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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네, 이렇게 하죠.”

염무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

마승태는 그제야 시름을 놓고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있던 제자들도 시름을 놓았다.

그런데 이내 마승태가 그들을 노려보면서 호통쳤다.

“얼른 무현 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무현 님이 아량을 베풀지 않았더라면 너희들은 이미 내 손에 죽었어. 너희 같은 건방진 것들이 신권문에 먹칠을 하게 계속 내버려두거든 내가 직접 손을 써서 처리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구나. 적어도 신권문이 백년 동안 쌓아온 업적과 명성을 망치지 않을 테니.”

제자들은 마승태에게 호되게 혼나면서도 상처에서 밀려오는 통증을 참고 염무현을 향해 무릎을 꿇고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외쳤다.

“무현 님,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떠나기 전에 한 마디만 남겼다.

“알아서들 잘하세요.”

마승태는 황급히 두 손을 모으고 그를 배웅했다.

“조심히 가세요, 무현 님.”

그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말을 다시 삼켜버렸다.

‘다음에 또 오라니.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해.’

이번 일은 제자들이 운이 좋아서 이렇게 넘어갈 수 있었다. 마승태의 체면을 봐주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신권문은 이미 회멸되었을 것이다.

...

서해시, 메리어트 호텔.

로얄 스위트 룸은 구석마다 럭셔리한 냄새가 물씬 풍겼다.

“신권문이 봉산 했다고? 왜?”

김준휘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의외라는 듯 물었다.

군사도 처음 이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놀라기 그지없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명령이 갑작스레 내려오는 바람에 사람 시켜 조사해보려고 했을 땐 이미 봉산한 후였습니다. 그 누구도 드나들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김준휘는 미간을 점점 더 세게 찌푸렸다.

“신권문을 앞장세워 염무현을 처리하려고 했더니 갑자기 이유 없이 봉산을 했다고?”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당시 금원 그룹이 서경철을 선택한 것도 그의 남동생 서경원이 신권문 수제자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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