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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곧이어 다들 황급히 몸을 숙여 용전에게 절을 올렸다.

“용전님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용전은 이들의 공손한 태도에 극도로 만족한 표정을 짓다가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내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진서준과 조민영이었다.

진서준은 용전이 절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신농의 사람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가둔 것도 모자라 어머니까지 신농산으로 끌고 갔기에, 진서준은 그들에게 처음부터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조민영도 용전이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절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용전의 차가운 시선에 놀라 진서준의 뒤에 숨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저씨, 저 사람의 눈빛이 너무 무서워요...”

사람들은 용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로 눈치를 보며 슬쩍 진서준을 살폈다.

그제서야 진서준이 절을 올리지 않은 것을 알아챘고 그에게 큰 불행이 닥칠 거라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용전의 위엄을 도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진서준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혹시라도 자기한테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워 황급히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때 용전이 진서준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이름이 뭐지?”

진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담담한 말투로 답했다.

“김평안입니다.”

뭇사람들은 머릿속에서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처음 듣는 이름이 분명했다.

용전은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희롱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당신을 기억하지, 시험에 무사히 합격하길 바랄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무조건 합격할 겁니다.”

진서준의 담담한 말투 속에 내비친 자신감에 용전은 더욱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

진정한 괴롭힘의 시작은 이번 심사를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신농에 갓 입문한 무인들은 처음 일 년 동안 수련하는 대신 성격을 단련하기 위해 장작을 패거나 물을 끓이는 등 막노동해야만 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면, 신농의 천교들이 이들과 대결을 펼치면서 목숨만 붙어 있을 정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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