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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사람을 대하는 데 아직 서툰 우예원은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는지라 순간 얼굴이 빨개지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서은 언니야말로 미인이세요. 저는 비교 대상조차 안 되는걸요.”

“예원 양은 아직 젊잖아.”

고서은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꽃다운 나이에 외모도 얼마나 청순하고 예쁜지, 아주 부러워 죽겠다니까? 여자의 가장 큰 재산이 바로 젊음이야. 언니는 이미 나이가 들어서 파릇파릇한 젊은이는 따라가지도 못해.”

우예원의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너무 겸손하시네요. 미인은 세월도 비껴간다는데, 게다가 언니도 나이가 많지 않잖아요.”

“예원 양은 어쩌면 말도 이렇게 예쁘게 하지? 아주 마음에 쏙 드네! 동생이랑 딱 어울리는 옷으로 골라줄 테니까 이따가 나만 믿어.”

고서은이 동행한 이후로 매장 직원들은 유난히 친절하게 대했다.

그녀의 조언에 따라 우예원은 마음에 드는 옷을 빠르게 골랐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대폭 축소했다.

또한, 같이 다니는 내내 고서은은 두 사람의 관계를 염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워낙 눈치 빠른 탓에 우예원이 염무현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단번에 간파했고, 어렸을 때는 동경일지언정 성인이 된 지금은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게 분명했다.

‘혜리야, 너한테 아주 강력한 라이벌이 생겼는걸?’

한편, 저 멀리 떨어진 고씨 저택.

“에취!”

베란다에서 책을 읽던 공혜리는 불길한 예감이라도 들었는지 대뜸 재채기했다.

이내 백옥처럼 하얗고 가냘픈 손으로 코를 만지작거리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누가 내 나쁜 말이라도 하나?”

이때, 공규석이 거실에서 걸어오더니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혜리야, 주말인데 어디 놀러 가지? 여자애가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어떡해?”

노파심에 걱정하는 아버지의 어조에는 안쓰러움이 묻어 있었고, 염무현을 찾아가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밖에 놀 것도 없어요, 뭐.”

공혜리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하자 공규석은 속이 바질바질 타들어 갔다. 어리석은 딸아이 같으니라고, 외모만 멀쩡하면 뭐 하나? 지능은 물론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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