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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바로 도원 그룹의 도명철이야.”하지연이 말했다.우예원은 황급히 염무현을 바라보며 그날 밤 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도명철이 상도덕마저 없는 사람일 줄이야!어쨌거나 한때 같은 회사 매니저로서 영업팀의 사원을 모두 스카우트해 갔으니 정식으로 공 대표와 선전포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하지연이 쓴웃음을 지었다.“이제 인사팀이 바빠지게 생겼어. 얼른 채용공고를 올려서 직원을 많이 뽑아야지. 아니면 영업팀 업무가 마비될지도 몰라.”급히 사람 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한 부서를 이루는 상사와 부하 직원은 구조적이든 서로 간의 호흡이든 신입을 모집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리가 없었다.하지연도 골치가 아팠다.“무현 오빠, 이제 어떡해?”우예원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어찌 됐든 어젯밤 사건만 아니었다면 도명철도 영업팀 전체를 스카우트해 가는 일은 없었기에 두 사람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었다.“괜찮아, 내가 공 대표 찾아가서 설명할게.”염무현은 문제가 터지면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다.이내 위층으로 올라가 공혜리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마중 나온 비서가 염무현을 발견하자 얼른 들어오라고 제스처를 취했다.왜냐하면 대표님이 언제 어디서든 염무현이 찾아오면 절대로 홀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손님 안 받는다고 얘기했잖아요.”공혜리는 속이 바질바질 타는 듯 고개를 들지도 않고 말했다.석연고의 생산과 출시가 결정적인 순간에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영업팀이 단체 이직하는 사달이 터지자 미처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대표님, 염무현 씨가 왔어요.”비서가 조심조심 말했다.공혜리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죄송해요, 무현 님이 온 줄도 모르고 그만...”염무현이 손을 휘휘 저으며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반드시 해명해야 할 일이 있는데, 영업팀 단체 이직에 관하여 내 탓이 크니까 이에 상응한 모든 피해는 내가 수습하도록 할게요.”공혜리가 후다닥 일어서자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해 봉긋한 가슴이 리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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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도움이 필요하면 말만 해요.”염무현이 한마디 보탰다.물론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염라대왕의 부탁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상위에 랭킹된 대기업에서 임원부터 부서장까지 마음대로 고르는 정도였다.공혜리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고 완곡하게 거절했다.“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그렇다면 염무현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저녁 무렵, 어둠이 서서히 찾아왔다.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염무현과 우예원이 같이 회사를 나섰다.그리고 마트를 지나가는 찰나 우예원이 말했다.“오빠, 장 좀 보고 올게.”“같이 가자.”염무현이 말하자 우예원의 예쁜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아니야, 밖에서 기다리면 돼. 금방 다녀올 테니까.”그녀의 모습을 보아하니 여성용품을 사러 간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우예원이 민망해하지 않게 그는 일부러 모른 척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이내 우예원은 뒤돌아서 마트로 걸어 들어갔다.잠시 후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다가왔는데, 고대 무술 능력자의 기운을 온몸으로 뿜어냈다.그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염무현 맞지? 우리 사부님께서 근처 공터에서 보재.”“내가 아는 사람이야?”염무현의 안색이 별안간 싸늘해졌다.상대방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만약 거절한다면 후회할지도 몰라.”“당장 꺼져! 아니면 후회할 사람은 너야.”염무현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남자는 흠칫 놀라더니 곧바로 콧방귀를 뀌었다.“아주 좋아! 대단한 배짱이군.”이내 말을 마치고 나서 자리를 떠났다.몇 분 후 염무현은 우예원의 번호로 걸려 온 영상 통화를 받았고, 화면에 나타난 것은 그녀가 아닌 한적한 공터였다.“내가 말했지? 후회할 거라고.”스피커에서 방금 만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염무현의 두 눈에 서늘한 살기가 걷잡을 수 없이 피어올랐다.천자를 건드리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 하리라!반면, 염무현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주변 사람들이다.그는 줄곧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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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지문호는 신권문에서도 구영진에 버금가는 실력자로서 이미 대성 마스터의 상급자 경지에 도달하여 무림계에서 명성이 자자했다.고대 무술 능력자를 통틀어 레벨이 가장 낮은 부류는 초보 마스터이며, 위로는 고수 마스터, 대성 마스터 순으로 올라간다.또한, 각 레벨에서 하급자, 중급자, 상급자로 나뉜다.그는 모든 무술인이 꿈꾸는 그랜드 마스터 경지까지 단 한 발자국만 남겨두고 있다.비록 구영진이 대성 마스터 상급자에 진입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지만, 어쨌거나 지문호보다 열 살이나 연상이지 않은가?즉, 재능 면에서 보면 지문호는 수장인 구영진 사형을 훨씬 뛰어넘었다.따라서 신권문 내에서도 지문호가 그랜드 마스터가 될 거라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휘잉-이때, 음산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지문호의 옷자락이 펄럭거렸다.매서운 칼바람은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얼굴에 닿는 순간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졌다.지문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현상은 상대방이 결코 평범한 실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내 눈앞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다름 아닌 염무현이다.지문호의 표정이 절로 굳어졌다.왜냐하면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사람 내놔!”염무현의 말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리고 유언도 얘기해.”염라대왕의 가족을 납치하다니? 죽어도 마땅했다.물론 상대방이 누구든 결과는 똑같았다.“애송이 주제에 건방지기 짝이 없군.”지문호는 심호흡하더니 금세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왔다.생각보다 젊은 염무현의 모습에 그의 걱정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고작 20대처럼 보이는 젊은이가 설령 어려서부터 무술을 수련했다고 해도 실력이 어디 가겠냐는 말이다.고대 무술 능력자의 막강한 파워는 결코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봤자 오랜 기간의 수련과 축적이 필요하므로 마음만 있다고 해서 절대로 원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없었다.“네가 서경운을 죽였어?”지문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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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지문호가 수련한 공격법은 ‘나한금강권경’이라고 불린다.이는 북소림에서 기원한 권법이다.나중에 한 무술 마스터가 업그레이드한 덕분에 환골탈태하여 더욱 막강한 파워를 갖춘 공격법으로 진화했다.그리고 나한금상권경은 신권문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세월이 흐르면서 각 문파의 싸움이 빈번해지고 이를 이어받을 후대가 끊기는 바람에 심각한 유실이 발생했다. 비록 몇 세대를 거쳐 정성껏 복구했지만 여전히 온전치 않았다.3년 전쯤, 신권문의 전임 수장 마승태가 옥의 신한테서 초청받아 염무현에게 무술을 가르치면서 사흘간 스승이 되어주었다.사실 3일째가 되는 날 마승태는 이미 염무현의 상대가 안 되었다.옥의 신 제자의 천부적인 재능에 감탄한 그는 즉석에서 승복했다.이에 대한 보답으로 염무현은 마승태의 체내에 잠복해 있는 질병을 말끔히 치료하여 수명을 20년이나 연장했을뿐더러 나한금강권경을 복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마승태는 감지덕지하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신권문에 돌아간 이후로 그는 유능한 제자들을 불러 나한금강권경의 완성본을 수련하도록 지도했다.그중에서도 유난히 두각을 나타난 사람이 바로 지문호였다.지문호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향상했고, 심지어 사형인 구영진을 능가하는 기세까지 보였다.그리고 순식간에 ‘금강 무적’이라는 칭호를 얻을 만큼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났고, 무림계에서 명성이 자자할 정도였다.하지만 지문호는 자신이 수련한 무술이 눈앞에 있는 염무현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꿈에도 몰랐다.“자식! 유언이 없거든 이만 저세상으로 보내주마.”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별안간 천둥이 울리는 듯 공기와 마찰이 생기면서 귀를 찌를 듯한 소리가 났다.막강한 파워를 지닌 주먹은 족히 바위도 깨트릴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염무현은 제자리에 서서 태연한 표정으로 미동도 없었다.이런 모습을 본 지문호는 그가 겁에 질린 줄 알고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즉,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적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거로 확신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생각지도 못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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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3년 사이에 두 사람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고작 30살도 안 된 애송이의 공격에 20m나 떨어진 곳까지 튕겨 나갔으니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이 공격법은 무려 나한금강권경의 최고 경지인 부동명왕이다.하지만 염무현이 왜 사용할 줄 안단 말이지?가장 납득하기 힘든 점은 사부인 마승태보다 더 자유자재로 다루며 파괴력도 더 강한 듯싶었다.이는 신권문만의 필살기로서 사형인 구영진과 몇몇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은 수련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런데 눈앞의 애송이는 대체 어떻게 마스터한 거지?‘그래! 서경운이군. 분명 서경운한테서 배웠을 거야!’이내 지문호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서경운은 구영진의 제자로서 총애를 한 몸에 받았으니 필살기를 전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단 몇 초 만에 지문호의 머릿속에는 수만 가지 화면이 떠올랐다.염무현이 잔인하기 짝이 없는 수단을 통해 서경운에게 끔찍한 고문과 협박을 행사하여 결국 나한금강권경을 손에 넣게 되는 그런 장면.“이놈이 간덩이가 부었나? 내 동문 조카를 죽였을뿐더러 신권문의 공격법까지 몰래 배우다니? 파렴치한 짓을 했으니 더더욱 살려둘 수는 없지.”지문호는 염무현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이내 심호흡하더니 가슴에서 날뛰는 기운을 다스리고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둘렀다. 이번에 그는 주저 없이 100%의 힘을 사용했다.“은혜를 원수로 갚아? 배은망덕한 놈.”염무현이 대뜸 호통을 쳤다.그가 신권문에게 베푼 은혜를 봐서라도 지문호는 무릎 꿇고 절을 하며 감사를 표해야 마땅했다. 심지어 ‘큰 사부님’이라고 불러도 그렇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었다.왜냐하면 당시 마승태도 감격에 겨운 나머지 그를 ‘사부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는가?결국 염무현도 주먹을 휘두르며 똑같은 공격법을 선보였다.쿵!두 주먹이 공중에서 부딪히자 하얀 기운이 폭발하며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우지끈! 지문호의 주먹이 부서지기 시작하더니 팔, 어깨 순으로 올라가면서 금이 갔고 뼈가 박살이 나면서 살점이 붙어 있는 채로 핏덩이로 변해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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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한쪽 팔이 끊어지고 온몸이 피범벅이 된 지문호는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지옥에서 탈출해 나온 악귀 같았다.제자가 연약한 여자를 인질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고대 무술 능력자로서 이런 비열한 행위를 제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옆에서 부추기며 칭찬해 주다니.그는 이로써 염무현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할 뿐 염무현의 화를 제대로 돋우었다고는 예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격이었다.염무현은 안색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그의 차가운 눈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방금전에 지문호에게 측은지심을 품은 걸 후회했다.잔인한 현실이 증명하다시피 지문호 같은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건 전혀 필요 없는 일이었다. 감지덕지하기는커녕 상대가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착각하며 더 심하게 굴 것이다.염무현이 손을 들자 슉 하는 소리와 함께 한기 가득한 은빛이 지문호 제자의 목을 둘렀다.제자가 무의식적으로 칼을 휘두르려고 할 때 갑자기 온몸이 굳어지더니 팔조차 움직여지지 않았다.“사부님, 몸이 안 움직여져요. 얼른 저를 구해주세요.”그는 요술에 걸리기라도 한 듯 팔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너 이 개자식, 내 제자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지문호가 눈을 부릅뜨고 염무현을 바라보면서 그에게 물었다.지금의 지문호는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사실 속은 텅 비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땅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제자를 구할 수 있겠는가.염무현의 그의 호통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이재원을 향해 걸어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그의 정수리를 내리쳤다.겁에 질린 이재원은 눈이 휘둥그레서 그를 보며 소리쳤다.“살려줘...”펑!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이재원의 눈, 귀, 코, 입에서 다 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재원은 눈을 감지도 못한 채 그대로 쓰러지면서 숨을 거두었다.“너... 너 이젠 감히 사람까지 죽여? 미친놈, 신권문에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사형이 널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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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우예원은 얼굴이 더 빨개졌다.“고마워, 오빠. 나... 나 그만 내려줘. 나 혼자 걸을 수 있어.”염무현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는 특별한 수단으로 우예원을 깨우면서 그녀가 쓰러질 때 머리 안에 생긴 피멍을 없애주는 동시에 또 가벼운 뇌진탕까지 치료해 주어 지금의 그녀는 아주 건강했다.곧 집에 도착하게 되는데 우현민과 정은선을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무현 오빠, 내일 토요일인데 뭐 해요?”우예원이 빨간 얼굴을 하고 물었다.“친구랑 출장 가기로 했어.”염무현이 답했다.“멀리 가? 언제 돌아오는데?”그 말을 들은 우예원이 이내 물었다.그녀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자신이 염무현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는 걸 발견했다.출근했을 때도 저도 모르게 염무현이 뭐 하는지 엿보았다.“별다른 일 없으면 내일 저녁이면 돌아올 수 있어.”염무현은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일요일에 아저씨랑 아줌마 데리고 함께 쇼핑하러 가자. 곧 설인데 두 분, 그리고 너에게 새 옷 사줘야지. 어릴 적엔 아저씨랑 아줌마가 우리 둘을 데리고 옷 사러 다녔잖아. 우리 둘도 이젠 컸으니 효도할 때도 되었지.”“좋아, 좋아.”우예원이 기뻐하며 말했다.시야가 흐려지더니 눈앞에 있는 각진 얼굴을 가진 남자가 그때의 밝은 소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은 예전처럼 그의 멋지고 밝은 모습을 우러러보고 있다.우예원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눈시울이 붉어졌다.‘무현 오빠가 돌아와서 다행이야.’방금전 염무현이 출장 간다고 했었는데 사실은 신권문을 찾아가는 것이었다.오늘처럼 성가신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단번에 확실하게 처리해야 했다.그는 자신 주변의 사람들이 그 어떤 방식으로든 상처 입는 걸 원치 않았다. 이런 위기는 제때 잘 처리해야 한다.이튿날, 신권문.300년 동안 무너지지 않고 이어온 문파로서 신권문은 자신의 강대한 실력과 기반으로 무림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문파 중앙에 우뚝 서 있는 고풍 전당.“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문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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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모든 사람들은 경악한 표정을 드러냈다.‘저 사람 언제 나타난 거지?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어떻게 우리 모르게 귀신처럼 나타난 거지?’신권문은 전담자가 보안을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에 보안 수준이 엄청 높았다. 신권문에 귀속되어 있는 제자들도 다 고대 무술 능력자였기에 일반인이 그들의 눈을 피해 신권문에 진입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젊은이가 그걸 해냈다.그들은 보안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혹은 그저 염무현의 운이 좋았던 것인지 의심했다.“당신 누구야. 감히 겁도 없이 신권문에 들이닥쳐!”한 장로가 염무현을 향해 호통쳤다.염무현은 비꼬는 듯 웃으며 말했다.“방금전까지 저를 죽이겠다고 큰소리치셨잖아요. 설마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런 말을 했던 거예요?”이것은 결코 그들이 제대로 그에 관해 조사하지 않은 탓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젊은이 하나쯤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며 자만하면서 굳이 그의 사진을 찾아볼 필요가 없다고 여겼던 것이다.“너... 네가 바로 염무현이야?”장로는 깜짝 놀랐다.구영진은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이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건방진 것. 건방지기 짝이 없어. 우리 신권문 제자들을 죽여놓고 감히 직접 제 발로 찾아오다니. 신권문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게 분명해.’서경운은 구영진의 수제자였는데 구영진은 그를 친아들처럼 잘 대해줬었다. 그에게 있어 염무현은 친아들을 죽인 원수나 마찬가지였다.장로는 구영진보다 훨씬 침착했다. 그는 문제의 관건을 잡고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내 제자 지문호는 어디 있어?”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반응했다.염무현이 상처 하나 없는 상태로 신권문까지 찾아온 걸 보면 지문호가 봉변을 당한 게 분명했다.구영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지막 한 가닥의 희망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문호가 그저 허탕을 쳤을 수도 있지.’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곧 마스터가 될 법한 능력을 갖춘 금강 무적인 지문호가 염무현처럼 젊은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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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여섯 명은 손마디가 아플 정도로 힘을 주어 염무현을 공격했지만 퇴마봉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말도 안 돼!”구영진은 눈이 휘둥그레서 경악한 말투로 말했다.“부동명왕의 최고 경지라니... 말도 안 돼. 이건 사부님도 해내지 못하는 건데.”‘가짜일 거야. 진짜일 리가 없어!’구영진은 신권문에서 유일하게 나한금강권경 완본을 접촉한 사람이었다.심지어 그의 사부인 마승태가 직접 가르쳐주었었다.비록 마승태가 이 년 전부터 세상 물정에 관해 묻지 않고 폐관하러 갔지만 구영진은 마승태의 부동명왕 실력이 눈 앞에 있는 염무현과 큰 차이가 난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마승태라면 집법당 여섯 장로의 공격의 당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염무현처럼 태연자약해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나머지 사람들도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마스터 수준의 고수마저도 막아내기 힘들어하는 여섯 명의 대성 마스터의 연합 공격을 눈앞에 있는 젊은이가 이리도 쉽게 막아냈다는 게 차마 믿기지 않았다.그보다 더 놀라운 건 그가 대외로 단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신권문 무술을 사용했다는 것이다.“너 이 자식 감히 몰래 신권문의 절학 무술을 배워? 이렇게 되면 더더욱 널 살려둘 수 없지.”놀란 마음을 달래고 나니 구영진은 방금전의 화가 다시 치밀어올랐다.“봐주지 말고 저 자식을 그냥 죽여요. 신권문의 나한금강권경이 절대 외부인 손에 들어가서는 안 돼요!”지문호처럼 뒤에 숨겨진 원인을 전혀 찾으려 하지 않고 상대가 몰래 배웠다는 허술한 결론만 내리는 걸 보아서는 지문호의 사형인 게 분명했다.두 사람 다 보는 눈이 없는 게 뻔했다.염무현이 그들에게 준 기회가 또다시 물거품으로 돌아가 버렸다.그는 신권문 사람들이 자신이 부동명왕을 사용하면 즉시 잘못을 깨달을 줄 알았다. 하지만 자만한 자들이 그런 생각을 할 리가 없었다.“명을 받들겠습니다.”집법당 여섯 장로는 눈을 부릅뜨고 섬뜩한 기품을 풍기면서 동시에 함께 외쳤다.“녀석, 죽어!”염무현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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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신권문 전체가 굳게 믿고 있었던 금강퇴마진이 효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장로가 발에 차이면서 파괴되었다.이보다 더 놀라운 건 염무현이 단단하기 그지없는 퇴마봉을 가볍게 부러뜨렸다는 것이다.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았더라면 퇴마봉이 종이로 만들어진 걸 줄 알고 오해했을 것이다.그러나 신권문 사람들은 퇴마봉이 초합금처럼 단단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심지어 금속을 연구하는 전문가들마저도 퇴마봉을 보고 고대 사람들의 금속 단조 기술을 탄복할 정도였다.현대 기술로 퇴마봉을 복제해 보려고 했었는데 성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집법당 장로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여섯 명인 원인도 금강퇴마봉이 여섯 개밖에 없어서였다.그러나 지금은 다섯 개가 되었다.“이... 이럴 수가.”구영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다른 사람들도 대낮에 귀신을 본 것처럼 놀라 서로 혀를 내둘렀다.그들의 경악한 시선하에 염무현은 장로들을 향해 연속 다섯 번이나 발길질을 했다. 다섯 장로는 힘없이 하나둘씩 뒤로 날려갔다.그들은 벽이나 땅에 부딪히면서 큰 웅덩이가 형성되었다.유일한 공통점은 큰 내상을 입었는지 끊임없이 피를 토한다는 것이다.“설마... 대마스터?”구영진은 눈이 휘둥그레서 침을 꼴깍 삼켰다.“말도 안 돼. 젊은 나이에...”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수련을 한 천재라고 할지라도 고작 스무여 살에 마스터 실력을 갖출 순 없을 것이다. 대마스터는 더더욱 말이 안 되었다.마스터랑 대마스터가 레벨이 하나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실력 차이는 엄청 컸다.마스터 실력을 갖춘 사람은 오래전부터 아주 드물었다.용국이 건립된 후로부터 지금까지 대마스터의 인원수는 열 손가락으로도 다 셀 수 있을 만큼 적었다. 게다가 전부 처음부터 이름을 날린 나이가 많은 무림 고수들이었다.그러나 눈앞에 있는 염무현의 실력이 대마스터에 달했다니.구영진은 자신의 두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그가 알고 있던 것과 빗나갔다.서경운과 지문호가 염무현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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