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1174 챕터

제1011화

진서훈이 단번에 이가 나미의 체질을 알아본 건 딱히 놀랍지 않았다. 진서훈의 경험에 비하면 두 사람은 새 발의 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주인님, 제발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절대 주인님을 해치지 않습니다. 하늘에 맹세할 수 있습니다.”이가 나미가 얼른 충성심을 표했다.진서준이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아.”“가자. 작은할아버지 따라가야지.”진서준과 이가 나미는 얼른 진서훈의 뒤를 따라 이가 나미의 셋째 숙부가 묵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두 분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문을 열어달라고 할게요.”이가 나미가 문을 두드렸다.“숙부님, 숙부님, 주무세요?”안에서 인기척이 열리더니 문이 열렸다. 이가 나미와 조금 닮은 중년 남자가 문을 열었다.“나미야. 네가 웬일이야?”이가 무투가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이가 나미를 바라봤다. 뒤에 있는 진서훈과 진서준은 발견하지도 못했다.이가 무토가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자 이가 나미는 정말 너무 역겨웠다. 이가 무토는 분명 이가 나미의 숙부인데 말이다.“오늘이 숙부님의 마지막이 될 거예요. 역겨워 죽겠네 정말.”이가 나미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진서준과 진서훈이 있으니 이가 나미는 자신감이 뿜뿜 솟아올랐다.“뭐라고?”이가 무토는 이가 나미의 말에 귀를 의심했다.“나미야. 미쳤어? 지금 숙부한테 무슨 말버릇이야?”이가 무토가 훈수를 두었다.“아직도 숙부라는 말이 나와요? 어떤 숙부가 그렇게 더러운 눈빛으로 자기 조카를 바라봐요?”이가 나미가 큰소리로 질책했다.집에 있을 때 이가 나미는 매일 이런 눈빛을 견디면서 살아야 했다. 하여 임무가 있을 때마다 앞다투어 나가겠다고 했다.“섬나라는 변태가 많구나.”진서준이 감탄했다. 진서준은 이가 나미가 그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이가 가문의 사람들이 변태적인 건 맞는 것 같았다.진서준의 목소리가 들려서야 이가 무토는 뒤에 서 있는 진서준과 진서훈을 발견했다. 두 사람을 본 이가 무토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이가 나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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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진서훈은 모든 선천적인 강기를 정확하게 이가 무토에게 사용했고 다른 사람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더 중요한 건 이가 무토가 5급 절정의 대종사라는 것이었다.진서훈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5급 대종사의 무릎을 꿇렸다. 너무나도 무서운 실력이었다.진서준은 그제야 진서훈과의 실력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 것 같았다. 정말 천지 차이였다.호국 장군 중 누군가 진서준을 죽이고 싶다면 손가락 하나로 충분할 것 같았다.“당… 당신 설마 호국 장군이야?”이가 무토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진서훈을 바라봤다.그를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천의방에 이름을 올린 호국 장군이 아니고서는 어려웠다.이가 무토는 이미 식은땀으로 옷이 흠뻑 젖었고 이마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정말 너무 무서웠다.“다른 네 사람은 어디 있어?”진서훈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이가 무토는 대답 대신에 이가 나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이런 배신자 같으니. 가주가 너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가 나미가 차갑게 말했다.“여기를 살아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숙부님이 죽으면 국안부에 신분을 들켜서 죽은 거라고 보고할 거예요.”“지금 이가 가문에 내 몸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의심이 가더라도 너무 내몰지는 않을 거예요.”맞는 말이긴 했다.이가 가문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가 나미의 몸을 탐하고 싶어 했다.이가 나미가 배신했다고 의심할 수는 있어도 절대 입 밖에 꺼내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사람을 보내 조사하고 확실한 증거가 나오면 강제로 잡아갈 것이다.진서준이 앞으로 다가가 이가 무토에게 말했다.“네 사람의 위치를 알려주면 고생은 덜하게 해줄게.”이가 무토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꿈 깨.”“그래. 그러면 대한민국에서 유실된 지 오랜 침형을 보여줄게.”진서준이 은침을 꺼내더니 일단은 이가 무토가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막고 평생 잊히지 않을 체험을 선사했다.은침을 몇 개 꽂아 넣자 이가 무토의 눈알이 거의 튀어나올 것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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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남은 4명까지 해결한 진서준은 돌아가서 휴식하려 했다. 몇 시간만 지나면 동이 틀 시간이었고 내일엔 운전해서 운대산으로 돌아가야 했다.“주인님, 앞으로 혼자 위험한 곳으로 가시려는 거죠?”이가 나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진서준과 진서훈이 말하는 신농이 뭔지 모르지만 몇 마디 안 되는 두 사람의 대화, 그리고 두 사람의 표정에서 신농이 매우 위험한 것임을 단번에 눈치챘다.진서준이 솔직하게 대답했다.“맞아.”“만약 내가 신농에서 죽는다면 넌 앞으로 자유의 몸이 되는 거지.”이가 나미가 진서준의 손을 잡고 다급하게 말했다.“주인님, 오해에요. 저는 주인님이 죽기를 희망하지 않아요.”이가 가문에서 이가 나미는 따듯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거기엔 그저 악의만 있었다.비록 진서준과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되지만 이가 나미는 그가 다른 남자와는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여 이가 나미는 자발적으로 진서준을 주인으로 삼았다.이가 나미가 갑자기 진지하게 나오자 진서준은 약간 의외였지만 그래도 손을 내밀어 이가 나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아.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는데 그러면 안 되지.”이가 나미가 이를 악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주인님, 저를 가지세요.”“제 몸을 가지고 내공의 비약을 이룩하세요.”진서준이 이를 듣더니 덤덤하게 웃었다.“아니야. 너나 수련을 열심히 하면 돼.”그때 이가 나미를 하인으로 선택한 것도 섬나라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였지 이가 나미의 몸을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진서준도 빨리 실력을 향상하고 싶었지만 이런 방식은 싫었다. 정말 그렇게 한다면 이가 가문의 짐승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것 같았다.진서준이 거절하자 이가 나미는 정말 너무 슬펐다.“주인님, 설마 나미가 싫어서 그래요?”“나미는 굉장히 깨끗해요. 그 어떤 남자도 제게 손을 댄 적이 없어요.”이가 나미는 이렇게 말하며 진서준의 손을 잡아 거봉으로 가져다 대려 했다.진서준이 멈칫하더니 얼른 손을 빼며 흥분한 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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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이가 나미가 얼른 대꾸했다.“주인님, 금운으로 같이 넘어갈래요. 금운에서 기다릴게요.”“섬나라에 새로운 상황이 생기면 바로 보고할 수 있고 좋잖아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되고. 근데 혼자 차 타고 가야 해.”이가 나미에게 당부를 마친 진서준은 별장으로 돌아갔다....이튿날.해가 뜨자 진서준과 허사연, 그리고 다른 일행은 이미 떠날 준비를 마쳤다.“서라야. 일단 임씨 가문에 남아 있어.”“네 몸에 남은 독약을 씻어낼 9가지 약재는 이미 사람 보내서 찾고 있어. 임씨 가문에서도 같이 찾아줄 거야.”진서준은 진서라에게 경성 임씨 가문에 머물 것을 건의했다. 임씨 가문이 안전하기도 했고 진서라와 임씨 가문의 관계가 더 돈독해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진서준이 가자 유정도 더는 경성에 남을 이유가 없어 서남 지역으로 돌아갔다.저녁이 되어서야 진서준과 그 일행을 태운 차가 금운에 도착했다.“서준 씨, 같이 가서 우리 아버지 만날래요?”서지은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아니요. 사연이와 바로 운대산으로 가려고요.”진서준이 고개를 저었다.시간이 부족했다. 신농산으로 들어가기까지 이제 2달이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았기에 진서준은 시간 낭비하기 싫었다.“뭐 어쩔 수 없죠. 가서 수련해요. 3월 봄에 산 아래서 내려오길 기다릴게요.”서지은은 마음이 깊었기에 억지로 진서준을 집으로 데려가지는 않았다.서지은을 집까지 바래다준 진서준은 허사연 자매와 마트에서 먹을 것들을 한 아름 사 들고 운대산으로 향했다.산자락에 도착한 허윤진은 누렁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누렁아, 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야? 연아 언니는 어디 가고?”경성으로 돌아가기 전 진서준은 서지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누렁이를 서지은에게 맡겼다.누렁이가 여기에 있다는 건 서지은도 금운으로 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말이었다.진서준이 얼른 앞으로 다가가 누렁이의 몸에 상처가 없는지 살펴봤다. 상처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진서준은 한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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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허사연은 서지은을 소파에 앉혔다.“일단 진정하고 천천히 얘기해 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서지은이 진서준을 힐끔 쳐다보더니 고통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며칠 전 서준 씨가 나를 데려가니까 화가 났던 작은 삼촌이 서울시에 연아 씨를 잡으러 갔어.”“김연아 씨를 억지로 조카와 결혼시키고 싶어 했어. 성대한 결혼식도 없이.”“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김형섭이 사람을 데려가서 김연아 씨를 구해냈대.”“약이 잔뜩 오른 작은 삼촌이 아빠를 속이고 르벨에 가서 대사님을 찾아내 김연아 씨를 김씨 저택에서 억지로 데려가려 했나 봐.”허사연의 동생이 멈칫했다.김씨 가문에는 여러 명의 종사가 있는데 이번에 데려온 게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진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지은이 나머지 얘기를 다 털어놓기를 기다렸다.“르벨에 있는 대사는 지의방 일위였어. 경성 인씨 가문에서 거의 보살을 모시다시피 모셨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는지 경성을 떠나 르벨로 갔더라고.”서지은이 얼른 설명했다.이 소식은 서광문이 서지은에게 알려준 것이었다.상대가 지의방 일위라는 말에 허사연 자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서씨 가문의 왕안석도 대단하긴 했지만 결국 지의방 21위까지가 끝이었다.그렇다면 르벨 대사의 실력은 더 어마무시할 것 같았다.“작은삼촌이 그 대사를 데리고 바로 김씨 가문에 쳐들어갔지.”“김씨 가문의 대종사들이 연합해도 그 대사의 실력을 뛰어넘지는 못했대.”“김형섭은 더 손 쓸 수 없는 상태가 되니까 자기 목숨으로 김연아 씨의 자유를 바꾸겠다고 했대...”이렇게 생각한 서가은이 말을 멈췄다. 그 뒤로 있은 일은 진서준도 대략 알 것 같았다.김형섭은 김연아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한 것이다.김연아가 아까 왜 김형섭이 그녀를 구하다 죽었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진서준은 전에 김형섭을 가문의 이익만 따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을 것이다.어쩌면 김형섭은 김연아에게 늘 죄책감을 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가문과 김연아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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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하지만 허사연 등 사람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그녀들은 모두 진서준이 지나친 행동을 할까 봐 두려웠다.그러자 진서준은 그녀들을 한 번 쳐다보고는 미소를 지었다.“너희들의 눈에는 내가 그렇게 경솔한 사람으로 보여?”허사연은 진서준의 옆에 앉아 그의 팔을 꼭 껴안았다.“아니에요. 그냥 같이 있어 주고 싶을 뿐이죠. 저도 서준 씨가 마음이 아파하는 걸 알고 있어요.”허사연은 진서준의 마음속에는 자신을 빼고 김연아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김연아가 이렇게 슬픈 일을 겪었으니 진서준의 마음도 분명 많이 아플 것이다.허사연은 어떻게 사람을 위로할지 몰랐고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히 진서준의 곁을 지키는 것뿐이었다.“괜찮아. 난 여기서 좀만 앉아 쉬고 있으면 되니 너희들은 빨리 위층으로 올라가 쉬어. 오늘 하루 종일 차를 탔으니 피곤하겠어.”진서준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허사연의 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잠시 진서준을 지켜보고 있던 허사연이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러면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허사연은 진서준의 얼굴에 가볍게 키스하고 일어나서 계단을 올라갔다.“형부, 내일 아침에 별장에 없으면 다시는 형부를 아는 척도 하지 않을 거예요!”허윤진이 진서준을 향해 말했다.허윤진은 여전히 진서준이 화를 못 참고 서씨 가문으로 쳐들어가거나 직접 르벨로 갈까 봐 걱정했다.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난 너처럼 그렇게 대담하지 않아.”“그러니까 가만히 이곳에 있겠다고 약속하면 먼저 보상을 드리죠.”허윤진은 허사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재빨리 진서준의 얼굴에 뽀뽀한 후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그러자 서지은도 재빨리 진서준에게 뽀뽀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진서준은 눈을 지그시 감고 조용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복수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혹은 김연아가 직접 복수하게 하고 싶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직접 갚아야 그 한을 풀 수 있었다.진서준은 천천히 일어나서 대문 앞에 가서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았다.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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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불효녀 김연아가 아버지 제사에 왔어요!”김연아는 온몸의 힘을 다 써서 이 짧은 한마디 말을 뱉었다.사람들은 김연아의 쉬어 들어가는 목소리를 들었다.그러자 김씨 저택 안의 김씨 가문 사람들이 김연아를 발견했다.“저 빌어먹을 년이 감히 이곳으로 오다니!”“다 저년 때문에 우리 가주님께서 목숨을 잃었어. 그런데 이곳이 어디라고 감히 오는 거야? 저런 년은 당장 죽여버려야 해.”김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씩씩거리며 김연아를 죽여야 한다고 소리쳤다.“강남의 다른 세가들 앞에서 다들 뭐 하는 거야? 김씨 가문이 또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 싶어?”김형섭과 비슷한 말투를 가진 중년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사람은 김형섭의 동생인 김형산이었다.“둘째 삼촌, 저 여자가 이곳으로 온 것이야말로 우리 김씨 가문에 대한 모욕이에요.”김씨 가문의 한 젊은이가 대꾸했다.그때 김혜민이 일어나서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밖으로 걸어갔다.하지만 김형산은 김혜민을 말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둘러보더니 차갑게 말했다.“내가 언제 저 여자를 들여보내도 된다고 말했어?”김형산은 김연아를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힘없는 여자를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그렇지 않으면 김씨 가문은 다른 강남 세가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저택 입구.김형섭의 제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한 눈빛으로 김연아를 바라보았다.어떤 사람은 김연아를 알아보았고 어떤 사람은 김형섭이 죽음에 대한 찌라시를 듣고 수군거리고 있었다.“들어가죠.”진서준은 김연아의 손을 잡고 앞을 가로막는 경호원들을 무시하고 들어가려고 했다.“거기 서지 못해!”김씨 가문의 한 중년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김연아를 노려보았다.“김연아, 이곳이 어디라고 네가 감히 오는 거야? 네가 아니었다면 우리 가주님도 죽지 않았을 거야!”그 말을 듣자 떠돌고 있던 소문을 의심했던 사람들은 즉시 상황을 알아차렸다.‘김형섭이 사생 딸 때문에 죽은 거였어!’하지만 진서준과 김연아는 아무 말도 못 들은 척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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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진서준과 김연아가 대문 안으로 들어가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김혜민을 발견했다.김혜민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차가운 빗줄기가 그녀의 몸에 떨어지고 있었다.김연아의 앞에 도착하자 김혜민은 아무런 말도 없이 바로 손을 들어 김연아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탁!김혜민의 손바닥이 김연아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진서준이 막았다.“이거 놓지 못해!”김혜민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이를 갈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내가 말했지. 이제는 누구도 연아 씨를 다치게 하지 못할 거야.”진서준은 차갑게 말했다.김연아의 체면을 봐줄 필요가 없었다면 김혜민은 진작에 진서준에게 걷어차여 날아갔을 것이다.“그럼 이 년이 우리를 해치는 건 괜찮아?”김혜민도 쉬어가는 목소리로 진서준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우리 아빠는 이년 때문에 목숨을 잃었어! 이년만 아니었다면 우리 아빠도 살아계셨을 거고 김씨 가문도 이 꼴이 되지 않았을 거야!”죄책감, 분노, 고통, 슬픔...김혜민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가득했다.하지만 김연아 역시 마찬가지였다.“김형섭 씨는 너뿐만 아니라 연아 씨의 아버지이기도 하지.”진서준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연아 씨는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저 여자는 우리 아빠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어.”김혜민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진서준과 김혜민이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 김형산이 김씨 가문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걸어왔다.“김연아, 네가 뭐라고 이곳에 오는 거야. 당장 꺼져. 김씨 가문은 널 환영하지 않아.”“가주님은 너 같은 딸이 없어. 빨리 꺼지라고!”“더 이상 가지 않으면 대종사님을 불러서 너희들을 내쫓을 거야.”김씨 가문 사람들은 너도나도 화가 난 표정으로 김연아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러자 진서준은 그들을 한번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저리 비켜.”“네가 뭔데 우리보고 비키라는 거야?”“진서준, 우리 김씨 가문이 널 두려워할 것 같아?”그때 김형산이 큰 소리로 말했다.“됐어. 다들 조용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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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비는 점점 더 세게 내리고 있었다.김씨 가문 사람들은 빗속에 서서 진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어르신께서 오셨어!”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사람들은 즉시 뒤를 돌아보았다.김씨 가문 어르신이 기세등등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이미 백세가 넘은 김씨 가문 어르신이었지만 기세는 여전히 옛날 못지않았다.일부 젊은이들은 그를 보자 즉시 입을 다물었다.“할아버지!”김형산은 즉시 김씨 가문 어르신 앞에 다가가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제가 김연아를 막지 못했어요!”김씨 가문 어르신 김조한은 보통 남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지난번에 김씨 가문과 서씨 가문의 결혼식 날에도 김조한은 나타나지 않았다.김형섭의 장례식에도 김조한은 잠깐 얼굴만 비추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그가 이번에 나타난 건 진서준과 김연아가 장례식장에 쳐들어왔기 때문이었다.“네가 바로 진서준이야?”김조한은 마음속의 화를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그의 눈동자에서 무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진서준은 김조한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네.”김조한 앞에서도 진서준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진서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김씨 가문의 모든 사람과 맞서 싸울 준비를 했다.어찌 되었든 간에 진서준은 아버지의 제사에 참석하는 김연아를 지켜줘야 했다.“넌 죽을죄를 지었어.”김조한이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진서준은 여전히 담담한 말투였다.“고작 김씨 가문의 실력으로는 저를 어떻게 할 수 없어요. 제 목숨은 더더욱 다치지 못할 겁니다. 김씨 가문 사람들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다면 언제든지 한번 덤벼봐요.”진서준의 말투는 정말 패기가 넘쳤다.김씨 가문도 여태까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경시당한 적이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아직 20대 청년이었다.김조한은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김씨 가문은 지난번에 이미 한 번 망신을 당했다.오늘 만약 진서준과 김연아를 무사히 이곳에서 떠나게 한다면 김씨 가문은 반드시 전체 강남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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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다섯 줄기의 굉장한 강기가 거친 파도처럼 진서준에게 밀려갔다.진서준의 몸에 거의 닿으려 할 때 청색의 보호막이 나타나서 다섯 줄기의 강기를 막았다.쿵! 쿵! 쿵!강기와 청색의 보호막이 부딪히자 귀가 터질 듯한 굉음이 터졌다.그러자 온 대지가 뒤흔드는 것 같았다.진서준이 서 있던 곳에는 심지어 십여 미터 넘게 되는 구멍이 생겨 사방으로 퍼졌다.김씨 가문의 젊은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저... 저 자식이 이걸 막아내다니!”김조한마저 약간 놀랐다.다섯 명의 대종사가 힘을 합쳐 공격했는데 뜻밖에도 진서준이 막아냈다.‘이 자식이 설마 육급 대종사야? 설마... 그보다 더 대단할까? 하지만 나이는 얼마 되어 보이지 않은데.’바로 그때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자세히 보니 진서준의 몸에 둘러싸인 청색 보호막에 금이 났다.하지만 그래도 진서준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난 너희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진서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그의 두 팔은 청색과 붉은색으로 뒤덮였다.“그런데 너희들이 자기 주제를 모르고 있으니 날 탓하지 마.”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청색 보호막이 부서졌고 진서준도 그 순간 손을 썼다.진서준는 다섯 명의 공격을 무시하고 두 주먹이 두 사람의 몸에 닿았다.그 순간 진서준의 주먹에는 청색과 붉은색이 뒤얽힌 용수가 나타났다.용수에서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고 그 순간 두 대종사의 보호막은 산산조각이 났다.쾅!두 명의 대종사는 순식간에 수백 미터나 날아갔고 큰 나무 10여 그루와 연속으로 부딪혔다. 그러자 큰 나무들이 모두 부러졌고 나중에 담벼락마저 부딪혀 무너졌다.다른 대종사 3명도 주먹을 들고 진서준의 몸을 치려고 했다.그들 세 명은 온몸의 힘을 모두 끌어올려 진서준을 공격했다.진서준의 안색은 약간 붉어졌고 목에서 피 냄새가 났다.하지만 진서준은 자신의 부상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주먹을 휘둘러 다른 두 명의 대종사를 공격했다.“이 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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