레를 떨지 않고 운전기사를 불러 그쪽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진서준이 전화를 끊자마자 이가 나미가 이렇게 물었다.“주인님,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신 거예요?”진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호국 장군.”이를 들은 이가 나미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집에 있을 때 집안 어르신들이 호국 장군에 대해 토론하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대한민국 무도의 절정을 찍은 사람들이었다.이가 가문의 어르신도 호국 장군을 보면 몸을 사릴 정도였다. 그렇게 무서운 존재를 진서준이 어떻게 불렀는지 의문이었다.“왜 그래? 너도 호국 장군 들어봤어?”진서준은 이가 나미의 표정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네... 전 세계 강자 중에 호국 장군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요?”이가 나미가 황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께 들어본 적 있어요. 해외 세력이 합세해서 대한민국 무도를 탄압했는데 12명의 호국 장군이 나서서 대부분의 해외 강자를 변방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고요.”“그 전쟁이 아주 치열했다고 하더라고요. 적지 않은 강자들이 호국 장군의 손에 죽었죠.”“하지만 호국 장군도 4명이나 전사하셨죠.”이가 나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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