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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황현호는 멀지 않은 앞에 진서준이 있는 걸 발견하고는 즉시 목소리를 낮췄다.

“어젯밤 김평안을 건드렸는데 설마 기회를 타서 우리를 죽이지는 않겠지?”

은범이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답했다.

“네가 건드린 거지, 난 안 건드렸어.”

황현호는 곧장 눈이 휘둥그레져서 은범이를 노려봤다.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잖아! 같은 날 태어난 걸 바라지 않아도 같이 죽기로 약속했으니까, 너도 날 두고 혼자 살아남을 생각하지 마!”

그동안 함께 지내던 두 사람은 결국 어느 하루는 머리를 맞대면서 의형제를 맺기로 했다.

그 이후로 은범이는 술에 취해 소란을 피웠을 뿐이라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황현호는 계속 그를 제일 좋은 형제로 생각했다.

곧이어 은범이는 어린애처럼 의형제를 거론하는 황현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화를 풀어주려고 애썼다.

“나 농담한 거니까 화내지 마!”

그러나 그는 마음속으로 황현호가 팔려 가도 다른 사람에게 돈을 쥐여줄 정도로 지능이 떨어진 재벌 2세일 뿐이라면서 무시했다.

사실 은범이도 황현호와 마찬가지로 재벌 2세였지만, 그보다 조금 더 똑똑하고 상황 판단을 잘할 뿐이었다.

두 사람이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종사 경지의 무인이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

그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황현호가 벌벌 떨면서 말을 건넸다.

“당신... 왜 우리를 막아요? 우리는 종사도 아닌데...”

그 종사는 자기의 앞에서 반격할 용기조차 없는 두 사람을 보고 담담하게 웃었다.

“당신들이 종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은범이도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왜 우리 앞을 막아서는 거죠?”

“난 두 사람의 정체를 알고 있지. 갑부의 아들과 은씨 일가의 직계 혈통이잖아.”

중년 종사가 두 사람의 정체를 아는 것이 대단한 것처럼 말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놀랄 일이 아니었다.

사실 황현호는 텔레비전에 얼굴을 자주 드러냈기에 그를 아는 사람이 많았고, 은범이도 경성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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