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녀 김연아가 아버지 제사에 왔어요!”김연아는 온몸의 힘을 다 써서 이 짧은 한마디 말을 뱉었다.사람들은 김연아의 쉬어 들어가는 목소리를 들었다.그러자 김씨 저택 안의 김씨 가문 사람들이 김연아를 발견했다.“저 빌어먹을 년이 감히 이곳으로 오다니!”“다 저년 때문에 우리 가주님께서 목숨을 잃었어. 그런데 이곳이 어디라고 감히 오는 거야? 저런 년은 당장 죽여버려야 해.”김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씩씩거리며 김연아를 죽여야 한다고 소리쳤다.“강남의 다른 세가들 앞에서 다들 뭐 하는 거야? 김씨 가문이 또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 싶어?”김형섭과 비슷한 말투를 가진 중년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사람은 김형섭의 동생인 김형산이었다.“둘째 삼촌, 저 여자가 이곳으로 온 것이야말로 우리 김씨 가문에 대한 모욕이에요.”김씨 가문의 한 젊은이가 대꾸했다.그때 김혜민이 일어나서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밖으로 걸어갔다.하지만 김형산은 김혜민을 말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둘러보더니 차갑게 말했다.“내가 언제 저 여자를 들여보내도 된다고 말했어?”김형산은 김연아를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힘없는 여자를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그렇지 않으면 김씨 가문은 다른 강남 세가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저택 입구.김형섭의 제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한 눈빛으로 김연아를 바라보았다.어떤 사람은 김연아를 알아보았고 어떤 사람은 김형섭이 죽음에 대한 찌라시를 듣고 수군거리고 있었다.“들어가죠.”진서준은 김연아의 손을 잡고 앞을 가로막는 경호원들을 무시하고 들어가려고 했다.“거기 서지 못해!”김씨 가문의 한 중년 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김연아를 노려보았다.“김연아, 이곳이 어디라고 네가 감히 오는 거야? 네가 아니었다면 우리 가주님도 죽지 않았을 거야!”그 말을 듣자 떠돌고 있던 소문을 의심했던 사람들은 즉시 상황을 알아차렸다.‘김형섭이 사생 딸 때문에 죽은 거였어!’하지만 진서준과 김연아는 아무 말도 못 들은 척 발걸음을
진서준과 김연아가 대문 안으로 들어가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김혜민을 발견했다.김혜민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차가운 빗줄기가 그녀의 몸에 떨어지고 있었다.김연아의 앞에 도착하자 김혜민은 아무런 말도 없이 바로 손을 들어 김연아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탁!김혜민의 손바닥이 김연아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진서준이 막았다.“이거 놓지 못해!”김혜민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이를 갈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내가 말했지. 이제는 누구도 연아 씨를 다치게 하지 못할 거야.”진서준은 차갑게 말했다.김연아의 체면을 봐줄 필요가 없었다면 김혜민은 진작에 진서준에게 걷어차여 날아갔을 것이다.“그럼 이 년이 우리를 해치는 건 괜찮아?”김혜민도 쉬어가는 목소리로 진서준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우리 아빠는 이년 때문에 목숨을 잃었어! 이년만 아니었다면 우리 아빠도 살아계셨을 거고 김씨 가문도 이 꼴이 되지 않았을 거야!”죄책감, 분노, 고통, 슬픔...김혜민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가득했다.하지만 김연아 역시 마찬가지였다.“김형섭 씨는 너뿐만 아니라 연아 씨의 아버지이기도 하지.”진서준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연아 씨는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저 여자는 우리 아빠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어.”김혜민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진서준과 김혜민이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 김형산이 김씨 가문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걸어왔다.“김연아, 네가 뭐라고 이곳에 오는 거야. 당장 꺼져. 김씨 가문은 널 환영하지 않아.”“가주님은 너 같은 딸이 없어. 빨리 꺼지라고!”“더 이상 가지 않으면 대종사님을 불러서 너희들을 내쫓을 거야.”김씨 가문 사람들은 너도나도 화가 난 표정으로 김연아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러자 진서준은 그들을 한번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저리 비켜.”“네가 뭔데 우리보고 비키라는 거야?”“진서준, 우리 김씨 가문이 널 두려워할 것 같아?”그때 김형산이 큰 소리로 말했다.“됐어. 다들 조용히 해!”
비는 점점 더 세게 내리고 있었다.김씨 가문 사람들은 빗속에 서서 진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어르신께서 오셨어!”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사람들은 즉시 뒤를 돌아보았다.김씨 가문 어르신이 기세등등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이미 백세가 넘은 김씨 가문 어르신이었지만 기세는 여전히 옛날 못지않았다.일부 젊은이들은 그를 보자 즉시 입을 다물었다.“할아버지!”김형산은 즉시 김씨 가문 어르신 앞에 다가가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제가 김연아를 막지 못했어요!”김씨 가문 어르신 김조한은 보통 남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지난번에 김씨 가문과 서씨 가문의 결혼식 날에도 김조한은 나타나지 않았다.김형섭의 장례식에도 김조한은 잠깐 얼굴만 비추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그가 이번에 나타난 건 진서준과 김연아가 장례식장에 쳐들어왔기 때문이었다.“네가 바로 진서준이야?”김조한은 마음속의 화를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그의 눈동자에서 무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진서준은 김조한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네.”김조한 앞에서도 진서준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진서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김씨 가문의 모든 사람과 맞서 싸울 준비를 했다.어찌 되었든 간에 진서준은 아버지의 제사에 참석하는 김연아를 지켜줘야 했다.“넌 죽을죄를 지었어.”김조한이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진서준은 여전히 담담한 말투였다.“고작 김씨 가문의 실력으로는 저를 어떻게 할 수 없어요. 제 목숨은 더더욱 다치지 못할 겁니다. 김씨 가문 사람들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다면 언제든지 한번 덤벼봐요.”진서준의 말투는 정말 패기가 넘쳤다.김씨 가문도 여태까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경시당한 적이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아직 20대 청년이었다.김조한은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김씨 가문은 지난번에 이미 한 번 망신을 당했다.오늘 만약 진서준과 김연아를 무사히 이곳에서 떠나게 한다면 김씨 가문은 반드시 전체 강남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
다섯 줄기의 굉장한 강기가 거친 파도처럼 진서준에게 밀려갔다.진서준의 몸에 거의 닿으려 할 때 청색의 보호막이 나타나서 다섯 줄기의 강기를 막았다.쿵! 쿵! 쿵!강기와 청색의 보호막이 부딪히자 귀가 터질 듯한 굉음이 터졌다.그러자 온 대지가 뒤흔드는 것 같았다.진서준이 서 있던 곳에는 심지어 십여 미터 넘게 되는 구멍이 생겨 사방으로 퍼졌다.김씨 가문의 젊은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저... 저 자식이 이걸 막아내다니!”김조한마저 약간 놀랐다.다섯 명의 대종사가 힘을 합쳐 공격했는데 뜻밖에도 진서준이 막아냈다.‘이 자식이 설마 육급 대종사야? 설마... 그보다 더 대단할까? 하지만 나이는 얼마 되어 보이지 않은데.’바로 그때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자세히 보니 진서준의 몸에 둘러싸인 청색 보호막에 금이 났다.하지만 그래도 진서준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난 너희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진서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그의 두 팔은 청색과 붉은색으로 뒤덮였다.“그런데 너희들이 자기 주제를 모르고 있으니 날 탓하지 마.”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청색 보호막이 부서졌고 진서준도 그 순간 손을 썼다.진서준는 다섯 명의 공격을 무시하고 두 주먹이 두 사람의 몸에 닿았다.그 순간 진서준의 주먹에는 청색과 붉은색이 뒤얽힌 용수가 나타났다.용수에서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고 그 순간 두 대종사의 보호막은 산산조각이 났다.쾅!두 명의 대종사는 순식간에 수백 미터나 날아갔고 큰 나무 10여 그루와 연속으로 부딪혔다. 그러자 큰 나무들이 모두 부러졌고 나중에 담벼락마저 부딪혀 무너졌다.다른 대종사 3명도 주먹을 들고 진서준의 몸을 치려고 했다.그들 세 명은 온몸의 힘을 모두 끌어올려 진서준을 공격했다.진서준의 안색은 약간 붉어졌고 목에서 피 냄새가 났다.하지만 진서준은 자신의 부상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주먹을 휘둘러 다른 두 명의 대종사를 공격했다.“이 새끼가
사람들은 진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만 볼 뿐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스물다섯 살의 청년이 혼자의 힘으로 김씨 가문 사람들을 정복했다.어쩌면 오직 진서준만이 이런 실력이 있을 것이다.경성의 4대 가문의 젊은 세대들도 이런 실력이 없었다.육급 대종사의 실력은 오랜 수련을 거쳐야 도달할 수 있었다.김씨 가문 사람들은 심지어 이건 선인 환생의 기적이라고 했다.특히 진서준의 팔에 용수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김씨 가문의 육급 대종사는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젊은 세대가 무섭군!”비록 부상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대종사 다섯 명이 손을 잡아서 겨우 지금 진서준 한 사람과 승패를 가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만약 일대일로 붙는다면 몹시 위험한 상황일 것이다.김형산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대한민국에 언제 이런 실력이 막강한 젊은이가 나타났는지 궁금했다.진서준의 성장 속도는 모든 사람이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굉장했다.김형산이 알고 있는 진서준의 정보에 의하면 진서준은 완전히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다.진서준은 감옥에서 나온 후부터 무섭게 변했다.‘설마 진서준이 감옥에서 대단한 인물을 만났던 걸까?’“김형산 씨, 이런 실력의 젊은이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우리는 먼저 돌아가서 상처를 치료할게요.”육급 대종사는 김형산에게 당부하고 돌아섰다.진서준은 아직 어린 나이에 이 실력이면 앞으로는 엄청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김씨 가문이 진서준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앞으로 강남의 제일 가문의 자리는 아마도 김씨 가문이 차지할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던 김형산은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았다.‘만약 김연아를 다시 김씨 가문으로 들어오게 한다면... 그리고 진서준과 김연아의 친분을 잘 이용하기만 하면 앞으로 진서준이 우리 가문을 도와줄지도 몰라!’그때 김혜민이 걸어 들어갔다.“비켜. 난 안으로 들어가야 해.”김혜민이 차갑게 말했다.진서준은 김혜민을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연아 씨가 안에 있어.”“나도 우리
김혜민은 김형섭의 영정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안타깝게도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었다.김연아는 여전히 아런 대답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떠나려는 거야? 아버지의 가장 큰 소원이 바로 네가 남아서 김씨 가문을 거느리는 것이었어.”김혜민은 김연아를 바라보면서 물었다.“그럴 필요 없어. 아버지가 없으니 나도 이제 김씨 가문에 남아있을 필요도 없어.”김연아는 고개를 저었다.지금의 김씨 가문에 대해 김연아는 아무런 미련도 없었다.김형섭이 죽었으니 김연아가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모두 낯선 가족들뿐이었다.“내가 있잖아. 우린 언니 동생 사이야.”김혜민이 김연아를 막아 나서며 진지하게 말했다.김혜민의 입에서 언니 동생 말이 나오자 김연아는 살짝 놀랐다.김형섭의 죽음 때문에 김혜민은 큰 변화가 생겼다.김형섭이 살아있었다면 지금의 김혜민을 보면 정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하실 것이다.김연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날 찾거나 아니면 진서준 씨를 찾으면 돼. 서준 씨는 절대 네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 거야.”김연아는 말을 마치고 김혜민을 스쳐 지나갔다.김연아가 나오자 진서준은 그녀를 데리고 보슬비를 맞으며 김씨 가문을 떠났다.비록 김형산도 김연아가 김씨 가문에 남길 원했지만 그는 김혜민과 좀 달랐다.그는 진서준 몰래 김연아에게 남아달라는 요구를 제기하려고 했다.“다들 잘 들어. 앞으로 누구든지 연아를 사생 딸이라고 욕하지 마. 누가 다시 그런 말을 하면 당장 김씨 가문에서 내쫓을 거야!”김형산은 김씨 가문 사람들에게 호통쳤다.그러자 사람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대략 김형산이 뭘 하려는지 짐작이 갔다....“서준 씨, 저도 서준 씨와 함께 수련하고 싶어요.”돌아가는 길에 김연아가 진서준에게 말했다.“좋아요.”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는 김연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김연아는 스스로 원수를 갚고 싶었고 그러자면
진서준이 폐관하고 있을 때 국안부에서 소식이 전해졌다.봉호전이 끝났다.그날 저녁 8시에 국안부의 공식 포럼에서 이번에 봉호를 받은 사람들의 명단을 발표할 것이다.봉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의심할 여지 없이 대한민국의 절대적인 자존심이었다.많은 가문에서도 이번 봉호 명단이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떤 가문들은 봉호 명단에 오른 고수들에게 가문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까지 세웠다.그리고 심지어 어떤 가문들은 봉호를 얻은 사람들에게 자기 자손을 맡기려고 했다.그와 동시에 해외의 강자들도 명단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이미 4월 용의 안식 계획을 다 준비했다.지난 10년 동안 해외의 사람들은 줄곧 이 계획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호국 장군 같은 늙은 세대 중의 천재는 해외 강자들도 상대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젊은 세대들을 죽이기에는 충분했다.명단에 있는 젊은 무술 천재들을 죽이면 대한민국의 무도를 완전히 망하게 할 수 있었다.이게 바로 그들의 목적이었다.또 다른 목적은 바로 전설 속의 수선 공법을 찾는 것이었다.8시 15분, 명단이 발표되었다.이번에 봉호를 받은 사람은 모두 24명이었다.그중에 20대인 사람은 오직 진서준 한 명뿐이었다.이제 겨우 25세의 진서준이 용존이라는 봉호를 받자 온 포럼이 발칵 뒤집혔다.“겨우 스물다섯 살에 봉호를 받은 거야? 믿을 수 없어.”“국안부의 호국 장군 8명도 40대가 되어서야 봉호를 받았어. 진서준이라는 젊은이가 호국 장군들보다 더 재능이 뛰어나단 말이야?”많은 사람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진서준이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봉호전쟁 첫날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았다.진서준이 문호동과 원현성을 이긴 것을 본 사람은 수백 명에 불과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진서준의 실력을 의심했다.“진서준이 6연승을 했어. 인의방 1위였던 원현성과 은씨 일가의 문호동 이 두 사람도 모두 진서준에게 졌어. 그러니 진서준도 이 봉호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지.”진서준의 편을 들어주
여론이 진씨 가문으로 몰리자 진씨 가문도 즉시 글을 올렸다.“진서준 씨는 우리 진씨 가문과 아무 상관이 없음을 알립니다. 그 당시 진요한 씨의 부인은 난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사망했습니다.”비록 진씨 가문에서 이렇게 해명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진씨 가문의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사람들은 증거가 없었다.가장 중요한 건 진서준은 지금 아무런 흔적도 없이 인간에서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다.누구도 진서준이 어디로 간 걸 몰랐다.진서라는 임씨 가문에 숨어 있었다. 임준은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특별히 진서라에게 인피면구를 주었다.남매가 동시에 사라지자 다른 무인들은 더욱 궁금했다....한 달 반이 지났다. 진서준은 끼니도 대충 때우면서 수련에 열중했다.허사연과 그녀들은 진서준을 몹시 걱정했지만 또 진서준의 수련에 방해가 될까 봐 말할 수도 없었다.“며칠 있으면 설인데 아빠가 혼자 집에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어.”허사연은 허성태가 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나도 가끔 집 생각이 나.”허윤진도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전에는 설날이면 허성태가 아무리 바빠도 그녀들과 함께 설날 저녁을 먹었다.지금은 오히려 그녀들이 바빠서 돌아갈 수 없었다.하지만 김연아는 별로 슬퍼하지 않았다.설날이라도 줄곧 혼자 보냈기에 김연아는 이런 외로운 상황이 익숙했다.“언니, 아니면 그믐날에 함께 집에 갔다가 하루만 있다가 다시 돌아올까?”허윤진이 제안했다.허사연과 허윤진은 이미 몇 달 동안 허성태를 보지 못했다.허윤진이 그렇게 말하자 허사연은 사실 마음이 좀 움직였다.그러자 김연아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돌아가세요. 제가 이곳에 남아 있을게요. 서준 씨가 출관하면 두 분이 집으로 잠깐 돌아갔다고 말해줄게요.”허사연은 한참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었다.“연아 씨, 그러면 부탁할게요.”“별말씀을요.”그러자 허윤진은 즉시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섣달그믐날 아침에 허사연과 허윤진은 누렁이를 데리고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