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렇게 하죠.”염무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마승태는 그제야 시름을 놓고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옆에 있던 제자들도 시름을 놓았다.그런데 이내 마승태가 그들을 노려보면서 호통쳤다.“얼른 무현 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무현 님이 아량을 베풀지 않았더라면 너희들은 이미 내 손에 죽었어. 너희 같은 건방진 것들이 신권문에 먹칠을 하게 계속 내버려두거든 내가 직접 손을 써서 처리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구나. 적어도 신권문이 백년 동안 쌓아온 업적과 명성을 망치지 않을 테니.”제자들은 마승태에게 호되게 혼나면서도 상처에서 밀려오는 통증을 참고 염무현을 향해 무릎을 꿇고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외쳤다.“무현 님,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떠나기 전에 한 마디만 남겼다.“알아서들 잘하세요.”마승태는 황급히 두 손을 모으고 그를 배웅했다.“조심히 가세요, 무현 님.”그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말을 다시 삼켜버렸다.‘다음에 또 오라니.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해.’이번 일은 제자들이 운이 좋아서 이렇게 넘어갈 수 있었다. 마승태의 체면을 봐주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신권문은 이미 회멸되었을 것이다....서해시, 메리어트 호텔.로얄 스위트 룸은 구석마다 럭셔리한 냄새가 물씬 풍겼다.“신권문이 봉산 했다고? 왜?”김준휘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의외라는 듯 물었다.군사도 처음 이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놀라기 그지없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명령이 갑작스레 내려오는 바람에 사람 시켜 조사해보려고 했을 땐 이미 봉산한 후였습니다. 그 누구도 드나들지 못한다고 하더군요.”김준휘는 미간을 점점 더 세게 찌푸렸다.“신권문을 앞장세워 염무현을 처리하려고 했더니 갑자기 이유 없이 봉산을 했다고?”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당시 금원 그룹이 서경철을 선택한 것도 그의 남동생 서경원이 신권문 수제자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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