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의 모든 챕터: 챕터 1041 - 챕터 1050

1174 챕터

제1041화

태양보다 더 눈부신 한 줄기 빛이 갑자기 돌기둥에서 뿜어져 나오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 빛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어서 즉시 고개를 돌렸다.진서준마저도 손으로 눈을 가려야만 할 정도였다.곧이어 둔탁한 소리가 귓가에 울리더니 그와 동시에 강렬한 빛이 점차 사라졌다.진서준을 포함한 사람들이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기세등등하던 유자성은 이미 온몸이 피투성이인 채로 반 미터 깊이의 큰 구덩이에 누워있었다.유씨 가문의 천재로 불리던 유자성의 비참한 모습에 모두 놀라서 어리둥절했다.사실 그는 스물여섯 살에 횡련 종사의 정점에 오를 정도로 무서운 실력을 갖춘 데다가 현장에 있던 사람 중 그를 때려눕힐 수 있는 사람은 10명도 넘지 않았다.고개를 돌린 찰나에 유자성을 처참하게 만든 것이 대체 누구의 소행인지 궁금하던 무렵, 갑자기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단한 배짱이군! 감히 우리 신농의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다니 살고 싶지 않은가 보네!”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얼굴빛이 변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 멀리서 작고 검은 그림자가 천천히 땅으로 내려오고 있었다.점점 가까워지는 검은 그림자의 정체를 확인한 사람들은 전부 아연실색했다. 그것은 사람의 그림자였다.“어머나! 하늘에서 내려오는 걸 보면 신선이 아닐까요?”“신농산에 특유의 선법이 있다더니 정말인가 보네요!”“이 신농산에 무조건 가봐야겠어요!”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내 신농에 대한 원한은 사라졌고 오히려 경배의 눈빛으로 신농산의 사자를 바라봤다.그도 그럴 것이, 선법을 배우는 것은 그들 모두의 목표였기 때문이었다.조민영은 입을 딱 벌린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마치 신농사자가 어떻게 했는지 아는 것처럼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진서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아저씨는 놀랍지 않나 봐요.”진서준은 곧장 싱긋 웃으며 말했다.“놀랄 게 뭐가 있죠? 조금 전, 사람들이 신농산에 특유의 선법이 있다고 했는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걸 보고 놀랄 필요가 있을까요?”조민영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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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곧이어 다들 황급히 몸을 숙여 용전에게 절을 올렸다.“용전님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용전은 이들의 공손한 태도에 극도로 만족한 표정을 짓다가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내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진서준과 조민영이었다.진서준은 용전이 절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신농의 사람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가둔 것도 모자라 어머니까지 신농산으로 끌고 갔기에, 진서준은 그들에게 처음부터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조민영도 용전이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절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용전의 차가운 시선에 놀라 진서준의 뒤에 숨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아저씨, 저 사람의 눈빛이 너무 무서워요...”사람들은 용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로 눈치를 보며 슬쩍 진서준을 살폈다.그제서야 진서준이 절을 올리지 않은 것을 알아챘고 그에게 큰 불행이 닥칠 거라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용전의 위엄을 도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곧이어 진서준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혹시라도 자기한테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워 황급히 사방으로 흩어졌다.이때 용전이 진서준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이름이 뭐지?”진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담담한 말투로 답했다.“김평안입니다.”뭇사람들은 머릿속에서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처음 듣는 이름이 분명했다.용전은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희롱하는 눈빛으로 말했다.“당신을 기억하지, 시험에 무사히 합격하길 바랄게.”“걱정하지 마십시오. 무조건 합격할 겁니다.”진서준의 담담한 말투 속에 내비친 자신감에 용전은 더욱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진정한 괴롭힘의 시작은 이번 심사를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신농에 갓 입문한 무인들은 처음 일 년 동안 수련하는 대신 성격을 단련하기 위해 장작을 패거나 물을 끓이는 등 막노동해야만 했다.그렇게 일 년이 지나면, 신농의 천교들이 이들과 대결을 펼치면서 목숨만 붙어 있을 정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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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결국 그 누구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기에 서로 피 터지게 싸우는 건 필연적이었다.용전은 진서준을 보고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다른 사람과 싸우는 게 싫다면 떠나도 좋아. 우리도 비겁한 쓰레기와 혈기가 없는 사람은 필요 없어.”진서준의 입에서 탈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용전은 즉시 무례한 태도를 보인 그를 죽일 생각이었다.용전은 사부님이 이 일을 아신다고 해도 자기를 탓하지 않을 거로 굳게 믿었다.신농은 문파 종주부터 장로 제자까지 세상에 지지 않을 법한 오만함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을 얕보는 경향이 있었다.그 순간, 다들 진서준을 쳐다보면서 비아냥거렸다.“당신 같은 멍청이는 꺼지는 게 좋아. 그렇지 않으면 목숨도 건지지 못할 거야.”“이 정도 배짱으로 감히 신농 제자 선발에 응모했다고? 정말 웃긴 녀석이네!”“이런 자리에 여동생까지 끌고 오다니, 이놈 좀 즐길 줄 아는데!”사람을 죽여본 적 없는 사람들도 신농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앞뒤를 가리지 않았다.조민영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진서준의 손을 꼭 잡으면서 말했다.“아저씨, 이 사람들 너무 무서워요. 우리 이만 가요...”그녀는 사실 신농에 합류해 더욱 강인해지고 싶었지만, 오만하기 그지없는 용전을 보니 제자를 가르친 사부의 인품이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에 차라리 집에 돌아가서 넷째 삼촌을 따라 검술이 배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그러나 진서준은 신농에 들어가서 부모님을 구출해야 했기에 확고한 태도로 말했다.“민영 씨는 가봐요, 난 안 갈 거예요.”조민영은 이를 갈며 말했다.“아저씨가 안 가면 나도 안 갈래요...”이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용전은 또다시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부터 신농 제자 선발을 시작하도록 하지!”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은 하나같이 동쪽으로 돌진했고 암기로 몰래 다른 무사들을 공격하는 이들도 있었다.퍽퍽퍽...음해가 계속되었고, 바닥에 누워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이 늘어만 갔다.이를 본 진서준의 안색이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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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황현호는 멀지 않은 앞에 진서준이 있는 걸 발견하고는 즉시 목소리를 낮췄다.“어젯밤 김평안을 건드렸는데 설마 기회를 타서 우리를 죽이지는 않겠지?”은범이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답했다.“네가 건드린 거지, 난 안 건드렸어.”황현호는 곧장 눈이 휘둥그레져서 은범이를 노려봤다.“너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잖아! 같은 날 태어난 걸 바라지 않아도 같이 죽기로 약속했으니까, 너도 날 두고 혼자 살아남을 생각하지 마!”그동안 함께 지내던 두 사람은 결국 어느 하루는 머리를 맞대면서 의형제를 맺기로 했다.그 이후로 은범이는 술에 취해 소란을 피웠을 뿐이라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황현호는 계속 그를 제일 좋은 형제로 생각했다.곧이어 은범이는 어린애처럼 의형제를 거론하는 황현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화를 풀어주려고 애썼다.“나 농담한 거니까 화내지 마!”그러나 그는 마음속으로 황현호가 팔려 가도 다른 사람에게 돈을 쥐여줄 정도로 지능이 떨어진 재벌 2세일 뿐이라면서 무시했다.사실 은범이도 황현호와 마찬가지로 재벌 2세였지만, 그보다 조금 더 똑똑하고 상황 판단을 잘할 뿐이었다.두 사람이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종사 경지의 무인이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그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황현호가 벌벌 떨면서 말을 건넸다.“당신... 왜 우리를 막아요? 우리는 종사도 아닌데...”그 종사는 자기의 앞에서 반격할 용기조차 없는 두 사람을 보고 담담하게 웃었다.“당신들이 종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은범이도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그런데 왜 우리 앞을 막아서는 거죠?”“난 두 사람의 정체를 알고 있지. 갑부의 아들과 은씨 일가의 직계 혈통이잖아.”중년 종사가 두 사람의 정체를 아는 것이 대단한 것처럼 말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놀랄 일이 아니었다.사실 황현호는 텔레비전에 얼굴을 자주 드러냈기에 그를 아는 사람이 많았고, 은범이도 경성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인물이었다.곧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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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진서준의 앞을 가로막은 다섯 명을 쳐다보지도 않고 덤덤하게 한마디 했다.“꺼져!”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멍해졌고 얼굴빛까지 어두워졌다.“뭐라고? 지금 우리한테 꺼지라고 한 거야? 정말 건방짐의 극치네!”“말로 끝내려고 했는데 너 스스로가 불행을 자초한 거야!”“저놈을 빨리 죽이고 이 여자는 우리가 데려가자!”그들의 말만 들으면 진서준은 마치 이미 저세상 사람인 것 같았다.진서준이 줄곧 자기의 실력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에 그가 종사인지, 대종사인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그들 또한 40대로 보이는 그의 외모에 종사일 거로 짐작하고는 다섯 명 중 세 명이 일품 대종사인 데다가 5대 1이니 어떻게든 질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진서준이 짜증 섞인 얼굴로 손바닥을 살짝 흔들자, 순식간에 천문검이 나타났고 그들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미친 듯이 기뻐하면서 말했다.“이놈한테 이렇게 좋은 검이 있을 줄은 몰랐네, 오늘 수확이 아주 크겠는걸!”“다른 보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따가 죽인 후, 몸수색이나 확실히 해봐야겠네.”이때 진서준은 그들을 상대하다가 혹시라도 조민영을 다치게 할까 봐 걱정되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민영 씨, 물러나 있어 줘요.”사실 그가 전력을 다한다면 다섯 명쯤은 단숨에 죽일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2품 대종사인 김평안의 신분으로 그들을 단번에 죽인다면 다른 사람들의 집중 공격을 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게다가 4월에 해외 강자들이 연합해 대한민국 무도계를 포위할 거라는 걸 알아서 무인들을 죽이고 싶은 마음은 더욱 없었다.곧이어 조민영은 뒤로 물러나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서준을 쳐다봤다.“아저씨, 조심하세요...”진서준이 싸우려는 태세를 취하자, 흰 수염의 우두머리 종사가 냉소를 지었다.“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혼자서 우리 다섯 명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얌전히 죽음을 받아들이면 고통도 면할 수 있고 얼마나 좋아!”그러나 진서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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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정점의 경지에 오른 종사가 진서준의 검에 의해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다니!남은 네 명의 종사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퍽퍽퍽...그들이 주먹으로 진서준의 몸 이곳저곳을 가격하자,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목이 촉촉해지더니 입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조민영은 그가 피를 토해내는 걸 보고 놀라움에 비명을 지르면서 달려갔다.“아저씨...”“다가오지 말아요, 난 괜찮아요!”진서준은 충격이 컸는지 10여 걸음 뒤로 물러나서야 몸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피까지 토했는데 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어요...”조민영이 애타는 목소리로 눈물까지 떨어뜨리자, 그들은 진서준을 보면서 냉소를 금치 못했다.“생각보다 맷집이 좋은데, 그래도 넌 우리의 손에 죽을 운명이야!”네 명의 종사는 자기 패거리를 죽인 진서준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처단해야만 했다.그러나 진서준은 겁을 먹기는커녕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이 싸움에서 누가 살고 죽을지는 누구도 장담 못 해!”“죽음 앞에서도 이렇게 건방지다니, 빨리 때려죽이자!”곧이어 그들은 진서준에게 살길을 남겨주지 않고 한 방에 죽일 생각인지 아까보다 더욱 무서운 기세로 거침없이 달려들었다.진서준은 2품 종사의 힘으로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어려웠기에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나 너무 힘을 주면 자기의 실력이 들통나서 용전의 관심을 끌 것이 분명했다.그는 원래 자기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신농에 입성해서 부모님의 갇혀있는 위치를 알아내고 기회를 찾아 그들을 구출하려고 했다.그런데 만약 신농사자의 주목을 받는다면 구출 작전이 훨씬 더 어려워질 건 불 보듯 뻔했다.순식간에 네 명의 종사와 진서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조민영은 결국 펑펑 울면서 진서준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다.바로 그 순간 한 줄기의 무시무시한 검광이 나타나더니 그를 포위하던 종사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네 명의 종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그 검광이 마치 하늘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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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사실 조민영이 외동딸이 아님에도 그녀의 부모님은 항상 애지중지하게 키웠고 그녀가 실종된 순간, 동북 전체를 뒤집을 판이었다.그녀는 부모님께 신농에 들어가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무조건 반대할 거라는 걸 너무나 잘 알았기에 몰래 집안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얼마 후, 조기강은 신농산 근처의 마을에서 조민영을 보았다는 제보를 듣고 한달음에 이곳으로 달려온 거였다.“네가 신농에 들어가겠다면 삼촌도 말릴 생각이 없어. 하지만 그곳에 일단 발을 들이면 나오기 힘들다는 걸 명심해!”조기강은 조민영을 탓하는 대신 진지하게 이치를 설명했다.“삼촌도 네가 강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해해. 그렇지만 민영이도 부모님이 눈물에 젖어 사는 걸 원치 않잖아?”“삼촌이랑 이만 돌아가자, 내가 너한테 제일 좋은 사부를 찾아줄게!”조기강이 부모님까지 언급하자, 그녀의 고집스럽던 마음도 점차 누그러들었다.사실 그녀도 부모님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의 체면을 세워 드리려고 신농에 입성할 생각이었다.조민영은 곧이어 진서준의 뒤에서 나와 조기강에게로 다가갔다.“삼촌, 내가 잘못했어요. 같이 돌아갈게요...”조기강은 그제야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데리고 갈 준비를 했다.“이제야 착하네...”이때 그녀는 서둘러 조기강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넷째 삼촌, 아저씨를 신농에 입성하도록 도와주면 안 될까요? 이틀 내내 저를 돌봐줬단 말이에요!”조기강은 난처한 부탁에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응? 신농은 자기의 능력으로 입성해야만 해. 삼촌이 도와줄 수가 없어...”그러자 조민영이 급히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아니, 올해는 규칙이 바뀌었어요. 삼촌이 아저씨를 신농의 대문 앞까지 호송해 주기만 하면 돼요!”이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진서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민영 씨, 호의는 감사하지만 나 혼자서 갈 수 있으니까 귀찮게 할 필요 없어요.”그러자 조민영은 완고하게 고집을 부리면서 진서준의 옷깃을 잡았다.“안 돼요!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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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셋!”“둘!”은범이와 황현호는 식은땀을 흘렸고, 결국 황현호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그만해요! 줄게요! 주면 되잖아요!”이제 그들에게는 종사가 말을 번복하든 말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두 사람은 전 재산과 황현호의 손에 있던 7개의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넘겨줬다.은행 카드와 보석 뭉치를 손에 넣은 종사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난 내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이야, 이제 가봐도 좋아!”황현호와 은범이는 마음이 달갑지 않았지만, 목숨을 건지려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바로 그때,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황현호, 너 때문에 우리 황씨 일가의 체면이 바닥을 쳤어!”황현호는 움찔하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누님...”그곳에는 황예은이 차가운 눈빛으로 황현호를 노려보고 있었다.“난 너 같은 쓸모없는 동생을 둔 적이 없으니까 누나라고 부르지 마!”평소 대범하고 방탕한 생활을 즐기던 황현호였지만, 황예은 앞에서는 감히 제멋대로 행동하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매번 황현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가 3일은 무서워서 집에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잔인하게 때렸기 때문이었다.황예은은 곧이어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어 나갔다.“우리 황씨 일가가 언제 남한테 재물을 빼앗긴 적이 있어?”재물을 강탈한 중년 종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뒤돌아보다가 황예은의 뛰어난 외모와 기질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사실 그녀는 명주시에서 제일 가는 미인이었다!뛰어난 외모는 말할 것도 없고, 범상치 않은 기품으로 그녀를 본 남자마다 매료되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은범이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면서 심지어 두 사람 아이의 이름까지 생각했다.얼마 후, 중년 종사가 정신을 차리고 황예은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이 바로 황씨 일가의 따님인가?”그러나 황예은은 그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뒤에 있던 두 명의 노인한테 명령했다.“죽여...”두 노인은 호흡이 가빠 보일 정도로 늙어서 실력이 어떨지 알 수 정확히 알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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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황현호는 은범이가 신농에 들어가 실력을 향상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기에 황예은이 죽청 어르신까지 모시고 온 기회를 잡아 의형제를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바보인 줄로만 알았던 황현호의 의리 있는 모습에 은범이는 오히려 살짝 당황했다.그러나 황예은은 황현호를 동생이라고 봐주는 법도 없고 마음에 안 들면 때리기까지 했기에 그의 체면을 무시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네가 나한테 부탁할 자격이 없을 텐데.”그녀는 사실 아름다운 외모와 어린 나이임에도 진정한 대성종사의 위치까지 올라갔고 동갑내기 중에서 그녀의 적수는 존재하지 않았다.그래서 황현호가 맞을 때마다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는 건 흔한 일이었다.그러나 그도 이번만큼은 마음을 굽힐 수 없는지 화를 냈다.“누님,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예요! 만약 허락하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죽어도 괜찮아요.”은범이는 잠시 눈동자를 굴리면서 분위기를 파악하더니 입을 열었다.“현호야, 나 때문에 누님과의 사이가 틀어지는 건 말이 안 돼. 나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빨리 가.”사실 요 며칠간의 만남을 통해 은범이는 황현호를 구슬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그의 예상대로 황현호는 떠날 기미가 없이 더욱 고집을 부리면서 단호하게 말했다.“범아, 우리는 의형제야! 걱정하지 마, 내가 누님한테 맞아서 갈비뼈 열 개가 부러지고 한쪽 다리를 못 쓴다고 해도 오늘 널 반드시 신농 종문까지 데려다줄 거야!”은범이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황현호를 와락 껴안았다.“내 둘도 없는 형제여!”한편, 황예은은 은범이의 가증스러운 행동을 눈치챘지만, 폭로할 마음은 전혀 없었기에 결국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어떻게 하면 저놈을 신농까지 데려다줄 수 있는지 말해봐.”황현호는 곧장 기쁨에 젖어 용전이 방금 말했던 규칙을 그녀에게 빠짐없이 알려줬다.규칙을 들은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신농이 제자를 선발하는 일이니 자기가 비평을 늘어놔도 쓸모없다는 생각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자, 신농 문 앞까지 데려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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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황현호가 죽청 어르신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죽청 어르신은 황씨 일가를 모시면서 황현호와 갑부에게만 복종할 뿐이었고 황현호는 직속 주인이 아니었기에 명령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죽청 어르신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황현호는 금세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황예은에게 도움을 청했다.“누님, 어젯밤 제가 저놈한테 엄청난 수모를 당했다고요, 저를 좀 도와주세요!”황현호의 억울한 표정에 그녀는 못 이기는 척 차갑게 한마디 했다.“이번 한 번뿐이야.”“감사합니다, 누님! 감사합니다, 누님!”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황현호는 두 명의 죽청 어르신과 진서준의 패거리를 향해 다가갔고 거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제는 엄청나게 건방지지 않았습니까? 우리 가문을 공양하는 사람도 왔으니 또 한 번 미쳐 날뛰어 보시죠!”진서준은 이내 그의 뒤에 있는 두 대종사를 바라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두 사람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한눈에 알아챘기 때문이었다!그들이 풍기는 냄새로 보아 적어도 6품 대종사의 경지에 올랐다는 걸 알 수 있었다!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조민영이 갑자기 진서준의 앞을 막아서더니 대뜸 화를 냈다.“어제는 분명히 당신이 먼저 우리를 건드렸잖아요! 아저씨는 당신을 봐줬다고요!”조기강도 곧장 그들 사이에 충돌이 있었음을 알아채고는 차갑게 물었다.“내 조카가 어제 일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데 죽고 싶어서 환장했습니까?”황현호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조기강을 자세히 관찰했고 조민영에게 대시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었던지라 최대한 분수를 지키면서 예의 있게 말했다.“당신이 저놈의 삼촌입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민영 씨와는 아무런 충돌이 없었고 저놈한테 원한이 있을 뿐입니다!”그러자 조민영이 급히 말을 꺼냈다.“아저씨의 일이 바로 내 일이에요!”진서준은 조민영의 다정하고 의리 있는 모습에 감동했고 이내 냉담한 목소리로 황현호에게 말했다.“말로 할 때 당장 꺼져! 아니면 여기 남아보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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