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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작가: 무가
사실 조민영이 외동딸이 아님에도 그녀의 부모님은 항상 애지중지하게 키웠고 그녀가 실종된 순간, 동북 전체를 뒤집을 판이었다.

그녀는 부모님께 신농에 들어가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무조건 반대할 거라는 걸 너무나 잘 알았기에 몰래 집안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조기강은 신농산 근처의 마을에서 조민영을 보았다는 제보를 듣고 한달음에 이곳으로 달려온 거였다.

“네가 신농에 들어가겠다면 삼촌도 말릴 생각이 없어. 하지만 그곳에 일단 발을 들이면 나오기 힘들다는 걸 명심해!”

조기강은 조민영을 탓하는 대신 진지하게 이치를 설명했다.

“삼촌도 네가 강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해해. 그렇지만 민영이도 부모님이 눈물에 젖어 사는 걸 원치 않잖아?”

“삼촌이랑 이만 돌아가자, 내가 너한테 제일 좋은 사부를 찾아줄게!”

조기강이 부모님까지 언급하자, 그녀의 고집스럽던 마음도 점차 누그러들었다.

사실 그녀도 부모님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의 체면을 세워 드리려고 신농에 입성할 생각이었다.

조민영은 곧이어 진서준의 뒤에서 나와 조기강에게로 다가갔다.

“삼촌, 내가 잘못했어요. 같이 돌아갈게요...”

조기강은 그제야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데리고 갈 준비를 했다.

“이제야 착하네...”

이때 그녀는 서둘러 조기강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넷째 삼촌, 아저씨를 신농에 입성하도록 도와주면 안 될까요? 이틀 내내 저를 돌봐줬단 말이에요!”

조기강은 난처한 부탁에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

“응? 신농은 자기의 능력으로 입성해야만 해. 삼촌이 도와줄 수가 없어...”

그러자 조민영이 급히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니, 올해는 규칙이 바뀌었어요. 삼촌이 아저씨를 신농의 대문 앞까지 호송해 주기만 하면 돼요!”

이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진서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민영 씨, 호의는 감사하지만 나 혼자서 갈 수 있으니까 귀찮게 할 필요 없어요.”

그러자 조민영은 완고하게 고집을 부리면서 진서준의 옷깃을 잡았다.

“안 돼요!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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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51화

    진서준 일행 10명은 용전의 뒤를 따라 줄곧 산을 향해 걸었는데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올랐는지 모른다.계단 양쪽의 나무는 갈수록 무성해져 달빛이 거의 침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진서준 일행은 보통 사람이 아니므로 달빛이 아무리 어두워도 그들의 행동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었다.은범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계단을 걸어왔는지 헤아릴 수 없었고 두 다리는 마치 천근 무게를 단 것처럼 무겁게 느껴졌다.진서준도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들은 아마도 이미 3천여 미터의 산길을 걸었을 것인데도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았다.주변은 점점 짙어져 가는 안개로 덮여 앞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도착했다!”얼마나 더 가야 할지 생각하던 차에, 용전이 갑자기 멈춰 서서 사람들에게 등을 보인 채 말했다.“어? 벌써? 사방이 어둑어둑해서 입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모두의 얼굴은 의혹으로 가득 찼다.“흥, 우리 신농의 입구를 당신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어찌 대한민국 최고의 종문이라 자칭할 수 있겠어!” 용전은 콧방귀를 뀌고는 옥경을 꺼냈다.그는 몸속의 진기를 옥경에 주입한 후, 오른쪽을 향해 비추었다.옥경이 비치는 곳에 꼬불꼬불한 오솔길이 나타났다.이 꼬불꼬불한 오솔길이야말로 신농 종문의 진정한 입구였다.진서준 일행은 모두 놀라서 입을 딱 벌린 채 서로 간 얼굴만 쳐다보았다.입구에는 나이가 별로 많아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이 서 있었는데, 이들은 용전을 보자마자 급히 달려와 공손히 주먹을 마주 잡고 ‘용 선배!’라고 인사했다.이 두 사람은 신농 종문에서 이전에 모집한 제자로서 이곳에서 대문을 지키는 일을 맡고 있었다.매일 바람이 불고 햇볕이 내리쬐는 밖에서 수고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또 용전과 같은 내실 제자들의 멸시와 조롱까지 받아야 했다.용전은 도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오솔길로 들어섰다.진서준이 따라나서자 다른 사람들도 모두 정신을 가다듬고 용전의 뒤를 따라가면서 무척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자신이 곧 신농 종문에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52화

    진서준은 옷을 들고 눈여겨보았다.옷의 스타일은 용전이 입은 옷과 유사했지만, 용전의 옷은 검은색이고 그들의 옷은 흰색이다.특히 앞가슴에 신농의 종문을 상징하는 ‘신농’이라는 글자가 새겨있지 않았다.“너희들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은 훈련복이야, 일련의 훈련을 거쳐서 죽지 않는 자만이 정식으로 우리 신농의 제자가 될 수 있다!”용전이 진서준에게 말했다.이번 훈련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은범 그들의 심장은 즉시 목구멍으로까지 치솟았다.갖은 고생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들어왔는데, 신농 제자가 되기까지 겨우 한 걸음밖에 남지 않은 지금에 와서 만약 죽는다면, 그들한테는 정말 큰 손해였다.진서준을 비롯한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은 후, 용전은 그들을 데리고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훈련장을 가리키며 말했다.“오늘 밤, 너희는 저곳으로 가서 훈련하거라!”‘오자마자 훈련을 하라고?’그들의 얼굴은 온통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덮였다.낮에 그들은 필사적으로 시험을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또 한나절 동안 계단을 밟아왔다.‘무쇠로 만들었어도 좀 쉬어야지!’“용 선배, 하룻밤만 쉬게 해 줄래요? 내일 아침에 다시 훈련...”용전은 듣고 나서 쌀쌀하게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꺼져버리든지, 아니면 지금 당장 훈련하러 가든지!”용전의 단호한 말투에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줄을 서서 훈련장으로 향했다.용전은 신농의 한 제자에게 다가가서 몇 마디 분부하고는 즉시 그 자리를 떴다.용전은 비록 떠났지만, 그들이 게으름을 피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 명의 제자를 파견하여 진서준 그들을 감시하게 했다.“지금 훈련은 주로 너희들의 체력을 단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강기를 사용해서는 안 되고 오직 자신의 몸으로 훈련해야 한다.”“종목마다 천 세트씩 해야 쉴 수 있다!”진서준 일행을 감시하는 그 사람이 큰소리로 외쳤다.은범을 비롯한 사람들은 듣자마자 화가 나서 두피가 터질 것 같았다.그들 10명 중 진서준과 유자성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무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53화

    신농곡은 몹시 클 뿐만 아니라, 또한 밤에도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서, 진서준은 섣불리 멀리 갈 수 없었다. 그는 단지 주위의 몇 개의 다락방과 집 사이를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었다.4월까지는 아직 한 달 남짓한 시간이 남아있기에, 진서준은 신농곡을 더듬을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며칠 동안의 세밀한 관찰을 통하여, 진서준은 신농곡에 대한 비교적 포괄적인 정보를 얻게 되었다.가장 북쪽에 있는 20여 미터 높이의 다락방은 신농곡 장로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었다.장로 다락방 뒤에는 작은 오두막집이 있었는데, 주위에는 어떠한 방어력도 없었지만, 진서준은 단 한 번도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누구든지 이 오두막집에 들어가려고 한다면 필연코 다락방에 있는 장로들의 주의를 일으키기 때문이었다.진서준과 같이 들어온 사람들 말에 의하면, 신농곡에는 모두 다섯 명의 장로가 있는데, 그중에서 세 분의 장로는 10품 대종사, 큰장로와 둘째 장로는 지선이라고 했다.만약 이 다섯 사람을 건드린다면, 설사 진서훈이 오더라도,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그래서 진서준은 자신의 어머니가 이 오두막집에 갇혔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진서준이 한참 오두막집에 어떻게 들어갈까를 고민하던 참에 진서준은 맞은편에 앉은 한 남자가 말을 건네 왔다.“평안 씨, 자네의 진보 속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닙니까? 이제 겨우 사흘짼데, 당신은 벌써 힘든 줄 모르는 경지에 달했네요.” 정신을 차린 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검술을 익히기 전에 먼저 몸을 단련했습니다.”진서준과 얘기를 나누는 이 사람은 임배라고 하는데, 경성 임씨 가문의 방계에 속하며, 올해 서른여덟 살인 일품 대종사이었다.임씨 가문의 직계가 그들의 방계를 무시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임배는 자신의 노력을 통해 직계의 안중에서의 방계의 지위를 바꿔보려고 필사적으로 수련해왔다.며칠 동안 함께 지내면서 진서준과 임배는 곧 친해졌다.“몸만 단련한 게 아니죠? 저는 당신이 횡련 종사처럼 느껴지는데요.”임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054화

    하지만 모두는 진서준이 용전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다.진서준 자체도 웃으면서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용전의 실력은 확실히 약하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서준이 아직 용전이 어떤 비장의 카드를 가졌는지 모른다는 점이었다.만일 경솔하게 손을 쓴다면, 진서준은 정말 용전의 상대가 못 될 수도 있었다.오후 3시, 진서준 일행은 서쪽 링에서 모였다.용전은 진서준을 비롯한 10명을 훑어보면서 말했다.“지금은 그 어떤 룰도 없다. 오직 전력으로 나를 물리치면 된다!”“그 누가 날 건드릴 수만 있다면 내일은 쉴 수 있다!”“그 누가 날 다치게 할 수 있다면 일주일 동안 쉴 수 있다! ”용전이 이렇게 유혹적인 조건을 제출하자, 그들은 온몸에 힘이 솟구치는 듯했다.“하지만 너희들이 나한테 다치면 훈련 강도를 3배로 높인다!”“지금 시작한다!”말이 끝나자, 용전의 모습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뭇사람은 가슴이 덜컥하여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랬더니 1초 후에 곧 비명이 터져 나왔다.보니 동료 한 명이 용전이 날리는 다리에 차여서 갈비뼈 세 개나 부러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신음하고 있었다.“이... 이 변태 같은 놈! 너무 강한 거 아니야?”“헛소리 말고 훈련 세 배로 하지 않으려면 같이 덤벼! 그를 다치게는 못할지라도, 만지기라도 해야 해!”은범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며칠간의 훈련을 거쳐 은범은 이미 천지개벽할 정도의 변신을 했다.원래 내공 무인에서 무도 종사가 되었다.이렇게 빨리 수련할 수 있었던 건, 은범 자체에 타고난 재능이 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이 신농곡 아래에 영맥이 있기 때문이다.신농곡의 영기가 운대산의 영기보다도 몇 배나 더 풍부하다.하지만 진서준은 지금 수련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단지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갇힌 곳을 찾고 싶을 뿐이었다.‘펑! 펑!’또 두 번의 둔탁한 소리와 함께 또 두 명의 대종사가 쓰러졌다.불과 10초 만에 진서준을 비롯한 7명만 남게 되었다.임배는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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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서준 그들은 아직 신농의 제자가 아니었기에, 용전이 정말로 그들을 죽인다고 하더라도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을 것이었다.그리고 원래부터 용전은 진서준를 비롯한 사람들의 신분이 자신보다 훨씬 천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런데 방금 진서준과 임배가 손을 잡고 그를 다치게 했으니 용전의 체면이 여지없이 구겨졌다.용전이 이렇게 뻔뻔스럽게 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속으로 그를 엄청나게 경멸했다.아까는 전력을 다해서 덤비라고 했던 사람이 지금에 와서는 도리어 진서준과 임배에게 상처를 입었다고 화를 내고 있다니, 정말 염치가 없었다.하지만 사람들은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거니와, 심지어 나서서 돕지도 못했다.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낯선 사람 하나 때문에 자신의 앞길을 망칠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난 당신이 그를 죽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진서준은 임배의 앞을 가로막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용전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너털웃음을 웃기 시작했다.“하하하하...”미친 듯한 웃음을 마친 용전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두 눈에 살기가 거의 넘쳐흘렀다.“당신이 뭔데 감히 내 앞을 막아? 누군가 호송해주지 않았다면 네놈은 우리 신농의 대문도 못 들어왔을 거야!”조기강이 진서준을 호송하는 장면을 용전은 모두 눈여겨보았었다.이 일로 용전은 진서준을 매우 업신여기었고, 진서준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미친 듯한 너털웃음을 마친 용전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두 눈에는 살기가 거의 넘쳐흘렀다.“오늘은 이 사람만 죽는 게 아니라 당신도 죽어야 해!”용전이 매섭게 말했다.“이건 김평안과 무관하니 풀어주세요...”바닥에 쓰러져있는 임배가 허약하고 무기력하게 사정했다.“풀어주라고? 그럼 저승에 혼자 내려가면 외롭지 않아? 나처럼 착한 사람이 어떻게 당신 혼자 저승에 가게 할 수 있겠어!”용전은 말을 마치자, 갑자기 진서준에게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매우 맵고 지독하다. 게다가 뜻밖에 공격하여 속도가 더욱 극에 달했다.공기 중에 귀를 진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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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73화

    아침, 설표 특전대 기지.단잠에 빠져 있던 소정태와 고인권 등 사령관은 갑작스러운 군부의 전화 소리에 깨어났다.8대 특전대 사령관들은 즉시 회의실에 집합했다.“어젯밤, 묘강에서 폭동이 발생했어. 그러나 배논국 군부가 폭동을 단숨에 진압하며 묘강은 다시 배논국의 영토로 돌아갔어.”상부의 이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여덟 명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소정태 일행은 서남 국경에서 묘강의 사수들과 적지 않게 맞닥뜨린 경험이 있었다.다들 묘강의 사람들은 전부 목숨을 걸고 움직이는 미친놈일 뿐만 아니라 주술과 독충술까지 능숙히 다루는 존재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그들은 자기들만의 군대와 탱크와 같은 대형 무기를 갖추고 있었다.배논국 군부가 강제로 공격했다간 양측 모두 피바다가 될 게 뻔했다.그런데, 단 하룻밤 만에 묘강이 평정되다니 너무나 기묘한 일이었다.“혹시... 진 교관이 한 일이 아닐까?”고인권이 불쑥 입을 열었다.어제까지만 해도 여덟 사령관은 진서준이 묘강으로 갈 가능성을 두고 논쟁을 벌였었다.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이렇게 어마어마한 소식이 터진 것이다.“설, 설마 그랬겠어? 진 교관님이 아무리 강해도 혼자서 묘강 전황을 뒤집을 수는 없잖아?”누군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맞아. 그건 너무 황당한 얘기야. 게다가 진 교관이 대체 어떻게 묘강에 갔단 말이야? 그곳은 철통같이 방어되어 있어서 전신전 병사들조차 함부로 발을 들이지 못하는 곳이야.”“난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고 봐.”소정태가 갑자기 말했다.“너희들 기억하지? 예전에 너희가 설표 특전대가 최고 특전대로 올라설 거라는 내 말을 믿지 않았지? 근데 진 교관님 덕분에 우리는 그 어려운 걸 해냈어, 그것도 한 달도 안 걸려서 말이야. 지금도 난 똑같이 믿어. 진 교관님은 묘강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야.”소정태는 진서준에 대해 백 퍼센트 신뢰하고 있었다.소정태는 그야말로 진서준의 열렬한 팬이었다.“그럼, 진 교관님께 전화라도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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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 화면에 수많은 적기가 포착됐고 곧이어 포탄이 몇 발 날아왔다.조종사들은 반응할 틈도 없이 폭격을 정면으로 맞았다.쾅!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칠흑 같은 밤하늘에 거대한 불꽃이 튕기며 대낮처럼 환해졌다.지상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봤다.오스프리 전투기 두 대는 완전히 파괴되어 잔해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유문기는 도망치는 걸 멈추지 않았다.유문기가 두려워하는 건 오스프리 전투기가 아니라 바로 그 괴물 같은 존재, 진서준이었다.묘왕은 자기 비장 카드인 오스프리 전투기가 파괴된 것을 보며 분노로 눈이 뒤집혔다.“누가 한 짓이야? 어떤 미친놈이 감히 내 전투기를 부쉈어?”그 순간, 배논국 군대 로고가 새겨진 전투기 수십 대가 시야에 들어왔다.이 광경에 묘왕은 땅을 치며 후회했다.‘아까 상황 좀 더 제대로 파악하고 행동할 걸...’전투기 편대가 먼저 도착하고 이어 대규모 부대가 들이닥쳤다.지도자를 잃은 묘강은 머리를 잃은 파리 떼처럼 혼란에 빠졌다.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진서준은 더 이상 이들과 놀아줄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진서준은 참선검을 손에 잡고 단 일격으로 묘왕의 허리를 두 동강 냈다.눈을 뜬 채 죽은 묘왕의 눈에는 끝없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억울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게 분명했다.그러나 아무리 억울해도 묘왕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는 있을 수 없었다.“날 죽여.”이때의 유기철은 오히려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그 모습은 마치 생사를 초월한 경지에 이른 것 같았지만 사실은 유기철이 본인이 아무리 애원해도 진서준이 살려주지 않을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넌 네 친조카까지 해쳤어. 널 만 번 죽여도 내 분노가 풀리지 않을 거야.”진서준의 얼굴은 여전히 냉랭했다.“난 널 죽이지 않겠어. 대신 널 평생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살게 해주지.”그 말과 함께 진서준은 손바닥으로 유기철의 가슴을 내리쳤다.유기철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유기철은 진서준이 자기를 죽이는 건 두렵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71화

    유령처럼 갑자기 나타난 진서준을 보자 유문기 일행은 순간 얼어붙었다.유문기와 묘왕은 내부 싸움을 벌이고 있었지만 진서준은 그들의 공동의 적이었다.진서준이 살아있다면 그들 모두 죽을 운명이었다.유문기와 묘왕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금 전, 묘왕과 유기철은 모든 걸 쏟아부었다.두 사람의 몸은 거의 한계에 다다랐고 더는 버틸 수 없을 정도였다.“너 폭탄에 맞아 죽은 줄 알았는데 왜 아직 살아 있는 거야?”유문기의 얼굴은 흉측하게 일그러졌다.방금 폭탄이 터진 후, 묘왕 혼자만 폭발의 중심에서 걸어 나오는 걸 본 유문기는 진서준이 틀림없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은 유문기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유문기의 예측은 현실을 완전히 빗나갔다.“네 생각에 그 포탄 따위가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네 눈엔 내가 저 늙은 영감탱이만도 못해 보이나?”영감탱이는 당연히 묘왕을 가리키는 말이었다.“진서준, 네가 묘왕을 죽여준다면 내가 묘강의 재산 절반을 네게 주마. 어때?”진서준과 맞설 수 없음을 깨달은 유문기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다.바로 진서준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속셈이었다.진서준을 자기편으로 영입하면 진서준이 자기를 건드릴 이유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묘강의 재산은 거의 배논국의 절반과 맞먹는 수준이었다.배논국은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의 국가였기에 그 재산은 실로 천문학적인 숫자였다.하지만 진서준에게 이 돈은 전혀 필요 없었다.진서준이 이번에 온 이유는 단 두 개, 유문기를 죽이고 묘왕을 없애기 위해서였다.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진서준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더군다나 묘강의 돈은 대부분 불법적인 경로에서 온 더러운 돈이었다.그런 돈은 진서준이 원하지 않았다.유문기가 진서준을 설득하려는 걸 본 묘왕은 즉시 눈을 굴리며 외쳤다.“이봐 청년, 네가 저놈을 죽인다면 내가 묘왕의 자리를 네게 물려주겠어. 사실 너와 나 사이엔 그렇게 큰 원한도 없어. 유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70화

    묘왕의 온몸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옷은 다 찢어졌으며 고약한 타는 냄새가 났다.그 냄새는 묘왕의 옷 속에 숨어 있던 독충들이 조금 전의 고온에 의해 증발한 냄새였다.지금의 묘왕은 바람에 꺼져가는 촛불 같았고 누구든지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이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는 유문기는 유기철에게 소리쳤다.“아버지, 저놈을 죽여요! 저놈을 죽이면 우리는 묘강을 손에 넣을 수 있어요!”유기철은 그 말에 순간 멈칫했다.“내가 묘왕을 공격하라고?”유기철의 단전도 파괴되어 공격할 능력이 전혀 없었다.“제 단전도 저 진서준이란 자에게 쥐어박혀서 망가졌어요. 제가 공격할 수 있다면 왜 굳이 아버지를 시키겠어요?”유문기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유문기도 직접 전장에 나서서 묘왕을 죽이고 싶었다.그동안 유문기는 묘왕에게 개처럼 부려지며 살아왔다.때때로 독을 시험하는 일도 겪었는데 그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몇 년째 묘왕을 죽이고 싶었던 유문기는 드디어 적절한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도 방금 진서준에게 단전이 파괴되어 완전히 폐인이 되어버렸다.“내 단전도 파괴된 거 잊었어?”유기철의 말에 유문기는 주머니에서 약을 꺼냈다.“이걸 드시면 일시적으로 예전의 힘을 조금 되찾을 수 있습니다.”유기철은 약을 받아 들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이거 부작용 없겠지?”부작용이 없다면 유문기는 자기가 먼저 먹었을 것이다.“부작용 있습니다. 먹으면 온몸의 뼈가 부서지고 폐인이 됩니다.”유문기는 솔직하게 부작용을 실토했다.“아버지. 지금 이게 우리 유일한 기회예요. 저놈을 죽이고 제가 묘왕이 되면 뼈가 다 부서져도 제가 아버지를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저놈 손에 죽을 겁니다.”유문기의 분석을 듣자 유미철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묘왕의 손에 죽거나 이 기회에 한 번 싸워보고 나중에라도 누군가 그를 돌봐 줄 수 있는 것,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유기철은 더 이상 망설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69화

    묘왕의 허락을 받은 후, 두 명의 오스프리 전투기 조종사는 망설이지 않고 진서준을 조준 후 즉시 발포 버튼을 눌렀다.요란한 소리와 함께 끔찍한 불빛 두 개가 오스프리 전투기의 하단에서 솟아올랐고 미사일은 직선으로 진서준을 향해 날아갔다.“정말 목숨을 버리겠다는 거야?”진서준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묘왕을 쳐다보았다.“목숨을 버리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겠지!”묘왕은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마처럼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은 모두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이 시점에서 물러나면 상대방이 이 기회를 틈타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미사일에 맞아 죽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주먹에 죽게 될 것이다.미사일이 당장 떨어져 폭발할 것 같은 시점에서도 두 사람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스승님!”유문기는 당황한 표정으로 묘왕을 불렀다.“도망쳐! 멍하니 뭐 하고 있어?”유기철은 유문기를 끌고 급히 먼 곳으로 도망쳤다.쾅!미사일이 바닥에 떨어지자 그 무시무시한 힘이 주위 수백 미터를 순식간에 덮쳤다.유기철과 유문기는 이미 가장자리까지 도망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강력한 기폭에 휘말려 바닥에 사정없이 쓰러졌고 입과 코에서 피가 흐르며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유문기가 폭발 중심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퍼져 있는 걸 확인했다.유문기 부자가 가장자리에서 이렇게 심하게 다쳤으니 폭발 중심에 있던 진서준과 묘왕은 어땠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저놈이 죽었어, 드디어 죽었어!”유문기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유문기가 입에 담은 저놈은 묘왕을 가리키는 건지, 진서준을 가리키는 건지 유기철은 분간할 수 없었다.“문기야, 얼른 떠나자.”유기철은 정신을 차리고 유문기를 잡아끌며 떠나려고 했다.“안 돼요. 난 이날을 정말 오래 기다렸단 말이에요.”유문기는 아버지의 손을 뿌리치며 얼굴에 끔찍한 미소를 떠올렸다.“늙다리가 오늘에 와서야 끝내 죽었네! 내가 널 이렇게 오래 모신 이유가 바로 네가 죽는 오늘을 위해서였어!”유문기는 거리낌 없이 호탕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68화

    묘왕은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체내의 선천강기를 돌려 방어 태세를 취했다.동시에 묘왕은 자기 몸에 숨겨둔 독충들을 풀어 진서준의 얼굴로 날려 보냈다.이 독충들이 가진 독은 전부 강력한 부식성을 지니고 있어 육급 이하의 선천 대종사 강기조차 이 독충들의 독성을 막아낼 수 없었다.독충과 진서준 사이의 거리가 반 미터도 채 남지 않았을 때, 진서준의 눈에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곧이어 그 불꽃이 하늘로 솟구치며 독충 무리를 덮쳤다.치지직...순간 고기를 구울 때 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독충들은 진서준이 내보낸 영화에 의해 몰살당했다.순식간에 가루로 변한 독충들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빗물에 씻겨 사라졌다.이를 본 묘왕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그러나 묘왕은 지금 독충을 걱정할 여유조차 없었다.진서준의 양주먹이 이미 묘왕의 가슴팍을 향해 날아오고 있기 때문이었다.묘왕 역시 자기 양 주먹을 내밀어 진서준의 주먹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펑!두 사람의 주먹이 맞부딪히며 산이 무너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발밑의 지면이 지진이라도 난 듯 사방으로 갈라져 퍼져 나갔다.무시무시한 충격파에 머리 위로 떨어지던 빗물조차 접근하지 못했다.이를 꽉 악물고 있는 묘왕의 얼굴이 철판처럼 굳어졌다.묘왕은 산을 뒤엎는 듯한 공포스러운 힘이 주먹에서 시작해 온몸으로 퍼지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게다가 묘왕의 주먹 끝 강기에는 거미줄 같은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반면, 진서준의 상태도 묘왕보다 크게 나아 보이지 않았다.백 년 가까이 살아온 묘왕의 내공과 실력은 역시나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우르릉!하늘에서 갑작스러운 천둥소리가 울렸다.번개의 섬광이 칠흑 같은 밤하늘을 찢어 잠깐의 백광을 드러냈다.곧이어 하늘에서 헬리콥터의 로터 소리가 들려왔다.묘왕과 정면으로 겨루고 있던 진서준이 고개를 들어 쳐다보자 헬리콥터 두 대가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는 걸 발견했다.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묘왕과 속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67화

    비는 점점 거세졌고 멈출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빗물로 흠뻑 젖은 바닥에 쓰러진 유문기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단 한 방에 자기가 완전히 폐인이 되다니, 이 녀석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진서준은 유문기를 멍청이를 보듯이 바라보며 말했다.“너 같은 비겁한 수작질이나 하는 녀석이 감히 나랑 정면으로 겨룬다고? 널 쉽게 죽이고 싶지 않아서 봐주는 거야. 그게 아니었으면 너도 방금 그 탱크처럼 새까만 시체로 변했을 거야.”탱크조차 진서준의 일격을 당해내지 못했는데 하물며 겨우 종사 경지에 불과한 유문기가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지금 진서준에게 유문기를 죽이는 건 손바닥 뒤집는 일과도 같았다.하지만 그냥 죽이는 건 유문기에게 너무 가벼운 벌을 내리는 것과 같았다.진서준은 유문기의 뼈를 하나하나 산산이 부수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사람으로 살 수 있는 기회를 두고 왜 굳이 짐승이 되려고 해?”짐승이 되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너... 너 대체 누구야?”유문기의 눈알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같은 20대 청년인데 왜 이 녀석의 실력은 자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에 있는 거지?“너희 집 큰 짐승이 안 알려줬어?”진서준이 유기철을 가리켰다.“누굴 짐승이라는 거야? 너야말로 짐승이야!”유기철은 얼굴이 시퍼렇게 질린 채 분노에 차 욕을 내뱉었다.“유기명 삼촌이 네 목숨을 살려줬을 때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사람을 시켜 유정을 독살하려고 시도해? 네가 짐승이 아니면 뭔데? 짐승조차도 은혜를 알고 갚을 줄 알아. 넌 인간의 뇌를 가진 고등 동물인 주제에 자각도 없는 거야?”진서준은 유기철을 바라보며 섬뜩한 살기를 내뿜었다.“그건 그 여자가 죽어 마땅했기 때문이야!”유기철은 일말의 자책도 없이 계속 헛소리를 지껄였다.“다들 입 다물어!”묘왕이 분노의 외침을 터뜨리더니 곧이어 원한에 가득 찬 시선으로 진서준을 노려봤다.“이봐, 오늘 네가 무슨 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66화

    “스승님, 지금 어떡해야 하죠?”유문기가 긴장한 기색으로 묻자 묘왕은 곧 평정심을 되찾으며 말했다.“당황하지 마. 우리에게는 아직 숨겨둔 비장의 카드가 있어. 오늘 저 녀석이 설령 지선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여기서 끝장날 거야. 게다가 방금 그 일격으로 꽤 체력을 소모했을 게 분명해. 오늘은 묘강의 모든 주민을 동원해서라도 저놈을 기어이 지치게 만들어야 해.”묘강에는 무려 3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있었고 그중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남자만 10만 명이 넘었다.이런 어마어마한 전투력을 상대하려면 지선도 버거울 게 뻔했다.죽이지는 못해도 적어도 지쳐서 움직일 수 없게 할 수는 있었다.이게 바로 묘왕이 태연하게 있을 수 있는 이유였다.그러나 진서준은 묘왕 일행에게 비장의 카드를 꺼낼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방금 참선검을 휘두르며 진서준은 곁눈질로 유기철을 발견했다.진서준이 발끝에 힘을 주고 허공에 뛰어오르자 그의 모습이 귀신처럼 제자리에서 사라졌다.사람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진서준은 이미 묘왕 일행 앞에 나타나 있었다.“너였구나!”유기철은 진서준의 얼굴을 보자마자 표정이 확 변했다.“저 녀석을 알아?”묘왕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묘왕님, 이 사람이 제가 전에 말씀드렸던 진서준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녀석이 예전에 우리의 계획을 망쳤습니다.”유기철이 서둘러 진서준을 소개했다.눈앞의 청년이 진서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묘왕은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네놈이 내 오랜 계획을 그렇게 망쳐놓고 감히 혼자서 우리 묘강에 쳐들어와? 우리 묘강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알아?”묘왕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진서준을 노려보며 버럭 화를 냈다.하지만 진서준은 묘왕의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대신 유기철을 차갑게 바라보며 은은한 살기를 드러냈다.유기철은 그 시선에 수만 마리 개미가 자기 몸을 기어다니는 듯한 소름 끼치는 느낌을 받았다.“유기철, 자기 친조카에게 독을 퍼뜨리는 네놈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닌 짐승이야.”진서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565화

    탱크는 현대 전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존재 중 하나였고 말 그대로 전쟁 기계라 불릴 만했다.완전히 무장한 병사들이 대전차 무기가 없이 탱크를 마주하면 그건 곧 죽음을 의미한다.무도를 익힌 무인이라 해도 이런 존재 앞에서는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올기는 체내의 영기가 거의 소진된 상태였다.묘강에 들어왔을 때 탱크를 만났다면 한 번 싸워볼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모든 희망을 진서준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진서준은 아래를 쓱 훑어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제 넌 그만 물러나.”“알겠습니다!”올기는 억지를 부리지 않고 곧바로 몸을 줄여 진서준의 어깨 위로 돌아왔다.진서준은 몸을 천천히 놀려 기러기처럼 부드럽게 지면에 내려왔다.지면에 있는 사람들이 진서준의 움직임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세상에, 저 용 머리 위에 사람이 서 있었어!”“어머나, 그럼 아까 그 괴수가 주인이 있었단 말이야? 그럼 그 주인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사람일까?”“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어쩌겠어? 우리에겐 탱크가 있잖아. 게다가 전투기들도 곧 도착할 거라고.”놀라 두려워하는 사람도, 오만하게 웃는 사람도 있었다.한편, 묘왕과 유문기 두 사람은 여전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보아하니 저 녀석이 바로 그 짐승의 주인인가 보구나.”묘왕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저놈을 당장 죽여! 묘강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줘!”진서준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손바닥을 살짝 떨었다.그러자 참선검이 허공에 떠올라 진서준의 손으로 들어왔다.낯선 대한민국 청년을 보자 탱크 안에 있던 병사들은 할 말을 잃었다.그들을 전멸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자가 겨우 스무 살 남짓의 청년이라고?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노인이라면 차라리 납득이라도 했을 것이다.“포격! 포격해!”지휘관의 목소리가 작전 통신기를 통해 울려 퍼졌다.펑! 펑! 펑!포탄 세 발이 진서준이 서 있는 방향으로 동시에 발사되었다.포탄이 터지며 대지가 흔들리고 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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