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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죄송합니다, 고객님.”

여점장이 황급히 설명했다.

“방금전 가지겠다고 하셨는데 결제하지 않고 그냥 가시기에 안 가지시려는 줄 알았어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섹시한 옷차림에 짙은 화장을 한 기생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여자였다.

성형을 너무 많이 해서 턱이 삼각형처럼 각이 날 정도로 뾰족했다.

그녀는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화장실 한 번 갔다 왔을 뿐인데 내가 언제 안 가지겠다고 했어요?”

여점장은 웃으면서 사과했다.

“제 탓입니다. 화 푸세요. 금방 벗으라고 할게요.”

사실 여점장은 염무현과 우예원이 옷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직 이 가게의 옷을 구매할 만한 소비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염무현과 우예원이 너무 평범하게 입은 탓에 잘 생기고 이쁘고 기품이 좋다고 해도 외모는 외모일 뿐, 소비 능력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염무현이 ‘옷도 이쁜데 이 옷을 입은 네가 더 이뻐’와 같은 칭찬하는 말을 대범하게 내뱉은 후에야 두 사람에 관한 인상을 바꾸었던 것이다.

그녀는 돈 없는 사람들이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리 좋아하는 물건일지라도 본의 아니게 흠을 잡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구매할 능력이 되지 않지만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변명거리를 찾는 것과 같다.

사실 염무현은 이미 카드를 꺼내 들고 결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우예원만 좋다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수 있었다.

마침 옷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여점장이 거절할 리가 없었다.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꼭 구매할 거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두 고객 사이에서 그녀는 망설임 없이 전자를 선택했다.

“얼른 벗어요!”

여점장은 명령조로 짜증스럽게 말했다.

천만 원 하는 옷을 구매하겠다는 손님이 있는데 눈앞에 있는 두 남녀의 미움을 산들 어찌하겠는가.

“저희가 안 가지겠다고 한 적이 있나요?”

염무현이 불쾌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여점장이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 잘난 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까짓 체면을 지키겠다고 신용카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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