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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한쪽 팔이 끊어지고 온몸이 피범벅이 된 지문호는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지옥에서 탈출해 나온 악귀 같았다.

제자가 연약한 여자를 인질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고대 무술 능력자로서 이런 비열한 행위를 제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옆에서 부추기며 칭찬해 주다니.

그는 이로써 염무현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할 뿐 염무현의 화를 제대로 돋우었다고는 예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격이었다.

염무현은 안색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그의 차가운 눈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방금전에 지문호에게 측은지심을 품은 걸 후회했다.

잔인한 현실이 증명하다시피 지문호 같은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건 전혀 필요 없는 일이었다. 감지덕지하기는커녕 상대가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착각하며 더 심하게 굴 것이다.

염무현이 손을 들자 슉 하는 소리와 함께 한기 가득한 은빛이 지문호 제자의 목을 둘렀다.

제자가 무의식적으로 칼을 휘두르려고 할 때 갑자기 온몸이 굳어지더니 팔조차 움직여지지 않았다.

“사부님, 몸이 안 움직여져요. 얼른 저를 구해주세요.”

그는 요술에 걸리기라도 한 듯 팔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너 이 개자식, 내 제자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지문호가 눈을 부릅뜨고 염무현을 바라보면서 그에게 물었다.

지금의 지문호는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사실 속은 텅 비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땅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제자를 구할 수 있겠는가.

염무현의 그의 호통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이재원을 향해 걸어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그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겁에 질린 이재원은 눈이 휘둥그레서 그를 보며 소리쳤다.

“살려줘...”

펑!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이재원의 눈, 귀, 코, 입에서 다 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재원은 눈을 감지도 못한 채 그대로 쓰러지면서 숨을 거두었다.

“너... 너 이젠 감히 사람까지 죽여? 미친놈, 신권문에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사형이 널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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