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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마승태는 재빨리 염무현에게로 다가갔다.

구영진과 다른 제자들은 어리석게도 마승태가 염무현을 죽이려고 손을 대려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승태가 갑자기 허리를 굽히며 땅에 무릎을 꿇고 염무현에게 말했다.

“무현 님이 오실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저의 무례함을 용서해 주세요.”

마승태는 두 손을 몸 앞에 공손히 모으고 염무현을 향해 절을 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저분... 사부님 맞아? 가짜는 아니지?”

“사부님이 왜 저 죄인에게 무릎을 꿇는 거야? 내 눈에 문제가 생긴 건가? 방금전 머리가 발에 차여서 환각이 생긴 걸 거야.”

“가짜야, 다 가짜야. 난 못 믿겠어.”

신권문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서 차마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사실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마 선생님, 이렇게 큰절을 올릴 필요가 없습니다.”

염무현은 고개를 숙이고 그를 힐끗 보았다.

마승태는 존중을 뜻하는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염라대왕이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다니. 이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전에 옥의 신의 요청을 받고 염무현에게 무술을 가르쳐준 덕분에 사제지간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흘 만에 선생님이 가르쳐준 무술을 다 배워내고 심지어 선생님을 이기는 학생은 누구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학생이 선생님이 되어 선생님을 가르치는 건 더더욱 보기 힘든 광경일 것이다.

그러나 염무현은 선생님의 부족한 점과 틀린 점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신권문에서 백여 년 동안 물려받아 오면서 자칫하면 영원히 소실될 수 있는 나한금강권경까지 복원해 냈었다.

이런 강대한 학생 앞에서 선생님이라고 자칭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제일 중요한 건 염무현이 마승태의 고질병을 치료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수명도 20년을 더 연장해 주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마승태는 몇 개월 전에 세 번째 기일을 보냈을 것이다.

무덤 주위에 사람 키만큼 큰 풀이 자라 바람 따라 흔들리기에는 아주 충족한 시간이었다.

염무현은 학생이 아니라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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