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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월요일.

SJ 그룹 로고가 새겨진 차량이 공항에서 일제히 떠나 혜리 그룹으로 향했다.

가운데 있는 차량의 뒷좌석에 한 젊은 남자가 기고만장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는 두 눈에 자신감이 흘러넘쳤고, 창밖에 시선을 돌리는 찰나 눈빛이 경멸이 가득했다.

“부대표님, 승진 축하합니다.”

조수석에 있던 사람이 몸을 돌려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아첨하기 바빴다.

“혜리 그룹의 영업팀을 손에 넣었을뿐더러 부대표 자리까지 꿰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젊은 남자의 이름은 태로운이며, 예전에는 1등 뷰티 기업 백초당의 팀장으로 판매업의 귀재로 불렸다.

게다가 그는 아주 드물게 응용화학과 출신이었다.

또한, 박사 학위도 가졌는지라 전공과 영업 면에서 모두 특출난 재능을 지닌 인재에 속했다.

차량 행렬을 이룬 사람들은 전부 그가 직접 키운 팀이며, 그동안 라이벌을 휩쓸어 업계 내에서 기적을 창조했다.

공혜리는 태로운의 팀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후한 연봉과 조건을 제시했을뿐더러 부대표 직함까지 선뜻 내주면서 꽤 많은 투자를 했다.

“그게 뭐 어때서?”

태로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비서가 계속해서 알랑거렸다.

“부대표님의 능력으로는 응당 누려야 할 권리이죠. 혜리 그룹이 업계 10위권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서해시 같은 작은 도시가 어찌 대도시랑 비교가 되겠어요? 귀하신 몸으로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오셨는데 자비를 베푼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체면을 세워준 셈이니 그쪽에서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태로운의 입꼬리가 점점 더 높이 올라갔다.

“상대방이 성의를 보여준 건 사실이야. 물론 내가 이직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해.”

“그나저나 공 대표의 미모가 예술이던데 부대표님이랑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선남선녀의 만남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할 수 있죠.”

비서의 얼굴에 곧바로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

“부대표님, 혹시 이번에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할 생각인가요?”

“안 될 건 없지.”

태로운이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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